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팔봉(493m)은 충주시 살미면의 토계리와 향산리, 그리고 세성리의 경계에 위치한다.
따라서 이들 세 방향에서 수주팔봉에 접근할 수 있다.
우리는 수주팔봉의 남쪽에 있는 토계리 석문동천(石門洞川)에서 산행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이는 수주팔봉(水周八峰) 여덟 봉우리를 오롯이 답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주팔봉이란 이름은 8개의 봉우리가 달천(達川)에 비쳐서 생겨난 이름이다.
8개 봉우리 중 첫 봉우리가 왕다래기(王畓) 앞 달천변에 있는 노적봉이지만 칼바위를 잘라 석문동천의 물길을 새로 냄으로써 노적봉은 외톨이가 되어버렸다.
노적봉의 아래에 있는 광주 이씨들의 정자인 모용정에서 석문동천 물길을 건너 칼바위의 동북쪽으로 올라가게 된다.
석문동천은 원래 노적봉을 돌아 달천에 합류되었으나 이처럼 칼바위의 대부분을 잘라냄으로써 물이 칼바위 폭포를 통해 바로 달천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처럼 물길을 돌린 것은 하천부지를 논으로 만들어 농업용수 확보가 목적이였다.
수주팔봉은 달천을 끼고 돌면서 북쪽으로 점점 고도가 높아지면서 봉우리가 하천으로부터 조금씩 멀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그러므로 여덟 번째 봉우리인 493m봉(수주팔봉)은 달천에서 1.5㎞쯤 떨어진 거리에 있다
여기서 보면 지나온 수주팔봉의 능선이 아래로 굽어 보이고 팔봉마을을 휘감아 도는 달천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팔봉마을도 역시 대표적인 물돌이동(河回)임을 확인한다.
대림산(大林山 487.8m)은 충주의 진산으로 고려시대 몽고침입 시 김윤후 장군이 쾌승을 거둔 역사성뿐 아니라 경관 또한 좋다.
이곳에는 '대림산성'과 '대림산봉수대'가 있었다.
산성은 타원형으로 길이가 대략 4,906m이며, 성안에는 농토도 있어 식량의 자체 조달이 가능하여 방어성으로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 등산로를 개척하면서 발치봉(553m)과 자랑봉(527m) 정상석도 추가로 더 세웠다.
발치2봉(542m)을 추가하면 두룽산을 빼더라도 물레산과 수주팔봉을 합쳐 6산종주를 하게 되는 셈이다.
중요한 포인터 한가지.
산행은 욕심만 갖고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4~500m대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15km가 넘는 여섯 개 봉우리를 오르내림으로서 체력소모가 심하여 한달음에 완주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대신 중간중간에 탈출로가 있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A코스: 석문동천-칼바위-수주팔봉-문레산-호음실-신흥실교-490.6봉-자랑봉-발치봉-임도-대림산-서문치성-향산교(15km,6시간 30분)
B코스: 석문동천-수주팔봉-두룽산-향산교+ 대림산 일주 (5시간)
대림산 왕복(0.8km)을 하지 않았고, 물레산 알바 300m가 포함되었으니 정상적으로 걸었다면 15km정도의 산행거리일 것.
C코스: 향산교-서문지-남문지-동문지-정상(봉수대)-북문지-전망대-서문치성-서문지-향산교(원점산행,3시간)
네비나 네이버지도에 '수주팔봉'<충주시 살미면 토계리 산13-6>을 치면 석문동천을 가리킨다.
버스는 괴산IC에서 내려 얼마 지나지않아 석문동천이 보이는 지점에서 차를 멈춘다.
A,B팀이 전부 내려 광주 이씨 정자와 석문동천이 바라보이는 곳으로 조금 들어가면...
우측 달천에 깎아지른 칼바위 단면(斷面)이 보인다. 이곳이 석문동천이다.
