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가 되면 축구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어떠한 선수가 이적해 오는가에 대한 설렘으로 신경을 곤두세운다. 한국 선수들의 움직임에 물론 더욱이 바짝 신경을 쓰지만 먼 이국땅에서 한국과 인연을 맺고 다가오는 선수들에 대한 움직임에도 적잖은 관심을 보인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 한국 팬들은 많은 것을 알 수는 없다. 구단에서 공식 발표하는 선수의 프로필이 전부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매년 좋은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는 대구가 올해도 역시나 특급 브라질 용병으로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그 멋진 활약의 주인공, 대구FC 루이지뉴(22, 대구)를 만나보자.
화려한 기록의 사나이, 한국 그라운드에 서다
‘2005년 브라질 1부 리그 산토스 입단해 상파울로컵, 파울리스타컵, 브라질컵 등에 총 61경기 출전하였으며 33골을 기록하는 등 화려한 드리블과 스피드를 겸비한 선수.’
위의 내용은 루이지뉴 선수의 입단 당시 대구에서 보도한 그의 프로필이다. 브라질 청소년 대표 또한 선발되어 더욱이 기대를 낳게 했던 연초. 자연스레 축구팬들은 대구의 삼바 특급 루이지뉴에게 집중했다.
그는 브라질 산토스 팀에서 활약하다 이파팅가팀으로 임대되었었다. 임대된 팀에서 6개월의 짧은 시간을 보내고 그는 한국행을 결정, 한국 그라운드에 서게 되었다.
“제가 소속되어 있었던 산토스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응원해오던 팀이었고 축구 선수가 된다면 당연히 산토스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할 만큼 저에게는 특별한 팀이었어요. 그래서 9살 때 산토스 유소년 팀에 입단해 작년 말까지 10년 이상을 산토스와 함께 했죠. 펠레의 팀으로 유명한 것 아시죠? 펠레뿐 아니라 그 외 유명한 선수들을 많이 배출한 팀이에요. 그래서인지 클럽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고 수준 높은 선수들과 코칭스텝들 또한 좋은 팀을 만들어가는 원동력이자 제게는 가장 큰 배움의 바탕이 된 거죠.”
12년이면 강산이 한 번 변하고, 또 한 번의 강산이 탈바꿈하기까지 5분의 1이 지난 시간. 선수로써 안일한 마음을 먹고 있지 않다면 분명히 변화가 필요했음을 그도 느꼈을 것이다.
변화를 찾기 위해 한국에 오기 전 그는 이파팅가 팀으로 임대를 단행했다.
“제가 구단에 요구했어요. 아시다시피 산토스는 많은 유망주들이 자라나고 있고 포지션 중복 등으로 제대로 기회를 가질 수가 없어요. 선수라면 당연히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하잖아요. 그래서 풀타임으로 뛸 수 있는 이파팅가팀으로 옮겨가게 되었죠.”
“제게 그렇게 특별한 팀이고 소중한 인연을 맺은 팀이지만 12년이라는 긴 시간을 산토스에만 있다 보니 우선적으로 생각이 많은 들었던 것이 팀을 벗어나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그러던 중 가장 먼저 대구FC에서 연락이 왔어요. 한국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많은 들어왔고 또 알고 있었기 때문에 주저 없이 한국행을 선택했습니다.”
주저 없이 다른 세상과의 소통을 선택한 청년. 1985년생, 나이라는 숫자에 비춰볼 때 그는 아직 어린 선수이다. 그러나 꿈을 위해 망설임 없이 다른 세상을 선택하고 도전함에 있어 그는 결단코 어리지 않다.
동글동글 축구공과 친구가 되다
축구의 나라 브라질. 다양한 축구 교육 시스템이 발달해 한국 선수들 또한 축구 유학지로 선호하는 나라에서 그는 태어났다. 자연스레 축구를 접하게 되고 축구공과 만났다. 말 그대로 자연스러운 동기 유발에 의한 축구와의 인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한 계기라는 것보다 말씀하셨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축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거의 걸음마를 떼기 전부터 공을 가지고 놀았고 그러다 걷기 시작했고, 그리고선 동네에서 친구들과 공을 차고 놀았지요. 강압적이었다거나 누군가의 의견에 의해 축구를 시작한 것이 아닌 그저 축구와 친구가 되어 평생 함께 할 것을 약속하고 지금 축구와 함께하고 있죠.”
그저 친구인 축구를 통해 그는 자국의 청소년 대표로써도 좋은 활약을 펼치며 인정받았다.
“17ㆍ19ㆍ21세 국가대표에 선발되었었어요. 공격형 미드필더와 센터포워드로 출전했었죠. 지금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호빙유, 디에고(FC포르투) 등과 동고동락했고 친했어요. 지금 포항 감독으로 계시는 파리아스 감독님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청소년 대표팀에 있을 때 제게 많은 영향을 주시고 가르침을 주셨던 선생님이세요. 항상 공격수로써의 공격수다운 모습을 주문하셨어요.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나라의 대표로 뛴다는 것이 단순히 기분 좋은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대표로써 출전하는 것이니까 부담도 크고 좀 더 긴장하게 되는 자리인 것 같아요.”
