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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살인(借刀殺人)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인다는 뜻으로, 남을 이용하여 사람을 해치는 음험한 수단을 이르는 말이다.
借 : 빌릴 차(亻/8)
刀 : 칼 도(刀/0)
殺 : 죽일 살(殳/7)
人 : 사람 인(人/0)
남의 힘을 빌려서 자신은 까딱하지 않고도 적을 물리친다면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기'다. 그런데 방법이 좋지 않으면 자칫하다 욕을 바가지로 들어야 할 위험도 있다. 계략을 짜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겨야 온전한 승리가 된다. 고대의 군주들이나 전장의 장수들이 드러나지 않게 눈엣가시를 해치우는 방법으로 곧잘 썼다.
'병법 36계' 중 이와 같은 계책을 잘 설명한 것이 남의 칼을 빌려(借刀) 사람을 없애는(殺人) 제3계이다. 36계는 제1계인 만천과해(瞞天過海; 하늘을 가리고 바다 건너기)를 시작으로 제36계 주위상(走爲上)까지 모두 36가지 계책이 잘 설명되어 있다.안 될 때는 도망하는 것이 제일이라는 줄행랑으로 잘 알려져 있는 것이 제일 마지막인 최상의 것이라 한 것이다.
그러나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하지 않다)라는 말로 잘 알려진 손자병법(孫子兵法)과는 전혀 별개의 내용인데 같은 곳에 수록된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병법 36계는 대개 5세기까지의 고사(故事)를 17세기 명나라 말에서 청나라 초기에 수집하여 만들어진 것이라고 전한다.
이 성어는 수단으로 쓴 칼 사용자에게 누명을 씌우고 목적인 살인을 저질렀으므로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지만 죽느냐 사느냐의 전쟁터에선 참으로 기묘한 계책이 된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예가 많다.
조조(曹操)가 자신을 비난하던 예형(禰衡)을 황조(黃祖)를 시켜 없애버린 일이나 적벽대전 때는 도리어 오(吳)의 주유(周瑜)에 속아 수군을 훈련시키던 장수 채모(蔡瑁)와 장윤(張允)을 참수한 일, 유비(劉備)와 여포(呂布)의 관계 등은 모두 이 계책을 사용한 것이다.
이 방법이 일상에서 무분별한 허용은 안 되겠지만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빈번히 사용되고 있다. 총선에 나갈 후보를 뽑는 공천에서 여야 함께 바로 이 방법을 쓴다. 쳐내고는 싶은데 실제로는 실력자가 못하고 관리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어 탈락시키는 것이다.
공자(孔子)의 제자 자공(子貢)이 노(魯)나라를 돕기 위해 제(齊)나라와 오(吳)나라를 서로 싸우게 하고 다시 진(秦)나라로 가서 오(吳)와 싸우도록 했다. 결국 힘이 빠진 오(吳)나라는 격파당하고 제(齊)나라는 혼란에 처하게 되었으며 진나라는 강국이 되어 노(魯)나라의 후견국이 되었다. 남의 힘을 빌어 이렇듯 적을 물리치고 자기의 입장을 지키거나 목적을 달성하는 계책을 차도살인(借刀殺人)의 계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계책에 의하여 국가의 존망과 안위가 결정된 예는 상당히 많다.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빈번히 사용되고 있으며 방법도 매우 다양하다. 이 경우 살인(殺人)이 목적이라면 차도살인(借刀殺人)은 방법이다. 이때 방법은 갖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가 있다. 적의 총체적인 역량일 수도 있고 혹은 재물일 수도 있으며 때로 상호간에 갈등을 조성, 증폭시키는 계략일 수도 있다.
차도살인(借刀殺人)
남의 칼을 빌려서 사람을 죽인다는 뜻으로, 삼십육계 중 제3계이다.
敵已明 友未定 引友殺敵 不自出力 以損推演
(적이명, 우미정, 인우살적, 부자출력, 이손추연)
적이 우리에 대한 공격 의도를 밝혔는데 동맹국은 아직 대응을 결정하지 않았다면, 동맹국이 적을 공격하도록 유도하여 우리 측의 손해를 최소화하라.
동맹자나 제삼자가 적을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전술이다. 적을 처단해도 아군의 피해는 입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컨대 적성세력 중 한 국가와 몰래 강화하고 그 조건으로 지금까지 그 나라가 동맹을 맺고 있던 다른 적국을 배후 기습하게 하는 것도 차도살인에 해당한다.
정나라 장공이 회나라를 빼앗으려 할 때, 먼저 회나라 신하들 가운데 용맹하고 우수한 자들에게 벼슬과 토지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날조했다. 그것을 회나라 수도의 성문 밖에 세운 제단 밑에 매장하고 닭의 피를 뿌려 마치 맹세의 의식이 정말 이루어진 것처럼 공작했다. 회나라 군주는 이를 발견하고 서약서에 이름이 올라있는 사람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장공은 재빨리 회나라를 들이쳐 멸망시켰다.
서기 219년, 촉나라의 관우가 위나라의 번성을 공격했다(번성 전투). 방덕과 우금이 이끄는 위나라 지원군이 관우에게 격퇴되고, 조조는 천도를 검토할 정도로 궁지에 빠졌다. 이때 사마의와 장제가 관우가 다스리는 형주 땅을 분할하는 것을 조건으로 오나라 손권과 동맹하는 것을 제안했다. 위와 동맹한 손권은 관우에게 원한을 가진 미방과 부사인을 포섭하여 관우의 본거지인 강릉을 점령했다. 관우는 부득이 번성에서 철수했지만, 여몽에 의해 관우군 탈영자가 속출, 관우는 형주 공방전 결과 아들 관평과 함께 살해되었다.
1600년 10월 21일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중심으로 한 동군에 회유된 서군의 고바야카와 히데아키가 전투 중에 서군을 배반한 것이 전투의 승패를 결정짓기도 했다.
차도살인(借刀殺人)
남의 칼로 적을 벤다
적의 상황은 명확히 파악되었는데, 우방의 태도가 분명치 않을 때는 반드시 우방을 끌어들여 적과 필사적으로 싸우도록 만들어야 한다. 직접 출병하여 싸울 필요 없이, 즉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을 얻는 방법이다.
