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10년 전 모습은 어땠나요? 10년 전에 비해 나는 뭐가 달라졌고, 어떤 점이 그대로인가요?
13년 동안 한 사람으로, 엄마로, 배우로 달라지면서도 여러분의 곁을 늘 지킨 한 사람이 있습니다. 김정화 홍보대사입니다. 단단하고 묵묵하게 여러 역할을 감당해 온 김정화 홍보대사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인터뷰 직전까지 그의 휴대전화는 쉴새 없이 울렸다. 육아와 업무로 인한 용무가 뒤섞여 있는 듯했다. 그 와중에 기아대책 홍보대사로서의 인터뷰까지. 일상이라는 듯 개의치 않아 했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큰 눈은 질문과 답변에만 골똘해졌다. 답에는 거침이 없었다. 긴 시간을 통해 삶의 질문들을 착착 정리해놓은 느낌이었다.
처음부터 단정한 정답지를 들고 있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의 삶이 가장 어지러운 시기, 기아대책을 만났다.
“제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것, 엄마가 돌아가신 것, 그리고 기아대책을 만난 것이 제 인생의 세 가지 전환점이에요. 시기순으로 따지면 기아대책을 만난 게 가장 먼저죠. 그 만남이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줄 몰랐어요. 기아대책을 만났기에 남편도 만났고, 가정을 이룰 수 있었으니까요.”
연기인생 슬럼프,
기아대책을 만나다
김정화 홍보대사가 기아대책을 처음 만난 건 2009년이었다. 연기 인생의 슬럼프 시기였다. 어린 나이, 길거리 캐스팅으로 데뷔한 직후 스타가 된 케이스였다.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삶이었다.
“왜 내가 연예인으로 살게 됐는지 하나님께 알려달라고 기도했어요. 많은 인기를 얻은 건 감사한 일이었지만, 간절히 원했던 게 아니었기에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모태신앙이었는데, 그 시기에 마음먹고 했던 성경공부가 신앙적으로 터닝포인트가 됐어요.
그때 마침 기아대책을 통해 아그네스(김정화 홍보대사의 첫 결연아동)를 만났어요. 그 아이를 만남으로 제 삶에 감사함이 생겼어요. ‘아, 이 일을 알리라고 하나님이 나를 배우로 만드셨구나’ 하고 깨달음을 얻게 됐죠.”
이후 그의 신앙적 가치관은 종교에만 갇혀 있지 않았다. 일과 삶으로 실천해 나갔다. 기독교방송 출연제의도 마다하지 않았다. 커피 사업을 시작한 것도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실제 그의 커피사업으로 케냐 바링고 지역이 경제적 자립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아이들 양육도 마찬가지였다. ‘교육도시’라고 하는 송도에 살지만, 두 아이는 일부러 멀리 떨어진 숲 유치원에 보냈다. 자연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가 사람도 사랑할 거라는 생각이었다.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 하잖아요. 우리가 옳은 삶을 살면, 내가 많은 것을 아이들에게 쏟아붓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그 모습을 보고 배워갈 거라고 믿어요.”
이번 우간다행에 아이들과 함께 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하는 일을 보고, 느끼고, 배웠으면 했다. 유화와 유별이는 가진 용돈을 다 털어서 우간다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선물을 나눠줬다.
“자랑스러워하고, 뿌듯해하는 것 같아요. 나눔을 위해 용돈을 또 모을 거라고 얘기해요. 남편은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야 하는 것도,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라고 알려줘요.”
연예인으로 사는 삶의 이유
연예인으로 산다는 것은 막연하게 생각해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어딜 가도 모두가 알아보는 삶. 마음이 위축될 만도 한데, 그런 기색은 없었다.
“첫 아이에겐 저희가 좀 엄했어요. 엄마는 연예인이고 아빠는 전도사니까. 어떤 낯선 곳에 가도 사람들은 저희를 알아보고, 특히 교회에서는 더 하죠. 첫째 유화는 성향이 자유분방하거든요. 얘는 연예인의 아들이 아니라 그냥 이 아이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는데, ‘하지 말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지금 돌아보면 가혹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이제는 아이와 제 삶을 분리하려는 연습을 많이 해요. 연예인의 아들로서가 아닌, 누구라도 도리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교육하죠.
그러다 보니 제 자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선한 모습도 나고, 가끔 화내는 모습도 나니까. 그걸 꾸며내는 게 오히려 더 가식이잖아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다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자고 생각하게 됐어요.”
최근 새로 계약한 소속사에도 그는 삶의 신념을 얘기했다.
“크리스천 배우로 살아가는 목적은 하나님께 있잖아요. 제가 사역자의 아내이기도 하고요. 종교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게 한다면, 난 계약도 할 수 없다고 말했어요. 감사하게도 소속사에서도 동의해 주셨어요. 일반 방송과 밸런스를 맞춰가며 행복하게 일하고 있어요.”
10년 전 출간한 그의 에세이집 <안녕 아그네스>는 “내가 시작한 나눔이 지구 끝에 있는 한 사람의 인생을 얼마만큼 바꿀 수 있는지, 그 나눔으로 내가 얼마나 큰 기적을 경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돼 있다. 다시 10년. 그 기적은 얼마나 커졌는지 물었다.
“나눔으로 내가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살리는 게 기적이잖아요. 근데 그 기적으로 내 가치를 깨닫게 돼요. 내 일도 가치 있는 거구나. 내 일상도 가치 있는 거구나 점점 의미가 확장돼요.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 깨닫게 됐어요. 일상의 감사가 더 커졌어요.”
홍보대사, 함께 걸어가는 일
2009년으로 돌아가도 기아대책과 함께 하겠다고 결정했을까. 그의 선한 이미지와 영향력이라면 더 유명한 단체를 택할 수 있지 않았는지 물었다.
“다른 단체들 해외현장을 방문한 적도 있어요. 제게 가장 잘 맞았고, 감동이 컸던 현장이 기아대책이었어요. 사명을 갖고 일하는 기대봉사단이 있다는 게 달랐어요. 제게도 기아대책 홍보대사 일은 사명이거든요.
기아대책이 대단히 유명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의 신념과 기아대책의 정신이 같고, 그 일을 위해 함께 걸어가는 거니깐요.”
또 이후 10년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냐는 물음에 그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10년 후면 첫째 아이가 성인이 될 텐데 어떨까? 막연하게 얘기하긴 해요. 남편이 아픈 후로는 ‘오늘’에 집중하게 됐어요. 누가 살고 싶었던 하루를 소홀히 살거나, 죄 짓고 살 수 없잖아요.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감사하며 살다 보면 그 결과는 하나님께서 이루실 테고, 그 결과 또한 받아들이고 감사하게 되지 않을까요?”
첫댓글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는것도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참으로 아름답고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