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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부흑색종이란 무엇인가요?
흑색종이란 ‘악성흑색종’이라고도 불리는데, 멜라닌세포에서 기원한 암입니다. 멜라닌세포는 우리 몸의 피부, 점막, 안구 등에 존재합니다. 따라서 피부 이외의 부위에도 흑색종이 발생할 수 있지만 피부에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피부흑색종(이하 흑색종)이란 피부의 멜라닌세포에서 발생하는 피부암을 말하는데, 이 멜라닌세포는 멜라닌색소를 생산하여 피부색을 결정합니다.
2. 흑색종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흑색종은 주로 발생하는 위치와 조직검사 소견 등을 종합하여 크게 악성흑색점흑색종, 표재확산흑색종, 말단흑자흑색종, 결절흑색종 이렇게 4가지로 구분됩니다.
악성흑색점흑색종은 수십 년 동안 햇빛에 노출된 60~70대 노인의 얼굴에 주로 검은 반점으로 나타납니다.
불규칙한 흑갈색 반점으로 시작하여 점차 넓어지다가 사마귀처럼 튀어나오고 커지면서 헐거나 피가 나기도 합니다.
표재확산흑색종은 주로 몸통과 윗팔, 엉덩이, 허벅지 등과 같이 가끔씩 햇빛 노출이 되는 피부에 주로 발생하는 흑색종입니다. 30~50대에 주로 발생하며 갈색이나 검은색, 적색 등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크고 경계가 불규칙한 반점이 발생하며 점차 커지고 헐거나 피가 나기도 합니다.
말단흑자흑색종은 손발바닥, 손발톱에 잘 발생하는 흑색종으로 주로 검은색의 불규칙한 반점이 점차 커지면서 헐거나 피가 나기도 합니다.
결절흑색종은 어느 부위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처음부터 콩알 같은 덩어리로 나타납니다.
3. 우리나라의 경우 어떤 흑색종 종류가 가장 흔한가요?
서양에서는 표재확산흑색종이 가장 흔한 흑색종이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동양에서는 드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흑색종은 말단흑자흑색종으로 전체 흑색종 환자 중에서 70~80%를 차지합니다. 주로 손발바닥, 손발톱에 발생하는데
손발바닥에서는 처음에는 검은 점처럼 발생하여 점차 경계가 불규칙한 모양으로 커지고 점차 솟아올라 오면서 헐거나 피가 나기도 합니다.
손발톱에서는 처음엔 검은 줄무늬가 길게 발생하여 점차 손발톱 주변 피부에까지 검은색 반점이 퍼지고 이어 손발톱이 깨지거나 피가 나기도 합니다.
4. 흑색종은 좀 생소한데요. 최근 세계적으로나 우리나라에서도 증가 추세에 있나요?
그렇습니다. 서양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모든 암이 증가 추세에 있듯이 흑색종도 증가 추세에 있다고 볼 수 있고, 최근에는 병원에 빨리 오기 때문에 조기발견, 조기진단이 많아져 증가 추세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5. 흑색종의 경우 어떤 증상이 있나요?
상당히 커질 때까지 가렵거나 쑤시고 아프거나 하는 증상이 없습니다.
상당히 진행한 경우에는 피부 위로 솟아오르면서 피부가 헐 수 있고 다치거나 건드리면 피가 나고 딱지가 생기기도 합니다.
6. 흑색종은 모두 흑색, 즉 검은색인가요?
우리나라 사람에게 발생하는 흑색종의 경우 대부분은 갈색이나 검은색입니다. 흑색종은 색이 검어서 흑색종이라고 부르는데, 사실 자세히 보면 갈색, 검은색, 적색, 푸른색 등이 뒤섞여 색깔이 다양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드물게는 피부색이거나 약간 붉그스름한 색의 궤양으로 나타나거나 티눈처럼 보이는 두꺼운 각질형태인 경우인 무색소흑색종도 있습니다.
