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환갑, 진갑을 넘어 어언 만 64살이니 신체적으로 늙은 것은 사실이다.
작년에 큰 어려움을 겪고나서는 머리칼마저 거의 하얗게 되고 말았다.
아내와 딸은 하얀 머리가 품위도 있고 잘 어울린다고 염색을 말리는 바람에 자연 그대로 살아왔다.
더욱이 나는 피부 알레르기가 심해 머리 염색을 함부로 못하는 고충이 있다.
그러나 직원들이나 친구들은 내 하얀 머리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눈치이다.
말끝마다 건강 조심, 하얀 머리를 보니 마음이 어쩌구... 염려 투성이다.
이번 휴가때도 유독 하얀 내 머리색 때문에 친구들 평균 나이가 더 들어 보인다고 은근히 놀린다.

그런데 오늘 나는 머리 염색을 하고 말았다.
모래 나를 만나자는 학생과 어머님이 주된 이유이다.
윤성민이란 여학생은 2년전 우리 청예단에 자원봉사 나왔다가 출범부터의 애틋한 사연을 알게되고, 자기 생일과 청예단 출범일이 같기도 하지만 청예단이 하는 일들이 너무 좋아서 더욱 애정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미국 고등학교로 유학을 가서도 학교폭력 피해학생들을 돕기 위해 SAVE란 단체를 조직해 활동하면서 청예단을 꾸준히 홍보해온 대단한 학생이다.
그는 요즘 인기 높은 ARM BAND를 제작해 팔아 마련한 140만원을 우리 청예단에 기부하면서 나를 보자고 요청해왔다.
난 그 학생을 만나는 것이 기대되고 좀 흥분도 된다.
도대체 어떤 아이인가?
솔직히 하얀 할아버지 모습보다는 내가 좀더 밝고 좋은 모습이고 싶다. 난 그 아이가 원한다면 멘토도 되어주고 싶은 심정이다.
이것을 이유로 아내의 동의를 받고 과감히 머리 염색을 했다.
10년은 확실히 젊어 보인다.
피부 트러블이 걱정이지만 일단 1.5개월은 좀 젊은 모습으로 버틸수 있지 않을까!
머리색 하나에 이다지도 다른 느낌이 드는 건지...
그 여학생이 나를 좋게 보아주면 기분이 더욱 좋겠다.
첫댓글 훨씬 젊어 보이십니다... 그런데 갑자기 저도 염색을 해야 할거 같은 생각이 밀려듭니다...
김관장은 지금이 아주 좋아요. 멋지고... 관록도 붙어보이고,,, 난 아예 할아버지 취급받아서 그런 것이지만...
염색을 하지 않은 모습도 너무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