麻姑搔痒(마고소양)
麻姑(마고)가 긴 손톱으로 가려운 데를 긁는다는 뜻으로, 원하는 일이 뜻대로 시원스럽게 잘 되어 감을 이르는 말. 麻姑爬痒(마고파양).
神仙傳(신선전)에 나오는 이야기로, 東漢(동한) 桓帝(환제) 시절 어느 해 칠월칠석날에 神仙(신선)인 王遠(왕원)이 蔡經(채경)이라는 집에 내려왔다.
채경의 집 사람들은 일찍이 풍성한 음식을 준비하여 신선이 강림하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신선이 나타나자 징을 울리고 음악이 울려 퍼지니, 신선은 머리에는 遠遊冠(원류관)을 쓰고, 몸에는 붉은색 옷을 입었고, 허리에는 오색 빛이 나는 커다란 파대를 두르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눈에는 몇몇만 볼 수 있었다.
신선 왕원은 채경을 접견한 후 사자를 麻姑仙女(마고선녀)에게 파견하였다. 마고선녀의 의사를 확인하여 청하고는 연회를 열었다.
그다지 오래 되지 아니하여 그윽한 소리가 천상으로부터 들리더니, 마고선녀가 下凡(하범)했다.
척 보기에는 겨우 17, 8세가량의 아름다운 소녀로 보이며, 머리는 가지런히 하나로 묶었는데 허리까지 내려오며, 칠흑처럼 검은 머리카락이 찰랑이며, 눈이 멀게 할 광채가 일렁거렸다.
마고선녀와 왕원은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채경이 차린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채경의 며느리는 배가 불러 임신한 상태였으므로 부정 탈 가 봐 며느리를 불러서 쌀을 가져 오게 하였다.
가져온 쌀은 마고선녀가 쌀 하나씩을 丹砂(단사)로 변하게 하며, 왕원은 공중에 팔을 휘둘러 美酒(미주)를 만들었다.
채경도 같이 먹고 마셨다.
그런데 채경이나 사람들이 마고선녀의 긴 손톱을 보았다.
마고의 손톱이 사람의 손톱과는 달리 그 모습이 마치 새 발톱처럼 생겼다. 채경도 마고의 손톱을 보는 순간 마음속으로 망령되게 이렇게 생각했다(麻姑搔痒 : 마고소양).
만일 등이 간지러우면 저 손톱으로 긁으면 좋겠다.
그러자 또 다른 신 선녀 方坪(방평)은 채경이 마음속으로 중얼거린 내용을 알고, 사람들을 시켜 그를 끌어다 채찍질을 하도록 하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마고는 선녀이다.
너는 어찌하여 경망되리?
마고의 손톱으로 등을 긁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느냐(麻姑爬痒 : 마고파양)?
어찌 사람으로서, 대담하구나!
하늘이 말하였다.
취직을 못하면서 두 번, 세 번, 네 번 떨어지는 것은 옛날이야기이다.
지금은 이십 번, 삼십 번, 사십 번 떨어져야 겨우 합격하는 취직 시험이다.
젊은 이 들이여 한두 번, 이삼십 번 실패했지만 분발하여 項羽(항우)가 못한 捲土重來(권토중래)하라!
큰 꿈을 갖도록 馬遠(마원)이 말하듯이 刻鵠類鶩(각곡유목) 하라!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라는 萬事太平(만사태평)과 같이, 확고한 결심으로 흔들리지 않는 南山可移(남산가이) 같이, 계속 노력하면서 粉骨碎身(분골쇄신)하여 나의 학식이 나날이 발전하도록 日就月將(일취월장)하면, 麻姑(마고)의 뜻대로 손톱으로 나의 등어리를 시원하게 글어 주는 麻姑搔痒(마고소양)의 뜻을 이룰 것이니 흔들리지 말고 精進(정진)하면 立身出世(입신출세)의 길이 열릴 것이다.
성완용/ 법고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