몸에 검은색으로 보이는 반점이나 덩어리, 궤양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흑색종인 것은 아닙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피부암인 기저세포암의 경우도 얼굴에 검은색 반점이나 덩어리 형태로 솟아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검버섯이나 노인성 흑자 등도 검은색으로 나타날 수 있어서 구별을 요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새로 발생한 검은 반점이 있다면 기저세포암, 흑색종과 같은 피부암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조직검사를 받아 보시기를 권유합니다.
7. 그렇다면 흑색종의 자가진단에 도움이 되는 피부 소견이 있나요?
흑색종을 자가진단할 때 단서들을 “ABCDE 규칙”이라고 합니다.
즉, A(Asymmetry)는 비대칭성을 뜻하는 말로 검은 반점을 좌우나 상하로 반으로 나누어 보았을 때 모양이 다른 비대칭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B(Border irregularity)는 병변의 가장자리가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 불규칙하게 생겼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C(Color variegation)는 색깔이 검은색, 갈색, 적색, 회색, 청색 등 다양한 색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으로 하나의 색이 아니라 두 가지 이상의 색으로 구성되어 있을 때는 더욱 흑색종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D(Diameter>6mm)는 점의 크기가 6mm 이상으로 크기가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E(Evolution)는 시간이 가면서 위로 돌출되거나 모양이 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Hutchinson 징후는 손발톱의 흑갈색 선이 손발톱을 벗어나 주변 피부까지 진행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손발톱 흑색종을 강하게 시사하므로 반드시 조직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8. 흑색종은 왜 발생하는 건가요?
흑색종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여 어느 한 가지로만 설명할 수는 없고, 몇 가지 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첫째, 서양에서 가장 흔한 표재확산흑색종과 악석흑색점흑색종은 자외선이 가장 중요한 원인입니다. 자외선이 강한 여름철마다 강한 햇빛에 노출된 경우, 특히 어릴 때 일광 화상을 입을 정도로 햇빛에 노출된 일이 많다면 표재확산흑색종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강한 햇빛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십 년 동안 꾸준히 햇빛에 노출된 경우는 악성흑색점흑색종이 잘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가장 흔한 말단흑색점흑색종은 주로 손발바닥, 손발톱에 발생하는데 이는 다치거나 하는 외상이 원인으로 생각되기도 하지만 뚜렷한 외상을 입지 않은 경우도 많아 그 원인이 확실치는 않습니다. 둘째, 모든 질환이 그렇듯이 흑색종도 유전적 인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즉, 부모나 형제 자매에게 흑색종이 있는 경우 흑색종의 발생률이 더 높습니다. 악성흑자흑색종과 말단흑자흑색종의 경우는 KIT라는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셋째, 흑색종은 인종적인 차이가 있어 피부가 흰 사람에게 더 많이 발생합니다. 넷째,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는 거대 선천성 모반(직경 20cm 이상)에서 흑색종의 위험이 높으며 어린 나이, 즉 10세 이전에 흑색종 발생이 많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거대 선천성 모반에 관한 전국적인 조사를 한 결과, 조사대상자 131명 중 3명(2.3%)에게 흑색종이 발생하였으며 발병 시 나이는 6세, 14세, 70세였으며 2명은 피부에서 1명은 뇌에서 흑색종이 발생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거대 선천성 모반에서 흑색종은 10세 이후에도 잘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장기간에 걸쳐 주기적 진찰을 시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9. 흑색종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흑색종은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습니다. 조직검사의 1차 목표는 흑색종의 최종 진단인데, 때로는 경험많은 병리학자조차 명쾌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정도로 진단이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일단 흑색종으로 진단되면 종양의 침범깊이(Breslow 두께)를 측정합니다. 이에 따라 임시로 임상병기가 결정되고 이에 따라 추가 검사 및 치료 원칙 또한 달라지는데, 예를 들어 이 침범깊이에 따라 수술 시 주위 정상 조직을 얼마나 포함하여 잘라낼지 또는 절단이 필요할지가 결정됩니다.
10. 전이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흑색종의 전이 여부를 알아보는 검사로는 흉부X선 검사, 초음파, CT, MRI,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림프관조영술 등이 있습니다.
