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시내에서의 하루
11월 6일 오늘 우리의 여행스케줄에 의하면 오늘은 므앙보란에 가기로 되어있었다.
“므앙보 란에 가면 뭐가 있는데?” 호텔에서 아침식사하며 단원들이 하는 이야기가
므앙보란에 가는 것이 마뜩치 않다는 투이다.
므앙보란은 태국어로 고대유적이란 뜻이며 태국의 지도모양의 지형에 태국 에 있는
중요한 궁과 사찰 등의 유적을 축소해 모아놓은 곳이라고 한다. 거 기에 가면 태국
전국의 중요한 역사유적을 모두 볼 수가 있고 호수 등 조경 도 잘 되어 있어 하루
나들이에 적당한 곳이라고 조사된 곳이다.
가는 길이 좀 멀고 버스를 타고 가서 생태우로 갈아타고 가야하니 만만치 않아서
인솔자로서도 내키지 않으나 태국의 Best를 보자는 의미에서 일정에 넣었던 것이다.
에라 그러면 계획을 바꾸자. 민주적인 단장을 표방하지 않았더냐. 대안을 제시 한다.
오늘 하루 방콕의 다운타운에서 보내자. 방콕의 대중교통수단을 이것 저것 이용하며
다운타운에 가서 쇼핑도 하고 돌아다니다 저녁에는 차이나타운에서 해산물요리를
실컷 먹는 것이 어떠냐? 전원이 박수로 환영이다.
<방콕의 차오프라야 강을 운행하는 수상보트 르아두언>
먼저 우리의 숙소가 있는 카오산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수상보트 선착장인
타 파이팃에 가서 수상보트를 타고 후알람퐁 역까지 간다. 후알람 퐁역으로
가려면 씨파야 선착장에서 내려야 한다. 수상보트는 관광용이 아니고 방콕시
민들의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관광객들은 별로 이용하는 사람이 없다.
선착장에 가니 매표소의 여자가 표를 사라고 한다. 수상보트요금은 거리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13밧이다. 아침출근시간이라 그런지 손님이 무척 많다.
빈자리가 별로 없다. 우리 일행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앉고서고 한다. 보트의
차장이 일일이 찾아와 표를 회수한다. 외국인은 우리 일행뿐인 듯하다.
나는 선장 뒷자리의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우리가 내릴 선착장인 씨파야를
알려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이다. 노선도를 가지고 탔으므로 지나치는 선착
장 이름을 일일이 확인하면 내릴 역을 쉽게 알 수 있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하기 위하여 선장에게 씨파야 선착장을 알려달라고 부탁해 둔다.
아침햇살을 받으며 차오프라야 강물을 가르며 신나게 달리는 수상보트를 타
고 가는 것은 아주 기분 좋은 일이다. 강의 연안에 왕궁과 새벽사원 등의
아름다운 모습과 오리엔탈 호텔, 리버시티 호텔 등 고급호텔들의 웅장한 모
습이 보이는 것도 멋있다.
씨파야 선착장에서 내렸다. 여기서 후알람퐁 역까지는 사실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지만 우리 단원들의 연식(年式)을 감안하여 체력을 아껴주기 위하
여 툭툭이를 타기로 한다. 또한 툭툭이는 우리가 경험해 보아야 할 다양한
방콕의 중요한 교통수단의 하나이기도 하다.
<툭툭의 모습>
툭툭은 삼륜차의 뒤에 3사람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을 만들고 해를 가릴 수 있는 지붕
을 씌운 것인데 방콕의 시민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교통수단이다.
몸체가 작기 때문에 자동차들 사이를 용케도 잘 빠져 나가기 때문에 교통이 정체된
곳에서는 자동차보다 빠르기도 하다. 그러나 미터기를 달지 않고 있 기에 반드시
목적지를 말하고 요금을 흥정해야하는 부담이 있다. 거리별 요 금을 잘 알고 있는
현지인들에게는 문제가 아니지만 거리를 잘 모르는 외국 인들로서는 곤혹스러운
일이다.
아니나 다를까 씨파야 선착장에서 나와 툭툭이를 잡고 “후알람퐁!”하니 기사가
“헌드레드 밧!”한다. 여기서 또 태국어 실력을 발휘한다. No! "썽씹 밧“(20밧)!
대번에 수그러든다. 결국 20밧에 후알람퐁 역까지 가기로 했다. 두 대에 나누어 타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 손도 흔들어가며 달린다. 재미있어 죽겠단다.
<방콕의 중앙역인 후알람 퐁 역>
후알람퐁 역은 우리가 라오스를 여행하고 기차편으로 방콕으로 귀환할 때에 도착하
게 될 곳이고 거기서 파타야 가는 차를 타기로 되어있기에 후알람 퐁 역을 미리 시찰
해 두는 의미에서 가는 것이다. 역사는 아름다운 건물이지만 수리중이라 전면의 상
당부분에 공사용 휘장을 둘러놓았다. 역 안에 들어가 보았다. 마침 현금인출기가 있
어 Baht화도 인출해 본다. 화장실에도 모두 들려가자. 가보니 요금을 받는다. 1인당
3밧! 지독하다. 일국의 수도의 중앙 역 화장실에서 요금을 받다니!
