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궁의 북쪽에 창건된 분황사(芬皇寺)는 왕분사(王芬寺)로도 불렸는데,그 명칭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선덕여왕 개인 또는 왕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원찰로 기능한 듯하다.
분황사는 신라인들이 석가모니 이전에 해당되는 전불시대(前佛時代)에 이미 과거칠불(過去七佛)이 도래하여 설법하였다고 믿었던 일곱 개의 사찰인 칠처가람(七處伽) 중의 하나로 신라 불교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찰이었다.
7세기 후반에 원효는 분황사에 머물면서『화엄경소』·『금광명경소』등의 수많은 저술을 남겼으며, 특히『화엄경소』를 짓다가 십회향품(十廻向品)에 이르러 절필한 사건은 유명하다.
원효가 설총의 집 가까이 있었던 혈사(穴寺)에서 죽자 아들 설총은 풍장(風葬)을 거친 원효의 유해(遺骸)를5) 가져와 무슨 까닭인지는 모르겠으나 진용상(眞容像)을 정면상이 아닌 반견상(返見像), 즉 뒤를 돌아다보는 형태의 회고상(廻顧像)을 만들어 분황사에 봉안하였다.
그런데 후대에 이르러 이를 두고『삼국유사』권제4 의해 제5 원효불기조의 내용과 같이‘설총이 죽을 때까지 공경하고 사모하는 뜻을 다하였는데 언젠가 설총이 옆에서 절을 하자 문득 소상(塑像)이 고개를 돌렸다’로 와전(訛傳)되었다.
1669년에 간행된『동경잡기』고적조에 의하면, ‘분황사석탑은 원래 9층이었으나, 임진왜란 당시 왜구들이 이 탑을 반쯤 허물었는데 그 뒤 절의 승려들이 탑을 다시 쌓기 위해 해체하다가 또 일부를 무너뜨렸다.
그런데 탑 내부에서 바둑알만한 작은 구슬이 출토되었다. 구슬은 수정처럼 빛나고 투명하였으며 태양을 쪼여 솜을 가까이 하면 불길이 일어났으며 당시 백률사로 옮겨 보관하였다’고 한다.
이 구슬이 국립경주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돋보기(볼록렌즈)이다.
분황사 경내 유적 배치도



- 길이단위 : mm -
분황사모전삼층석탑의 평면도(기단 및 일층)



1992년 4월 21일에서 9월 22일까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제3차 발굴을 실시한 결과 분황사의 가람배치가 1탑 3법당 형식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품(品)자형 가람배치로써 이는 신라문화권에서는 처음 밝혀진 것이다.
옛 고구려지역에서 밝혀진 품자 모양 가람배치는 3법당의 정면이 모두 탑을 향하고 있는 반면에 분황사는 탑을 중앙 법당 앞쪽에 두고 3법당이 모두 남향하고 있는 것이 고구려와 다른 신라의 특색이다



모전탑과 보광전 사이에 있는 우물로서 경상북도지정문화재자료 제9호이다.
석재 하나로 외부는 8각으로 다듬고 안쪽은 둥글게 깎았으며 아래는 사각형이다.
외부의 팔각모양은 부처가 가르친 팔정도를 상징하며 내부의 원모양은 불교의 진리(윤회, 화합)를, 아래의 사각형은 사성제를 상징한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도 식수로 사용하였으나 수학여행을 오는 초등학생들에게 위험하다하여 지금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우물 안쪽을 철망으로 막아 두었다.
경주의 신라 우물은 현재까지 많은 수가 남아 있는데 이 석정이 가장 정교하다


석정(삼룡변어정) 동쪽편에 네 모서리 떨어져 나갔으며 특별한 장식 문양이 없는 비석받침이 하나 있다. 이 비부는 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97호로 고려시대 때 만들어진 원효의 화정국사비를 세웠던 곳이다.
숙종6년(1101년)8월 원효와 의상이 동방의 성인인데도 불구하고 비석이나 시호가 없어 그 덕이 크게 드러나지 않음을 애석하게 여긴 숙종이 원효에게 '대성화정국사(大聖和靜國師)'라는 시호를 내리고 비석을 세우게 한 것이다.
후세이 이르러 추사 김정희가 이를 확인하고 비 받침 위쪽에 '此新羅和靜國師之碑蹟'이라 적고 작은 글씨로 김정희라고 새겨놓았다.
인왕상의 모습




기단부 네 모서리에는 뒷다리를 구부리고 앞다리를 펴고 앉아서 각각 외곽을 주시하는 석사자가 배치되어 있는데, 동쪽에는 암사자상을, 서쪽에는 수사자상을 각각 2마리씩 배치하였다.
(암사자상을 물개상으로 보는 학자들이 다수이다)
암사자상은 목덜미에 갈퀴가 없고 전체적으로 물개와 비슷한 형상으로 길게 뻗어 누워 있고, 수사자상는 목덜미 전체를 휘감고 있는 갈퀴가 선명하고, 앞 발를 뻗어서 꼿꼿이 앉아 있는 현상이다.
1915년 수리 전에는 6마리가 있었는데 호탑(護塔)의 의미로 현재와 같이 배치하고 나머지 2 마리는 국립경주박물관에 옮겼다고 전한다.







디지탈로 재현해 본 분황사구층탑
분황사의 옛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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