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5. 관음기도(2)
보각국사 일연선사께오서 「삼국유사」에 온축해 놓으신 16차례의 관음신앙 사실(史實)은 하나하나가 다 우리 민족의 관음기도의 양상으로 의미가 있지만, 여기서 드러내어 길벗들과 음미하고 싶은 것은 다음 네 편입니다. ① 삼소관음과 중생사 ② 남백월이성 노힐부득과 달달박박 ③ 분황사 천수대비 맹아득안 ④ 광덕과 엄장이 그것입니다. ①~③은 탑상편에, ④는 감통편에 실려 있습니다.
①은 중생사 관음대성이 세 곳에 나타난 영험담입니다. 유럽에 성모 발현지가 여러 곳 있는 건 알아도, 이 땅에 관음대성 발현지가 여러 곳임을 잘 알지 못하는 우리에게 새삼 신심의 눈을 뜨게 하는 영험담입니다. 또한 이 관음대성께 최승로를 반달 동안 맡기고 견훤의 침입의 화를 피한 영험담은, 조선조 17세기 중반에 설정 스님이 오세암 관음께 다섯 살 아이를 맡겨 살린 영험과 통합니다.
[보충]
* 이 네 편 외에도 낙산이대성 관음과 정취 그리고 조신, 욱면비 염불 서승 등에도 관음기도의 의미가 오롯이 새겨져 있습니다. 최은함은 중생사 관음대성 전에 기도하여 최승로를 얻었는데, 견훤이 침입하자 석 달 남짓의 최승로를 이 관음대성께 맡기고 피난을 떠났습니다.
* 오세암은 자장율사가 창건할 당시에는 사암명을 관음암이라 할 정도로 관음신앙과 관련이 깊습니다. ‘오세 신동’으로 불렸던 김시습이 머물렀고, 만해선사의 오도처이며 「임의 침묵」과 「십현담 주해」의 저술처이기도 합니다. 정채봉의 동화 「오세암」도 오세 아이 관음 영험담을 동화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첫댓글 요약1. 「삼국유사」의 <삼소관음과 중생사>는 관음대성이 세 곳에 발현한 영험담임
요약2. 중생사 관음대성은 석달 남짓의 최승로를 보호하여 살렸음
요약3. 최승로 생존 영험담은 17세기 오세암 설정 스님과 다섯 살 아이의 영험과 통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