고헌산(1,034m), 영남알프스 7봉 완등 인증
이원근
◉ 2026.6.1. 맑음
◉ 고헌사-고헌산정상석-고헌서봉-고헌산-고헌사
오늘은 영남알프스 7봉 완등의 마지막 여정으로 고헌산을 찾았다. 애초부터 7봉 완등 인증을 목표로 삼았던 건 아니었다. 다만, 7봉 완등을 준비하던 산똘뱅이 친구들의 길동무가 되어 함께 산을 오르다 보니, 어느새 나 또한 자연스럽게 그 길 위에 서게 되었다. 말 그대로 친구 따라 강남 간 셈이었다.
영남알프스는 해발 1,000m가 넘는 아홉 개의 산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울주군은 처음에 9봉 완등 인증제를 운용했으나, 재약산과 문복산은 안전 통제 문제로 제외되었고, 재정적인 이유와 특정 시기에 인파가 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완등 인원을 3만 명으로 제한하고 한 달에 두 봉우리씩만 인증할 수 있도록 바꾸었다.
현재 인증 대상은 가지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천황산, 고헌산, 운문산의 일곱 봉우리다. 각 정상에서 앱으로 인증 사진을 등록하면, 완등자 3만 명에게 영남알프스 복합 웰컴센터에서 인증서와 기념주화를 수여한다.
내가 마지막으로 오른 고헌산은 예부터 언양현의 진산으로 받들어지던 산이다. 높은 산을 뜻하는 `고언산', `고언뫼', `고디기'라 불렸고, 지금의 `언양'이라는 지명 또한 옛 이름인 `헌양' 또는 `헌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영남알프스의 첫 관문 같은 산이자, 낙동정맥이 남으로 달려와 영남알프스에서 처음 힘차게 솟구치는 곳이 바로 이 산이다.
정상에 올라서자 넓고 둥그스름한 능선이 마치 소가 편안히 누워 있는 형상처럼 이어졌다. 펑퍼짐한 정상 한가운데 자리한 정상석과 돌탑은 소박하면서도 듬직한 인상을 남겼다. 사방으로는 낙동정맥의 굽이와 영남알프스의 연봉들이 장쾌하게 펼쳐졌다. 올 때마다 반겨주던 야생 염소 떼가 보이지 않아 무척 섭섭했다. 가물 때면 정상의 용샘에서 기우제를 지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이 산은 예부터 이 지역 사람들에게 신령스러운 산이었다.
함께한 산똘뱅이들은 이미 4월 말에 7봉 완등을 끝내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뒤늦게 합류한 터라 아무리 서둘러도 6월이나 7월쯤에야 가능할 형편이었다. 게다가 4월 말 기준으로 이미 5봉 완등 인원이 3만 명을 넘어섰다고 울산시가 발표했기에, 이 사람들이 5월에 두 봉우리를 모두 채워 버리면 나는 애초에 완등 대상에 들 수 없을 상황이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완등 인증에 큰 미련을 두지 않았던 게다.
하지만 5월 말이 되도록 의외로 3만 명이 모두 채워지지는 않았다. 다만 고헌산은 대중교통 접근이 쉽지 않아 사실상 포기하려 했었다. 그런데 이미 완등을 마친 산똘뱅이 친구들이 기꺼이 시간도 맞춰 주며 마지막 산행을 도와주었다. 덕분에 나 역시 영남알프스 7봉 완등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팔순을 넘긴 나이에 7봉 완등 인증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보람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내게 더 크게 남은 것은 완등 기록보다도 함께 걸어 준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서로의 걸음을 맞추고, 뒤처지면 기다려 주고, 마지막 한 봉우리를 위해 기꺼이 손을 내밀어 준 산꾼들의 의리가 참으로 따뜻했다.
돌아보면 이번 7봉 완등은 처음부터 계획한 도전이 아니었다. 계절 따라 산빛이 변하는 영남알프스를 친구들과 함께 걷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봉우리에 닿아 있었고, 낙동정맥과 영남알프스가 빚어내는 장쾌한 산세 속에서 마음 또한 자연스럽게 완등 쪽으로 기울어 갔다. 결국 사람 따라 산에 들었고, 산 따라 마음이 움직였으며, 마지막에는 사람의 정으로 완등을 이루게 된 셈이다.
고헌사 ▲ 완만하고 호젓한 산길을 따라 고헌산 중턱에 자리한 사찰이다. 산신각과 대웅보전, 범종각이 제각각 흩어져 있다. 고헌사는 조계종 석남사의 말사로 비구니스님들의 수행도량이다. 이 절에는 대웅전이 없고 대웅보전이 있다.
대웅보전은 대웅전과 달리 삼존불인 석가모니 부처님과 더불어 극락세계로 이끌어주는 아미타불과 병든 사람들을 구원하는 약사여래를 함께 모신 곳이다.
