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이상하게 뭐만 잘못하면 축구건 농구건 야구건 감독타령하는데,
물론 중요하죠, 실질적으로 SK가 그룹차원으로 스포테인먼트를 추구하면서 프로스포츠팀들에게 많은 지원을 하기로 했고, 쌍방울 레이더스를 인수 후 SK로 재창단하면서 방황하던 팀을 '김성근'이라는 조련사를 영입해 단숨에 2000년대 한국야구의 맹주로 이끌었으니까요.
그런데 결국 야구는 선수가 하는 거고, 많은 분들이 알고 있듯이 농구 축구에 비해서 그만큼 감독의 영향력이 제한적입니다. 그 이유는 야구가 피지컬한 육체와 육체가 부딪치는 것 뿐만 아니라 멘탈스포츠적인 부분이 크죠.
투구와 공격, 그리고 주루와 수비 등 대부분의 플레이가 1초 내외에 가름이 나는 운동인데,
이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선수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시간들을 노력하고 고민합니다.
그만큼 선수 개개인의 역량과 워크에틱이 중시 되는 운동이 야구고, 그래서 개인적으로 우리 인생이랑 가장 닮은 스포츠가 야구라고 생각합니다. 젊어서는 농구가 좋았고 그래서 이 카페에도 가입했지만 30이 넘어가니까 농구보다는 다시 초등학교 때 좋아하던 야구가 좋아지더군요. NBA는 안 봐도 야구는 꼭 챙겨봅니다. 물론 꼴아 경기는 지난 주말 차일목 목침 사건 이후 안보고 있지만...
기아는 09년 우승 이후 계속 우승권이다 4강은 문제 없다 갸레발을 떨고 있지만 김상현과 최희섭의 부상, 그리고 유동훈 기량저하로 인한 불펜 붕괴 등으로 실제로 그 역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러면서도 11년의 이범호 영입 그리고 올해 다시 김주찬 FA 대박 영입으로 그 목표치를 꾸준히 우승에 맞추고 가고 있는데, 내실을 한 번 들여다 보면 한심하죠.
우선 젊은 선수 중 스텝 업 한 친구들은 안치홍과 김선빈 키스톤 콤비 외에는 전무 합니다. 제2의 김주형이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잠깐 있던 나지완이 그냥 저냥 터졌지만 얘도 대졸출신에다 기대치가 우선 굉장히 컸는데 거기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죠. 똑딱이로 점점 변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고 내년에 군대 가는데 제대 후에 어떻게 될지 상당히 불안합니다. 안치홍 김선빈도 병역 문제 해결이 안되어 있고,
2~3년 내 뽑았던 신인 중에는 투수고 타자고 정말 한 놈도 뭐 긁어 볼 만한 싹수 조차 없습니다. 정말 많이 봐줘서 홍재호 정도??? 그런데 재호도 87년 생으로 고려대 출신, 병역 문제 해결 안됐습니다. 빨리 답 안나오면 노망주 반열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포지션도 안치홍 김선빈 등하고 겹쳐서 애매하죠.
이범호 최희섭 팀 타선의 주축이 될만한 빅뱃들이 전부 나이도 많고 그에 따라 기량이 매년 뚝뚝 떨어지는 게 눈에 보입니다. 최희섭은 김상현 트레이드 전까지 용광로 같이 타오르다 그 이후로 홈런도 없고 쭉 페이스 다운... 이제는 그냥 단순 슬럼프가 아니라 이 정도가 실력이라고 보는 게 냉정한 평가 같아요. 이범호는 뭐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정말 11년의 이범호는 최희섭 김상현 없는 타이거즈를 먹여 살렸는데 어떻게 저리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신기하기 까지 하네요.
이용규도 무슨 슬럼프를 분기를 겪고 있네요. 저도 개막하고 1-2달은 원래 슬로우 스타터에 컨택 능력이 있고 야구를 알고하는 친구니까 올라오겠지 싶었는데 기량 저하가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소위 용규 쉬프트를 뚫을 해법도 못찾은데다 쉬프트에 너무 매몰된 나머지 원래 갖고 있는 기량도 잃어 버린 느낌입니다. 안타가 되고 안 되고를 떠나 빠따에 정타 되는 공이 없다는 건 얘가 지금 발란스도 망가지고 눈야구도 못하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포수쪽은 참담한 심정이라 할 말을 잃습니다. 차일목은 2루에 매일 체인지업이나 던지고 앉았으니 상대방 주자들은 1루만 나가면 과부집 문지방 넘듯 2루를 훔쳐내고 요즘은 심심찮게 3루도 가던데 이러니 투수들은 1루만 나가면 어버버버 볼질하고 앉았고, 서재응도 작년에 마지막 불꽃을 불 살랐는지 올 시즌은 꾸준히 배팅볼 던지고 있고 용병 두 마리도 못마땅...
