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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림노스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물으면 거의 모두가 대답한다. 최고라고.
나도 똑같이 말하겠다. 그동안 내가 다녀본 곳중 최고다.
칼림노스는 튀르키에 남서쪽에 바짝 붙어있는 섬이지만 그리스 땅이고, 한국에서 접근하려면 이스탄불보다는 아테네로 가는게 일반적이다. 아테네에서는 칼림노스로 바로 가는 비행기가 있는데 자주 있지는 않다. 우리가 간 11월은 성수기에서 벗어나 막 비수기가 시작되는 시점이라 비행기가 격일에 한대씩 있는데 우리가 도착한 날에는 비행기가 없다. 그래서 칼림노스에서 배로 3~40분 거리에있는 코스섬까지 비행기로 가서 그곳에서 배를타고 칼림노스로 들어갔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10여분만에 도착한 코스섬의 마스티차리 항구에 내리니 탄성이 절로 나온다. 처음 만나는 지중해의 코발트색 바다다. 바다가 이렇게 파랗고 깨끗할수 있다니 그리고 바닷가에 가면 으레 나는 비릿한 바닷내가 전혀 없는 상쾌한 공기다. 처음 만난 지중해. 많은 문학작품과 미디어에서 왜 그렇게 지중해의 푸른바다를 예찬했는지 바로 이해가 되는 풍경이다. 떠나오기 며칠전까지 코스에서 칼림노스로가는 배 일정이 안나오고 여기저기 sns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배편을 궁금해 하는데 확실한 답이 없어 걱정을 했는데 떠나오기 이틀전쯤 우리가 탈수 있는 낮 12시반 에 출발하는 배 일정이 나왔다. 날씨나 타는 인원을 체크하며 바로 직전에야 스케줄이 확정되는듯 하다. 그리고 항구라야 반칸짜리 컨테이너 박스에서 출발 직전에야 사람이 와서 표를 팔고 다시 가곤하는 시골 간이 정류소같은 곳이다.
배를 타는 승객중 여행객은 대부분 클라이머 이고 나머지 현지인들은 대부분 식료품등을 사가는 아마도 칼림노스에서 장사하는 듯한 사람들이다.
하얀 물보라를 내며 푸른 지중해를 내달리니 정말 여행 온 실감이나며 콧노래가 절로 흥얼 거려진다. 칼림노스가 가까이보여 10여분이면 도착할거 같더니 꽤 빠른 속도로 달리고 연신 휴대폰의 카메라를 돌리며 시간 가는줄 모르게 신나게 왔는데 도착 하고보니 거의 40분은 걸렸다. 히말라야 베이스캠프에 처음 가면 8천미터 봉우리가 바로 코앞에 보여 금방 올라갈수 있을것처럼 가깝고 시시하게 보이는데 막상 가면 가도가도 끝이 없는데 여기도 마치 그런 느낌이다. 공기가 너무 깨끗하고 맑으니 흐릿한 곳에서 살던 우리 가늠으로는 실제보다 훨씬 가까워 보이는 것이다. 칼림노스 항구에 내려 택시를 타는데 저 옆에 택시들이 서 있는데 우리처럼 호객을 전혀 안해 저것은 안가는 것인가 보다 하고 길쪽으로 갔는데 거기에는 전혀 택시가 없다. 다시 아까의 그곳으로 가서 물음과 부름을 섞어 택시? 하니 여유있게 기다리던 사람들이 한 사람을 가르키며 네 차례야 하듯이 지목하니 응 나야? 하듯 한명이 와서 타라 한다. 이곳에 있는 내내 느낀건데 이곳 사람들은 우리처럼 악착같이? 돈 벌 생각이 거의 없는듯 하다. 가게에서 물을 사는데도 5리터 짜리를 들고가니 1.5리터 6개들이를 가리키며 저건 9리터인데 가격은 같다며 그것을 사라 한다. 다른 가게에서 승환씨가 맥주를 사는데도 처음에 고른것 말고 다른것을 가리키며 더 싼것을 사라고 알려줬단다. 한번은 버스를 타서 현금으로 돈을 내려니 카드로 하란다, 카드가 안된가고 어떻게 하냐니까 그깟 돈 갖고 자꾸 귀찮케하지 말란 투로 그냥 가서 앉으란다.ㅎㅎ
칼림노스 섬은 제주도의 1/3정도 크기로 자동차로 한바퀴 도는데 1시간 반정도 걸린다고 하며, 거주하는 사람은 약 18,000명 정도이고, 근처 다른 섬보다는 경제적으로 조금더 부유하다고 한다. 물가가 싸다고들 하는데 내가 경험하기엔 우리보다 훨씬 비싸다.