이번에는 지하철을 타고 수쿰윗으로 가자. 방콕에는 지하철(MRT)이 한 개 노선뿐이
다. 20km의 운행노선에 18개의 역이 있다. 두 개 노선인 지상철(BTS)이 별도로 있
다.
지하철 후알람퐁 역은 기차역 맞은편에 있다. 개통한지 몇 년 안 되는지라 아주 깨끗하다.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서 표를 산다. 수쿰윗까지는 1인당 26 밧이다.
<방콕의 지하철 내부>
수쿰윗역에서 내렸다. 이곳은 방콕의 번화가의 하나로서 한인상가가 있는 수쿰윗 플
라자, 타임스퀘어, 로빈싼 백화점, 엠포리움 백화점들이 줄지어 있다.
역에서 제일 가까운 타임스퀘어부터 들른다. 두 남자를 꼬신다. “어이 마누라들 쇼핑
할 동안 우리는 카페에서 커피나 마시고 있자고.” 둘 다 OK이다.
카페에는 작은 무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나이 든 남자가수가 오래된 팝송을 부르고
있다. My Way등 우리 귀에 익은 곡들을 부른다. 이 아니 멋진 망중 한이냐?
1시간도 안되어 마누라들이 별로 볼 것도 살 것도 없다면서 카페로 왔다.
어느새 점심시간이 다 되었다. 옆에 있는 한인상가 수쿰윗 플라자의 한인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아직 한국 떠난 지 며칠 안 되어 한식이 고플 시기는
아니지만 앞으로 한국식당 만날 기회가 별로 없으니 한인상가에 왔을 때 먹어두자.
점심먹고 나오는 길에 수쿰윗플라자 1층에 "King & I"라는 마사지집이 눈에 띄었다 마사지할까?
모두 OK! 1시간만 하자. 1시간은 너무 짧더라. 1시간 반만 하자.
하지만 이 집에1시간 반짜리는 없다. 1시간 아니면 두 시간이다.
할 수없이 1시간짜리로 하기로 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집안의 인테리어며 분위기가
배낭여행자 천국인 방람푸와는 다르다. 아주 깨끗하고 친절하다.
깨끗한 가운을 갖고 와서 갈아입으라고 한다. 우리 단원들이 뿅 갔다. 일제히 두 시간
으로 하자고 아우성이다. 좋다 무엇 바쁜 일 있냐? 두 시간으로 변경한다.
두시간이라고 해 보아야1인당500밧(15,000원)이다.
<마사지 값 계산하고 있는 CFO>
여기서도 단장이 나누어 준 태국어 마사지 용어집을 잘 써먹는다. 그것 써먹는 재미
에 마사지하자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저기서 “아오낙 아오낙”(세 게 해 주세요.)
“싸바이 싸바이”(시원해요) “나우”(추워요!) 에어컨이 너무 세다.(나우하면 큰 수건
으로 덮어 준다.) 마사지 받고 나오는 대원들 표정이 아주 행복해 보인다.
마누라들에게 로빈싼이나 엠포리엄 백화점으로 가자고 하니 일 없다고 한다.
길 걸으며 눈에 띄는 가게에서 구경하겠단다. 타이실크가게도 들어가 보고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차이나타운으로 이동한다. 툭툭을 타고 “쏘이텍사스”로 데려가 달라고 한다.
“쏘이 텍사스”는 텍사스거리란 뜻으로 차이나타운에서 해산물 음식점이 몰려 있는
곳이다.너무 일러서 노점식당은 이제 막 점포를 벌이는 중이다. 좀 비싸지만 제일 잘
한다는 남성(南星)으로 들어간다.
가게 앞에 진열해 놓은 게, 새우등의 해산물을 사면 주방에서 조리해 주는 것이다.
주문은 일식요리사 자격증도 갖고 있는 장금자 여사에게 맡긴다.
푸짐히도 주문을 했다. 왕새우, 게, 바다가재, 샥스핀. 굽고 찌고 삶아온다.
테이블이 가득 찬다. 먹기 아깝다고 사진부터 찍는다. 아주 맛있게 잘들 먹는다.
술이 빠질 수 있나. 맥주에 태국산 럼주인 쌩쏨을 시켜 마신다.
6명이 배를 두드리며 먹었는데 6,000밧(18만원)! 진짜 배낭여행자들이 들면 깜짝
놀랄 엄청난 금액이지만 우리는 한국 돈으로 환산해 보고 뭐야 1인당 3만원에
이렇게 푸짐히 먹었잖아 하며 만족 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