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샘 김동환의 화랑나들이-
고급호텔 룸으로 스며들은 서울호텔아트페어
침실에서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한다
최소한의 공간적,시각적 전시 공간 마련되어야
미술작품들이 고급호텔방으로 침투했다. 호황기에 접어든 미술시장의 공격적 마케팅이다.
지난 2021년 12월 대한민국 문화의 거리 인사동 근처 나인트리 프리미어 호텔, 안녕인사동 센트럴 뮤지엄에서 개최한 미술전에 이어 봄물이 밀려오는 2022년 2월 말에는 정수아트센터가 갤러리41과 함께 강남 무역센터의 중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서울호텔아트페어를 열었다.
MZ세대(20-30대)를 겨냥하여 코로나 19, 팬데믹상황에서 불황을 겪고 있는 고급호텔의 빈방을 임대하여 개최된 아직은 낯 선 미술전이다.
아트페어의 공격적 마케팅은 공과 사가 분리되고 자연과 도시를 함께 즐기며 개인적 성향이 뚜렷하면서 단순한 취미보다는 경제적 가치(블로그,코인,주식,부동산,미술)가 곁들인 2-30대의 취향을 겨냥한 2군 화랑들이 협업을 통해 마련된 새로운 미술시장이다.
리수갤러리,필갤러리,주영아트,누아갤러리,갤러리가이아,아트지인,빛갤러리,갤러리자작나무,메이준갤러리등 86개 화랑들이 86개 객실에 작품을 전시하므로서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고자 하는 실험적 아트페어이다.
객실 규모가 간소화된 비즈니스호텔의 객실마다 5명에서 10여명의 화가들의 작품들이 침실을 점거하고 있다.
화랑의 소장작품과 30여명의 신진 MZ세대 작가들의 작품들로 구성한 전시작품은 최근 2-3년전부터 호황의 물결을 타고 있는 미술시장의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풍경이다.
나그네가 머물다 가는 곳, 사랑의 씨앗을 머금게 하는 공간에서 미술작품과의 해후는 또 다른 흥분을 자아나게 하고 묘한 궁금증과 기대를 낳게 한다.
하지만 너무 많은 다량의 작품들을 좁은 객실에 진열하므로서 작품감상의 공간적,시각적 환경을 벗어나 오밀조밀 밀집된 재례시장 좌판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일부 객실에는 공간 규모에 맞춰 소량의 작품을 전시하여 그나마 감상적 공간을 던져 주기도 하지만 너무 많은 작품들이 밀착형으로 진열되어 공간적 파괴를 하므로서 생각의 영혼들을 분산시키고 있다.
작품의 다양성을 갤러리들에게 선사함도 좋지만 룸마다 각각 고유의 개성과 차별성을 선사하고 갤러리들의 독자적 침실에서 여유로운 작품감상으로 상상의 미술세계로 녹여갈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적,시간적 여유가 있는 아트페어(Art fair)로 새로운 트렌드 형성을 주도했다면 하는 아쉬움이다.
중소화랑의 결집으로 신진작가들의 참여의 장을 마련한 서울호텔아트페어는 한글과컴퓨터가 모체인 ‘한컴아트피아’가 AI음원, 화가재능 NFT, 미술 작품 NFT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면서 마련된 미술기획전이다.
이같은 아트페어에서의 작품 거래는 50만원에서 5백만원 사이의 작품들이 대중을 이루며 1억원이 넘는 유명화가들의 작품이 주로 거래되는 양극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유명화가의 작품들은 대부분 대형 화랑들이 작품을 독식하고 있고 일부 특정 갤러리들에게만 유통되는 편중된 경향으로 일반갤러리들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관점에서 중소화랑들이 상업적인 공간을 뛰어넘어 신진작가의 발굴과 미술 수집가의 투자적 가치와 미술작품적 가치가 동반되는 아트페어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의 미술세계는 아직도 두터운 벽이 휴전선처럼 존재하기 때문이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 김동환박사,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