차도살인(借刀殺人)이란 남의 손을 빌어 살인을 한다는 의미이다. 살인은 비록 잔인한 방법이나 세상에는 죽여야 할 사람들이 널려 있고, 또한 죽여서는 안 될 사람인데 무고하게 죽는 경우도 많다. 살인의 근본은 인의도덕을 추구하는 것과 거리가 멀다. 단지 죽일 대상이 누구이고 이 사람을 죽여야 하느냐 마느냐, 즉 ‘나에게 역행하는 사람은 죽어야 한다’는 것이 중국 역사상 제일 보편적인 살인 원칙이다.
살인에는 현명하고 우매한 등급이 있다. 우매한 사람의 살인은 시퍼런 칼을 들고 들어가 붉은 피를 뿌리며 사람을 죽인다. 겉보기에는 영웅적이고 통쾌할지 모르나 이렇게 되면 법률적인 제재를 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남들로부터 잔인하고 난폭하다는 비난을 듣게 된다. 영리한 사람의 살인은 다르다.
그는 자신이 직접 움직이지 않을 뿐 아니라 공개적으로 법률을 이용하거나 남의 손을 빌어 수행한다. 이렇게 되면 목적도 달성되고 인의도덕이라는 명분에도 어느 정도 여지를 갖게 된다. 소위 ‘살인을 할 때는 피를 보지 말아야 하며, 피를 보면 영웅이 아니다’는 말이 매우 좋은 설명이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살인자 중 진회(秦檜)가 영리한 살인자를 자처한 어리석은 살인의 본보기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아마도 있을 것이오’라는 죄명으로 악비(岳飛)를 제거함으로써, 송고종(宋高宗)의 지위를 공고하게 했고, 자신은 고종을 대신한 희생양이 되어 대대손손 간신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것이다. 실은 악비를 죽인 것은 송고종의 책략으로써, 진회는 군주의 악역을 담당했던 칼잡이에 불과했다.
당시 절강의 소홍성에 비석이 하나 전래하는데, 그 내용인즉 송고종이 악비를 위해 쓴 애도의 글로, 악비의 전공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찬양하고 있다. 실로 고양이가 쥐를 잡아놓고 눈물을 흘리는 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비석을 보고 후에 사람들은 모두 진회가 악비를 모함해 죽인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악비는 무고하게 죽었으며, 진회는 이렇게 무고하게 죽인 장본인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인식은 명나라의 사평가(史評家)였던 문형산(文衡山)에 의해 타파되었다. 그는 비석 뒤에다 ‘만강홍(滿江紅)’이란 사(詞)를 새겨 넣어, 송고종이 그의 부친과 형이 귀국해서 자신의 지위를 위협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는 내용을 분명히 했다.
공자는 비록 성인으로 존경을 받고 있지만, 살인 기술에 있어서는 매우 유치했다. 그는 줄곧 벼슬 한번 못하고 있다가, 졸지에 대사구(大司寇)란 귀한 몸이 되어 권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당시 유명했던 소정묘(少正卯)를 죽인 것이 천고의 의안(疑案)으로 남아 있다. 그의 살인 명분은 무엇인가?
그의 문인(門人)이 공자에게 물었다. “소정묘는 노(魯)나라의 문인인데 선생님께서 집정하시자마자, 그를 죽이셨으니 무슨 실수가 있지는 않았습니까?” 공자는 대답했다. “사람에게 다섯 가지 큰 악이 있는데 여기서 절도는 제외시킨다. 첫째, 마음이 삐뚤고 험악함이요, 둘째, 행동이 괴팍하고 고집스러움이요, 셋째는 말이 위선적이면서 거침이 없는 것이오, 넷째는 사실을 정확하게 기록하지 않으면서 장황한 것이요, 다섯째는 정의롭지 못함을 쫓으면서 윤택하게 치장을 하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중 하나만이라도 사람에게 있다면 군자로서 자격이 없고 주살되어야 마땅하다.”
이 다섯 가지 조건을 보건대 소정묘는 군중들을 선동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을 뿐더러, 군중에게 유언비어를 날조해 현혹하지도 않았다. 단지 유일한 살인 죄목으로는 소정묘가 공자보다 더 박학하여 공자가 정치를 하는데 장애 요소가 되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소위 “평범한 사람은 죄가 없으나 재능이 있으면 죄가 된다”는 ‘재능죄’에 해당하는 셈이다. 여기서 공자의 패도욕(覇道欲)이 어느 정도였는지 잘 알 수 있다.
비교적 영악한 살인자는 조조(曹操)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예형(禰衡)을 죽일 때 유표(劉表)의 손을 빌었고, 양수(楊修)를 죽일 때도 “군심을 현혹했다”는 죄명을 씌었다. 감쪽같이 당당하게 죽여, 그의 살인은 정당화 되었다. 게다가 조조는 ‘고양이가 쥐를 잡아 먹으며 눈물을 흘리는’ 자비까지 연출할 수 있었는데 바로 이점이 간웅(奸雄)적인 모습인 것이다.
차도살인(借刀殺人)
남의 손을 빌려 목표를 이루다
197년 후한(後漢) 말기, 헌제가 조조(曹操)를 승상으로 삼아 전권을 부여했다. 이때부터 조조는 자신이 천하를 지배할 야심을 드러냈다. 특히 인재등용에 집중하였는데 학식이 뛰어나거나 병법에 능한 자라면 과거의 경력을 문제 삼지 않고 자신의 휘하에 두었다. 이로 인해 벼슬을 얻고자 조조를 찾아오는 문객이 끊이지 않았다.
그 무렵 예형이라는 천하제일의 인재가 있었다. 언변과 술사가 뛰어나고 성격이 강직해 당시 잘못된 정치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독설가로 선비들에게 정평이 나있었다. 관리들은 혹시라도 예형에게 꼬투리를 잡혀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두려워하여 멀리했다. 그런데 관리 중에 당시 천하의 기재라는 북해 태수 공융은 예형을 존중하여 가까이 지냈다. 한 사람은 천하의 기재이고 한 사람은 천하의 인재이니 제법 어울려 보였다.