맥주 500미리리터 두병에 5유로, 귤 몇개와 빵등 두명의 하루치 간식거리 조금 사면 30-40유로, 환률 1800원인 현재 우리돈으로 6,7만원이 기본이다.
택시로 10며분만에 우리가 예약한 마수리 마을의 숙소에 도착했다. 하얀 페인트로 벽을 칠하고 예쁜 꽃들도 많이 핀 깔끔한 집이다.
내부 인테리어는 모두 나무로 되어 있어 문들을 여닫을때 시끄러워 조심해야 한다. 조리가 가능한 곳인데 접시는 많이 있는데 냄비는 뚜껑이 없는등 좀 부실하다.
그리고 이곳은 유럽이라 당연하게도? 젓가락이 없어 포크와 거의 주걱 만큼한 숫가락 으로 식사를 하니 조금 불편하다. 우리나라에는 너무 흔해 그 소중함을 모르는 젓가락을 구할수 없다니.. 역시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는법이다.
이곳에서의 식사는 한국에서 간단하게 준비해 온 햇반과 라면, 김치, 간단히 끓일수 있는 미역국, 그리고 승환씨가 준비해 온 쌈장이 있어 야채를 사다가 쌈과 함께 먹는다. 우리의 식사 장소는 숙소의 야외 테라스로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황홀한 석양을 안주 삼아 와인과 맥주를 곁들이니 로마 황제도 부럽지 않은 식사다.
첫날은 한낮에 숙소에 도착해 짐을 놓고 바닷가 산책을 나갔다. 햇볕은 따갑지만 기온은 서늘한 정도인데도 수영복만 입고 선탠을 즐기는 사람들이 꽤있다. 백인들은 비타민d가 부족해 태양빛에서 비타민d를 최대한 흡수할 수 있도록 피부색이 하얗게 변했다고 하더만 햇빛만 있으면 훌러덩이야 ㅎㅎ.
바닷가 산책과 동네 구경을 좀 하고 나는 바로 뒤에 보이는 바위 밑에 가서 내일부터 등반하게될 바위를 살펴보고 내려왔다. 이곳은 5시면 어둑어둑해져 4시 정도면 대부분 등반을 정리하는데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해가 다 넘어가 컴컴할 때 까지 헤드램프를 켜고 등반하는 사람들도 있다. 등반지까지의 접근로는 마을 뒤 경사로를 등반지에 따라 10에서 3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되는데 큰 나무는 없고 작은 가시 나무들만 있다. 가시 나무는 해풍을 견뎌내서인지 보기엔 야들야들 보드라워 보이는데 엄청 단단하다.살짝만 스쳐도 마치 밤까시에 찔린듯 엄청 아프다. 절대 조심조심 해야 한다. 넘어지기라도 하는 날엔 아마도 죽음이다.
첫날의 탐색을 무사히 마치고 다음날 부터 본격적인 등반의 시작이다. 첫날의 등반지는 이곳에서 아마도 가장 유명한 섹터인 그란데 그로테다. 이곳은 마수리 마을 북쪽 끝 쯤에서 경사지를 따라 20분쯤이면 닿을수 있는곳이고, 어디에서 보아도 커다란 동굴 오버행이 웅장하게 보이는 곳이다. 천장에는 종유석들이 고드름처럼 매달려 있다. 종유석들을 이용해 등반하는 코스가 많아 경사는 아주 쎄도 홀드들이 큼직해 어깨힘이 좋은 남자들에게 유리한 섹터이다.
