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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옥 선생님과 두 시간 동안 이야기 나눴습니다.
쉴 새 없이 들려주신 오랜 경험이 담겨있는 귀한 이야기,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복지관을 찾아갔을 때, 컴퓨터를 통째로 가져와 윈도우 탐색기로 하나하나 열어 보여주며 어떻게 진행했고 어떻게 정리해 갔는지 열정적으로 설명해 주셨습니다. 사업계획서, 평가서, 각종 양식, 데이터베이스를 보여주셨는데, 그 모든 것의 중심에는 사람으로 만나길 원하는 뜻이 담겨있었습니다. |
서비스 연계팀
춘의복지관 지역사회보호사업은 ‘관계망 맺기’에 집중하고 있다.
한 가정의 어려움을 좋은 이웃 관계가 없어 생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 가정 안에서 어른은 이 팀이, 자녀는 저 팀이 맡아 섬기는
‘복지관 중심적 접근방식’을 벗어나
한 가정을 온전히 한 사회복지사가 섬기는 방식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직도 개편했고 명칭도 바꿨다.
그래서 ‘재가복지팀(지역사회보호팀)’ 대신 ‘서비스 연계팀’으로 불린다.
하나 더 나눔 문화
지역주민들은 관계가 부족해서 어려움에 처하는 것이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 한 명만 있어도 이겨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왕래하는 동네에 좋은 이웃이 많아질 수 있게 도와야 한다.
동네에서 아이들과 어르신이 서로 나누고 관계할 수 있게 주선하는 일은 수시로 기획하고 진행했다.
한 동네에 계신 분들끼리 서로가 부족하더라도
그 속에서 강점을 잘 찾고 서로 의지하고 나눌 수 있게 주선했다.
그 일이 ‘하나 더 나눔 문화’ 이다.
‘하나 더 나눔 문화’는 어려운 이웃들이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닌
그 분에게도 나눌 수 있는 기회와 관계를 만들어드리는 것이다.
사회적 역할을 찾는 것이다.
그래야지만 지역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거나 주기만 하는 관계는 이후 문제가 생기게 되어있다.
이 사업의 핵심은 이웃끼리 자연스럽게 관계 맺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 현황판을 만들어 새로 이사 오면 그 분 주변에 누가 있는지,
누구의 도움 받을 수 있는지 살펴본 뒤 그 분과 함께 가정방문한다.
먼저 살았기에 동네를 잘 아시는 분을 소개하여
서로 좋은 이웃이 되어 왕래할 수 있게 의도적으로 주선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복지관의 지역사회보호사업의 주된 관점은 서로를 주선하는 일에 있다.
특히 어르신들을 섬기는 일은 서로가 서로를 살필 수 있도록 주선했다.
서로의 심정, 입장을 제일 잘 아는 분은 같은 처지에 계신 분 아니겠는가.
또한 어르신께 누군가를 돕는 일을 만들어 사회적 역할을 찾게 했고,
도움 받는 어르신 또한 이런 관계로 인해 자원망(사회적 관계망)이 풍성하게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관계가 같은 동네, 비슷한 처지에 계신 분들끼리 의지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새로운 누군가를 다른 동네에서 연결한 것이 아니다.
밑반찬 사업도 같은 관점이다.
서로가 서로의 반찬을 챙기고 나눌 수 있게 주선했다.
내 반찬 가져가면서 옆집 반찬 챙기기,
몸이 불편한 어르신의 반찬을 조금 건강한 어르신이 챙겨드리기.
그렇게 밑반찬사업도 관계를 맺기 위한 구실이다.
행정업무
복지관 사업의 행정업무는 그 양도 많고 또 평가, 지도점검 등을 고려하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행정업무를 잘 해야 하는 이유는 어려운 이웃을 잘 섬기기 위함이다.
특히 행정업무의 효율을 통해 많은 시간을 절약해야 하고,
그 절약된 시간으로 지역사회에 나가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그렇기에 행정업무를 소홀히 할 수 없다.