어느 날 공융이 표문을 올려 예형을 추천하였다. 조조가 예형이 과연 어떤 인물인가 궁금하여 불러들였다. 하지만 예형은 병을 핑계로 가지 않고 도리어 찾아온 관리에게 조조를 비방하였다. “지금 천하를 어지럽히는 자는 바로 조조다.” 조조는 이 말을 전해 듣고도 출세를 위해 몰려든 많은 인재들을 제쳐놓고 예형을 관리로 임명했다.
하루는 조조가 신하들에게 예형을 선보이고자 했다. 예형이 많은 신하들 앞에서 인사하는 것은 좋았는데 갑자기 조조가 있는 문전 앞에 이르러 큰소리로 조조를 꾸짖는 것이었다. “어떻게 천하의 정치를 당신 맘대로 한단 말이오!” 너무도 오만하고 방자한 행동이었다. 조조가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그를 죽이려 하였다. 하지만 천하 인재를 함부로 해쳤다는 비난을 받을까 두려워 꾹 참았다.
사실 조조는 자신 앞에서 옳은 소리하는 선비들을 무척 싫어했다. 며칠 후 조조는 예형을 형주태수 유표(劉表)에게로 보냈다. 유표는 예형을 극진하게 대접하였다. 그러나 얼마 후 예형은 유표에게도 거침없이 독설을 퍼부었다. “지금 조정에는 공융 한 사람만 필요할 뿐이지 나머지는 모두 쓸모가 없소.” 이 말이 유표를 화나게 만들었다. 유표는 예형을 죽이고자 했으나 조조가 보낸 사람이라 분을 참으며 그를 강하 태수 황조에게로 보내버렸다.
강하에서 예형은 얼마 동안에는 황조와 잘 지냈다. 그런데 하루는 황조의 아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위세를 떨고자 성대한 잔치를 베풀었다. 그때 손님 중에 누군가 앵무새를 바치며 황조의 아들을 크게 칭송하였다. 그러자 예형이 이를 보고 독설을 참지 못하고 앵무부라는 시를 지어 비난하였다. 본래 황조는 성질이 급하여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자신의 아들을 비난한 예형을 단칼에 베어버렸다.
나중에 조조가 이 보고를 받고 그저 한 마디 했을 뿐이다. 나는 불편하고 적장에게 주기는 아까운 인재 한 명이 죽었구나. 차도살인(借刀殺人)이란 남의 칼을 빌려서 반대자를 죽인다는 뜻이다. 삼십육계 중 제3계로 자신의 손에 피 안 묻히고 다른 사람을 시켜 일을 깨끗이 처리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그러니 권력에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면 욕먹을 일도 없고 죽을 일도 없는 것이다.
欲量他人先수自量. 傷人之語還是自傷, 含血噴人先汚其口.
욕량타인서수자량. 상인지어환시자상, 함혈분인선오기구.
타인을 헤아리고자 한다면 먼저 스스로를 반드시 헤아려라. 남을 해치는 말은 스스로를 해치는 것이니 피를 머금어 남에게 뿜으면 먼저 자기의 입이 더러워진다는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나오는 진리이다.
주먹을 내밀면 내 주먹에 상처가 날 수밖에 없다. 주먹을 내미는 순간 감정은 풀릴지 모르지만 그 후에 오는 후유증은 심각할 수 있다. 어렵고 힘든 세상에서 살아남기가 녹록치 않다고 한다. 원칙으로 산다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고 한다. 전략은 원칙이다.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원칙의 적용이 전략이다. 다양한 전략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지혜로운 삶의 방식일 수 있다.
삼십육계(三十六計)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차도살인(借刀殺人)이다. 차도살인(借刀殺人)이란 칼을 빌려 남을 죽인다는 뜻으로 적의 실체가 이미 밝혀졌는 데도 동맹군의 태도가 모호할 때는 동맹군을 끌어들여 적을 무찔러야 이쪽의 힘을 아낄 수 있다는 계책을 말한다.
차도살인(借刀殺人)
공격대상인 적의 세력은 분명히 팽창했고, 게다가 다른 적마저 나타났다. 그렇다면 새로 등장하는 세력을 우군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우군이 돼야 할 세력은 명확하게 태도를 결정하지 못하고 동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어떻게든 우군을 끌어들여 적을 제거해야 하고 아군의 전력을 소모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차도살인(借刀殺人)의 지혜가 필요하다. 물론 관건은 타자의 힘을 이용하는 차(借)이다.
중국 고대 병법서 곳곳에서 차(借)를 설명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중요한 활용수단이었기 때문이다. 병법원기(兵法圓機) 하권의 차편(借篇)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차(借)는 주로 국내문제를 해결하려고 사방의 이민족을 이용한다는 개념으로 사용됐다. 상대와 호각지세를 이룬 경우 사용하지만 매우 교묘한 계모를 꾸며야 한다. 상대를 죽일 수단이 없으면 적의 칼이라도 빌려야 하고, 재물이 부족하면 적의 것이라도 빌려야 하며, 승리에 필요한 물건이 없으면 적에게서라도 빌려야 하고, 마땅한 장군이 없으면 적장이라도 빌려야 하며, 지모가 없으면 적의 지모라도 빌려야 한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적의 힘을 사용해 실현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적이 가지고 있는 것은 모두 내가 가지게 되고 적이 꾸미는 계략도 모두 나의 계략으로 변한다. 나는 직접 나설 필요도 없이 앉아서 구경만 하면 된다. 내가 빌리기 어려우면 그것마저 다른 사람이 하도록 한다. 적은 우리에게 힘을 빌려주고도 칭송받지 못한다. 심한 경우는 적에게 적의 것을 빌리게 하고, 적이 빌린 것을 또 빌려도 적은 내가 무엇을 빌렸는지조차 알지 못하게 해야 한다.”
역사상 차도살인(借刀殺人)이 사용된 사례는 많았지만 분명히 드러난 것은 드물었다. 조조가 황조(黃祖)의 손을 빌려 예형(禰衡)을 죽인 경우, 동위의 곡율광(斛律光)이 두려웠던 북주의 위효관(韋孝寬)이 노래를 퍼뜨려 위주의 손에 죽게 한 경우, 정환공이 회(鄶)의 군주를 이용해 훌륭한 신하를 죽인 경우, 동한의 왕윤(王允)이 여포(呂布)의 손을 빌려 동탁(董卓)을 죽인 경우는 제3자의 힘을 빌려서 장애를 없앴던 사례이다.
