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훈 선수의 화려한 은퇴식 이후 꼭 1주일.
신태용 선수의 쓸쓸한 은퇴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장종훈 선수의 은퇴식을 보며 감회에 젖던 아련한 기분이
신태용 선수의 은퇴를 보면서 괜한 질투와 한숨으로 바뀌고 마는군요.
하고픈 말은 많지만,
지난해 말에 스포츠서울에 기고했던 글을 다시 올리는 것으로
갈음하려 합니다...
[서형욱의 사커피버] 장종훈과 신태용
스포츠서울 2004년 12월 31일자
장종훈(37)은 한국 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대선수다. 지난 87년 고졸 연습생으로 빙그레(현 한화)에 입단한 뒤 이제까지 모두 두 번의 MVP와 세 번의 홈런왕을 차지했다. 특히 홈런을 쳐내는 능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해서 88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15년 동안 매년 두 자리 수의 홈런을 터뜨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90년대초 출간된 일본 야구만화의 한글판 제목이 ‘4번타자 왕종훈’이었다는 사실은 당시 그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역대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인 장종훈의 또다른 자랑은 그가 18년 동안 한화 한 팀에서만 뛰었다는 사실이다. 팀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그는 오는 2005년, 우리 나이로 서른 여덟살이 된다. 하지만 소속팀 한화는 현역으로 뛰고 싶다는 장종훈의 의지를 존중해 재계약 방침을 확정, 연봉 협상을 준비 중이다.
신태용(34)은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다. 지난 92년 성남 일화에 입단한 그는 이 후 팀이 두 차례 리그 3연패(93년~95년, 2001년~2003년)를 차지하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신인왕과 득점왕은 물론, 시즌 MVP도 두 번이나 차지했고 베스트11에는 무려 아홉 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이제까지 모두 99골을 터뜨려 통산 득점 순위 5위에 오른 그는 도움 부분에서도 역대 최다인 68개를 기록해 1위를 달리고 있다. 더욱이 신태용은 지난 13년간 한 팀에서만 뛴 유일한 K리그 선수라는 점에서 한층 더 돋보이는 존재다. 하지만 신태용의 연말연시는 착잡하다. 야구의 장종훈이 재계약을 준비하는 동안 그는 소속팀으로부터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한 채 13년간 온몸을 바친 팀에서 밀려날 위기에 몰려있다. 신태용은 올해 말까지 소속팀 성남과 입단 계약을 맺지 못할 경우 프로연맹 규정에 따라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프로 인생 전부를 바친 성남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길 원한다.
신태용은 지난 13년간 성남에 6번의 리그 우승을 안긴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성남 팬들은 신태용을 통해 성남의 화려했던 과거를 추억한다. 성남이 팀을 상징하는 대스타를 단지 노쇠했다는 이유만으로 용도폐기 한다면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으로서의 위상을 스스로 갉아먹는 일이 될 것이다. 21년간 AC밀란에서 활약중인 파올로 말디니가 은퇴하게 되면 팀은 그의 등번호 3번을 영구결번 처리하는 것으로 프랜차이즈 스타의 과거를 기념할 예정이라 한다. K리그에서 이런 장면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팬들은 신태용이 성남 일화의 유니폼을 입고 통산 100골을 달성하는 장면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ps. 이 글이 작성된 이후, 신태용은 결국 100골을 채우지 못한 채 한국을 떠났고 호주 프로리그에서 '용병'으로의 삶을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입은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그는 소속팀 발표를 통해 은퇴가 결정된 모양이다. K리그를 대표하던, 그 '신 태 용' 선수가... 말이다.
이럴때면, 아무리 꺾어 눌러도,
팔이 안으로 굽을 수가 없다.
프로축구단과 프로축구연맹은,
프로야구단이나 한국야구위원회를 따라가려면
아직도 갈 길이 한참 먼 조직들.이란 생각을,
쉽게 지워낼 수가 없으니...
드래프트 문제도 그렇고 신태용 선수도 그렇고...
요즘 K리그 참 텁텁...허네.
동감가는 글입니다 웬지 가슴이 아련하네요
전남의 김현수선수가 보이지 않길래 알아보니 크로아티아에 있더군요
구단에서는 아무 말도 안해주고 거기서 새로운 도전을 한대는데 구체적인건 모르겠고
갑자기 신태용선수 생각하니 김현수선수도 생각나고 답답합니다
첫댓글 오오, 김현수선수 소식은.. 이제야 알게되었네요..-_-b 왜 안보이나 했는데...ㅠ.ㅠ 장종훈선수 은퇴경기는 참 인상적이였는데, 신태용선수는 그럴수가 없는걸까요??ㅠ.ㅠ
영구결번 할 번호가 아까워서 그렇겠죠 뭐~ 돈도 많으면서 성남....
이건 연맹이나 축협의 문제가 아니라 구단이 문제입니다. 솔직히 저런정도의 대선수는 보유한 구단의 재산입니다. 그 구단의 역사와 전통을 말해주는 선수죠. 그런 대 선수에게 은퇴부터 지도자까지 잘 대우해주면 후배선수들과 팬들이 얼마나 더 좋아할지 모르는... 비지니스감각이 0점인...거지하면 딱 알맞은 운영진이죠
진짜 쓰고, 본문 또 읽어도 더 화가 나네요. 어찌 저런 마인드를 가진 구단운영진이 그 자리를 계속 차지하고 있는지... 스타가 구단에 소속되면 그 스타의 팬은 저절로 그 소속구단의 팬도 된다는 이치도 모르는 병ㅅ 들... 때려치우고 k1이나 해라.. 상대선수가 졸라 패주게..
아직 우리나라는 스타마케팅이 걸음마 수준임;;ㅠ.ㅠ
신태용선수..역대 k리그 4대용으로 뽑아도 손색이 없는데..
이런 글은 널리널리 퍼져라~
일화시절 장난 아니었는데.....
신태용은 일화에 입단해서 프로생활을 모두 일화에서 보냈죠. 근데 일화는 신태용주장을 2004시즌 끝나고 재계약포기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