다양한 데이터베이스의 활용, 개인이 아닌 가정별로 자료정리 및 보관,
문제 유형별 정리 등 엑셀을 활용하여 철저하게 처리하고 있다.
주민센터와도 긴밀하게 연계하여 다양한 사업 대상 명단을 주고받고
이를 통해 어떤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어떤 분이 어떤 도움을 받고 있는지도 바로 바로 확인하고 있다.
상담일지 또한 이런 시스템 안에서 잘 관리되고 있어
어떤 분이 어떤 고민으로 최근 이야기 나누고 있는지,
그래서 어떻게 도울 계획인지 한 눈에 살필 수 있다.
우리 복지관은 이런 행정업무를 잘 하는 편이고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왜 필요할까?
우리가 종종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일을 하면서 사회복지행정업무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다.
또 사회복지 행정업무를 잘 한다고 하면
어려운 이웃을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아는 것 같은 오해를 사기도 하는데,
그러나 그렇지 않다.
특히 우리 팀이 이렇게 행정업무를 잘 해야 하는 것은 많은 시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지역사회보호업무의 행정은 다른 팀에 비해 상당히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일을 체계적으로 운영하지 못하면 자칫 책상에만 묶을 수 있다.
때문에 이런 일을 효율적으로 잘 해 놓아야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필요 없는 기록(특히 초기면접지 등)은 과감히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
기존에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고 효율적으로 잘 사용하면
행정업무에 투여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그렇게 확보된 많은 시간에는 지역사회 안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이것이 사회복지 행정의 필요성이다.
복지관 행정 서식 중 관장님이 제안하여 만든 슈퍼비전일지가 있는데,
매년 시도하고자 하는 것, 알고자 하는 것,
그렇게 해서 얻고자 하는 것 등을 작성하는 것이 있다.
이를 통해 직원들 서로의 입장을 글로 정확히 알게 된다.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일하는지 알게 되는 과정이다.
생각을 글로 나타내니 다른 직원들도 그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관장님의 애정 어린 시선도 받게 되고 결국 이런 노력들이 실제로 직원들을 성장시켰다.
지역주민에게 걸언하듯 복지관 직원들에게도 걸언해야 한다.
상사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걸언하고 후배 복지사와의 관계 속에서도 걸언해야 한다.
나의 경우 이런 걸언이 관장님의 슈퍼비전으로 이어졌다.
작은 일이나 고민이 있으면 관장님께 묻고 후배 사회복지사에게 물어가며 했다.
특히 관장님께서 꼬박꼬박 내 하는 일에 관심 가져 주시고 구체적으로 슈퍼비전을 주셨다.
그것이 큰 힘이 되었다.
감사평가
정합성 평가, 실리 평가, 감사평가를 한덕연 선생님의 강연을 듣고 난 이후 적용했다.
사업의 운영일지의 경우, 운영일지를 열심히 기록해 놓고도
해가 지나거나 그 사업이 끝나면 다시 보지도 않고 활용하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형식적으로 쓰인 일지는 의미가 없다.
그러나 나는 이런 운영일지도 제대로 활용하면 매우 가치 있다.
특히 일지를 작성할 때에 오늘 프로그램 후 감사했던 일들을 기록하게 되면
사업을 통해 기쁨을 얻게 되고 그 사업의 운영에도 확신을 갖게 된다.
얼마 전 삼성복지재단의 지원으로 진행했던 사업은
지역주민들의 강점을 찾고 스스로 어려움을 해결해 갈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었는데,
과정도 귀했고 결과도 좋았다. 모두의 평가도 좋게 받았다.
이후 경기미래재단에서 진행한 우수프로그램 공모에서도 이 사업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런데 경기미래재단에서 심사받을 때 심사관들이 이 사업의 평가에 대해 크게 칭찬했다.
평가의 방식은 이 사업이 최초 목적을 이루기 위해 진행했는가 하는 정합성 평가,
이 사업을 통해 어떤 유익이 있었는지 보는 실리평가,
그리고 이 사업이 있을 수 있게 해 준 사람들,
사업을 통해 느끼게 된 감사 등을 평가하는 감사평가의 방식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이런 평가방식을 처음 보았고 어떻게 이렇게 했는지 물었다.