창타(昌他)는 서주에서 도망쳐 동주에서 스카웃됐다. 그가 자국의 내정을 폭로할 것을 염려한 서주에서는 재물과 편지를 휴대한 사자를 동주로 파견했다. 편지에는 성공할 가능성이 없으면 이 돈을 사용해 돌아오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또 밀사를 창타에게 파견했다는 정보를 고의로 누설했다. 창타는 첩자로 오인돼 피살됐다.
태평양 전쟁이 벌어졌을 때 장개석의 국부군과 공산당의 홍군을 막론하고 많은 군인들이 일본군에 투항했다. 그러자 갑자기 국부군과 홍군의 암호무전이 늘어났다. 무전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비국민 아무개가 도망쳤다. 일본군 점령지역에 잠입해 있는 게릴라는 그를 죽여라!” “구국의 용사 아무개는 목숨을 걸고 적진에 침투했다!” 당연히 일본군은 암호문을 해독했을 것이다. 무전에서 욕을 한 자는 스파이였을 것이고, 칭송을 한 자는 투항자였을 것이다.
동위의 승상이었던 곡율광은 뛰어난 인재였다. 그의 능력을 두려워했던 북주의 위효관은 다음과 같은 노래를 퍼뜨렸다. “백승(百升)은 하늘을 날고, 명월(明月)은 장안을 비친다.” 곡율광의 자는 명월이고 백승은 1곡(斛)을 가리킨다. 따라서 곡율광이 장차 천자가 될 것이라는 뜻이었다. 또 다음과 같은 노래도 퍼뜨렸다. “고산(高山)은 스스로 무너지고, 곡수(槲樹)는 스스로 흥한다.” 곡수의 곡(槲)은 곡율광의 성인 곡(斛)을 가리킨다. 어린 동위의 군주는 유언비어를 믿고 인재를 죽이고 말았다. 난감한 상황에서는 핵심 인물에 대한 제거 공작이 필요하다.
차도살인(借刀殺人)
칼을 빌려 적을 죽인다.
차도살인(借刀殺人)은 삼십육계의 세 번째 계책으로, 남의 칼을 빌려 적을 죽인다는 뜻이다. 직접적인 행동이나 자원 투입 없이, 타인의 힘과 도구를 이용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전략이다. 이는 자신의 부담과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상대방에게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기만술의 대표적인 형태이다.
손자병법에는 攻其無備 出其不意라는 말이 나온다. 적이 준비되지 않은 곳을 공격하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움직이라는 말이다. 이는 성동격서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삼국지에서 왕윤은 미인계를 활용, 여포의 손을 빌려 동탁을 주살한다. 또한 조조의 참모인 순욱이 유비와 조조를 견제하기 위해 제시한 이호경식지계(二虎競食之計; 두 호랑이가 먹이를 두고 다투게 하는 전략)도 차도살인의 일종이다.
유비가 서주를 장악하고 자신에게 패한 여포가 유비에게 의탁해 소패에 주둔하자 조조는 머리가 아팠다. 한 번에 상대하기 힘든 상대들인데 한꺼번에 상대하자니 조조의 전력이 그만큼 여유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백성의 민심을 안고있는 유비와 뛰어난 군사적 역량을 가진 여포가 함께 있다는 것은 조조에게 큰 부담이었다. 더군다나 둘 모두 조조에게 적대적이었고 끈끈히 연합하고 있었다. 조조로서는 마치 후방에 큰 걱정거리를 안고있는 셈이었다.
이때 조조의 참모인 순욱이 이호경식지계를 제안하며 말했다. "유비가 도겸의 뒤를 이어 서주를 다스리고 있으나 천자에게 정식으로 임명받은 것이 아닙니다. 명공께서 천자께 아뢰어 유비를 서주목으로 삼고 유비에게 글을 보내 여포를 죽이라 하십시오. 유비가 천자의 명을 받고 여포를 죽인다면 유비를 보호할 이가 없으니 명공께서 쉽사리 그를 도모할 수 있고 만약 유비가 명을 따르지 않는다해도 여포가 불안한 나머지 먼저 유비를 칠 것이니 어느 경우든 명공께서 원하시는 대로 될 터입니다."
그 말에 조조는 곧 헌제에게 주청하여 유비를 서주목에 봉하고 진동장군 의성정후에 임명한다. 유비는 임명을 받으며 조조의 밀서를 함께 받는데 밀서에는 여포를 죽이라고 되어 있었다. 하지만 유비는 이를 간파하고 여포를 죽이지 않고 도리어 그 내용을 솔직하게 보여주었다. 다만 그 이후 여포의 의심과 불안이 커졌고 결국 뒤이어 구호탄랑지계에 빠진다. 구호탄랑은 호랑이를 몰아 이리를 잡는다는 방법이다.
이호경식지계가 실패한 이후, 순욱은 원술에게 유비가 원술을 공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거짓 소문을 퍼뜨린다. 그와 발맞추어 유비에게는 다시 황제의 명으로 황제를 자칭한 원술을 공격하라고 명하였으니 결국 유비는 서주의 대군을 이끌고 회남의 원술을 토벌하기 위해 우이현으로 진군한다.
이때 유비는 서주를 장비에게 맡기는데 당시 하비상이었던 조표와의 갈등이 생기게 된다. 결국 조표는 여포에게 내응하게 되고 텅텅 빈 서주에 여포가 무혈입성하게 되며 서주를 여포에게 빼앗기고 만다. 이후 갈 곳을 잃은 유비는 조조에게 투항하게 되고 결국 여포는 몰락의 길로 빠지게 된다.
이러한 이호경식지계나 구호탄랑 이외에도 중국 왕조들의 이민족 제어방법인 이이제이(以夷伐夷) 또한 이러한 차도살인의 한 방법이고 어부지리(漁夫之利) 또한 같은 맥락에서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대 경영에서는 어떠한 차도살인의 방법들이 있었을까. 시대가 시대인만큼 상대방의 칼을 빌려 제거하는 방법은 직접적으로 쓰이지는 않는다.