김주찬 김선빈 최희섭이 동시에 미쳐 날뛰던 4월이 참 꿈만 같습니다.
할 이야기는 굉장히 많은데 요약하자면
1) 주전라인업의 고령화, 그러다 보니 기량저하
2) 신진급에서 튀어 나와주는 신예 선수가 전무
3) 고질적인 포수+불펜부분 해결 못함
4) 자랑하던 선발진도 양현종 빼면 속빈 강정
이걸 선감독 부임 후 그 짧은 시간 동안 해결하기란 굉장히 어렵다는 거죠. 함평은 제대로 돌아간 게 1년이 채 안되고 스카우터들이 까막 눈인가 이 기름진 광주팜에서 어떻게 유망주들을 그렇게 못 찾을 수 있는지 참 깝깝합니다.
일고 동성고 진흥고를 지역연고로 갖고 있는 팀이 이렇게 긁어 볼만한 유망주가 2군에 없다는 게 납득이 안 되죠.
전에 한화 이야기 하면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선수시장이 좁고 제한적인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유망주 키워내지 못하고 외부수급만 기다리는 건 골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기아는 사실 그렇게 많이 지른 건 아니죠. 임팩트 있게 딱 두 번 질렀을 뿐이지만...
지금 기대해 볼 건 윤석민이 말도 안되는 해외진출 같은 꿈일랑 접고 우선 다시 스텝업해서 양현종과 함께 안정된 마운드를 구축해야 합니다. 지금 KBO도 지배 못하면서 무슨 해외진출 같은 김정은 민주주의 통치같은 모순된 소리를 하고 있습니까. 나이 많고 돈 많이 받으면서 밥값 못하는 아저씨들 순차적으로 정리하면서 2군에 투자 많이 해야죠. 정 안되면 다른 팀 유망주들이랑 엮어서 트레이드라도 해봤으면 좋겠어요. 우리도 안쓰는 거 다른 팀에서 데려가줄런지는 모르겠지만 서도... 사실 1군 성적 보는 것도 암 걸릴 것 같지만 가끔 엠팍가서 2군 성적 보면 더 깝깝합니다. 세상에 2할5푼 치는 애가 우리 팀 2군 에버리지 리더에요. 투수들은 똥볼만 던지고 앉았고... 이래서는 큰일 납니다.
지금 당장 1군 성적 안 나오는 건 할 수 없는 거고 밑에 게시물에도 나와있지만 김성근 감독이 이야기한 '프로세스'가 현재 기아에 있냐 없냐를 봐야겠죠. 우리같은 팬이야 그런 걸 알 수 없고 나중에 결과물이 나와야 판단할 수 있는 거겠지만 서도...
한 가지 걱정 되는 건 요 몇년 드래프트에서 주구장창 대졸들만 지명해서 얼라들이 대부분 포텐보다는 즉전용들이 많아 얘들 1-2년 안에 싹수 안 보이면 방출 가능성이 높은데 지금 호남팜에 그렇게 가능성 있는 애들이 없는 건지 참 걱정 되ㅏㅂ니다.
첫댓글 한가지 수정할게있습니다. 에스케이의 모체는 쌍방울이죠..
뭔 생각일까요.... 감사합니다
롯팬이지만 어제 오늘 경기 보니 공감갑니다 ;; 나름 재미있게?? 하지만 안타깝게..... 잘봤습니다
공감합니다. 저는 기아의 문제점들 중에서 우승권으로 진입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 "포수"라고 생각합니다.
삼팬이지만 제가 본 기아 경기에서의 문제점은 글쓴분 의견에 크게 공감합니다. 한편으로 선감독 체제를 겪어본 입장에서 선감독의 문제점은 게임 플랜에 있다고 봅니다.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국내 최강급 선발로테를 갖고도 이번 트레이드에서 보였듯이 불펜 강화에 목적을 둔다거나 5할 승률에 초점을 맞춘다거나 하는 모습들요 물론 기아선발 로테가 지금 이름값만큼 하진 못하고 있다는건 사실이지만 선감독의 플랜도 한 몫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멘탈이 중요한 야구에서 자주 보이는 저게 뭐야 하는 표정의 썩소라던가 김상현 이종범 같은 팀의 지주 같은 선수들을 홀대하는 모습은 비판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언급하신 드래프트 역시 선감독이 삼성시절에도 대졸 위주의 픽을 했었죠.. 삼성팜의 부실함도 컸지만요.
