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행은 꽃놀이가 최고라 외치는 당신, 아마도 여행지에서 독특한 의상대여는 한 번도 못해본 게 분명하다. 요즘 인싸(insider)들은 여행도 확실한 콘셉트를 잡고 간다. 예쁘기만 한 꽃놀이보다 재미 쏠쏠, 멋짐 폭발하는 개성만점 의상대여 여행을 계획해보는 건 어떨까?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고애신이 되어 “러브가 무엇이요?”를 묻거나,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한 장면처럼 코믹한 상황을 연출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교복을 빌려 입고 마냥 싱그러웠던 10대를 잠시나마 소환하는 것도 좋겠다. 논산 선샤인스튜디오, 익산 교도소세트장, 합천영상테마파크에서 인싸들의 여행법을 알아본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선샤인스튜디오
찍으면 인생사진이오 - 논산 선샤인스튜디오
요즘 제일 핫한 여행지 의상은 한복도, 교복도 아닌 개화기 시대 의상이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영향이 크다. 글로리호텔 사장 쿠도 히나처럼 우아한 드레스도 좋고, 드라마 후반에 고애신이
입었던 모던걸 스타일도 인기다. 단아한 원피스를 입고 구한말 비운의 여주인공으로 변신하기 딱
좋은 장소는 논산 선샤인스튜디오다. 실제로 <미스터 션샤인>을 위한 촬영 세트장으로 지어졌고,
드라마 종영 이후 일반에 개방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경성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선샤인스튜디오 전경
개화기 의상 입고 다니기 딱 좋은 공간이다.
선샤인스튜디오 안에는 개화기 의상을 빌려주는 양품점이 있는 데다가 일제강점기 경성을 고스란히 재현했으니 셔터를 누르는 족족 인생사진이다. ‘미스터 션샤인앓이’를 하던 이들이라면 드라마
속 명장면을 재현하는 꿀잼에 사진 100만 장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주말 한낮에는 방문객이 너무 많아 사진 촬영이 힘들다. 오전이나 오후 4시 이후를 공략하는 게 좋다. 특히 늦은 오후에는 햇살이 부드러워져 사진 찍기 좋다.
양품점에 전시된 의상은 드라마 촬영 때 배우들이 입었던 것
글로리 호텔 앞에 서면 시간여행 시작
매표소에서 지도를 챙겨 선샤인스튜디오에 들어선다. 바로 의상을 빌리러 가도 되지만 먼저 전찻길을 따라 한 바퀴 돌아보며 사진 찍을 곳을 확인하는 센스를 잊지 말자. 촬영 포인트는 글로리호텔
입구, 전차, 홍예교 위·아래, 유진초이 사무실(한성전기회사 2층) 등이다. 글로리호텔의 경우 입구가 두 군데인데 계단 쪽 입구를 추천한다.
홍예교 위에서 드라마 장면 따라 하기
선샤인스튜디오에서도 가장 인기 많은 글로리호텔
의상대여는 지도상에 양품점이라고 표시된 곳에서 한다. 대여하는 옷 외에 고애신 한복, 유진초이 군복, 김희성 정장, 쿠도 히나 원피스, 구동매 사무라이 복장까지 실제로 배우들이 입고 촬영한 의상들이 전시돼 있어 반갑다. 대여 의상은 여성용은 드레스, 기모노, 한복, 글로리호텔 메이드복, 외국어학당 교복 등이고, 남성용은 유진초이 군복, 양복, 사무라이복 정도다. 그 밖에 어린이 한복과 소품류(모자, 신발, 양산 등)도 다양해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드레스·양복·군복은 각각 2만 원, 한복·
기모노·사무라이복은 1만5000원, 소품류는 3000~5000원 정도다. 기본 2시간인데 사진 찍기에
2시간이면 충분하다.
홍예교 아래도 촬영 포인트다.
의상만으로도 개화기 분위기가 물씬난다.
어서 와~ 죄수복은 처음이지 - 익산교도소세트장
세상에서는 온갖 체험을 하고, 온갖 의상을 입어볼 수 있지만 오직 익산교도소세트장에서만 가능한 독특한 의상이 있으니 죄수복 체험이다. 현실에서는 교도소에 갇힐 정도로 큰 죄를 지어서도 안 되고, 실제로 벌어졌다면 인생 난감한 일이겠지만 교도소세트장에서 재미삼아 즐길 수 있어 신선하다. 게다가 무료입장에 죄수복도 무료니 놓칠 수 없다.
‘불량 커플’ 설정 컷 찍기 좋은 죄수복 체험
감시탑 아래 날개 벽화도 포토존이다.
친구끼리, 연인끼리 혹은 가족끼리 웃기는 죄목을 만들어 상황극을 만들어보자. “발냄새가 너무
구린 죄로 징역 3년형에 처한다.” “나의 마음을 훔쳐간 벌을 받아라!” 머리를 맞대고 어이없거나
죄수복을 입는 순간 불량 DNA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다리도 비딱하고 시선도 불량해진 느낌이다. 사진촬영 포인트는 다인실 감방, 독방, 철제 계단(교도소 내부), 운동장, 운동장 벤치, 면회실, 날개 벽화 등이다.
아빠랑 아이랑 역할극 놀이도 재미있다.
넓은 운동장 뒤로 교도소 건물이 실제처럼 보인다.
익산교도소세트장은 폐교된 초등학교 부지에 지었다.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 대부분 이곳에서 촬영했는데 가장 유명한 영화로 <7번 방의 선물>이 있다. ‘교정’이라는 큰 글자가 적힌
철문을 들어서면 넓은 운동장 너머 본 건물이 보인다. 붉은 벽돌 건물은 면회소, 왼편의 회색 건물이 감방이다. 의상 체험은 감방 건물에 있다.
운동장 옆 울타리에 반짝이는 것들은 스쳐 지나가기 쉬운데 자세히 보면 수갑 모양이다. 실제 수갑이 아니라 서로의 사랑을 꽉 묶어버린다는 의미의 고백팔찌다. 사랑의 자물쇠는 흔한데 고백팔찌로 수갑을 채우는 건 익산교도소세트장만의 독특한 체험이다. 고백팔찌는 정문 옆 고백버스에서 판매한다.
고백팔찌로 사랑의 수갑을 채워볼까?
거대한 철문이 분위기를 압도한다.
싱그러웠던 10대로 회귀 - 합천영상테마파크
지긋지긋하던 교복이 그리워진다는 건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는 것, 혹은 사회생활에 지쳤다는 신호다. 사소한 것으로 친구랑 다투고, 성적 때문에 울고, 어서 어른이 되기만을 바라던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나마 현실에서 벗어나 싱그러운 과거로 회귀하는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면 합천영상테마파크를 추천한다.
10대의 상큼함이 느껴지는 교복체험
국도극장에 교복 대여점이 있다.
교복 대여를 하는 여행지는 여러 곳이다. 그 가운데서 합천영상테마파크는 개화기 서울과 1970년도 종로거리 등 다양한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즐겁다. 교복 대여는 국도극장에서 한다. 교복
4000원, 소품 1000원으로 비용도 저렴하다.
옛날 교복, 교련복 등 추억의 교복이 가득하다.
다양한 시대극을 촬영한 합천영상테마파크
합천영상테마파크는 영화 <암살> <말모이> <택시운전사> <태극기 휘날리며>,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각시탈> 등 숱한 시대극의 배경이 됐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낯익은 드라마·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를 정도다. 합천영상테마파크 입장권으로 근처의 청와대 세트장까지 들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