먼저 SNS 플랫폼인 M사는 경쟁 SNS인 S사의 '스토리' 기능을 주목하여 분석했고 이를 자사 서비스인 I와 F에 도입했다. S사는 신기술과 디자인으로 초기 성공을 거뒀지만, M사는 S사의 기능을 복제하면서 S사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았다. M사의 글로벌 사용인원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M사는 S사와 직접적인 경쟁을 하지 않으며 경쟁사의 기술을 간접적으로 활용하였고 자사 생태계로 시장을 흡수하여 경쟁사인 S사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사실 M사는 초기 소셜 미디어 시장에서 모든 경쟁자를 직접 상대하지 않았다. I사, W사 같은 유망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이들로 하여금 T사나 S사와 같은 경쟁자를 간접적으로 견제했다. 위의 사례도 같은 경우이다.
그런 반면 글로벌 대기업인 A사는 S사를 강력한 경쟁자로 간주, 직접적인 기술 경쟁의 부담을 덜기 위해 여러 특허 소유권을 보유한 전문 소송회사를 활용해 S사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대규모 소송비용을 소모하게 만들고 그 사이 시장의 프리미엄 라인을 장악한다.
또 다른 사례를 들어보자. 운송 서비스인 U사는 기존 택시 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부 규제당국으로 하여금 기존 택시 산업의 독점을 해체하고 새로운 운송 서비스를 허용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후 그들은 해당 시장에 안착하며 기존 시장구조를 붕괴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차도살인이 성공하기 위해선 세 가지가 필요한다. (1)제3자의 동기 활용 제3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게 해야 한다. 이는 설득력 있는 제안을 통해 가능하다. 최소한 제 3자에게도 이득이 되는 제안이여만 한다. (2)직접적 개입의 최소화 제3자가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자신은 관망자의 입장에서 이익을 취한다. 차도살인의 핵심은 내가 직접 칼을 들지 않는 것이다. (3)결과에 대한 통제력 확보 제3자의 행동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결과를 통제할 수 있는 후속 전략이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제 3자에 의해 상황이 지배당할 지 모른다.
차도살인은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고, 제3자의 힘과 자원을 활용해 경쟁자를 약화시키거나 제거하는 고도의 전략이다. 현대 경영에서는 특히 파트너십, 규제, 인수합병, 제휴 전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 전략이 활용되고 있다. 이를 성공적으로 구현하려면 정확한 상황 분석, 제3자의 동기 이해, 결과에 대한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
파리스의 사과와 차도살인(借刀殺人)
직접 싸우지 않고 이기는 전술은? '손자병법'에선 차도살인(借刀殺人), 즉 남의 칼을 빌려 싸우는 계략을 꼽는다. 상대 진영의 경쟁심을 자극해 자중지란을 일으키는 것이다. 서양의 '파리스의 사과', 동양의 '안영의 복숭아'가 그 예다.
'파리스의 사과'는 불화(不和)의 여신 에리스가 올림포스의 신들을 분열시킨 음모의 사과다. 에리스는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하자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고 쓰인 황금사과를 결혼식장에 던진다. 신들 간에 이간질을 하기 위해서였다.
헤라, 아테네, 아프로디테 등 여신 간 미모 경쟁으로 인한 불화는 파리스의 심판 1라운드를 넘어 트로이와 그리스 연합군 간 전쟁의 2라운드로 이어졌다. 미인 경연에서 승리한 아프로디테는 트로이를, 실패한 헤라와 아테나는 그리스군을 지원했고 전쟁은 트로이의 멸망으로 끝났다.
동양의 이도삼살사(二桃殺三士), 복숭아 두 개로 세 명의 장수를 죽였다는 이야기도 비슷한 서사다. 중국 제나라 경공에겐 전개강, 고야자, 공손접이란 장수가 있었다. 이들이 자신들 공을 믿고 교만하게 굴자 재상 안영은 제경공에게 제거 음모를 간한다(알고 보면 '교만하다'는 권력자 관점이다).
'공이 많은 장수가 먹도록 하라'며 일부러 복숭아를 두 개만 하사해 갈라치기를 유도한 것이다. 이들은 의형제를 다짐했던 결의도 잊고 자기 공이 크다고 다투다 모두 죽었다.
제갈량은 이들 무덤이 있는 곳을 지나다 '양부음(梁父吟)'을 지어 애도했다. '하루아침에 참소에 걸려들어 복숭아 두 개에 세 장수가 죽었네. 누가 그런 음모를 꾸밀 수 있을까. 제나라 상국인 안영이구나(一朝被讒言 二桃殺三士 誰能爲此謀 相國齊晏子).'
대처 켈트너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교수의 쿠키 몬스터 실험이 있다. 연구진은 학생 세 명을 한 조로 해 임의로 리더 한 명을 뽑았다. 휴식시간에 갓 구운 쿠키 4개를 가져와 각자 한 개씩 먹고 남은 쿠키 한 개를 누가 먹는지 살폈다.
남들은 하나씩밖에 못 먹게 된다는 걸 알면서도 혼자 과자 두 개를 거침없이 가져가는 사람은 대부분 리더로 지목된 이들이었다. 이들은 먹는 태도도 무례했다. 임의로 역할이 정해진 것일 뿐인데도 완장 때문에 생긴 권력 중독현상이었다. 강자와 약자로 갈려 누군 권력을 누리고, 나머지는 위축됐다.
동서고금에 걸쳐 '차도살인' 병법이 먹히는 이유는 공명심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는 방법은 더 세지고, 더 높아지고, 더 인정받으려 하기보다 서로 협력하고 신뢰하는 것이다. 인간에겐 경쟁욕도 있지만 협력 본성도 내재돼 있다. 뒤로 제친 사람 수치보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가치'에서 동기를 얻고자 할 때 공멸이 아니라 공생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삼십육계(三十六計)
제3 차도살인(借刀殺人) : 승전계(勝戰計)
남의 칼을 빌려 적을 제거한다.
차도(借刀)는 남의 칼을 빌린다는 뜻이며, 살인(殺人)은 상대방을 제거하는 것이다. 나와 적대관계에 있는 상대방을 제거하는데 내 칼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칼을 빌려서 제거하는 전술이 차도살인(借刀殺人)이다. 적의 실체가 이미 밝혀졌는데도 우군의 태도가 모호할 때, 우군을 끌어들여 적을 무찌르고 우리의 힘은 아낄 수 있는 계책이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계책에 의하여 국가의 존망과 안위가 결정된 예는 상당히 많다.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빈번히 사용되고 있으며 방법도 매우 다양하다. 이 경우 '살인'이 목적이라면 '차도'는 방법이다. 이때 방법은 갖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가 있다. 적의 총체적인 역량일 수도 있고 혹은 재물일 수도 있으며 때로 상호간에 갈등을 조성, 증폭시키는 계략일 수도 있다.