이곳에서의 첫 등반인데 몸풀이로6b 하나, 7a 세개, 7b+에 등반거리 40미터인 tufantastic ,과 rastapopoulos ext 를 모두 한방에 완등했다. 근처에 7c는 안보여 옆의 파노라마 섹터로 넘어가 내심 호기 있게 7c+인 super carpe noctem 40미터 짜리 루트를 붙으니 역시나 깨갱이다. 아직 13a를 온사이트로 할 실력은 아니지 ㅜㅜ. 오늘의 마지막 등반으로 경사가 심한 대신 종유석들을 타고 가는 7a,짜리를 붙었는데 벌써 체력 고갈인지 힘들어 간신히 완등했다. 그래도 첫날 등반치고는 나름 선방이다.
둘째날인 수요일은 마을에서 비교적 오른쪽 끝쪽에 있는 제우스 섹터로 갔다. 승환씨가 등반할만한 6짜리 코스도 여러개 있고, 7a,b,c짜리도 골고루 있어 내심 7c짜리를 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갔는데 이곳은 어제와 다르게 종유석은 없고 반반하고 미끈미끈한 페이스다. 크럭스 부분이 대부분 크림프 홀드들이라 한번에 홀드를 바로 못찾고 한 두번 더듬더듬 하면 바로 펌핑이다. 어제와 다르게 7a도 만만치않고, 7b도 온사이트 실패다. 내심 오늘 7c를 깔끔히 등반하고 내일은 승환씨가 원하는 멀티에서 가볍게 컨디션 조절후 모래쯤 7c+를 할수 있겠지 하고 왔는데 대실망이다 ㅜㅜ. 그리고 어제는 주위가 시끄럽고 정신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곳은 우리말고 남녀 쌍으로 이루어진 두 팀만 잠깐 잠깐 등반하고 떠나서 염소들하고나 놀아야 할만큼 한산하다.
저녁은 레스토랑에 가서 화이트 와인을 곁들인 생선구이 세트로 호기를 부렸다. 문어가 포함된 생선 구이 였는데 문어는 각자 조그만 다리 하나씩으로 끝이다. 자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수온이 상승해 문어의 부화률이 낮고 과도한 남획으로 문어 개체수가 많이 줄어 잘 잡히지 않아 문어가 귀하다고 한다.
등반 셋째날 목요일은 칼림노스 대부분의 등반지에서 사진을 찍으면 등반자의 멋진 배경이 되어주는 텔렌도스 섬으로 갔다.
배로 10여분 거리이고 요금은 3유로이다. 아침 8시 30분에 출발하는 첫배를 탓는데 손님은 우리와 칼림노스에서 이것저것 식료품을 사가는 아마도 텔렌도스에서 음식점을 하는 듯한 할머니 한분이 전부다. 무거운 짐을 힘들게 들고 가시기에 내가 두어번 날라 드렸더니 고맙다고 주렁주렁 귤이 달린 예쁜 귤가지를 선물로 주셨다. 가지에 달린 오렌지색 귤이 예뻐서 사진을 찍다가 놓쳐 서너개의 귤이 떨어졌다 ㅜㅜ .
텔렌도스는 배에서 내리면 해안을 따라 술과 음식을 파는 예쁜 가게들이 길게 이어져 있다. 이곳은 그야말로 칼림노스보다 더 여행객들만을 위한 휴양지이다. 많지 않은 집들이지만 모두 각각의 방식으로 독특하고 예쁘게 꾸며져 있다. 마치 어른들이 사는 동화속 마을같다. 다음에오면 하루정도는 꼭 이곳에서 묵자고 다짐할만큼 예쁜곳이다.
오늘 우리의 등반 목표는 you crack me up 6b+ 5피치 짜리 멀티 루트이다.
책에 나와있는 사진으로 대충 보았을때 해안가 마을을 모두 지나 북쪽을 향해서 가다가 꼭대기 부근에 동굴 세개가 있는 3cave 섹터를 살짝 돌아간 곳에 위치한 것으로 나와 있어 3cave를 등반해서 넘어가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아래에 와서 보니 멀티피치가 있을만한 곳은 바위가 3각형의 기둥 으로 형성되어 있으면 3cave의 다음면 끝의 꼭대기 부근에 있다. 그러니 쉬운 접근은 아래에서 해안가를 따라 최대한 끝면까지 가서 곧장 올라가는게 가장 좋은 접근로가 될것 같다. 해안가를 따라 가는길은 정말 그림처럼 예쁘다. 그러나 올라가는 길은 선명하지 않고 다닌 흔적은 가시나무와 너덜로 이루어져 꽤 힘들다. 아마도 사람보다는 대부분 야생 염소들이 다니는 길인것 같다.
