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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어벌쩍 넘기다]
어제는 제가 일하는 농촌진흥청에서 대국민보고회가 있었습니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작년에 어떤 일을 했고 그 성과는 무엇이라는 것을 국민에게 보고드리는 자리였습니다.
농촌진흥청은 국가기관으로 어떤 경우에도 국민을 속이거나 농업인의 어려움을 어물쩍 넘기는 일은 없습니다. 전화 한 통화만 주시면 언제 어디든지 찾아가서 가려운 곳을 긁어드립니다. 1544-8572(일어서서 바로처리)로 전화를 주시면 대한민국 어디든 찾아갑니다.
오늘은, 농촌진흥청이 국민의 어려움을 어물쩍 넘기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어물쩍을 살펴보겠습니다.
'말이나 행동을 일부러 분명하게 하지 아니하고 적당히 살짝 넘기는 모양'을 뜻하는 부사는 '어물쩍'입니다. 이번 일은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처럼 씁니다. 거기서 나온 말이 '어물쩍거리다'로 '꾀를 부리느라고 말이나 행동을 자꾸 일부러 분명하게 하지 아니하고 적당히 살짝 넘기다'는 뜻입니다. '어물쩍대다'도 비슷한 뜻입니다.
'어물쩍'과 같은 뜻으로 '우물쩍'도 있습니다. 우물쩍 넘기다, 우물쩍 숨기다, 우물쩍 지나치다처럼 씁니다. 마찬가지 우물쩍거리다와 우물쩍대다도 있습니다.
그런 뜻의 그림씨(형용사)로는 '어정쩡'이 있습니다. '분명하지 아니하고 모호하거나 어중간하다.'는 뜻이죠. 어정쩡한 태도, 찬성도 반대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처럼 씁니다.
발음이 비슷한 '어벌쩡'도 있습니다. 부사로 '제 말이나 행동을 믿게 하려고 말이나 행동을 일부러 슬쩍 어물거려 넘기는 모양.'을 뜻합니다. 어벌쩡 달래 놓고...처럼 씁니다.
제가 일하는 농촌진흥청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어벌쩡하게 일하지는 않습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어물쩍 넘기지도 않습니다. 언제 어디서든지 국민이 찾으면 바로 달려갑니다. 1544-8572로 전화만 주십시오. ^^*
우리말123
보태기)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어벌쩍, 어벌쩡, 우물쩡이 있으나, 한글학회 우리말큰사전에는 어벌쩍만 있고, 우물쩡, 어벌쩡이 없습니다. |
첫댓글 곁땀, 다지기. 몰라서 안쓴 우리말이 너무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