1. 공자(孔子)의 제자 자공이 노나라를 돕기 위해 제나라와 오나라를 서로 싸우게 하고 다시 진나라로 가서 오와 싸우도록 했다. 결국 힘이 빠진 오나라는 격파당하고 제나라는 혼란에 처하게 되었으며 진나라는 강국이 되어 노나라의 후견국이 되었다. 남의 힘을 빌어 이렇듯 적을 물리치고 자기의 입장을 지키거나 목적을 달성하는 계책을 '차도살인'의 계라고 한다.
2. 조조가 예형을 형주 유표에게 보내었으나, 유표도 예형을 황조에게 보내 결국 황조가 예형을 죽였다. 삼국시대 예형이 조조를 비방하자 조조가 공융에게 말했다. "예형은 소인으로 예의를 모른다. 그를 죽이는 것은 참새나 쥐를 죽이는 것보다 쉽다. 그러나 그에게는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으니, 그를 죽이면 틀림없이 나에게 사람을 포용하는 도량이 없다는 평판이 나게 될 것이다. 형주의 유경승은 생각이 좁고 성질이 급한 자이니, 그를 시키면 예형을 죽일 수 있을 것이다." 조조는 즉시 예형을 강제로 말에 태워 기병 두 사람을 호위시켜 유경승에게 보냈다. 그후 과연 유경승의 부장 황조가 거만한 예형을 죽여 버리고 말았다.
3. 허저가 서주에 있는 유비와 여포를 무찌르기 위해 정병 5만을 요구하자 순욱이 나서서 말하기를, "군마를 동원하기 보다는 지금 유비가 서주를 다스리고 있지만 칙지를 받지 못한 터이니 유비를 서주목으로 주청한 다음에 밀서를 내려 여포를 죽이라고 하면 유비가 제대로 할 경우 여포가 죽을테니 결국 그의 한 팔을 자르는 것이 될 것이고,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에는 화가 난 여포가 유비를 죽이게 될 것이니 이것이 바로 이호경식지계, 즉 두 호랑이 사이를 갈라놓고 싸우게 하여 결국은 저희끼리 잡아먹게 만드는 계략"이라고 하였다. 상대의 갈등과 알력을 이용하거나 또는 조장하여서 목적한 바를 이루는데, 이호경식지계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서로 연합하고 있을 때 이를 깨뜨릴 수 있는 계책이다. 이는 일종의 차도살인 수법의 변형으로 볼 수 있다.
4. 중국 문화혁명(1968-1978)은 ‘남의 칼을 빌려서 상대방을 제거한다’는 차도살인의 전술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다. 당시 자본주의적 요소를 사회주의와 결합하고 개혁과 개방을 통해 중국의 미래를 이끌고자 했던 주자파(走資派)가 모택동의 중국식 사회주의 경제의 실패를 계기로 중국의 정권을 잡아가고 있었다. 이때 유소기(劉小奇)와 등소평(鄧小平)으로 대표되는 개혁파에게 실권을 내주어야 했던 모택동은 차도살인의 계책을 이용한다. 모택동은 당시 국방부장이었던 임표(林彪)와 사인방(四人幇)을 부추기고, 자신을 영웅시하던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힘을 빌려 홍위병으로 변신시킨다. 그리고 이들을 통하여 자신의 노선에 반대하는 반대파를 하나 하나 제거하기 시작한다. 결국 모택동은 자신의 별장에서 한발 짝도 나오지 않고 모순과 갈등 관계에 있는 상대방을 제거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차도살인의 단계적 논리이다. 1단계(문제): 적의 의도가 우리 조직의 생존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이 확실히 밝혀졌다(敵已明). 2단계(대안): 그러나 나를 도와 줄 사람은 아직 방향을 못 잡고 있다(友未定). 3단계(실행): 이제 그 사람을 끌어다가 적과 싸우게 한다(引友殺敵). 4단계(해결): 결국 내 힘은 하나도 안 들이고 효과적으로 상대방을 제압한다(不自出力).
이 4단계의 논리를 이해하면 차도살인의 계책을 얼마든지 이용할 수가 있는 것이다. 첫째 누가 우리 조직에 위협이 되는가를 분석하라. 둘째 그 위협을 제거할 수 있는 조직과 사람을 찾아라. 셋째 가능한 방법을 통해서 2자와 3자를 싸우게 하라. 넷째 1자인 나는 힘을 안 쓰고 목표를 달성한다.
차도살인의 현대적 적용 형태로 목표의 달성을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내 칼을 빼서 상대방을 칠 수도 있고, 나의 우방이이나 상대방과 모순관계에 있는 사람을 이용하여 우회적으로 상대방을 제압할 수도 있다. ‘너는 우리 조직의 적이다. 나의 칼을 받아라!’라고 당당하게 칼을 빼어 들어 상대방을 베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하수(下手)다. 명분과 폼은 좋을지 몰라도 반드시 후환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주먹으로 상대방을 때리면 내 주먹에 상대방 피가 묻는다. 피를 입에 머금고 상대방에게 뿌리면 내 입부터 더러워진다(含血噴人, 先汚其口)’라는 옛날 말이 있다. 내 손을 직접적으로 거치지 않고 나와 갈등과 모순 관계에 있는 사람을 없앨 수만 있다면 가장 완벽하고 훌륭한 승리다.
직원을 해고할 때 리더는 절대로 자신이 직접 해고통보를 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감정적으로 직원을 그만두게 해서도 안 된다. 중간 관리자나 인사관리자에게 그 역할을 담당하게 해야 한다. IMF 이후 구조조정에 한창일 때 각 기업마다 앞 다투어 구조조정본부라는 태스크 포스 팀을 만든 것도 차도살인 전술을 활용한 것이다. 유능한 리더는 갈등의 해결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최소한으로 줄인다. 궁극적으로 차도 살인의 계를 사용하는 것은 칼은 휘두를 때는 멋있지만 피를 닦을 때는 힘들기 때문이다.
