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2017년) 한글세대가 읽을 수 있고 정밀하게 단장한 <해설 대동여지도>가 나오고, 이어 어린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한글 대동여지도>가 나와 안방에서도 우리 산하의 곳곳을 훑어 볼 수 있었다. 선명한 도판에 무엇보다 지도에 적힌 한자를 모두 한글과 함께 병기하여 가독성을 개선시켰다. 함경도의 지명이 특이하여 혹시라도 예전 여진족의 지명이 아닐까 짐작하기도 했고, 지금 지명과 달라진 부분에 대한 해설을 읽으면서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것이 모두 진선출판사의 대동여지도의 출판 덕분이다.
우리 산하의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확인하는 재미로 인해 우리나라 여행 전에 자주 책을 들여다본다. 하지만 책의 부피로 인해 여행 현장에서 비교 확인이 불편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 <축쇄본 대동여지도>는 국내 여행의 필수품이라 반갑기 그지없다. 이번에 두 권으로 나온 것은 古今고금의 향기와 편의를 겸할 수 있어서 이란성 쌍둥이처럼 좋은 짝이 된다. 이제는 내 손안에 우리의 산하를 휴대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든지 축쇄된 대동여지도로 과거로의 여행이 가능하다. 영화 <남한산성>을 보면서 어떤 길로 청나라 기병이 평안도 의주에서 남한산성 아래까지 들어왔는지 축쇄본으로 확인 가능하다. 이제는 한국 사람으로서 대동여지도를 손에 쥐고 우리 산하의 과거를 확인하고 현재와 미래의 변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고산자 김정호는 망하는 조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 세대를 향해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것이 아닐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내 손에 대동여지도를 쥐어야한다. 이번에 나온 <축쇄본 대동여지도>가 내 안의 김정호 선생을 되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