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이 세종호텔에서 친구들과 점심약속있다고 열병합발전소앞 M버스정거장까지 차로 데려다 달랜다.
내려준 후 도서관에 들러 박민규의 소설집을 빌렸다.그리고 원형에게 함께 점심으로 콩나물국밥하자고 전화를 했는데 받지를 않는다.
원형이 시간되면 경수에게도 전화할려고 했는데 무산이다. 이렇게 이따끔 점심을 하곤했다.
언젠가 수지구청앞에서 버스기다리다 길건너편 건물에 경상도식 추어탕집 간판이 붙어있었다.
TV에선가 경상도식은 추어를 채로 걸러서 국물이 맑고 맛이 담백하다고 소개한 것을 본 일이 있다.
한 번 기회있으면 가 보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맛이 좋으면 수지사랑방 친구들하고 다시 와야겠다고 봐둔 곳인데,오늘이 그 때라고 생각이 들었다.
구청 길건너 바로 건물이 셋있는데 추어탕집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몇번 건물앞,옆으로 왔다 갔다 하다 겨우 간판을 발견했다.
정말 간판크기가 조그만하다.이층으로 올라가니 음식점이 없다.
다시 일층으로 내려와 혹시 이곳에 있나하고 두리번거리는데,앞에 정육점아주머니가 나온다.
추어탕집 어디있냐고 물어보니, 벌써 없어졌덴다.
오늘 일진이 안좋은 모양이다.
이곳에는 스파게티집,콩나물국밥집,우동집,백반집등 많은 음식집이있다.
날도 흐리고 바람까지 분다.
이럴 때는 자주가던 바지락칼국수집에 가야겠다.이집은 북한산이지만 바지락을 무척 많이 준다.
음식점을 들어서자마자 신발장앞에 의자가있는 4인용 탁자가 둘이 있다.나머지는 다 마루에 철퍼덕 앉아서 먹어야 된다.
문앞 바로는 문이 열릴 때마다 바람이 들어와서 춥다.더 안쪽에 있고 신발장 앞에 있는 좌석에 앉았다.
음식나오기를 기다리는 중에 빌린 책을 들쳐보니 '로마의 휴일'이다.
예순여섯살먹은 노인이 아내가 자궁암으로 갔고, 재산을 정리 다해서 아들 딸에게 나누어주고,
5천만원가지고 요양원에서 협심증과 당뇨로 고생하며 요실금으로 간호사 눈치보며 살면서
TV에서 '로마의 휴일'을 보고 있는 대목이다.
오드리 헵번이 나온다.
그레고리 팩이 스쿠터에 헵번을 태우고 질주하는 장면을 보고, 또다시 삶이 주어진다면, 나도 꼭 한번은 저런 장면을 연출하고 싶다.
따지고 보면 쉬운 일이다.아내가 살았을 때 한대의 스쿠터만있어도 가능한 일이었다.
왜 여태 몰랐을까?
헵번은 아직도...살아 있을까?
바지락을 맛있게 발라먹고 있는데,
모자를 깊이 눌러 쓰고 모자밑으로 허연 머리가 삐져나온 70대 남자가 신발장에서 신을 꺼내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얼굴이며 키,몸매,구부정한 모습이 광윤을 닮았다.
씩 웃으면서 '나도 꾸부려 앉기 싫어서 이자리에 앉는데,신발장이 바로 뒤에 있어서 NO GOOD이야'라고 한다.
나는 그저' 아 예'하고만다.
음식점을 나오니 그만 이제 날이 화창해졌다.
이 때 원형이 전화왔다.
다음주수요일에 수지사랑방모임에서 만나기로했다.
첫댓글 바지락에겐 여권도 비자도 필요없는 것 아닌가? 북한의 황해 바다하고 남한의 서해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 똑같은 바다에 사는 것들을 북한산, 중국산 하며 구분하는 건 결벽의 소산 ? 70 난 노인네가 굳이 광윤이를 닮을 게 뭐람 ? 그러나 저러나 책을 그렇게 열심히 읽는 걸 보니 늙기는 글렀네 그려. 열심히 읽고서 안 읽는 친구, 못 읽는 벗들을 위해 독후감이라도 가끔 올려 주게나 ! 책이 바로 우리의 스승이렸다. 加油加油.
나이먹어서 책을봐도 이해가 잘 안되는 것이 많아, 재대로 이해하고 싶어 서론 및 해설을 먼저 읽다보니 독후감을 쓸 여지가 없어져 버리고 하네.그대신 오전에 날씨도 안 좋고 약속도 안되고,음식점도 없어지고,책 내용도 우울하고,자리도 NO GOOD했는데, 식사후 날씨가 화창해져서 GOOD했어.앞으로 GOOD하게 살자는 뜻에서 그저 써봤지.
경상도식 추어탕은 갈지않고 통째로 조리하는것으로 산초를 넣어서 먹지?? Choi G~O~O~D ! The Best story telling.
完全不同意. 통째로 먹는 건 서울 식이지.상세는 '추탕(鰍湯) Re:NO GOOD' 참조 http://cafe.daum.net/bosung54/4FZH/611
경상도식 추어탕집 안내 부탁하네.한번도 못 먹어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