K-리그 선수로써의 6개월이 흐르고
1월 5일, 대구FC는 공식적인 선수 이적을 알렸다. 이후 8개월, 그는 얼마나 한국 축구에 적응하고 대구라는 팀에 스며들어 있을까?
“브라질에서 공식적인 프로 데뷔경기를 가졌지만 한국에서의 데뷔경기는 또 달랐어요. 어느 경기든 마찬가지지만 상당히 긴장되고 설레었다고 할까요? 그러나 데뷔 경기에서 좋은 결과는 얻지 못했어요. FC서울과의 원정경기였는데 2골을 허용하면서 패하고 말았죠. 경기내용도 별로 좋지 못했고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하지만 경기를 지고 난 후 한번 해보자는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무언가 동기부여가 된다고 하면 맞을까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겨울에 한국을 찾았는데 어느덧 여름이네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서먹했던 동료들과의 모습들은 모두 사라졌어요. 동료들과 많이 친해지고 한국생활도 익숙해져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들어요.
그는 올해 컵대회에서 득점왕을 자치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정규리그와 병행되었던 컵대회에서 유독 좋은 활약을 펼친 그. 2 ~ 3년차 배태랑 외국인 선수들을 제치고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에게 수상 소감을 물었다.
“운이 많이 따랐다고 생각해요. 동료들의 도움이 가장 크지요. 동료들의 도움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축구가 아니잖아요. 이번 컵대회 득점왕 수상 또한 저 스스로의 능력으로만 된 것이 아니라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동료들에게 감사해요.”
“한국에 나름대로 빨리 적응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었고요. 한국 선수들을 만만히 보아서는 안돼요. 수비수들은 브라질과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스피드는 더 뛰어나죠. 좀 더 많이 뛸 필요가 있고 영리해질 필요가 있어요.
컵대회 득점왕 이후 상대팀들의 견제가 더욱 심해졌어요. 후반기에는 더욱 힘들어질 것 같아요. 하지만 충분히 이겨낼 자신이 있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기억 속의 기억을 꺼내다
2007년 K-리그가 시작된 지 어언 4개월의 시간이 흐르고 잠시 휴식기를 갖고 있다. 4개월이라는 시간동안 그는 많은 경기에 출전했고 K-리그 팀들과 만났다. 브라질에서 많은 경험을 가지고 한국에 온 그이지만 K-리그는 절대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성남과 전기 마지막 경기를 치렀었어요. 팀 동료인 에닝요, 셀미르와 전반을 마치고 나오면서 ‘성남은 브라질 최고 팀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며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어요. 정말 탄탄하고 능력 있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아마도 가장 K-리그에서 경기를 가졌던 팀들 중 가장 까다로운 팀이 아니었나 싶어요.
하지만 반대로 자신감이 붙는 팀도 생겼답니다. 울산 현대와 경기를 가지면 플레이하기가 수월해지는 것 같아요. 좋은 선수들도 많고 또한 많은 능력이 있는 팀이지만 올해 우리 팀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었고 또한 제가 골도 넣었고요. 울산은 다음과 경기해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기라… 4월에 있었던 수원과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1 : 0으로 지고 있다가 후반 종료 직전에 동점 헤딩골을 넣었는데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어요.
아시다시피 수원은 국가대표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자금력도 좋은 구단이라 알고 있던 터라 사실 지고 싶지 않았거든요. 다른 팀과의 경기를 가질 때도 물론 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뛰진 않겠지만요.”
그와 함께 대구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또 다른 한 선수가 있다. 바로 이근호이다.
잠시 그가 주춤했을 때 이근호는 위기의 대구를 구해내어 주목 받고 있다.
그에게 또래의 젊은 K-리그 선수들 중 가장 눈에 띄는 능력을 지닌 선수가 누구냐 물었다.
“이근호가 단연코 최고죠. 나이는 어리지만 굉장한 자질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정말 큰 선수로 성장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한 믿고 있어요. 다른 팀의 선수들은 잘 지내보지 않아 모르겠어요.
대구에 이근호 선수를 포함해 다른 선수들도 참 좋은 선수들이 많아요. 하대성, 김영무, 문주원, 최종혁 등 앞으로 K-리그를 이끌어갈 준비된 선수들이 있지요. 멋진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 생각해요”
사랑을 속삭일 그녀를 만났습니다
터키에서 가졌던 전지훈련을 마치고 그는 바로 브라질로 날아갔다. 사랑하는 그녀와 백년가약을 맺기 위해서였다. 2살 연상의 아내와 알콩달콩 예쁜 사랑을 만들어가는 그에게 가족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올 2월에 터키전지훈련이 끝나자마자 바로 브라질로 날아갔어요. 그녀에게 사랑을 약속하기 위해서였죠. 2월 8일 우리는 그렇게 부부가 되었답니다.