한덕연 선생님께 배운 대로 했다고 답했다.
사업의 총평에도 지역주민의 작은 표정의 변화조차 놓치지 않고
기쁘게 느낄 수 있었던 이 평가를 적용하게 해 주신 한덕연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적었다.
이 전체 사업 안에 여러 가지 작은 프로그램들이 있다.
그러면 그 프로그램마다 계획서를 세우고 준비 및 기획단계의 계획에 맞게,
정합성에 맞게 평가를 했다.
행복실천이란 프로그램도 계획에 맞게 정합성 평가와 감사평가,
행복의 인문학이란 프로그램이 있으면
그 프로그램도 정합성 평가와 감사평가를 각각 했다.
즉 각 프로그램마다 정합성 평가, 핵심정체성과 역량 기회비용,
실리평가(긍정, 강점, 실용의 과정을 중심으로),
감사평가(고마운 일, 고마운 사례 발굴의 관점) 등으로 나눠 평가한 것이다.
이렇게 쓰면, 지역주민들의 이야기에 대한 감사평가이기에 놓친 것을 다시 보게 되고
사업 자체로 기쁠 수밖에 없게 된다.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양적으로 필요 없는 기록들을 생산해 내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어떤 감사한 일들이 있었는가,
그래서 어떻게 적용하겠는가에 대해 잘 기록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기록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 실제 임성옥 선생님이 작성한 계획서와 일지 등을 보았습니다.
매일 사업의 일지 아래 ‘감사평가’란을 만들어 기록했는데, 살펴보니
“강사 선생님의 영상 준비 감사.., 수업 중에 웃은 어르신께 감사,
강의 장소 준비해 준 실습생에게 감사..” 등의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경기미래복지재단에 제출한 계획서에 담긴 평가부분에도 다음과 같이 작성되어 있었습니다.
○ 질적평가 : 정합성 평가 활용 (효과평가 : 목표 달성 평가 + 핵심 정체성, 역량, 기회비용 평가 + 실리평가 + 감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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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들이 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기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런 방식은 우리가 아닌 지역주민들 드러내기 위함이다.
우리가 잘했다가 아닌 우리는 이렇게 지역주민들의 강점을 살렸고,
주민들 스스로 잘 노력하여 좋은 결과를 맺었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매우 좋은 평가방식이기에 그렇게 한 것이다.
(한덕연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임성옥 선생님이 인터뷰 중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한덕연 선생님께도 물론 감사하지만
이렇게 현장에서 실제로 잘 적용해 주신 임성옥 선생님도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임성옥 선생님, 고맙습니다. )
감사평가의 확장
자원봉사자 일지에도 적용했다.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난 뒤에 일지에 간단히 그 날의 활동 내용을 적는데,
이것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나는 이 분들의 이런 기록들을 잘 모았다.
다른 기록내용은 사업의 근거서류 정도이니 제쳐두고,
이 소감 부분만을 따로 잘 옮겨서 기존 전산 프로그램에 모았다.
그리고 한 해 활동이 끝나면 이 내용들을 하나로 묶어
그 자원봉사자와 함께 읽고 나누면서
이런 마음으로 일하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구체적으로 평가했다.
다른 분들도 이 기록 하나만 보면
그 자원봉사자가 만난 어르신에 관한 이해도 깊고
그 자원봉사자에게도 큰 지지와 격려가 되는 것이다.
업무일지도 예전에는 성찰일지로 기록했다.
이것도 따로 양식을 만들지 않고 기존의 행정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하여 기록하고 정리했다.
최근에는 업무일지의 형식을 감사일지로 바꿨다.
하루를 마감하며 오늘 하루 어떤 일로 감사했는지 돌아보며 감사했던 일,
감사했던 사람들을 찾아 기록하는 것이다.
하루에 감사한 내용을 개인적인 일, 현장에서, 관계에서 감사한 것 등 세 가지를 매일 적는다.
