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유학중일 때 이학배 선배는 미네소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American University라고 미국 수도에 있는 대학에서 조교수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학배 선배는 “학교 이름에서도 알수 있듯이 미국을 대표하는 학교는 하버드가 아닌 American University이다”라고 주장하곤 했는데, 그런 논리라면 고려대학(Korea University)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학이어야 했다.
내가 학배 선배를 처음 본건 학배 선배가 유학중 잠깐 들어왔을 때였다.
안박사님이 예전에 대학원생들하고 친하게 지냈다는 전설을 듣기는 했었다. 그런데 워낙 shy하시고 말씀도 별로 없으신지라 나때 대학원생들은 다들 좀 어려워했었는데, 이학배 선배의 출현으로 그 전설을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
학배 선배 왔다고 안박사님과 대학원생들이 술 먹긴 좀 이른 오후에 신촌 어딘가에서 모였다.
학배 선배는 그 당시 대 히트 치고 있던 박미경의 “이브의 경고”를 틀어달라고 연거푸 주문하고 있었다.
술이 적당히 취하자, 상상도 못할 황당한 광경이 펼쳐졌다.
모든 대학원생들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특히 여학생들은 "어머머..."하며 입을 못 다물었다.
아니, 이학배 선배가 틈만 나면 “난 안박사가 좋아!”하며 안박사님 반짝이는 이마에 기습적으로 뽀뽀를 하는게 아닌가...
그때마다 안박사님은 귀찮은 파리 쫓듯 신고 있던 슬리퍼를 휘둘러 밀어내셨다.
안박사님은 6:30pm에 경영대학원 강의가 있었다.
“강의 갔다 올께”하고 가시더니 강의시간 끝나고도 남을 시간까지 안돌아오신다.
학배선배 무서워 도망가신거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지만, 과돌이 신석인이 출동해 아직도 강의하시고 계시던 안박사님을 모셔왔다.
하여간 그날 이후 대학원생들이 안박사님을 좀 덜 어려워했던 것 같다.
첫댓글 안박사님의 성함은 어떻게 되나요?
글이 너무 재미있네요 ㅋㅋ
안윤기 교수님인데 은퇴하셨습니다.
@안재형 그렇군요. 안재형님 글에 친숙한 이름들이 많이 등장해서, 매번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ㅎ
안윤기,
안재형,
안ㅇ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