좌측 계단을 조금 오르면 '광주이씨'들의 정자 모용정이 있다. 모용정 뒤로 오르면 노적봉으로 일부 회원들은 노적봉을 다녀오기도 하였다.
모용정에서 내려다 보는 칼바위.
석문동천을 건너는 징검다리는 유실되어 신을 벗고 건너야만 한다.
그 바람에 거의가 기다리고 있는 버스로 되돌아 가버렸다.
강부회장이 신을 벗고 앞장서 건너고...
뒤이어 줄줄이 건너지만 바닥이 미끄럽고 모가나 상당히 조심해야만 한다.
건너면 칼바위 우측 밧줄이 안내하는 대로 올라 붙는다.
칼바위 능선에 올라 뒤돌아보니 달천을 가로지르는 팔봉교가 보인다.
다시 전망이 트이는 곳에서 아름다운 물돌이 마을인 팔봉마을이 보인다.
안동의 하회마을이나 예천의 회룡포, 영동의 월류봉, 안동 천지갑산의 물돌이를 닮았다.
바위들이 전부 앙칼지게 께어진 모습으로...
모난 모습이다.
그 모난 바위들은 우회를 하며...
오르내리기를 반복.
주능선에 붙어 배낭을 벗어놓고 수주팔봉을 향한다.
팔봉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수주팔봉에 올라 정상 한켠의 상감마마 모자인 익선관을 닮은 바위에 걸터올라...
물돌이 마을인 팔봉마을을 다시 내려다 본다.
그리고 기념사진. B팀들은 U턴을 하지 않고 직진으로 진행 두룽산을 경유하여 향산교로 내려갔다..
U턴을 하여 388.3m봉에 '문래산2봉' 코팅지가 붙어있다. 이 지점에 호음실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다.
서레야님은 정확하지 않은 자료를 통하여 왜곡하므로서 오히려 헷갈리게 한다.
394.5m봉인 물레산이다. 물레는 솜이나 털 따위의 섬유를 자아서 실을 뽑는 간단한 재래식 기구를 말한다.
문래(文來)와는 같은 의미지만 고유명사이므로 부적절해 보인다. * 문래라는 사람이 물레를 처음 만들었다고 유래된 이름.
자~ 알바의 추억이다.ㅋ
물레산 정상을 지나 제법 반듯한 내리막을 내려서면서, 의외로 산길이 좋아 룰루랄라 하였으나 1~200m를 알바하고 U턴.휴~~
호음실로 내려가는 길은 물레산 정상에서 U턴하여 200여m 진행하다 우측...
철탑(No,16)방향 능선을 고수한다.
길은 정비되지 않은 다소 거친 길.
도로에 내려서기 전 능선 끝자락에서 우측 사면을 살짝 틀어서 내려섰다. 차가 오는 큰도로 좌측이 진행했던 길.
돌아본 날머리는 잡초에 묻힌 길이지만 능선으로 붙는 게 목적.
호음실1길을 들어서면서 돌아본 내려선 길.
'SK대박주유소'를 지나면서...
수주팔봉 등산안내도를 살피고...
주유소 뒷편으로 388.3m봉에서 내려오는 길이 보이고...
우리가 내려온 지점도 돌아본다. 안내도 뒷편 능선으로 내려와야하지만 절개지가 있어 불편한 탓.
SK주유소를 지나 조금 진행하면 큰 도로인 '호음실 삼거리'를 만난다. 조심조심 무단횡단은 어쩔 수 없다.
길건너 가까이 보이는 능선자락이 다음 산길 들머리다.
무단횡단하자 만나는 전봇대 옆 이정표. 들머리인 '신홈실교'는 일행의 앞 흰색 승용차 우측으로 꺾어 들어가야하지만...
'충주 금식기도원' 안으로 들어섰다.
기도원 건물을 우로 한바퀴돌아...
신홈실교를 건넌다.
다리를 건너서 개울을 좌측 겨드랑이에 끼고 50여m 이동하다....