11. 제 경우는 흑색종 몇 기인가요?
흑색종의 병기는 종양의 두께와 조직 침범 정도를 기준으로 0~4기로 나눕니다. 0기는 상피내암 단계, 1~2기는 피부에 국한된 단계, 3기는 국소림프절로 전이된 단계, 마지막으로 4기는 최초의 국소림프절을 넘어서 원격전이가 발생한 단계입니다. 이를 근거로 수술적 치료법이 결정되므로 병기 결정은 치료의 가장 중요한 첫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직검사와 전이검사를 바탕으로 먼저 임상병기를 결정합니다. 그에 따라 충분한 주위 정상 피부를 포함하여 종양을 제거한 다음 감시림프절생검 시행 여부가 결정됩니다. 이후 수술 시 떼어낸 조직과 림프절생검으로 채취된 림프절의 조직검사를 거쳐 최종 병기(병리병기)가 결정됩니다. 이에 따라 추가 치료법의 시행 여부가 결정되고 최종 생존율도 예측됩니다.
12. 어떤 원칙과 방법으로 치료하나요?
미국, 유럽, 일본 암학회의 원칙을 종합한 치료의 원칙은 그림7과 같습니다.
그 중 수술은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효과가 확실한 치료법입니다. 과거에는 흔히 종양 주위 5cm를 포함한 절제를 시행하거나 손발 흑색종의 경우 사지 절단과 같은 치료법이 시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광범위 수술과 주위 정상조직을 적절히 포함한 수술 간에 생존율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밝혀져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광범위 수술은 시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종양의 침범깊이인 Breslow 두께에 따라 수술 범위가 결정되는데 침범깊이에 따라 0.5~3cm의 주변 정상조직을 포함하여 절제하게 됩니다. 절제 깊이는 병변의 침범깊이에 따라 피하지방층의 일부를 포함하여 제거하거나 근막위 모든 피하지방층을 제거하기도 합니다. 주변 정상조직의 절제범위를 최소화하기위해 모즈미세도식수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13. 감시림프절생검과 림프절제거수술은 어떻게 다른가요?
감시림프절생검은 Breslow 두께가 1mm 이상인 경우와 일부 예외적인 경우에 시행합니다. 종양으로부터 림프액이 흘러가는 첫 림프절(들)을 감시림프절이라 하고, 이를 채취하여 조직검사를 시행하는데 이를 감시림프절생검이라고 하며 보초-또는 전초림프절생검으로도 불립니다. 흑색종은 다른 피부암과 마찬가지로 종양 발생 부위에서 림프액 경로를 따라 전이가 일어나게 되므로 감시림프절을 검사하면 종양의 초기 전이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즉 주의할 점은 감시림프절생검은 림프절 전이를 파악하기위한 검사법이지 치료법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방법을 살펴보면 종양 주위에 색소 또는 방사성 물질을 주사한 다음 그것이 처음 흡수되는 림프절을 확인 후 떼어내서 조직검사를 통해 종양세포의 유무를 판단합니다. 이는 전이 여부 확인에 사용되는 검사 방법(초음파, CT, MRI, PET 등)보다 훨씬 작은 암세포 전이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4. 감시림프절검사 또는 다른 검사에서 림프절 전이가 진단되면 어떻게 하나요?
감시림프절에서 종양세포가 발견되면 해당 부위 림프절을 모두 제거하는 완전림프절제거술(치료적 림프절제거술)을 시행합니다. 한편, 감시림프절생검 전에 이미 림프절이 만져질 정도로 커지거나 다른 검사에 의해 전이가 확인된 경우에도 완전림프절제거술이 필요합니다.
과거에는 전이 유무에 관계없이 전이 예상경로의 림프절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을 하기도 했지만, 림프절 전이를 확인한 이후 수술하는 경우와 비교하여 볼 때 생존율의 이점은 없고, 약 80%의 환자에서는 전이가 발견되지 않으므로 불필요한 수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수술로 인한 부작용이 흔하다는 의견에 따라 최근에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15. 수술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나요?
