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지리산 둘레길 기행, 제20구간 <방광↔산동> 걷기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일상의 생활공간을 벗어나 유람을 목적으로 낯 선 곳을 찾으니 그럴 수밖에. 유산길도 마찬가지
다. 특히 태산을 에두르는 한 바퀴 둘레길이나, 특정한 광역을 에돌아 걷는 둘레길은 기대와 즐거움이 더 넘친다. 이런 길
은 대개가 한 번 가보고 나면 다시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우리네 인생을 시처럼 살 수 없는 것은 내 안에 아름
다움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렇다. 누구에게나 일상의 삶은 녹록지 않다. 현실에 매일 수밖에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끔은 내 안에 아름다움을 심어 보는 방법들이 없지는 않다. 적어도 주말 하루 정도는 아름다운 자연의 품
을 찾으면 된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푸른 하늘을 벗 삼아 땅 위를 걷는 순간엔
삶에 찌든 온갖 소음들을 잊을 수가 있다.
지난 주말 지리산 둘레길 제20구간을 걸었다. 지리산이 서남쪽에 펼치는 구례 광의면과 산동면을 잇는 산록 길이다. 긴
가뭄에도 방광을 거쳐 흐르는 골 깊은 천은천은 물이 흘러 보기 좋았다. 대전리 석불을 찾았다. 신라 시대 양식을 취했으
나 고려 초기에 세운 것으로 추정하는 석불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정자각 안에 세워져 있었다. 온당리 남악 사지(南
岳祠址)도 찾았다. 지리산 산신께 제사를 올리던 곳이다. 지리산을 두고 남악이라 한 것은 신라의 오악(新羅五岳)에서 비
롯된다. 신라는 중국의 오악 사상을 본떠 동악(토함산), 서악(계룡산), 남악(지리산), 북악(태백산), 중악(공산.팔공산)을 정
해 국가 제사를 올렸는데, 지리산은 그 후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까지도 이어졌다 전한다. 온당리의 지리산 예술인 마을
을 지나고, 지난 제19구간 시종점인 난동 삼거리를 거쳐 구리재를 찾았다.
구리재는 지리산 노고단에서 서쪽으로 갈래 친 작은 산줄기에 있는 고개다. 재를 넘는 둘레길은 구례 광의와 산동을
잇는 임도(林道)와 겹친다. 해발 500m를 오르는 가파른 잿길은 불규칙한 구절 양장길을 길게 돌면서 오르기에 걷기에
는 편하다. 산머리를 넘어가는 흰구름을 바라보며 녹림(綠林) 길 터벅터벅 발길을 옮기며, 청한한 마음으로 내 마음도
살펴보는 여유를 갖기에도 좋았다. 구리재에서 잠시 트랙을 벗어나 인근 지초봉(芝草峰)을 찾았다. 시계가 좋은 산정에
는 행글라이더 활공장이 있고, 지금은 산아래와 연결하는 관광용 짚라인과 모노레일을 놓고 있었다. 표고 601m의 지초
봉은 지리산 서쪽 일원 산록을 살피기엔 부족함 없는 조망처다. 동쪽은 구리재 건너 갈미봉, 시암재를 잇는 능선을 따
라 노고단(老姑壇)과 반야봉이 우뚝하고, 북쪽은 지리산 서북능선에 우뚝한 만복대가, 서쪽엔 만복대에서 갈래 친 견두
지맥(犬頭支脈)이 밤재를 지나 천마산 깃대봉 천왕봉을 이으며 구례읍을 감싸며 남쪽 오산(鰲山) 앞 섬진강으로 내려
선다. 그리고 발치의 남쪽 자락에는 지리산 정원이, 북쪽엔 지리산 자연휴양림이 녹림을 이루고 있다. 산을 제대로 보
려면 산정에 올라야 한다. 산 아래 있을 때는 하나의 산봉우리가 곧 산이지만, 산정에 올라 산을 보면 산봉우리는 산의
한 자락이요, 산은 또한 끝없이 펼쳐지는 산맥의 한 마디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힘들게 오른 지초봉의 사위의 산하
는 더위조차 잊게 하였지만, 주위에 사람이 없어 인증 컷 하나 남기지 못해 아쉬웠다.
지초봉의 야생화를 담으며 재 넘어 구례 산동면 지리산 수목원을 찾았다. 유산길 바빠 일일이 살펴보지 못해 규모
와 내용은 알 수 없어도 정문 매표소가 분주한 것 보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서시천으로 내려서
며 보는 산동면의 지리산 산록 마을들은 아늑하고도 아름다웠다. 해마다 산수유가 피는 봄이면 전국의 상춘객을 끌
어모으는 핫 랜드가 되는 곳, 유명한 구례 산수유 마을이다. 서시천을 건너 효동 마을을 에돌아 원촌리 산동면사무소
를 찾으며 제20구간 걷기를 마쳤다.
촬영, 2022, 06, 18.
▼ 구례 방광리, 참새미 마을
▼ 방광리, 참새미 계곡 입구
▼ 천은천 참새미 계곡
▼ 구례 광의면 대전리, 석불 입상각
▼ 석불 입상
▼ 대전리 석불 입상 앞 저수지
▼ 광의면 온당리, 당동마을 동구
▼ 구례 광의면 온당리
▼ 온당리, 남악 사지 - 1
▼ 온당리, 남악 사지 - 2
▼ 온당리, '구례 예술인 마을' - 1
▼ 온당리, '구례 예술인 마을' - 2
▼ 온당리, 난동마을 - 1
▼ 온당리, 난동마을 - 2
▼ 난동 마을 둘레길 시종점
▼ 난동 마을, 둘레길 20 코스 들머리
▼ 구리재 임도 입구
▼ 구리재 임도 전망대
▼ 별 헤는 마음을 담아 놓은 전망대 쉼터 돌의자.
▼ 구례 광의면과 산동면 경계의 구리재
▼ 구리재 지초봉 활공장 가는 입구
▼지초봉 짚라인
▼ 지초봉 모노레일 역 - 1
▼ 지초봉 모노레일 역 - 2
▼ 지초봉 모노레일 - 3
▼ 지초봉 - 1
▼지초봉 - 2
▼ 지초봉 - 3
▼ 지초봉 활공장에서 본 구례읍
▼ 지초봉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 지리산 노고단에서 성삼봉-시암재-간미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지초봉에서 본 노고단
▼ 지초봉에서 본 만복대
▼ 지초봉 야생화, '으아리'
▼ 지초봉 야생화, '노루오줌 '
▼ 지초봉 야생화, 산수국
▼ 노루재 너머, 구례 산동면 쪽 임도
▼ 구례 산동 탑정리, '지리산 수목원' - 1
▼ 구례 산동 탑정리, '지리산 수목원' - 2
▼ 구례 산동 탑정리, 문화예술촌
▼ 구례 산동 탑정리
▼ 구례 산동 내산리, 효동 마을 동구
▼ 효동교에서 본 구례 서시천 상류
▼ 효동 마을에서 본 탑정리와 구리재
▼ 산동 원촌리, 원효 다리에서 본 서시천 지류
▼ 원촌리 개울 정자
▼ 산동 원촌리, 김완 장군 전승 유허비각 - 1
▼ 산동 원촌리, 김완 장군 전승 유허비 - 2
▼ 산동 원촌리, 김완 장군 전승 유허비 - 3
▼ 구례 산동면 면소재지 마을
▼ 구례 산동면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