서로 성장하는 실습교육
사회복지 현장 실습 시에도 실습생들에게 배우고 싶은 것을 묻는다.
물론 우리가 반드시 알려줘야 하는 것도 있으나 실습생들의 의견도 반영하여 준비한다.
특강은 우리가 현장의 이야기, 경험 등을 전하는 것이다.
그런데 학습시간이 있다.
이것은 학생들과 한 주제로 같이 공부하는 것이다.
특히 학생들이 자신이 학교에서 배운 바를 잘 정리하여
복지관 사회복지사들에게 알려주는 시간이다.
학습은 서로 최대한 생각을 많이 나누고 발표하게 한다.
이렇게 해야 사회복지사도 실습생을 통해
현재 학교에서 가르치는 최신 이론을 배울 수 있다.
학생들과 실습을 통해 생생한 현장을 공부하는 것이다.
사례관리
요즘 팀 안에서 사례관리에 관해 공부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사례관리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만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초기면접은 최대한 간결하게 하고 필요한 질문만 한다.
이 부분은 김세진 선생님의 제안서도 조금 참고했다.
초기면접 시부터 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그 분이 잘 하실 수 있는 강점을 찾아보는 것이다.
초기면접 후 당사자와 그 내용을 합의하여 실행방법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비스 계획을 세울 때에 당사자의 욕구, 문제, 강점을 적는다.
그리고 이에 대하여 당사자와 합의하여 구체적 실행방법을 적어 나간다.
실행방법을 적을 때에는 당사자의 강점을 살려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한다.
무엇보다 당사자 스스로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말하게 함으로써
스스로 해결해 갈 수 있는 길을 찾게 하는 것이요,
사회복지사는 옆에서 이 과정을 거드는 것뿐이다.
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이 아닌 강점을 살리는 접근을 하는 것이다.
이런 것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려울 수 있지만
한두 번 잘 진행하는 경험이 있게 되면 힘을 얻게 되고
조금씩 이런 방향으로 진행해 나갈 수 있다.
지역사회보호사업 실무자들이 만나는 ‘나마스테 복지포럼’에서
리세형 선생님이 당시 복지관에서 진행하던 ‘메뉴판’ 방식을 활용하여
우리도 복지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직접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 메뉴판 제작하였다.
이것도 당사자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사업을 선택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특히 사례관리는 이런 모든 과정에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전 과정이 인간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려운 이웃을 만나 뵐 때, 되도록 마음으로 만나기 위해 노력한다.
‘사례관리’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행정 편의로만 사람들을 대하면 안 된다.
사람들을 점수화 시켜 등급을 매기고.. 이런 것은 사람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류업무도 최소화해야 한다.
특별한 경우.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는 것은 안다.
그럼에도 불필요한 서류는 최소화 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례관리가 행정서식의 완성도만 높이려는 무리한 진행에 빠지게 된다.
상담할 때나 초기면접 할 때에도 되도록 수첩을 놓고 사이에 두고 이야기 나누지 않는다.
그런 대화는 상대방을 조사받는 입장에 놓이게 할 수 있다.
난 사회복지를 처음 배울 때 사용되는 용어가 부담스러웠다.
임상병리과에서 공부하다 사회복지학과로 3학년 때 편입했는데,
임상병리과 공부할 때 느꼈던 용어, 언어의 전문화로 인한 부담을 학과를 옮겨서도 같이 느꼈다.
이것은 어려운 이웃 당사자를 소외시킬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평상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로 우리 스스로 사용하고 익숙해져야
동네에서 만나는 이웃들을 평범하게 대하게 된다.
가계도를 그릴 때에 내가 직접 묻고 그리면서
내가 특별하게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니다.
당사자들에게 가계도에 대한 설명, 가계도를 통해 내 주변 돌아보기 등의 작업을 하는데,
이런 것을 하게 되면 당사자도 자신의 주변과 삶을 성찰하게 되고
나 또한 내가 따로 조사하지 않아도 직접 그리신 가계도를 보고 참고할 수 있다.
평범한 이웃이고 싶다
이렇게 어떤 사업이든 그 실천에 앞서 당사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의견을 들으면 된다.