▲ 2021.9.13 방문 때의 정상 모습
2026년 6월 2일 10시 10분경에 30,000명이 인증
첫댓글 ㅡ 이상백
고헌산 밑에 제고향 두서면 중리마을입니다 .잘 보시고 오셨군요 .
ㅡ 권수문
영남알프스
7봉 완등 !
우리 산너머의
경사이자
본인의
영광입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모두 1천미터가 넘는 산을 그것도 팔순을 넘긴
연세에 8좌를 완등하셨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저도 오래전에 거의 다 올랐는데 고헌산은
기억에서 좀 생소한 느낌입니다.
앞으로도 가시는 걸음마다 언제나 안전한 산행을 다시한번 기원드립니다.
ㅡ 김진태
팔순을 넘긴 나이에 대단하십니다 .
ㅡ 남한욱
우즐모 님들도 도전한번 해 보심이 어떨지?
ㅡ 박종웅
이고문님 영남알프스7봉 완등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둘레길하고는 전혀 다른 진짜 산꾼의 면모를 보게 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산행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ㅡ 신현득
대단한 우리 산대장님! 오래 오래 산행할수 있는 건강을 축원합니다.
ㅡ 안목원
정말 축하합니다 이제는 두번다시 하기힘든 경험을 곰같은 끈기로 기어코 해내니 부러울 따름입니다! 늘 건승하세요!
ㅡ 김기표
공곡 참 큰일을 해냈네요. 축하드림니다.
ㅡ 임병환
*영남알프스7봉
*완등추카 드립니다.
*힘든산행길~
*고생하셨습니다♡
ㅡ 이시휘
7봉 완주 축하드립니다.
영남 알프스 완등을 축하드립니다. 팔순이 넘으셔서 더욱 보람 된 일입니다. 대단하십니다.
동상!
고마우이.
아직은 천 고지 이상 능선의 바람을 맘껏 누릴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ㅡ 김정욱
글과사진 잘봤읍니다 몸과마음을 다스리는 취미 참좋읍니다.
ㅡ 정문희
부럽습니다
건강관리 잘 하셔서
높은산 등산 하실 수 있으니^~
한번뿐인 인생인데
멋지게 황혼을 장식하시는
공곡님이야 말로
이시대 진정 영웅이십니다
ㅡ 김종배
이선생님 영남알프스 7봉 완등을 축하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ㅡ 김상진
수고하셨습니다
날씨가 더워지는데 건강관리 잘 하세요~~
ㅡ 석정규
대단하십니다
영남알프스 7봉완등 축하드립니다 반가운 분들과 함께 하셨네요
좋은 하루 되십시요 ^*^
ㅡ 권태문
완등을 축하 드립니다
앞으로 건강을 지키며 좋은 소식
기대합니다.
ㅡ 김진호
<영남 알프스 7봉 완등>을 축하 축하! 우리 나이에 참 대단한 노익장이시네. 여기 이 촌놈에게는 부럽기 그지 없네여.그리고 유려한 필치 의 산행기는 한 편의 훌륭한 수필을 읽는 듯한 감동을 주
었소. 푸르른 6월에 목마른 자에게 시원한 청량감을 안겨주었다고나 할까?
산꾼들의 의리와 배려, 서로 아끼고 감사하는 마음도 어찌나 아름답게 그려냈는지? 아무튼 산행기 감사한 마음으로 잘 읽었소. 그대의 변함없는 우정에 진심으로 고맙소이다.
부디 늘 강건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시길 비오
ㅡ 성기모
건강한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이윈근님, 변삼수님 종경합니다.
늘 건강하게 행복하게 잘 익어가시길 기원합니다.
ㅡ 박진식
아버님 완등 축하드립니다 ㅎㅎ 저도 전에 산에 한참다닐땐 그 기념주화 받으러 가고싶었었지요.
ㅡ 김상기
참 대단하다 우리가 퇴직한지도 오래인데
인문학이며 과학이며
문학에도 훌륭한 재질을 보이는 글 솜씨에 늦으나마 찬사를 보내며
이 교장 그대는 6회의 인재이라고 전하마.
ㅡ 박낙원
고헌산 산행 올라온 것만 보고, 오늘 아침 세곳 발자국을 따라 걸어 봐서요.
우선 7봉 완등 축하가 늦어 미안하고, ♡축하드립니다.♡
선거날 대구서 선거하고, 고향에 밭과 논에 올해 심을 것은 검은콩으로 끝났고, 이재 부터는 잡초와 해충이란 놈과 대 접전을 치루는 과정만 남아서요. 모든 것들이 80년대 병기로 싸워야 하는 야전 지휘관 고초를 하늘이라도 도우면 좀 수월할낀되 "하늘은 하늘이다 이 미렬 곰탱아." ㅎ ㅎ
오늘 쯤 또 어디를 나섰게지? 가는길 항상 건행 하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