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위해 기도하지 않는 부모가
세상 천지 어디 있으리요만
그 동안
몸은 돼지 우리안
마음은 하늘을 향하여
묵언의 기도 끝에
그대로 이루어 주시는 것을
아들의 치과개원을 통하여
눈물 겹도록 감사했습니다
내일이면
개원 한 달 째
사람의 얼굴을 볼 때
이빨 먼저 보게 되고
비가 오는 날은
손님이 오지 않을까!
짚신을 팔려 나간
아들 걱정하는
어미 마음을 고스란히 겪게 되고
아들 병원 개원 첫날
명함을 한 케이스
받아 가방에 넣고 선
등촌 칼국수를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
우리 연배 쯤 보이는 아줌마 둘이서
이가 아파 치과에 가봐겠다는
소리를 듣는 순간
나의 온 몸이 그 짝으로 쏠리면서
먹던 칼국수고 뭐시고
벌떡 일어나
ㅡ저 안녕하세요?
바로 옆 농협 이층
새로 개원한 치과 엄마인데
함 가 보실래요! ㅡ
어떨결에 말하고선 명함 두 장 드리고
파리바게트에서 빵 사고 두 장
떡 집에서 떡 사고 두 장 돌리고는
얼마나 심장이 뛰던지
돼지를 키우고 말지
당췌 이 짓은 못할 짓이그만
임플란트 하나 심는데
돼지 두 마리 값 밖에 안되는데
손가락 계산을 해도
내가 훨 낫겠다는 생각에
계산 해 보기 이전 보다
쪽이 덜 팔렸는데도
사랑의 시작은
쪽팔리기 시작할 때부터라는데
명함은 가방안에 그대로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높으신 분을 알리는
전도 하신 분들의 낮아지고 낮아지는
겸손함을 깨달아 알게 하시는구나
싶어
그 동안 우습게 바라봤던 것을
회개하고
또한
내년 5월에 정리하기로 했던
돼지농장을 나 사는 동안
천직이려니 생각하고 다시 거두었습니다
거의 일년 동안 해외여행 다니고
놀자놀자
손 놓고
머리로만 관리를 했더니
돼지 출하 두수가 26% 감소 했다는 거
나의 타고 난 소질이
돼지 키우는 박사라면
감사한 마음으로
하늘의 뜻으로 받아드리고
몸이 움직일 때까지 일을 하자 결심했습니다ㆍ
희안하게
돼지 똥 냄새는
그 은은함이 우러나는
금목서 꽃향기로 만들었다는
샤넬향수와 같고
돼지 콧구멍은 나팔꽃
돼지 똥꼬는 홍매화
돼지 붕알은 하트모양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돼지와 함께 있으면
쑤시던 삭신도 언제 그랬냐듯
가뿐하기만 합니다
무엇보다
햇빛에 쓰는 글이 빛은 나겠지만
별빛에 쓰는 글 보다
반짝거림이 없다는 걸
느꼈습니다ㆍ
반달의 기도 / 윤슬하여
비가 오면 그나마
반도 볼 수 없지만
전부보다
절반만을 보여 준 당신이
아름다운 이유는
나머지 반을
기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반달의 기도
윤슬하여
추천 5
조회 444
23.09.24 21:18
댓글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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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님의 귀한 아들이 치과를 개원했나 봅니다.
접때 어떤 영화에 닥터김이라는 의사가 나오더군요.
의사들끼리는 그리 부르나 봅디다.
성을 모르니 제 맘대로 장씨라 여기고 아드님을 닥터짱이라 부를랍니다.
탈렌트처럼 생긴 아드님에게 입 벌리고 치료받는 아주머니들은 행복할 겁니다.
행여 침까지 흘리는 사람은 없었으면 하네요.
닥터짱 화이팅!!^^
ㅎㅎ 오매나
우리아들이 닥터김인데
수년 전
아들이 대학병원에서 레지던트 하고
있을 때
임플란트 뽄을 뜬다고
입 꽉 물고 있으라 했는데
아고
입 쩍! 벌리고
그 사이 잠 들어버려
다시 했던 기억 ㅎㅎ
아들개업,
돼지거둠 계속
둘다 축하드립니다.
네네
처음 뵌 분포님 축하 감사합니다
병원에서도 처음 내원 하신 분을
더 반갑게 안내 하더라구요 ㅎ
평강 하시구요
걱정도 팔자라는 말이 딱 맞네요 ㅎ
지금은
돼지황후가 돈을 많이 벌지만
안아프게 이빨치료 잘한다 소문나기 시작하면 완전 역전됩니다
돈사는 점점 환경규제에 시들해지고
치과는
노령화시대에 임플란트 황금기를 맞이할거예요
어머나!
안그래도 어젯밤에 남편과 똑같은
대화를 나눳는데요
동물보호법과
환경규제 때문에
돼지 사육 두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곧 시행할 듯요
확실히 다르세요
글을 읽고 어마나~~~힘든 공부에 개원까지...
댓글을 보면서도 내 입가엔 흐믓한 미소가 번지네요
윤슬하여 닉이 넘 맘에 들고 글도 잘쓰시고
어째든 축하 드립니다
빛나라여사님!
닉 참 정스러워서
입가에 미소가 돋습니다ㅎㅎ
첨 뵙지만
반갑고
감사합니다 ㆍ
어쩜 글도 맛있게 잘쓰실까요..
아드님 치과 개원 축하드립니다.
고령화 시대에 전망이 좋은 직업이네요..
저는 아들이 한의원 할때에
병원 앞에서 물티슈 돌리며
인사 많이 했어요.ㅎㅎ
지금은 집에서 멀어서 못하지만
어미가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인들 못하리요...ㅎㅎ
거듭 축하드립니다..^^
후후
샤론님이 선배시네요
제 심정을 누구보다
잘 헤아리실 것같군요 ㅎㅎ
밥 안먹어도 배 고픈 줄
모르겠고
무단히
내 아까운 아들 고생시킨 것같고
생명공학 전공하고 싶어했는데
그 때만 해도 돈 되는
치의학과 가라고
회유했거든요 ㅎㅎ
한 달이 지나고 나니
안심이 됩니다
"장하다 내 아들!"
읽다가 눈물이 그렁그렁~
어머니의 마음이 어떤지
전해져요.....
아드님 개원 축하드리고
앞으로 백퍼 승승장구!!
로란님 반가워요
간혹
아자마켓에서 뵙던 차에
더 반갑습니다
새로운 세계에 도전해 보라!
다른 세상이 보일 것이다
딱 맞는 것같아요
밖에서 보는 병원과 의사
보기에 좋았더라지
들어가 보면
의술은 물론이거나
친절과 정직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실패해요
로란님 추석명절 잘 보내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