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三伏)의 란(亂)을 피해 한신계곡으로 피신(避身)하다.
(경남 함양군 마천면 강천里 백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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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기가 무섭게 전국이 본격적인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급기야 올 들어
첫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2명이나 발생했다 한다.
어제 합천의 기온이 37.3도 을 오르면서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부와 남부 36개 시, 군이 폭염경보 및 주의보를 발령했으며 전국 피서지에는
더위를 피해 온 인파들로 몸살을 앓을 지경이란다.
이럴 때는 물을 자주 마시고 헐렁한 옷을 입어야 더위를 피할 수 있단다.
세월이 너무도 무상하다. 벌써 7월도 오늘이 마지막 날이 아닌가.
사는 일이 너무 바빠
봄이 간 후에야 봄이 온 줄 알았네,
청춘도 이와 같아
꽃만 꽃이 아니고
나 또한
꽃이었음을 젊음이 지난 후에야
젊음인 줄 알았네,
인생이 길다 한들 천년만년 살 것이며
인생이 짧다 한들
가는 세월 어찌 막으랴,
봄은 늦고 여름은 이른
7월 같은 사람들아
피고 지는 이치가 어디 꽃뿐이라 할까
(이채의 詩 “7월에 꿈꾸는 사랑” 전문)
지난주 한신계곡 산행이 우천으로 순연되었다가 오늘 다시 찾기로 했다.
오늘도 39명의 남녀회원들이 계곡산행에 참여 했으며 산행버스 최 기사는
“인원이 많아 부족 할 것“이라며 큰 수박을 2통이나 준비를 했다.
오래 만에 양동매씨들이 얼굴을 내밀어주었고,
사이클 “정례”팀도, “보름달”일행도 반가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메르스”영향으로 2달여 동안 한산하던 회원들이 정상 가까이 회복이 되었다.
오늘 우리가 찾아가는 한신계곡(韓信溪谷)은
경남 함양군 마천면 강천里 백무동에 자리 잡고 있는 깊고 넓은 계곡으로 또는
한 여름에도 한기(寒氣)를 느끼게 하는 계곡이라는 뜻으로,
계곡의 물이 차고 험하며 굽이치는 곳이 많아 한산(閑散)하다고 해서 부르던
이름이 한신이 되었다고도 하고,
옛날에 한신이라는 사람이 농악대를 이끌고 세석으로 가다가 급류에 휩쓸려
죽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한신계곡은 백무동에서 세석고원까지 여러 개의 폭포를 이루면서 10㎞에 걸쳐
흐르는 계곡으로 2010년에 명승(제72호)으로 지정되었다.
폭포와 계곡을 감싸는 울창한 천연림이 경승(景勝)을 이루는 곳이다.
삼복더위도 엎드리게 한다는 “콩국수”라는 말이 있다.
삼복(三伏)은 일 년 중 무더위가 가장 극심한 시기로 가을 서늘한 기운이 땅으로
내려오다가 이 기간 동안에는 더위 앞에 잠깐 엎드려 있는 다고 하여
“엎드릴 복(伏)”자를 써서 복날이라 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복(伏)날이 다가오면 더위로 인해 전신의 나른함과 의욕상실 및 식욕저하
현상 등을 느끼게 되어 충분한 단백질과 수분을 섭취하기 위해 보양식을 찾게
되는데,
삼복더위를 이기는 음식으로 육개장, 삼계탕, 보신탕 등 다양하지만,
걸쭉하고 시원한 콩국에 국수를 말아 먹는 콩국수는 더위를 물리칠 뿐만 아니라
충분한 수분과 영양까지 보충해주는 별미음식이다.
참고로 담양 봉산면 “참살이”식당(061-381-0229)의 서리 태 콩국수는 일품이다.
우리가 탐방하려는 한신계곡은,
백무동 위에서 세석까지 흐르는 계곡의 본류(本流) 외에도,
덕평峰 북쪽에서 발원(發源)하는 “바른 재” 골,
칠선峰 부근에서 내려오는 “곧은 재” 골,
장터목 방향에서 흐르는 “한신지” 계곡 등 4갈래 물줄기가 엄 천으로 흘러
남강의 상류를 이룬다.
한신계곡의 본류(本流)는
촛대봉과 영신峰 사이의 협곡을 흘러 “가네소” 폭포에서 “한신지” 계곡과
합류한다.
한신계곡은 지리산 계곡 가운데 폭포를 가장 많이 끼고 있으며,
지리산 등반코스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지리산 12동천 중의 하나이다.
백무동주차장에 도착하니 더위를 피해 온 피서객들이 아침부터 붐비고 있었다.
주차장주변에는 펜션과 식당,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부근계곡으로는
맑은 계곡수가 철철 흘러 내려가고 있었다.
