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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뜬금없다]
어제는 고향 친구가 오랜만에 전화를 했더군요. 20년쯤 된 것 같은데, 워낙 뜬금없는 전화라서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끊었습니다. 오랜만에 전화해 준, 그 친구에게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길 조용히 빌어봅니다.
‘뜬금없다’라는 말 아시죠? 갑작스럽고도 엉뚱하다는 뜻의 형용사입니다. 이 ‘뜬금없다’라는 말이 어디서 생긴 말인지 아세요?
옛날 시골장에는 말감고가 있습니다. 곡식을 팔고 사는 시장판에서 되질하거나 마질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던 사람을 말감고라고 하는데요. 이 말감고가 한 되에 얼마인지 그날의 시세를 정했다고 합니다. 말감고가 정한 곡물 시세인 ‘띄운 금’에서 ‘뜬금’이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따라서, ‘뜬금없다’라는 말은, 띄운 금이 없는, 곧, 시세가 없는 황당한 경우를 이르는 말이었고, 지금은 갑작스럽거나 엉뚱한 경우를 이르는 말이 된 거죠.
어제 고향 친구의 뜬금없는 전화를 받고, 저도 다른 친구에게 뜬금없는 안부 전화를 몇 통 했습니다.
오늘도 행복이 머리위에서 웃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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