제 아내는 산토스에서 같이 축구를 했던 친구의 여동생이었어요. 또 아내의 아버지가 바로 산토스 2군 유소년 팀 감독이시고요. 그러다 보니 자주 서로 얼굴을 볼 기회가 잦아졌고 자연스레 친해지게 되었죠.
좋은 인연을 맺게 되었고 제가 저와 함께 해 달라고 프로포즈를 했어요.”
“브라질이 그립긴 해요. 가까운 곳이 아니잖아요. 가고 싶지만 여기 생활에 적응해야죠. 아내가 옆에 있어서 견딜만해요. 영원히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무엇보다 구단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셔서 한국 생활이 고되지 않아요. 만약 한국 생활이 고되고 힘들었다면 당장 브라질로 돌아가고 싶었겠죠. 워낙 구단에서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아주셔서 그야 말로 퍼펙트 한 생활을 하고 있어요.
한국 사람들도 다들 친절하게 대해주시고 무엇보다 안전하고요. 구단에서 아내와 저를 위해 아파트를 지원해주시고 차를 지원해주셨어요. 둘이 살기엔 너무 넓은 집이라 가끔 썰렁하긴 해요.(웃음) 지내는데 불편함이 없다보니 그리 크게 고향 생각이 나진 않는 것 같아요.”
다시 뛰는 2007년 K-리그
8월이 되면 K-리그는 다시 팬들의 곁으로 돌아온다. 잠깐의 휴식기를 마친 팀들, 과연 어떠한 변화로 팬들을 놀라게 할 것인가에 대해 벌써부터 기대를 감출 수 없다.
새로운 마음으로 또 한 번 K-리그를 향해 도전하는 그에게 앞으로의 꿈과 대구에 관해 물었다.
“이제 K-리그에 대한 적응은 끝났어요. 좀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6강 플레이오프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축구 선수로써의 꿈이라… 전 현실주의자여서 현재의 꿈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 팀의 6강 진출과 우승이에요. 좋은 성적을 낸 후에 연말에 다시 한국에서 인연을 맺고 뛰고 싶어요. 그 뒤는 나중에 생각하고 싶어요. 현재 제가 원하는 것,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과 우승만 생각하고 싶어요.”
“에닝요와 하대성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참 좋은 패스들을 많이 해줘요. 동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팬 분들에게도 그렇고요.
제가 장난 끼가 많은 편이거든요. 리그가 시작되면 제가 나름대로 멋진 골 세리머니를 준비해서 팬 분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고국을 떠나 먼 이국땅에 온 루이지뉴. 분명 쉽지만은 않은 선택으로, 마음가짐으로 한국을 찾았을 것이다.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누구보다 큰 꿈과 현실에 맞는 이상으로 살아가는 그에게 축구는 절대 변치 않을 좋은 친구이자 동반자일 것이다.
자신의 골로 팀을 위해 응원하는 팬들에게 보답하고, 더 나은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기대와 설렘을 가진다.
삼성 하우젠컵 2007 이후 조금 주춤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는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를 향해 환호하는 대구의 팬들을 위해서 그는 쉼 없이 상대의 골문을 향해 희망의 슈팅을 쏘아 올린다.
“상당히 빠르고 기술이 좋은 K-리그에요. 상당히 수준 있는 리그라고 생각해요. 공격에 있어서는 아직 창조적인 모습들이 덜 보여 지고 있지만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한국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맘껏 펼쳐보였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아마 팬 분들도 원하시고 선수들 또한 원하는 축구가 펼쳐지는 K-리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대구 팬 여러분들께 항상 감사하고 또 고마워요. 정말 최고의 서포터즈라고 생각합니다. 브라질에서는 경기에 이겼을 때 모두 당연하듯 박수를 보내고 졌을 때는 야유를 보내고 그러거든요. 하지만 대구 팬들은 승패에 상관없이 격려해주시고 끝까지 성원해주시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그 성원에 꼭 보답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경기장 찾아주셔서 함께 응원 해주세요. 분명히 팀 선수들 모두 더 좋은 모습으로 팬 분들께 보답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6강 플레이오프 파이팅!!”
첫댓글 케이리그는 멋진 용병들이 많은듯..ㅋㅋㅋ
와.. 루이지뉴가 브라질 청대 엘리트코스밟은 선수구나 ㄷㄷㄷ
어디서들 이렇게 잘 데려들 오시는지...
겨우 85년생 ... 플레이는 노련미 그 자체던데. 정말 올시즌 데얀 데닐손과 함께 최고의 용병임.
귀화해라
청대경기는 국대경기에 포함되지 않고 ( A매치 아니죠 ) 또 국대에 뽑혔었더라도 국대경기 경험없으면 뽑혔었어도 귀화 후 한국국대출전 가능 그리고 귀화는 뭐 ... 경험 있어도 할 수 있죠
청대는 청대 매치에만 포함되고 A매치는 포함안되요.. 올림픽라도 뛰었다면 모를까..
용병보는눈은 정말 본좌급 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