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지 벌써 8년. 상대 선수와 네트를 마주할 때마다 어깨를 짖누르던 긴장감도, 시상대 위에 오르며 북받치던 감격과 설레임도 이미 오래전 이야기로 느껴진다. 그러나 여전히따라다니는 ‘탁구 여왕’이라는 말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85년 고교(부산 계성여상) 1학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돼 ‘녹색 테이블의 신데렐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현정화(33·한국마사회코치). 그녀는 요즘도 긴장의 끈을 한시도 놓치 않고 살고 있다. 어머니로, 아내로, 학생으로…. 세계 탁구선수권대회 전종목 석권의 신화를 쌓으며 ‘여왕’으로 군림하던 그녀는 ‘종목’만 바뀌었을 뿐 현역 시절 못지않은 패기와 강단이 생활에 묻어난다.
94년 3월 탁구최강전 우승과 함께 선수 생활을 화려하게 마감한 뒤 98년 역시 탁구 주니어대표 출신인 김석만(포스데이타 코치)씨와 결혼했다. 지난해 4월 낳은 첫딸 서연이는 보물 1호. 만나는 사람마다 지갑에 꼭꼭 넣은 사진을 꺼내 보여주며 ‘이쁜 딸 자랑’이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야 하고 저녁이 되어서야 들어오는 생활에 엄마노릇하기가 쉽지 않지만 집에 들어가자마자 딸 얼굴에 뺨을 부벼야 마음이 놓인다. 부산에서 올라와 애기를 봐주고 있는 친청 어머니의 도움이 없다면 살림과 일을 병행하기가 힘들 터. 역시 탁구 지도자인 남편의 너그러운 이해도 큰 힘이 된다.
“남편이 같은 일을 한다는 건 정말 다행이에요. 일에 대해서도 함께 상의할 정도로 이해를 많이 해주는 편이죠.”
한국마사회 탁구단은 서울 종로구 청운동에 있는 경기상고 체육관에서 훈련한다. 매일 9시면 운동 시작.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여전히 천진난만한 소녀의 표정을 가진 그녀지만 이 시간이 되면 엄격한 코치로 변해 선수들을 대한다. 선수들이 자기 뜻대로 공을 넘기지 못하면 당장 불호령이 떨어진다. 현역 시절의 성격 그대로 ‘악착같이’ 기술을 전수해 보려고 애쓴다. 그나마 요즘은 지도자 생활을 막 시작했을 때보다는 많이 부드러워진 편이라고. 처음에는 “선수들이 왜 나처럼 못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머리가 한웅큼씩 빠지더라니까요. 원형탈모증이 생기면서 결국 기대치를 내리고 신경을 덜 쓰기로 했죠. 그렇다고 마냥 눈 높이를 낮출 수도 없고…. 후배들가르친다는 거 쉽지 않아요. 요즘도 ‘가르치는 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라니까요.”
지난주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출전 선수 후원의 밤에 참석했다. 탁구와 동계올림픽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마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격려가 필요하다는데야. 아이를 키우면서 될 수 있으면 일찍 집에 들어가려고 노력하지만 아직도 그녀를 필요로하는 곳이 많다.
현정화는 현재 경희대 체육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경성대를 거쳐, 고려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올해 박사 과정 3학기째를 맞는다. 후배 가르치랴, 살림하랴, 그 바쁜 생활속에서 도대체 언제 공부를 할까. “자투리 시간을 쪼개면 된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걸 보면 혀가 절로 내둘러진다. 그런데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매일 새벽 출근하기전 영어 학원에 들러 1시간씩 공부하는 것도 일과중 하나. 서른이 넘은 나이, 애까지 낳고도 선수 시절의 날렵한 몸매를 유지하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선수 시절의 몸매? 글쎄….
“운동이 더 쉬워요. 한창 운동할 때 체중이 52,3kg정도 나갔거든요. 요즘은 어떤지 아세요? 45kg이에요. 도무지 살찔 틈이 없어요.”
기사에 사진도 있었는데 네티즌들의 원활한 접속을 위해 생략했음다. 몇년전 학교수업으로 현정화선생님에게 탁구수업받은적 있었습니다. 탁구선수중 가
장 예뻤던걸로(지수군 다음인가??) 기억하는데 지금도 활발히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군요.
탁우회회원분들도 울나라 탁구의 제2의 전성기를 이룰 수 있도록 응원하자구요. 화이팅 한국 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