오늘 탐방코스는,
백무동 탐방안내소 -첫나들이폭포 -가네소폭포 -오층폭포 -한신폭포에서
탐방안내소로 원점 회귀하는 코스였다.
산행시작은 오전 10시 10분이었고 하산시간을 오후 4시로 정했다.
날씨는 찌는 듯 무더웠고 햇살은 불처럼 따가웠다.
상가지역을 지나니 “세석길”이란 명패가 붙은 아치형 문이 있었고 산행은
이 문을 통과 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계곡과 절벽사이로 울창하게 숲이 우거져 있어 산행路에서는 계곡은 보이지
않았고 흐르는 물소리도 이따금씩 들리다 말았다.
처음에는 계속되는 오르막길에 숨은 차고 답답했으며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래도 계곡은 가끔 바람이 불어 시원했고 울창한 숲이 햇살을 가려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계곡은 얄미운 여인처럼 속살을 살짝 보여주고 숨어버리고 재잘거리는 물소리는
귀 기우려야 겨우 들을 수 있었다.
아! 얄미운 사람.
그러자 우거진 숲을 2㎞ 정도 오르고 나니 20여 개의 물줄기가 흐르는
첫나들이폭포(바람폭포)가 나왔다.
사람들은 “출입금지”지만 시원한 물줄기가 시야를 확 트이게 만들어준다.
우선 가슴이 후련해지고 더위가 사라지는 듯 했다.
데-그 길과 계단식층계, 철다리, 계곡을 가로지르는 목교, 현수교출렁다리,
전망대 등 곳곳에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어 탐방하기가 쉬웠다.
그래도 바윗돌이 깔린 계곡 길은 걷기가 힘들고 자칫 넘어지기가 쉬웠다.
다시 1㎞를 더 가면 폭포수와 넓은 반석 울창한 수풀이 어우러져 계곡의 절정을
이루는 가네소폭포가 나왔다.
가네소폭포 관한 이야기는,
먼 옛날 한 도인이 이곳에서 수행한지 12년이 되던 어느 날 마지막 수행으로
“가네소” 양쪽에 밧줄을 묶어놓고 눈을 가린 채 건너가고 있을 때,
“마고” 할 매의 셋째 딸인 지리산女가 심술을 부려 도인(道人)을 유혹하였고
그 도인은 유혹에 빠져 물에 빠지고 말았다.
그리하여 도인은 “에이! 나의 도(道)는 실패했다. 나는 이만 가네!” 하고
이곳을 떠났다는데,
그것에 유래되어 “가네소”라 부르게 됐다는 이야기다.
15m 높이에서 폭포수가 장엄하게 떨어지며,
사철 변함없는 수량을 자랑하는 검푸른 소(沼)를 만들어 기우제 장소로 유명하다.
가네소폭포 아래부터 본류(本流)까지 5층 폭포와 한신폭포를 따라 세석으로 흐르고,
내림폭포를 따라 장터목으로 이어지는 한신지 계곡이 흐른다.
가네소폭포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면 폭포가 5층으로 이어지는 오층(五層)폭포 또는
오련 폭포가 나오는데 선녀탕과 옥녀 탕이 어우러진 멋진 폭포다.
다시 계곡을 건너 등반路를 따라가다 보면 계곡의 상징인 한신폭포가 나오는데,
여기서 1㎞를 더 가면 세석평전(고원)이란다.
한신폭포 아래 다리 밑에서 산행 1팀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우리도(8명) 부근 평탄한 곳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
등산화를 벗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발이 차갑고 온몸에 찬 기운이 돈다.
“춘심”회원이 홍어회무침을 즉석에서 만들었고 “영찬”형이 소고기조림을 내놨다.
“야간 문”과 사과주가 나오고 밥 먹으면서 한잔 씩 하니 신선이 따로 없네.
식사를 끝내고 “불갑산”이 시원한 물에 몸을 담그자 너나없이 옷을 입은 채로
물속으로 들어갔다.
탐방산행은 오후 4시에 종료되었다.
날씨가 워낙 더우니 내려와서 주차장 인근계곡에서 다시 몸을 담갔다.
삶이 비록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
슬픔을 딛고 일어서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항상 미래를 지향하고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하염없이 사라지는 모든 것이여
한번 지나가 버리면 그리움으로 남는 것
(A, S 푸쉬킨의 詩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전문)
오늘 하산酒는 식사에 홍어회무침, 소주와 막걸리, 맥주였다.
입가심으로 수박이 나왔는데 남아돌았다.
회원 모두가 만족해했다.
무엇이 아쉬운지 해는 서산에 남아있다.
(2015년 7월 30일)
첫댓글
회장님
쓰시면서 눈도 손도 피로하실 텐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도와주셔 감사합니다.
아! 나도 가고싶다. 눈에 아른거리는 한신계곡 폭포여.
애고! 짠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