우리처럼 문명에 길들여진 나약한 사람들에게는 가시밭길 이지만 이곳의 진정한 주인인 염소들에게는 고속도로 같은곳이다. 배에서 내려 1시간도 더 걸려서 간신히 바위밑에 도착했는데 볼트가 하나도 안보인다. 책에서 80분 정도 걸린다고 나와 있으니 거의 비슷하게 온것이라 이 근처일것 같은데 바위를 아무리 옆으로 왔다갔다 훌터봐도 등반 흔적이 전혀 없다. 이때 까지는 바위를 두면으로 생각하고 3cave의 반대면 끝에까지 가서 살펴 보았는데 등반 루트가 있을만한 곳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다음날 칼림노스에서 북쪽으로 많이 이동해 다시 이곳을 보니 바위는 사각형 형태로 되어있고 우리가 가려던 멀티 루트는 사각형 바위의 세번째 면에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갔던 두번째면 바로 아래에서는 위의 낮은 바위 장벽 때문에 세번째 면이 전혀 보이지 않아 찾지 못한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책의 사진을 자세히 보니 한면을 더 돌아가게 제대로 그려져 있는데 내가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었다.ㅜㅜ) 애초에 가려던 등반은 포기하고 정상에나 올라가자고 3cave 쪽으로 되돌아오며 염소들의 고속도로를 따라 어찌어찌 힘들게 정상에 올라갔다.(나중에 만난 염소들은 이 절벽 너덜지대를 평지 달리듯 뛰어서 쏜살같이 내려온다. 그래서 염소들의 고속도로라고 내가 이름지었다) 정상에 오르니 사면의 푸른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끝내주는 전망이다. 어디가서 이런 멋진 풍경을 또 볼수 있으랴 그야말로 사람의 때가 전혀 묻지 않은 야생의 푸른 지중해 망망대해 꼭대기다.
비록 오늘 목표한 등반은 못했지만 등반 이상의 보상으로 충분한 풍광이다. 이리저리 카메라를 돌리며 다양한 사진을 찍고 아슬아슬한 너덜길을 한참을 내려와 3cave에 도착했다. 책에서 보았을때 멋진 등반사진이 찍힌 루트를(princess 7c+) 찾아 우리도 멋진 연출 사진을 찍었다.
둘이 등반 와서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으니 내가 멋진 사진이 나올 만한 곳까지 등반후 바닥의 암각에 로프솔로 하듯이 빌레이 로프를 느슨하게 고정하고 빌레이어가 로프에서 벗어나면 나는 다시 느슨한 로프 거리만큼 등반을 진행해 사진을 찍는 것이다. 우리가 이번에 건진 멋진 등반 사진들은 이런 방식으로 탄생한 것이다 . 멋진 곳에서는 사진도 등반 만큼 중요하니까 ㅎㅎ
등반 넷째날 금요일
오늘은 자동차를 렌트해 섬도 둘러볼겸 멀리 있는 섹터인 the beach, secret garden, palace 세개의 섹터를 돌아보기로 했다. 어제의 작품사진에 고무돼 이제는 주객이 전도된 모양새다.
