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 수봉배달메
허수의 아빤, 들판에서 동쪽으로 달리고, 서쪽으로 달리며 "빵빵 뽕뽕" 경비 서는 경비원. 해가 떠도, 달별이 떠도 쉬는 날 없이 들판에서 매일 매일 24시간 "빵빵 뽕뽕" 경비만 선다 막대기에 헌옷 입히고 눈, 코, 입, 귀 쭉쭉, 대충대충, 그려 태어났지만, 누구보다 양심적이고 책임감만은 강하단다 눕고 앉고 싶은 때 많건만, 구경 다니고 싶은 때 많건만, 뼛속까지 햇볕 쏘는 날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우리 아버지처럼 말없이, 말없이 근무 한다 밭주인 없는데도, 참새도 없는데도, 고양이란 놈이 갖고 놀던 거무스름한 밀대모자 푹, 쓰고는 꾀부리지 않고, 품바처럼 폼 잡고, 한결같이 경비만 선다 선한 이가 다가서면 “빵긋 !" 하고, 윙크하며 벌린 두 팔, 힘줄 서도록 불끈 힘준 채, “못가!” 하고는 친구하자며 가로 막는다 아, 들판에서 혼자 일하시는 우리 아버지가 생각나는 날이다. 2026. 7.11
위에서, 수봉배달메의 본명: 김상철(대야초 38회) 허수의 아빤: 허수의 아빠는(허수아비는) 동쪽으로(도) 달리고, 서쪽으로(도) 달리며: 이리 저리 뛰어 다니며
*올해 6월 중순경에 산골마을 지나다가 허수아비가 없는 당시 밭에는 참새들이 날아다니고 있었지요, 그런데 약 5분여 가니 그곳의 밭에는, 허수아비가 세워져 있어 그런지, 거기의 밭에는 참새가 정말 없는 것 같더라고요. 2km 쯤 떨어진 허수아비가 세워지지 않은 밭에선 참새들을 보았는데 말이요. 그래서 저는 생각하기를, 허수아비는 서있는 것 같아도, 자기를 태어나게 해 준 조물주(밭주인)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실제는 서 있지 않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철저히 경비한다 생각했답니다. 그렇게 열심이 지키기에 그 밭엔 참새가 못 왔을 거라 생각한거지요. 그간 그러는 걸 못 보는 이유는 어느 누가 말하기를, 그건 눈에 보이는 건만 보는, 그래서 자기 중심적으로만 판단하는 인간의 본능 때문이라 했는데 말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