곧바로 산자락으로 올라선다.
이후 무릎이 턱에 닿는 된비알에 뒤엉킨 잡목더미를 헤치고 여유없는 거친 오름짓을 계속한다.
그러다가 만난 트이는 조망처에선 박달산인 듯 희미하고...
사위는 온통 뿌연 가스로 꽉차.
490.6m봉에 올라섰다. 이 봉우리의 자랑봉 2봉 코팅지.
자랑봉에 오르자 뒷편으로 희미한 실루엣.
당겨보니 월악 영봉의 모습이다.
일단 발자취를 남기고...
다시 한 번 월악 영봉을 살핀다. 영봉은 완전 구름에 뜬 모습으로 다가오고, 그 앞봉은 대미산인 듯.
다시 23분 만에 발치봉에 올라선다. 발치봉(發峙峰) 정상부위엔 유독 차돌이 많아 이채롭다.
대림산으로 가는 진행능선은 곧장 이어지는 게 아니라 정상직전 사진을 찍는 이 지점의 우측 급한 내리막(빨간 화살표)으로 쏟아져 내려가야 한다.
발치봉은 아래 발치고개가 있어 생긴 이름인 듯.
.
능선에 발치봉 푯말이 나무에 걸려있다.
돌아본 발치봉
희미한 모습엔 지나온 수주팔봉이...
발치봉 방향으론 식재된 노란 단풍이...
자세히 살펴보니 마치 푸라타나스를 닮았다.
중앙에 있는 산이 우리가 지나온 수주팔봉인 듯.
임도에 닿는다.
임도에 내려서서(빨간 화살표) 진행방향으로 바라보는 모습.
20여m 지점의 이정표가 있는 계단이 있는 오름길. (대림산이 1.4km)
이회장으로부터 무전 교신을 받는다. '윗말'로 내려 오란다. 아하~ 시간이 늦으니 버스가 '윗말'로 올라와 기다리나보다.
나는 '윗말'이 어디인지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가 내려가는 '창골' 어디쯤에 '윗말'이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대림산에서 A코스인 능선을 따르지말고 U턴하여 윗말(?)로 내려오라고 하였다.
그 때 마침 이 이정표(향산리 윗말 0.44km)를 만나 동행하던 '등네미'님한테 여기에서 내려가야하나보다 하였는데, 이게 나의 실수.
체력은 한계에 닿고, 하산시간인 17:00가 다 됐다. 나는 대림산을 생략할 수밖에 없다.
동문지 갈림길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대림산을 향하는 일행에게 이 지점에서 하산할 것을 통보하고...
동문지 갈림길의 이정표엔 대림산이 왕복 800m.
다른 각도의 이정표
동문지는 동문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 정확히 이 지점이 아니라는 말씀.
다시 또 일행 한 분이 대림산으로 향하고...
나는 대림산으로 올라간 일행들을 기다리려다 바닥에 '하산시그널'이 깔린 것을 확인, 먼저 창골마을로 내려서고 말았다.
이게 나중에 화근이 될 줄 몰랐다.
그러니까 정상을 따라 가든지, 또는 무조건 이곳에서 기다리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었다.
도중의 이정표
세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대원암을 지나 무거운 발걸음으로 내려오는데 ...
좌측 안내판 뒤로 이정표와 나무계단 오름길이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가 내려올 계획이던 날머리를 돌아보니 큰 나무 옆으로 이정표가 보인다. 두 지점은 10여m 의 거리.
10여m 거리의 날머리를 가까이 가본다. 이정표엔 대림산 정상이 1.9km, 전망대가 1.0km다.
150여m를 내려오면 창골버스정류장.
이 창골길 입구엔 '사슴목장'과 '대원암' 안내판이 있다.
버스 정류장 이름은 '창골'
버스가 이곳<충주시 살미면 향산리 462-2>에서 기다리기는 마땅찮아 향산교에 주차해 있단다.
