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경 제10장. 보각보살장 - 1
이때
보각(普覺)보살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단정히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쾌히 선(禪)의 폐단을 말씀해 주시어
여러 대중들로 하여금 일찍이 맞보지 못했던
기쁨을 얻게 하시고 마음이 확 트여
큰 안온(安隱)을 얻게 하셨나이다.
세존이시여,
말법 세계 중생들은
부처님과 거리가 점차로 멀어지매
성현은 숨고 삿된 법은 더욱 왕성해질 것이오니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어떤 사람을 따르고
어떤 법에 의지하며
어떤 행(行)을 행하고
어떤 병(病)을 제거하며
어떻게 발심(發心)하게 하여야
저 눈먼 자들로 하여금 삿된 소견에 떨어지지 않게 하겠나이까?”
이렇게 말하고 오체투지하며
이와 같이 세 번 청하여 거듭거듭 되풀이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보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선남자야,
그대들이 이제 여래에게 이와 같은 수행을 물어서
말법 세계의 모든 중생들에게 두려움 없는 도안(道眼)을 베풀어 주고
그 중생들로 하여금 거룩한 도를 이룰 수 있게 하려고 하는구나.
그대들은 지금 자세히 들으라.
이제 그대들을 위하여 말해 주리라.”
그때 보각보살이 분부를 받들고는 기뻐하면서
대중들과 함께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기다렸다.
선남자야,
말법 세계 중생들로서 장차 큰마음을 일으켜
선지식을 구하여 수행하려고 하는 이는
일체 바른 지견(知見)을 가진 사람을 구해야 할 것이니
마음이 상(相)에 머물지 않으며
성문이나 연각의 경계에 집착하지 않으며
비록 진로(塵勞)의 모습을 나타내긴 하지만
마음은 항상 청정하며 온갖 허물이 있는 듯이 보이나
맑은 행을 찬탄하며 중생들로 하여금
그른 계율에 들지 않게 하는 자여야 하느니라.
이와 같은 사람을 따르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성취할 수 있으리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이
이와 같은 사람을 보면 응당 공양하되
몸과 목숨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니
그 선지식은 4위의(威儀) 가운데
언제나 청정한 행을 나타내거나
내지는 갖가지 허물을 드러내더라도
교만한 마음이 없어야 할 것이거늘
하물며 재물을 모았거나 처자와 권속을 지님이겠는가?
만일 선남자야,
그 훌륭한 벗[善友]에 대하여
나쁜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면
곧 마침내 정각(正覺)을 성취하여
마음 꽃[心花]이 밝게 피어 시방세계를 비출 것이니라.
출처 : 동국역경원
출처 : 다음카페 『가장 행복한 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