초기면접은 물론이요 작은 사업도 마찬가지다.
최대한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할 수 있게 거들어야 한다.
또한 사회복지사도 그 들과 다른 사람,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함께 하는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생각에서 되도록 사회복지사 누구로 불리길 원하지 않았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우리 집에 동네 분 초대하여 식사한다.
한 주에 한 두 번은 동네 분들 댁에 찾아가 식사하며 이야기 나눈다.
한 달에 한 두 번은 동네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 사먹는다.
비록 사회복지사일지라도 최대한 허물없이 지내기 위해 노력했다.
무엇보다 이런 만남으로 마음이 뜨거워진다.
내 고민도 나누고 하소연도 한다.
야간 당직이 있을 때에는 함께 복지관 사무실에 있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그렇게 삶으로 살아가고 싶다.
지역 안에 다양한 사람들에게 부탁할 수 있는 관계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동네에 내 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이웃,
함께 사소한 일도 고민하고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적어도 한 명은 있어야 한다.
그 한 분만 있어도 힘이 나고 지역사회를 변화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강점관점
동네에 술 잡수시는 분이 많이 계신다. 이 분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
술 잡수시는 분 한 분이 변하면 함께 드시는 분들도 조금씩 변화하신다.
그런데 그보다 술 잡수시는 것, 그것을 문제로만 보지 말자.
술 잡수시는 분들 중 한 분과 가까워 진 적도 있다.
그 분과 특별하게 한 것도 없다.
그저 출퇴근 길 뵐 때마다 인사드렸고 마음으로 다가가 이야기 나눴다.
그리고 그 분의 강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잘하시는 것을 찾아 칭찬해드렸고 살려드렸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니 그 분도 속마음을 털어놓으셨다.
시간이 흐르니 비록 술 잡수시더라도 동네에 해를 끼치지 않으셨다.
다른 분이 술을 드시고 동네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그 분에게 부탁하니 대화가 잘 되고 해결되었다.
동네에서 역할을 찾으신 것이다.
술 좋아하는 동네 사람일 뿐 이웃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사람이 아닌 것이다.
동네 사람들과, 나와 관계가 생기니 그렇게 된 것이다.
그 분, 결국 건강이 쇠약해 지셔서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전 ‘네가 진짜 사회복지사이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씀이 선명하게 기억난다.
이런 변화에 감사했다.
사람의 변화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사회복지사,
일에 한계가 있을지 모른다.
변화를 경험하게 되면 소명이 생기고 지역을 변화시키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일게 된다.
나는 감사하게도 작은 변화의 순간을 경험하였고 때문에 (이런 강점관점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얼마 전 진행한 공모사업도 사업 자체가 강점을 찾기 위함이었다.
두 사람이 짝이 되어 나누고 그 내용을 모아 작은 책자로 만들었다.
그렇게 매 프로그램이 끝날 때 마다 모았고
전체 사업이 끝난 뒤에 모든 글을 모아 작은 책자 ‘행복 다이어리’를 만들었다.
그 책자를 나눠 읽었는데,
그것을 보면 사업을 통해 서로가 서로의 강점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사회복지사는
당사자가 스스로 자기애自己愛 찾기,
그리고 그렇게 자신을 존중하는 과정 속에서 강점 찾기,
끝으로 그런 자신의 강점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역할을 찾기.
사회복지사는 이런 세 과정으로 돕는 사람이다.
이 과정이 잘 이뤄지면 다른 것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과정을 잘 읽어내고 당사자에게 다시 알려주는 작업을 맡는 이가 사회복지사다.
지역사회 안에서 소외되는 분들,
그 분들과 이런 과정으로 만나왔다.
그리고 변화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알코올의존증이 있으신 분도 그 분의 강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인간적으로 가까워지려는 노력, 진심어린 관심과 애정이 있으니 변화하더라.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일도 그렇다.
우리가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지역사회가 세워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쌀을 전할 때도 누가 후원했는지 명확히 밝히고 그 분에게, 그 단체에게 감사를 돌린다.