흑색종의 치료로는 수술 외에도 면역치료(인터페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와 최근 도입 단계에 있는 표적치료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방법은 모두 수술에 보조방법으로 사용되며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에 이용되는 이차적인 치료법입니다.
면역요법은 면역반응이 흑색종의 발병에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전이성 흑색종 치료에 이용되는데 현재까지 미국식품의약군(FDA)에서 승인을 받은 치료로는 인터페론-알파(3기 치료용)와 인터루킨-2(4기 치료용)가 있습니다.
항암요법제로는 다카바진(DTIC)과 시스플라틴 등이 단독 또는 복합요법으로 사용됩니다. 최근들어 ‘표적치료’ 또는 ‘세포치료’로 알려진 새로운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어 희망을 주고 있으며 속속 FDA 승인을 얻어 점차 사용되는 추세이지만 국내에서는 현재 임상시험 또는 도입 직전 단계입니다. 피부의 흑색종은 방사선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지만, 뇌나 뼈에 전이되어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또한 림프절절제술을 시행했을 때 이미 림프절 밖으로 세포가 퍼졌을 것이 예상된다거나 악성흑자점흑색종과 같이 수술 경계를 정하기 어려워 절제가 불충분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추가적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16. 왜 종양의 절제수술을 했는데 면역치료(인터페론치료)가 필요한가요?
절제수술은 육안 또는 여러 검사(초음파, CT, MRI, PET 등)에 의해 발견된 흑색종 덩어리를 제거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러나 최신의 검사방법이라도 직경 4~5mm 이하의 종양 덩어리는 발견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정 병기 이상의 환자는 육안 또는 검사에 의해 발견되지 않는 종양이 이미 신체 내에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 수술 이후 “발견되지 않는” 암세포를 없애기 위해 추가적으로 면역치료가 필요합니다. 병원마다 일부 다르기는 하지만 고위험군(최종병기 2기 B이상)에서 시행을 권장합니다.
17. 원격전이 또는 재발은 어떤 형태로 발생하며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하나요?
가장 흔한 전이 양상은 원래 종양 근처의 피부에 검은색 또는 갈색의 덩어리로 나타납니다. 림프절로의 전이는 근처 림프절로 나타나는데 가까운 곳을 건너뛰고 먼 곳의 림프절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원격전이는 먼 곳의 림프절과 폐, 간, 뼈, 뇌 등의 내부 장기에 발생하는데 침범되는 곳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나타냅니다. 전이가 발생한 경우 너무 실망하지 말고 여러 임상과의 전문가들과 만나 상담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전이의 경우도 처음 종양이 발견되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절제수술이 가능하면 수술을 시행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3~6개월 이상 변화가 없는 경우에는 완전한 절제를 통해 비교적 좋은 치료 결과를 보인다고 합니다.
18. 흑색종의 예후는 어떤가요?
흑색종의 예후에 영향을 주는 인자로는 전이 유무가 가장 중요합니다. 전이가 없는 종양인 경우 종양의 두께와 궤양 유무가 가장 중요하며, 생존율은 최종 병기에 따라 결정됩니다.
19. 치료 종료 후 어떻게 하나요?
모든 치료가 종료된 다음 환자는 일정한 계획표에 따라 병원을 방문하여 진찰을 받게 됩니다. 경과 관찰 기간은 최소 10년 이상이며 의사에 따라 재발이 더 늦게도 발생하므로 평생 동안 경과 관찰하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또한 재발의 발견과 새로운 흑색종의 조기발견을 위해 환자 자신에 의한 ‘자가진단’이 권장됩니다. 그 방법은 우선 전신이 비치는 큰 거울, 작은 손거울과 머리카락을 젖히기 위한 연필 등을 준비한 다음 손발 바닥, 손발톱, 두피와 등을 포함한 전신의 피부를 빠짐없이 매우 세밀히 관찰하는 것입니다.
자가 진단 이후, 이상소견이 발견되거나 1,2차 병원으로부터 정밀한 진단을 요하는 진단을 받았다면,
전문진료기관에서 보다 체계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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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생소한 병명이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