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친가에 다녀온 손자가 열이 펄펄 끓어 병원에 가보니 39.2℃.. 26일은 월요일인데다 워낙 감기환자가 많아 한시간 40분 가량을 대기해서야 진찰을 받았는데 별도로 25,000원의 검사료를 지불하고 코에 약솜을 넣어 시험지에 감별한 결과 근래 유행하는 A형독감이라는 진단이었다.
기운이 없고 몸살이 심한 듯하여 보기에도 애처로웠지만 초기에 처치를 한 덕분인지 당일 점심식사후 약을 먹으니 열이 다소 내렸고 그날 저녁부터 아침저녁으로 타미플루를 복용하며 어젠 낮잠까지 서너 시간 푹~ 자더니 한결 컨디션이 좋아졌다.
요행히 나는 지난번에 독감예방접종을 한 덕으로 염려되지 않으나 할매가 손주와 동반하여 독감을 앓을까봐 다소 조심스럽긴하지만 아기를 봐줘야하는 처지라 어쩔 수 없다.
어젠 아기가 일찌감치 일어나선지 점심시간 이후로 낮잠을 잘 자고나서 가쁘던 숨이 정상으로 돌아왔는데 가족이 감염되지 않으려면 환자를 조속히 치료하는 것 말곤 다른 대책이 없는 처지라서 나아진 컨디션이 무척 다행스럽다.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은 덕에 어제 낮잠을 오래 잤더니 밤에 잠이 오지 않기에 긴 겨울밤에 컴을 대하며 글을 읽고 쓴다. 이제부턴 서서히 밤이 줄고 낮이 늘어나니 만큼 매일매일 새로운 맘으로 부지런히 나에게 주어지는 시간들을 채워가야할 터이다.
그저께 아픈 아기를 태우고 병점의 쿠쿠전자 서비스센터에 가서 오래도록 고치지 못했던 전기압력밥솥 2개를 수리해 온 덕분에 추위가 심해진 어제는 밖에 나가지 않고 집안에서만 아기랑 함께 지내서 아기에게도 할매에게도 포근한 휴식이 되었던 것 같다. 매사 어지간하면 미루지 말고 즉시 처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9℃. 오늘은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는데 이런 날 밖에 나가지 않고 실내에서 지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인가.
독감으로 아기가 아픈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정도로 증상이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요양하면 의외로 수월하게 낫지 않겠는가 하는 바램이다.
어차피 밖에 나가기가 꺼려지는 날들이 이번 주말까지 사흘 정도 이어진다는 예보이니만큼 이런 강추위 때는 차라리 어린이집에 가지 말고 안에서 키우는 게 낫지 않았겠는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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