사소한 김치 하나 전할 때에게 복지관이 감사를 대신 받지 않는다.
‘변화’를 자주 강조하게 된다.
어쩌면 한 개인의 변화,
지역사회의 변화를 직접 보고 경험한 것이 있으면
그것이 평생 헌신하게 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소홀히 여길 수 있는 행정업무에 대해 환기시켜 주셔서 고맙습니다.
또한 ‘감사평가’를 실제 복지관에서 적용하고 쉽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먼저 본을 보이고 설명해주니 이해가 쉬웠고 그 효과가 크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임성옥 선생님은 2009년을 끝으로 춘의복지관에서의 8년 활동을 마감하고
남편이 있는 부산으로 자녀와 함께 내려가셨습니다.
당분간 평범한 지역 주민으로 이웃들과 사이좋게 지내며
소박하게 살고 싶은 생각이라고 합니다.
다시 현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 삼성복지재단에 실린 춘의복지관 공모 사업 자료를 첨부했습니다.
http://www.samsungfoundation.org/html/welfare/love/organ.asp
첫댓글 "서비스 계획을 세울 때에 당사자의 욕구, 문제, 강점을 적는다. 그리고 이에 대하여 당사자와 합의하여 구체적 실행방법을 적어 나간다. 실행방법을 적을 때에는 당사자의 강점을 살려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한다. 무엇보다 당사자 스스로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말하게 함으로써 스스로 해결해 갈 수 있는 길을 찾게 하는 것이요, 사회복지사는 옆에서 이 과정을 거드는 것뿐이다."
"이렇게 어떤 사업이든 그 실천에 앞서 당사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의견을 들으면 된다. 초기면접은 물론이요 작은 사업도 마찬가지다. "
: 이렇게 해 주어 고맙습니다.
"난 사회복지를 처음 배울 때 사용되는 용어가 부담스러웠다. 임상병리과에서 공부하다 사회복지학과로 3학년 때 편입했는데, 임상병리과 공부할 때 느꼈던 용어, 언어의 전문화로 인한 부담을 학과를 옮겨서도 같이 느꼈다. 이것은 어려운 이웃 당사자를 소외시킬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 마음에 새깁니다. 복지요결을 다듬을 때 깊이 고려하겠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우리 집에 동네 분 초대하여 식사한다.
한 주에 한 두 번은 동네 분들 댁에 찾아가 식사하며 이야기 나눈다.
한 달에 한 두 번은 동네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 사먹는다."
: 마음에 담아둡니다.
"동네에 내 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이웃, 함께 사소한 일도 고민하고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적어도 한 명은 있어야 한다. 그 한 분만 있어도 힘이 나고 지역사회를 변화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 깊이 공감합니다.
"술 잡수시는 분들 중 한 분과 가까워 진 적도 있다. ... 그 분의 강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잘하시는 것을 찾아 칭찬해드렸고 살려드렸다. ... 다른 분이 술을 드시고 동네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그 분에게 부탁하니 대화가 잘 되고 해결되었다. ... 돌아가시기 전 ‘네가 진짜 사회복지사이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 문제로 보고 증상을 치료하려들기보다, 그저 사람으로 보고 강점을 보고 역할을 살려 드리니 이렇게 감동적인 결과를 낳았군요. 당신이 진짜 사회복지사입니다. 가슴이 찡합니다.
감사, 강점, 진정성... 임성옥 선생님 면접 기록에서 발견한 열쇳말입니다.
감사평가를 실제 사업에 적용하고 계셨군요. 임성옥 선생님의 실천을 보며 큰 자극과 배움이 됩니다. 단순히 사업 안에서만이 아닌, 삶에서 그 가치를 살리려 노력한 모습이 보입니다. 저도 그렇게 해야겠다는 용기가 생깁니다. 귀한 나눔 고맙습니다..
복지관에 근무하는 사회사업가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해줍니다. 고맙습니다. 임성옥 선생님.
정말 정말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이곳에 오면 정말 많은 것을 깨우칩니다. .. 진정으로 소통하고 진정으로 나눈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