첫번째는 the beach 섹터로 작년 이곳을 다녀간 유튜버 야생민짜가 업로드한 재미난 주방장 할아버지가 있는 내심 맛있는 문어찜 요리를 먹을수 있지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찾아 갔는데 아무도없는 무인도 같은 외딴곳이다. 등반지로도 영 별로고. 후딱 각자 한 루트씩만 등반하고 20여분을 거슬러 올라와 처음의 출발지로 돌아와서 다시 20여분을 더 가 secret garden 섹터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다를 향해 완만한 가시덤불 사이의 비교적 좋은길을 따라가는데 등반할 만한 바위가 전혀 있을것같지 않은 곳인데 어느 순간 모퉁이를 돌아가니 정말 숨겨진 정원처럼 물과 땅이 만나는 수평선 바로 위에 멋진 바위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우뚝 솟아있다. 그리고 루트 출발지점 루트명도 예쁘게 꾸며 놓았다
이곳은 바다와 벽이 바로 만나는 곳이라 바람이 많이 불고 거의 종일 해가 들지 않는 북쪽에 위치해있어 가을에서 바로 겨울로 넘어 온듯 춥다. 등반 루트는 쉬운것도 있지만 주로 7이상의 중상급자 코스들이 다양하게 많이 있다. 그리고 이름만큼 그 인기를 증명하듯 3,40명은 될만큼 많은 클라이머들이 추위도 아랑곳 않고 등반에 열중이다. 나는 7b,7b+ 두개를 등반하고 춥다는 핑계로 일찍 자리를 떠 차를 타고 고개를 넘어 사진을 얻기 위한 섹터인 palace로 향했다. 이곳은 음지인 시크릿가든과 반대방향이라 언제 추웠는지 금새 잊어버리고 여름근처로 돌아간듯 덥다.
이곳에서는 잿밥에 눈이 멀어 등반 보다는 사진이라 열심히 촬영 세팅을 마치고 각자 만족스러운 작품을 건진 후 아까와는 정반대로 더위를 핑게로 탈출이다. 게으른 인간들에게 못하는 이유는 언제든 있다. ㅜㅜ 차로 돌아와 기왕에 차를 빌렸으니 섬이나 한바퀴 돌며 구경하자고 다시 고개를 넘어 갔다. 시크릿가든 주차장을 더 지나 바닷가 근처에 거의 다다랗는데 길이 거의 끝날것 같은 지점에 외딴집이 한채 있다. 조금 더 가면 길이 없는듯 한 스산한 느낌인데 왠 할아버지가 차를 막으며 창문을 내리라고 유도한다. 야생민짜 유튜브에 나오는 바로 그 요리사 할아버지다. 헐 이것이 인연인가 털레파시 인가 ? 이곳은 길이 끝나는 곳이고 섬을 일주하려면 다른길로 갔어야 하는데, 우리는 마치 이 할아버지를 만나기로 약속이라도 한듯이 잘못된 길로 와서 전혀 뜻하지않게 이분을 만난 것이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보인것 그대로 우리는 묻지도 않았는데 오늘의 요리는 닭고기 요리와 감자튀김에 맥주라고 열심히 설명하신다. 우리는 섬 일주 계획은 까맣게 잊고 얼떨결에 이끌려 어느새 식탁자리에 앉아 있다 ㅎㅎ
맥주 대신 와인을 곁들인 닭다리 요리를 맛있게 먹고 덤으로 스펀지 까지 사는 자발적? 호갱이 되었다. ㅎㅎ
나는 누런 밝은색 스펀지를 사려고 했는데 밝은것은 케미컬 어쩌고하며 안좋은 거라고 극구 어두운 것을 사라고 한다. 20년은 쓸수 있는 좋은 거라고 열심히 설명하시며. 내 주먹 두개 만한 20유로 짜리 하나와 6유로 얘들 주먹 만한것 하나를 사고, 너무 작아 쓸모없을것 같은 작은것 하나를 덤으로 얻었다. 이걸 어디에 쓰나 하는 맞득잖은 나의 표정에 얼굴 닦을때 쓰면 된다고 금방 친절히 쓸모있음을 열심히 설명하신다. 저런 수완이니 이런 외딴곳에서 식당을 하시지 정말 대단한 능력자다. 마치 전혀 먹잇감이 안 걸릴 듯한 곳에 쳐놓은 거미줄에 오랫만에 걸린 날벌레 요리하듯 우리를 잘 다룬다. 스펀지는 이곳 특산물로 바다에서 채취한 천연 해면인데 생각보다 많이 비싸다. 승환씨는 나보다 조금 더 큰것을 삿는데 35유로다. 자동차 하루 빌리는 것(30유로)보다 조그만 스펀지 하나가 더 비싼것이다.
식당을 떠날때는 이미 해가 넘어가 어두컴컴한 고개를 되돌아 올라 우리의 숙소가 있는 마수리 마을 쪽으로 고개를 넘는 순간 우리는 다시 탄성을 지르며 차에서 내려 휴대폰 카메라를 돌렸다. 보라에 가까운 황홀한 주황색 띠가 저멀리 수평선을 빙 둘러쳐 있는 것이다. 정말 황홀한 석양이다. 사진으로는 이 황홀한 광경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는게 안타까울 뿐이다.