▶️ 借(빌릴 차)는 ❶형성문자로 藉(차)의 간자(簡字), 徣(차)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昔(석, 차)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昔(석, 차)는 날짜가 몇 날이나 겹치다, 옛날, 여기에서는 겹쳐 깔다, 일시적으로 우선 무엇인가 하는 일이란 뜻을 나타낸다. ❷형성문자로 借자는 '빌리다'나 '꾸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借자는 人(사람 인)자와 昔(예 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昔자는 태양이 물에 잠겨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옛날 옛적'이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양념한 고기를 뜻하는 腊(포 석)자가 생략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즉 借자는 남에게(人) 음식(腊)을 빌린다는 의미인 것이다. 다만 지금의 借자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빌리다'나 '빌려주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借(차)는 사람이 임시로 무엇인가 하다, 남의 힘이나 돈을 비는 일의 뜻으로, ①빌리다 ②꾸다 ③기대다 ④꾸어주다 ⑤빌려주다 ⑥의지(依支)하다 ⑦가탁(假託)하다(거짓 핑계를 대다) ⑧구실 삼다 ⑨핑계 삼다 ⑩타다 ⑪가령(假令) ⑫비록 ~이라 할지라도 ⑬설령(設令), ~라 할지라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국가 간에 자금을 빌려 쓰고 빌려 줌을 차관(借款), 남의 이름을 빌려서 씀을 차명(借名), 물건이나 돈을 빌리거나 꾸어 씀을 차용(借用), 돈을 꾸어 옴 또는 그 돈을 차금(借金), 물건을 빌려 줌을 차급(借給), 빌려 줌을 차여(借與), 돈이나 물건을 꾸거나 빌려 들임을 차입(借入), 글에서 남에게 모르는 것을 물음을 차문(借問), 집을 빌려 듦 또는 빌려든 그 집을 차가(借家), 남을 시켜서 시문을 대신 짓게 함 또는 그 글을 차문(借文), 남의 손을 빌려서 일을 함을 차수(借手), 돈이나 물건을 빌려 쓴 사람을 차주(借主), 남에게서 꾸어온 돈의 액수를 차액(借額), 물건을 빌려 쓴 값을 차임(借賃), 새로 꾸어서 먼저 꾼 것을 반환함을 차환(借換), 남에게 빌어 오거나 꾸어 옴을 차래(借來), 남의 집을 빌려 삶을 차거(借居), 남의 서화를 빌려서 봄을 차견(借見), 약이나 신령의 힘을 빌리어 몸과 기운을 굳세게 함을 차력(借力), 빌려 온 것에 대한 값을 차료(借料), 빌리어 쓰는 물건을 차물(借物), 요금을 주고 빌리는 일을 임차(賃借), 임시로 빌리는 것을 가차(假借), 꾸어 줌과 꾸어 옴을 대차(貸借), 여러 사람이 연명하여 돈이나 물품 따위를 빎을 연차(連借), 잠시 동안 빌림을 잠차(暫借), 원래 빌린 것을 원차(元借), 남의 재물을 빼앗거나 빌어 씀을 괄차(刮借), 곡식이나 돈을 거두어 모아서 꾸어 줌을 철차(掇借), 개인이 사사로이 빌려 씀을 사차(私借), 마루를 빌리다가 방으로 들어오다는 뜻으로 남에게 의지하다가 차차 그 권리를 침범한다는 말을 차청차규(借廳借閨), 닭을 빌려 타고 돌아간다는 뜻으로 손님을 박대하는 것을 빗대어 이르는 말을 차계기환(借鷄騎還), 책을 빌리면 술 한 병이라는 뜻으로 옛날에 책을 빌릴 때와 돌려보낼 때의 사례로 술 한 병을 보낸 것을 이르는 말을 차서일치(借書一瓻),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허세 부리는 여우라는 뜻으로 윗사람의 권위를 빌려 공갈하는 자를 이르는 말을 차호위호(借虎威狐),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인다는 뜻으로 남을 이용하여 사람을 해치는 음험한 수단을 이르는 말을 차도살인(借刀殺人), 바람을 빌려 배를 빨리 달린다는 뜻으로 남의 힘을 빌려 제 이익을 꾀함을 이르는 말을 차풍사선(借風使船), 귀머거리에게 다른 사람이 네게 뭐라고 하더냐고 묻는다는 뜻으로 도움을 받을 상대방을 잘못 찾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차청어롱(借聽於聾), 남의 꽃을 빌려 부처에게 바친다는 뜻으로 남의 물건으로 선물하거나 자기 일을 봄을 이르는 말을 차화헌불(借花獻佛), 직권을 남용하여 사복을 채움을 일컫는 말을 차공제사(借公濟私) 등에 쓰인다.
▶️ 刀(칼 도)는 ❶상형문자로 칼을 본뜬 글자로 옛 자형(字形)은 사람인(人=亻; 사람)部와 비슷하여 구별하기 어려웠다. ❷상형문자로 刀자는 ‘칼’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칼을 뜻하기에는 다소 모양이 이상하지만, 이것은 고대에 사용하던 칼의 일종을 그린 것이다. 이 칼에는 굽은 칼날 위로 뾰족한 날이 하나 더 있었는데, 이것은 적의 칼날을 부러뜨리거나 밀어내는 역할을 했었다. 刀자는 그러한 형태가 변화된 것이다. 칼은 물건을 자르거나 베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刀자 부수로 쓰인 글자들은 대부분이 사물이 갈라지거나 ‘공격하다’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刀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刂자 형태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刀(도)는 ①칼 ②화폐(貨幣)의 이름 ③거룻배(돛이 없는 작은 배) ④종이 100장 ⑤무게의 단위 ⑥갈치(갈칫과의 바닷물고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칼 검(劍)이다. 용례로는 칼로 이마에 입묵하던 형벌을 도묵(刀墨), 작은 칼을 도자(刀子), 칼을 만드는 사람을 도공(刀工), 칼과 검을 도검(刀劍), 칼의 몸을 도신(刀身), 칼집을 도실(刀室), 포목을 마르고 재는 일을 도척(刀尺), 종이의 가장자리를 가지런히 베는 일을 도련(刀鍊), 도검에게 새긴 명을 도명(刀銘), 칼의 배면을 도배(刀背), 썩 잘 드는 칼을 쾌도(快刀), 옛날에 만든 칼을 고도(古刀), 과실 깎는 칼을 과도(果刀), 긴 칼을 장도(長刀), 짧은 칼을 단도(短刀), 보배로운 칼을 보도(寶刀), 새김칼로 글씨나 형상을 나무나 돌 따위에 파는 데 쓰는 칼을 각도(刻刀), 칼날에 베인 흔적을 도흔(刀痕), 얼굴에 있는 잔털이나 수염을 깎는 일을 면도(面刀), 의사가 수술을 하기 위해 메스를 잡음을 집도(執刀), 아주 험하고 위험한 지경을 비유한 말을 도산검수(刀山劍水), 칼은 부러지고 화살은 다 써서 없어짐 곧 싸울 대로 싸워 다시 더 싸워 나갈 도리가 없음을 도절시진(刀折矢盡),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라는 뜻으로 항상 말조심을 해야 한다는 설참신도(舌斬身刀) 등에 쓰인다.
