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장애인의 치아건강권 확보를 위한 간담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
"비장애인과 뇌병변장애인의 치아 부식률은 비슷한데 이가 없는 상황이 훨씬 많다. 이가 썩는 건 비슷해도 영구치아 상실률이 비장애인은 2.1%인데 반해 뇌병변 장애인은 40% 정도 된다. 이는 비장애인보다 장애인의 치료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뇌병변 장애인의 치아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 방향 논의 자리가 마련됐다. '뇌병변장애인의 치아건강권 확보를 위한 간담회'가 지난 27일 민주당 전현희 국회의원, 국회 국민건강복지포럼,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주최로 늦은 2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 백승호 원장은 "뇌병변장애인 중 뇌성마비 환자가 제일 치료하기 어렵다"라면서 "행동 자체가 부자연스럽고 의식하지 않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워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백 원장은 "뇌병변장애인의 치아 관리 상태를 보면 이가 썩은 것은 비장애인과 비슷한데 잇몸 질환이 많다"라면서 "양치를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 백승호 원장. |
치료에 어려움이 있는 뇌병변 장애인의 치아건강권을 위해 백 원장은 ▲전문병원 설치 ▲뇌병변장애인 치료에 대한 보험료 할증 등을 제안했다.
전문병원 설치에 대해 백 원장은 "뇌병변장애인을 치료하려면 인력과 진료시간이 두 배가 걸리는 데 개인병원에서 하라고 하는 건 어렵다"라면서 "전문병원을 설립해 비장애인 환자는 등록 자체가 안되도록 해야만 수익성에 관계없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백 원장은 "서울시에서 여러 군데 전문병원을 만든다고 해도 몇 개나 만들 수 있을 것이며, 첫 회는 운영이 가능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 예산이 2~3배 증가하게 돼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라고 지적하고 "현재 지자체와 정부가 각각 절반씩 부담하는 방향도 이야기되고 있는데 앞으로 더 활발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백 원장은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전문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뇌병변 장애인 진료에 대한 보험료 할증에 관해 백 원장은 "비장애인 진료비와 장애인 진료비가 똑같다"라면서 "뇌병변장애인을 진료하려면 시간과 인력이 두세 배가 드는데 진료비가 똑같다고 하면 누가 하려고 하겠느냐"라고 지적했다. 백 원장은 "치과진료는 소아 6세 미만 치료만 할증되고 있는데, 6세 미만 진료도 어렵지만 장애인 치료도 어려운데 장애인 진료에 대한 할증은 없다"라면서 "부담을 환자한테 증가시키는 게 아니라 그런 부분을 정책적으로 흡수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국뇌병변장애인협회 김태현 사무처장. |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김태현 사무처장은 "장애인들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은 물리적 접근 문제도 있지만, 경제적인 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라면서 "현재 이가 많이 없는 상황인데 치과에 갈 엄두를 못 내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김 사무처장은 "이가 없으면 임플란트를 해야 하는데 주위에 물어보면 개당 200만 원 가까이 된다고 한다"라면서 "현재 가장 필요한 부분 네 곳의 임플란트 시술을 받는다고 하면 800만 원이 나오는데, 수 개월 치 월급을 치료비로 쏟아 부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김 사무처장은 "비싸다 보니까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고 방치되어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전현희 국회의원은 "칫솔질이 어려운 뇌병변장애인의 치과 진료를 위해 국가가 제도적으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고, 법이 필요하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오늘 논의된 사항들을 토론회 등을 통해 발전시켜 나가자"라고 전했다.
간담회를 마친 후 전현희 의원실 김영삼 보좌관은 "전문병원 문제라던가 보험료 관련 문제 등을 보건복지부와 논의하면서 추진 방향에 대해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출처- 비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