하루 하루 감동의 연속이다. 우리가 이렇게 멋진 칼림노스에 와 있다는게 정말 꿈만 같다.
마지막 날 등반은 우선 올림픽 월에 가서 지난번 텔렌도스에서 못한 멀티 피치 루트를 등반해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최고 난이도 6b, 등반거리 137미터, 5피치 짜리로 나에게는 너무 쉬운 코스이다. 오르는 중간중간 바위에 균열이 나있어 언제든 깨져 떨어질 듯 불안한 곳들이 여러군데 있다. 한 시간 정도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광은 당연히 멋지다는 말을 한번 더 해야한다. 매일같이 멋진 풍광을 너무 많이 봐 감동이 덜할 만 도 하지만 탄성을 멈출수가 없다.
네번의 25미터 하강을 마치고 부지런히 내려와 도로와 올림픽월 왼쪽 하단부 중간에 있는 또다른 멋진 벽 오딧세이 월로 급히 이동했다. 이곳은 7대 루트가 가장 많고 8대 6대 루트도 곳곳에 있는 이곳의 100여개 섹터중 5손가락 안에드는 인기있는 섹터이다. 이곳에서 다녀본중 나에게는 가장 멋진 곳이다. 이 멋진 곳에서 등반 시간이 반나절 밖에 남지 않았다는게 아쉬울 뿐이다. 이곳이 마지막 등반이고 그동안 멋진 사진도 많이 찍었으니 이번에는 사진은 접어두고 등반에 몰두하자고 다짐한다. 바위 초입에 도착해 이곳에서 처음으로 동양인이자 한국 사람을 만났다. 내가 근무하는 강클에도 가끔 오는 20대의 젊은 남여 커플이다. 우리랑 같은 날 들어왔는데 이곳에서 12월까지 등반을 한단다. 즐겁고 부러운 사람들이다. 나중에 사진도 찍어주고 헤어졌다.
나는 일단 초입의 작은 동굴 에서 polifemo 7c 20미터짜리 루트를 붙었는데 중간에 홀드를 더듬다 펌핑으로 한번 매달린 후 올라가고, 두번째는 톱로핑으로 쉽게 올라가 조금 쉬었다가 쉽게 등반을 끝낼줄 알고 다시 올라가는데 상단부 조그만 홀드에서 다시 펌핑이 와 또 실패다. 다시 쉬며 다른곳을 둘러보러 옆으로 조금 돌아가니 멋진 7c+ merci marc 30미터 루트에 여러명의 클라이머들이 번갈아 등반을 하고 있다. 나도 마지막으로 5.13짜리 붙어나 보자고 마음먹고 아까 자리로 돌아와 이번에는 쉽게 아까의 polifemo 루트를 끝내고 해가 뉘였뉘였 지는 석양을 배경으로 멋진 merci marc루트에 붙었다 2/3지점까지는 잘 갔는데 이후에는 펌핑으료 한두퀵 넘어갈 때마다 테익이다. 그래도 동작은 쉽게쉽게 해결돼 탑을 찍고 내려와 아쉽지만 칼림노스에서의 등반을 모두 마쳤다.
비록 5일간의 짧은 등반 기간으로 7c+루트를 겨우 두개 밖에 시도하지 못하고 완등도 못해 등반 면에서는 조금 아쉽지만 정말 멋진곳에서 좋은 사진도 많이 찍었으니 이만하면 만족스러운 행복한 등반 여행이었다.
칼림노스에서 아테네로 돌아오는 날
그야말로 호사다마 라고 해야할까 너무 재미있게 놀았다고 시샘을 당한 모양이다.
