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River Valley - Lynn Anderson
황금같은 연휴 4일차 눈이 부시게 푸르른 시월의 첫날
아내와 저멀리 남쪽나라 고창 선운사에 다녀왔다
선운사는 거의 매년 가는곳으로 매표소부터 도솔천을 따라 약 3km걷는길이
환상적인 곳이다. 특히 가을에는 선운사 경내를 붉게 물들이는 꽃무릇이
아름답다. 집을 떠나 43번국도를 지나서 천안논산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는 길은 다소 막혔지만 푸른 하늘빛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다시 몇번의 고속도로를 바꿔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 변산반도의 뽕잎바지락 맛집에서
점심을 먹고 드디어 선운사 입구에 도착했다. 선운사입구에는 연휴를 맞아 가족 또는
연인, 우리같은 중년부부 등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하지만 꽃무릇은 이미 져버리고 남아있는 꽃들도 색이 바래져서 제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그래도 푸른 가을하늘아래 이제 단풍이 물들기시작하는 숲속을 흐르는
도솔천을 따라 걷는 길은 천국의 길처럼 환상적이다
오늘은 10월 2일 임시공휴일이지만 아내는 출근하고 나는 아침산책을 마치고
홀로 냉커피와 거봉포도를 먹으며 나만의 휴일을 즐기고 있다
아내는 출근하며 여름동안 수고했던 선풍기들을 닦으라는 엄명을 내렸다
선풍기를 닦고 오후엔 하얀 구절초가 아름다웠던 광덕의 자연누리성에 가보려 한다
그곳은 이제는 만날수 없는 산우와 추억이 있는 곳이고 그녀가 떠난후
나는 자연누리성에 가보지 못했다
지금쯤 하얀 구절초가 그때처럼 아름답게 피어있을것 이다
-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어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 최영미 -
첫댓글 산책길 정자 근처 오목한 자리에 꽃무릇 7개 피어서 한 번 가던 그길 두 번씩이나 갔는데 명절 쉬고 어제 갔더니 누가 보쌈해갔는지 안보여요 자세히 보니 그 며칠간 불 같은 사랑을 만나 온 밤 온 낮을 태우느라 그랬을까 시르죽이 껍질만 남긴 채 늙어 까부라졌어요 보쌈이나 당하지 ㅠㅠ
저처럼 어제 다녀오셨군요
해마다 가건만 어제는 정말 완벽하게 져버렸습니다
꽃무릇이 너무 불같은 사랑을 나누느라 다 져버렸다는 말씀
어제 장면을 아주 시적으로 표현하셨습니다
전 얼마전 사진방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선운사
그러시군요
선운사 꽃무릇은 9월중순경이 만개하는 시기인것 같습니다
즐거운 오후 되시기 바랍니다 !
잘 나가다가 왜 또 마눌 님이 아닌 떠난 그녀가 등장합니까?
나도 숫놈이지만 이 숫놈들은 항상 마눌 아닌 딴 뇨자를 생각하며 산다는 게 문제라니깐요.
그래서 '남의 편'인 '남편'이란 타이틀을 가지고 살기는 하지만서두.....
민순님 댓글이 너무 재밌습니다 ^^
마누라가 어떻게 눈치챘는지 오전만 근무하고 와서
자연누리성에 같이 가자고 하네요. 자고로 남자는 아무리 예쁜마눌이 있어도
다른여자에게 눈돌리게 되있습니다. 이젠 나이도 먹고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순응하며 삽니다 !
@그산 두분다 또웃길 겁니까 ㅎㅎ
@지 존 정모갔다와서 지존님과 민순님이 살벌모드에서
재밌는 모드로 바뀌었네요 ㅎㅎ
잘 보았습니다.
네 반갑습니다.
남은 연휴도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
꽃놀이는 개화시기를 잘맞춰야겠더군요
저는 고창 선운사를 못가봤어요
올해는 꽃무릇필 무렵 가려고 했는데 사정상
못갔어요 대신 마산 산호공호 완전 촌동네
듣보잡 공원에서 봤어요 딱 절정일때 갔더군요
너무 이쁜꽃이다 생각되었어요
구절초 구경 잘하세요^^
반갑습니다. 가기전에 인터넷조회해보면 개화시기는 알수 있습니다
고창선운사는 꽃이 안피었어도 볼거리가 많고
걷기도 참좋지요. 구절초보러 자연누리성에 다녀왔는데
다개간하여 꽃이 아예없더군요. 남은 연휴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즐거운
연휴 멀리가셧군요
반갑습니다. 저희는 자동차여행을 즐기므로
연휴기간동안 영월과 마곡사, 선운사를 다녀왔습니다
즐거운 가을날 되시기 바랍니다 !
연휴 알차게 잘 보내셨군요.
오늘도 가을 하늘은 눈이 부시게
푸르렀지요.
가을도 잠깐 머물다 가겠지만
한들한들 코스모스가 참 어여뻤답니다.
가을은 참 예뻐요.
반갑습니다. 6일이나 되는 연휴 이제 하루 남았네요
너무나 아름다운 계절 어디를 가도 눈부십니다
내일은 곡교천에서 아내와 자전거타기를 하려 합니다
아래 사진은 오늘 다녀온 천안 광덕면 자연누리성입니다
꽃이 피는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다..........서른.. 잔치는끝났다.
제가 시는 몰라도
최영미 시인의 시 구절들이
우리네 인생을 잘 표현해 준다는 생각입니다.
기온이 많이 내려갔군요.
건강 잘 챙기시고..이 가을..다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저녁 산책하는데 이젠 패딩을 입어야 될것 같습니다
최영미시인의 시는 쉬운말로 정곡을 찌릅니다
특히 꽃이 지는건 잠깐이어도 잊는건 한참이라는 시구가
저에게 들어맞는것 같네요. 아름다운 가을날 행복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
전 선운사 봄에 매화꽃 개화
시기에 맞추어 한번 가본적
있습니다 사찰자체가 고풍
스럽고 예술적인 가치가
뛰어나 보였구 역사적인
가치역시 그렇게 보였습니다.
덤으로 가는길 입구 산책길도
너무나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선운산 진달래 보러 갔다가
비만 쫄딱맞고 온적이 있습니다
내년봄엔 매화꽃보러 가봐야 겠습니다
5월에는 사찰뒤 동백꽃도 아주 아름답습니다
연휴 마지막날도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