근데 이 부분은 지역연고제로 다시 돌아오게 되면 비옥한 광주팜인만큼 나아질거라 보이고 부럽기도 합니다.
왠지 글을 보면서 한화가 생각났습니다..그래도..한화보다는 사정이 더 좋잖아요..힘내세요..한화는 근 몇년간 누굴 키웠는지....끽해봐야 오선진?
한화나 기아나 2군이 실질적으로 돌아간 게 1년 남짓 하니까요. 기아는 물방개가 뛰어 놀지언정 함평이라도 있으니까 픽은 쭉 했지만 한화는 5라운드 이후로는 전부 지명포기를 했던 게 차이점이라면 차이고... 한화도 이제 서산 굴러가니까 북일고랑 청주기공 애들 잘 뽑아다 사람 만들어야죠...
글 잘봤습니다~^^ 저도 공감이가네요
그런데 중간에 용병 두마리라는 말은 조금 거슬리네요~^^
순화시킬 필요가 있지않나 싶습니당
두 마리는 뭐 크게 비하 의미는 없고요 그냥 나름 귀엽게 표현해 본 겁니다.
비하로 보일 수 있으니 수정을 하시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대부분 캐공감이에요. 이번 시즌 정신 건강을 위해서 워워~ 하면서 엔씨와 넥센을 응원할려고요
저는 우리 혈맹 한화 볼랍니다... ㅠㅠ 기아 보느니 그래도 조금은 중립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한화 보려 합니다.
오늘 경기보고 멘탈이 조각모음도 불가상태 ㅠㅠ 그래도 아직 5할입니다...믿어보려구요....
저도 5할이니 시즌 새로 시작하는걸로 다시 응원하렵니다, 내일 직관도 갈거구요...전 선감독 믿습니다. 기아와서도 많이 바뀌셨고. 솔직히 4월에도 어느정도 보여줬자나요. 거기서 문제점 보완도 착실히했는데, 이렇게 연쇄적으로 무너지는건 정말 어쩔수 없네요...어쨌든 투수력이 기본이 되니까 추스르면 언제든 반등은 될거 같습니다. 돈은 썻지만 목표는 조금 부담없이 4강으로 가져가구요...09년 우승했지만 사막이 되어버린 팜...이제서야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으니, 진짜 조금 더 길게 보고 가야겠지요....지금 엠팍이나 호사방 보면 짜르자는 의견도 있지만. 여기서 또 짜르거나 감독 흔들면 다시 암흑기 오는겁니다...
엘지가 축적해왔던 문제들을 기아팬분에게서 보네요~
아시겠지만 신진세력이 없으면 바로 암흑기 들어가는게 야구입니다.
베테랑의 의존도가 가장 높았던 팀이 LG였었고 FA영입 통해서 더 가중됬었죠~
그러다가 김기태 감독Era 오면서 영건들이 이제 터지기 시작한겁니다.
작년까지 정의윤, 오지환, 김용의... 솔직히 1군 주전감이 아니었습니다...
기아도 육성을 해야합니다.. 지금 힘들지만 육성하지 않으면 10년 암흑기 걷히질 않습니다..
대신 육성하면 10년 플옵단골 되는거죠~
공감가는 말들이 참많이 있네여. 이제 지역연고 드래프트 열린다면 유망주 육성에 관해서는 어느정도 해결될거라 생각됩니다.
또한가지 문제점은 프렌차이즈 스타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종범선수의 은퇴로 인해 순수한 타이거즈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석민이나 현종이등은 아직 어리고.. 진우같은경우도 오랜기간 자리를 비웠고..
상훈이등 몇몇선수들은 실력이 좀 뒷받침 되지 못하고요... 용규나 희섭이 등은 순수타이거즈가 아니라고 봐도 무방하지요...
지금 기아의 어린 선수들은 선동열 이순철등 코칭스테프의 경기를 보고 자란세대가 아니라 이종범 장성호등 그런선수를 보고자랐으니 얼마만큼 존경심이 있는지도
모르는 현실
이구여.. 이럴때 프렌차이즈 스타가 있어줌으로써 팀을 다독이고 한방향으로 나가는데 매우 중요한 역활을 해줄수있는데 없는게 문제지요...
종범선수야 나이가 있으니 1~2년 앞당겼다고 생각해도 아쉽지만... 장성호선수는 참으로 아쉽네요... 잘해주는 고참선수가 있어야 합니다...
이건 향후 몇년간은 없다고 봐야되겠지요...
기아의 현실 참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