아침 8시 15분 비행기로 바로 아테네로 가는 비행기 스케줄이라 6시반에 숙소로 오도록 택시 예약까지 잡아 놨는데 비행기표에서 문제가 생겼다. 익스피디아란 사이트에서 항공권을 구입하고 구매 확정 되었다는 영수증 이메일까지 받았는데 공항 카운터에 가니 우리가 예약 명단에 없단다. 사실은 올때도 아테네 - 코스 비행기에서 명단에 없다고 공항에서 애초에 구매한 금액보다 비싸게주고 다시 구매해서 왔는데, 나는 이것만 실수로 누락 된거곘지 하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국내에 들어가 항의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설마 돌아가는것도 그러리란 생각을 안한것이다. 그런데 이것도 지난번과 똑같이 누락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번에는 풀북킹으로 빈자리도 없다. 혹시라도 취소자가 생길까 마지막까지 기다렸으나 결국 자리가 없어 비행기를 못탔다. 다행히 코스섬에서 출발하는 비행기가 있고, 마침 자리도 있어 서둘러 예약하고 택시와 배로 허둥지둥 코스섬으로 이동해서 간신히 코스에서 아테네로 이동하는 비행기를 탈수 있었다. 천만다행으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는 탈수 있었는데 지난번과 합쳐 택시비와 배값, 그리고 애초보다 훨씬 높은 금액의 항공권을 구매하느라 40만원 넘는 공돈을 허비했다. 어떻게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
인터넷으로만 운영되는 해외 사이트를 이용할때는 확인 또 확인 해야 됨을 절실히 깨닫는다. 예전 강샘이랑 알프스 가려고 항공권 구매했다 코로나로 비행기가 취소 됐는데도 고투게이트란 사이트에서 구매한 항공권 금액을 돌려받지 못한 사태 이후 두번째로 당하는 황당한 사례다. 한국에 가서 항의하고 배상을 받아보려 해보겠지만 강쌤카드로 결제 신청했는데 빠져나간 돈이 없다고 하니 죄송하단 말만 듣고 끝나지 않을까? 그런데 도대체 카드 번호까지 찍힌 영수증 메일은 왜 보낸것일까? 갈때와 올때 각각 따로 두번의 영수증 메일을 받았는데..(서울에 돌아와서 전화를 여러번 했으나 사람과의 통화는 불가능하고 메일로 자기네가 보내준 예약 번호를 누르면 예약 내역이 없다는 ai의 대답만 반복적으로 들을수 있을 뿐이다 ㅜㅜ)
일정보다 네시간이나 늦게 아테네에 도착해 하루를 제대로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과 아크로폴리스등 관광하려던
일정도 모두 날아가 버렸다. 그나마 승환씨의 vip멤버쉽으로 예약한 그랜드 하야야트호텔 옥상의 야외 수영장에서 파르테논이 잘보여 선베드에 누워 파르테논을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수밖에..
그리고 호텔직원의 야경이 멋지다는 추천으로 파르테논과 아크로 폴리스를 둘러친 울타리 너머의 산책로와 야외 음식점 주위를 둘러보는 재미를 덤으로 감상했다.
월요일 아침 지하철을 이용해 아테네 공항으로 가서 오후 1시 비행기를 타고 북경을 경유해 화요일 낮. 비행기 밖으로 영종도 근처의 섬들이 보이는듯 하더니 이제 막 김포공항에 착륙하는 시점이다.
9일만의 귀국인데 너무 멋진 경험과 우여곡절등 많은 일들을 겪어서 그런지 아주 오랫만에 돌아오는 느낌이다.
이것으로 나의 첫 칼림노스 등반여행을 모두 마친다.
내년에는 강쌤을 포함해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가는 즐거운 꿈을 꾸며..
ps 칼림노스에는 바위 섹터만도 100개가 넘게 있으며, 5.6 5.7의 아주 기초적인 코스부터 5.14후반 까지 정말 다양한 난이도의 루트가 무궁무진 하게 많이 있다. 숫자상으로는 5.10, 5.11대의 루트가 가장 많은듯 하다. 단피치만 있는것도 아니고 다양한 곳에 멀티 피치도 아주 많이 있다. 지중해성 기후라 겨울이 그리 춥지도않고 바위면도 동서남북 사방으로 다 있어 계절별로 적당한 곳에서 1년내내 등반이 가능한 클라이머의 낙원이다.

첫댓글 ㅋㅋ후기 재밌습니다~~~~!
너무 멋진곳이라 언제 썼었는지 기억도 안나던 등반기를 정말 오랫만에 써봤어.
하루만에 벌써 또 돌아가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