▶️ 殺(죽일 살/감할 살, 빠를 쇄, 맴 도는 모양 설, 윗사람 죽일 시)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갖은등글월문(殳; 치다, 날 없는 창)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杀(살)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杀(살; 나무와 풀을 베다)와 때려 잡는다는 殳(수)의 뜻이 합(合)하여 죽이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殺자는 '죽이다'나 '죽다', '없애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殺자는 杀(죽일 살)자와 殳(몽둥이 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杀자는 짐승의 목에 칼이 꽂혀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죽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래서 본래 '죽이다'라는 뜻은 杀자가 먼저 쓰였었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殳(몽둥이 수)자가 더해지면서 '죽이다'라는 뜻을 더욱 사실적으로 묘사하게 되었다. 그래서 殺(살, 쇄, 설, 시)은 ①죽이다 ②죽다 ③없애다 ④지우다 ⑤감하다 ⑥얻다 ⑦어조사(語助辭) 그리고 ⓐ감하다(쇄) ⓑ내리다(쇄) ⓒ덜다(쇄)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쇄) ⓔ빠르다(쇄) ⓕ매우(쇄) ⓖ대단히(쇄) ⓗ맴 도는 모양(설) ⓘ윗사람 죽일(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죽일 도(屠), 윗사람 죽일 시(弑), 죽일 륙/육(戮), 다 죽일 섬(殲),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살 활(活), 있을 유(有), 날 생(生)이다. 용례로는 남의 생명을 해침을 살해(殺害), 사람을 죽이거나 상처를 입힘을 살상(殺傷), 사람을 죽임을 살인(殺人), 살해를 당함을 피살(被殺), 자기 목숨을 스스로 끊어서 죽음을 자살(自殺), 있는 것을 아주 없애버림을 말살(抹殺), 때려 죽임을 박살(樸殺), 남에게 당한 죽음을 타살(他殺), 죄다 죽임을 몰살(沒殺), 참혹하게 마구 무찔러 죽임을 학살(虐殺), 보고도 안 본 체, 듣고도 안 들은 체 내버려두고 문제 삼지 않음을 묵살(默殺), 얄망궃고 잔재미가 있는 말씨와 태도를 와살(瓦殺), 낙인을 지워 없앰을 쇄인(殺印), 세차게 몰려듦을 쇄도(殺到), 덜어서 적게 함을 감쇄(減殺), 몹시 괴롭힘을 뇌쇄(惱殺), 수습하여 결말을 지음을 수쇄(收殺), 등급을 아래로 낮춤을 강쇄(降殺), 몹시 놀람을 경쇄(驚殺), 자신의 몸을 죽여 인을 이룬다는 뜻으로 자기의 몸을 희생하여 옳은 도리를 행함을 일컫는 말을 살신성인(殺身成仁), 자기의 몸을 희생하여 절개를 세움을 일컫는 말을 살신입절(殺身立節), 삼국통일의 원동력이 된 화랑의 세속오계의 하나로 산 것을 죽일 때는 가려서 죽일 것을 이르는 말을 살생유택(殺生有擇), 죽여도 아깝지 않다는 뜻으로 죄가 매우 무거움을 이르는 말을 살지무석(殺之無惜), 무엇을 트집잡아 사람을 잔인하게 마구 죽이는 변고를 일컫는 말을 살육지변(殺戮之變), 음악에서 곡조가 거세고 급하여 무시무시한 느낌을 주는 소리를 일컫는 말을 살벌지성(殺伐之聲), 죽여도 아깝지 않다는 뜻으로 죄가 매우 무거움을 이르는 말을 살지무석(殺之無惜), 무엇을 트집잡아 사람을 잔인하게 마구 죽이는 폐단을 일컫는 말을 살육지폐(殺戮之弊), 사람을 죽이고 살릴 수 있는 권리를 일컫는 말을 살활지권(殺活之權), 살기가 얼굴에 잔뜩 올라 있음을 이르는 말을 살기등등(殺氣騰騰), 살기가 있어 아무것도 무서워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살기담성(殺氣膽盛),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으로 결점이나 흠을 고치려다 수단이 지나쳐 도리어 일을 그르침을 일컫는 말을 교각살우(矯角殺牛), 한 치밖에 안 되는 칼로 사람을 죽인다는 뜻으로 간단한 경구나 단어로 사람을 감동시킴 또는 사물의 급소를 찌름의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촌철살인(寸鐵殺人), 자기의 몸에 불을 질러 목숨을 스스로 끊음을 일컫는 말을 분신자살(焚身自殺),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인다는 뜻으로 남을 이용하여 사람을 해치는 음험한 수단을 이르는 말을 차도살인(借刀殺人), 증삼이 사람을 죽였다는 뜻으로 거짓말도 되풀이 해 들으면 믿어버리게 된다는 말을 증삼살인(曾參殺人), 사람을 죽이기를 꾀하다가 이루지 못한 행위를 일컫는 말을 모살미수(謀殺未遂), 살리든지 죽이든지 마음대로 함 또는 제 마음대로 날뛰는 것을 이르는 말을 활살자재(活殺自在), 살리거나 죽이고 주거나 뺏는다는 뜻으로 마음 내키는 대로 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생살여탈(生殺與奪)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인면수심(人面獸心),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인사불성(人事不省),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