지친 나머지 다녀오지 못한 대림산은 조령과 계립령의 길목으로 대림산성이 있다.
험준한 능선을 따라 약 5km의 산성이 축조돼 있고, 달천강이 한눈에 들어온단다. 언제 이 반토막 산행을 마저 이을 수 있을까?
문화생태탐방로 안내판도 있고...
이정표도 있다.
버스가 주차해 있는 향산교로 향하면서 달천을 가로지르는 '노루목다리'를 본다.
그리고 이제 막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는 즈음에 보이는 우리 버스.
'충주 향산교'<충북 충주시 살미면 향산리 676> 옆의 공원이 있는 곳이다.
아까 언급한 '윗말'사건으로 인하여 일행들이 많이 지쳤다. 아까의 그 '윗말'이정표에서 내려왔으니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거기다 사인이 맞지않아(나는 '창골버스정류장'인 줄 알았다) 큰도로에서 좌측으로 오라고 하였으니...ㅉㅉ
이제 나의 역할(役割)은 여기까지다.
더도덜도 아닌 딱 4년의 산행대장 직책은 어쩌면 의욕과 욕심만 앞세운 것 같아 대단히 송구스럽다.
- 가보지 않은 길-
(The Road not Taken)
노란 숲속에 난 두 갈래 길
아쉽게도 한 사람 나그네
두 길 갈 수 없어 길 하나
멀리 덤불로 굽어드는 데까지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그리곤 딴 길을 택했다. 똑같이 곱고
풀 우거지고 덜 닳아 보여
그 길이 더 마음을 끌었던 것일까.
하기야 두 길 다 지나간 이들 많아
엇비슷하게 닳은 길이었건만.
그런데 그 아침 두 길은 똑같이
아직 발길에 밟히지 않은 낙엽에 묻혀 있어
아, 나는 첫째 길을 후일로 기약해 두었네!
하지만 길은 길로 이어지는 법이라
되돌아올 수 없음 알고 있었다.
먼 먼 훗날 어디선가 나는
한숨 지으며 이렇게 말하려나
어느 숲에서 두 갈래 길 만나, 나는--
덜 다닌 길을 갔었노라고
그래서 내 인생 온통 달라졌노라고.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첫댓글 수고 많아서요
존경하옵는 산마루 대장님!
천성산 입니다.
개인사유 인지 한마음 제도 규약의 사유인지 모르오나 한마음 산대장의 직을
놓았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와 보니 사실이군요
참으로 정곡을 찌르는 해박한 산지식과 범접하지 못할 인품에 매료되어
많은 미지의 산들을 산마루 대장님과 함께한 날들이 그리울것 같습니다.
그동안 수고 하셨고 고마웠습니다. 비록 한마음에는 없더라도
김복현의 산 이야기는 수시로 찾아가서 산에 대한 갈증을 풀고
배우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이렇게라도 한마디 하고 가는것이 그간 베푼 은덕에
대한 산꾼의 예의가 아닌가 싶어서 몇자 올리고 나갑니다. 내내 건안 하십시오.
그러고보니 뵙지 못한지가 제법 되네요. 그간 어디 좋은 산 많이 찾아 다니셨겠죠?
너무 과찬의 말씀을 해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산대장 직책을 놓은 건 단순히 좀 쉬고 싶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사실 말인데, 일장일단(一長一短)이 있어요. 대장직을 맡아 산욕심을 낼 수 있음이 일장(一長)이요, 그러지 못하게 됐음은 아무래도 일단(一短)이겠죠.
우선 산에 대한 근본 마인드를 조금 바꿔야 했구요. 또 낫살(^^)먹어 체력 딸리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고백입니다.
중책을 짊어진 또다른 중압감도 있었죠. 이제 시간을 활용하여 외도(外道)산행도 가끔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언제나 천성산님의 활력넘치는 에너지가 부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