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린샤는 60년대에 이런 스타일을 완성한거라고 보면 놀랍습니다. 경기장에서 뛰는 다른 선수들과 확실히 차별되는 부분이 있구요
동시대 유럽의 전설적인 윙어 헨토의 플레이도 봤지만 헨토는 베일이 왼쪽윙어로 뛰는 것처럼 압도적인 스피드에 기반한 온더볼과 활봘한 오프더볼 침투로 상대를 조지는 성향이었다고 한다면 가린샤는 말그대로 볼을 오래 소유하고 리듬을 타면서 수비를 농락하는 플레이 합니다. 에이스의 풍모를 느낄 수가 있죠
-수비를 농락하고 있는 가린샤-
반면 펠레는 가린샤처럼 화려한 스타일이 아니라 중앙 공미 위치에서 보다 득점에 가까운 플레이에 치중합니다
실속을 노리는 스타일인데 음...솔직히 말하자면 그렇게 화려하거나 눈에 띄는 느낌은 아닙니다
턴오버도 많고 패스미스도 많은데 일단 볼을 잡고 타선수와 눈에 띄게 차이나는 장면을 잘 보여주진 않죠
볼소유 시간을 극도로 줄이는 편이고 골문 앞에서는 직접 해결하기 보다는 2:1패스를 주로 활용하는 편입니다. 많이 차단되긴 하지만 2:1패스를 정말 많이 시도하더군요
펠레에게서 드리블을 기대하시고 보신다면 실수라고 생각하고 드리블보다는 다른 플레이를 눈여겨보시길 바랍니다
풀경기를 보면 드리블이 절륜할 정도는 아니고 그렇게 보는 맛이 뛰어난 선수는 아님
다만, 그렇다고 펠레가 가린샤보다 못한 선수인가? 전혀 아니죠. 펠레는 펠레 나름의 장점이 있고 최고라고 불리는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슛팅력이 엄청납니다. 슛팅이 쭉쭉 뻗어나가는 스타일이에요. 당시에는 정말 보기 드문 장점입니다
그리고 축구지능이 좋습니다. 간결하게 해서 보는 사람은 좀 심심해 보이지만 그래도 골에 근접한 플레이를 잘하며 실속있는 플레이를 잘합니다
펠레는 사실 공격수라기 보다 9.5번~10번에 가까운 공미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 펠레 윗선에는 항상 공격수가 더 있으며 그 공격수가 어그로를 끄는 것이나 그 선수와의 중앙 2:1 패스 플레이를 활용해 골을 창출하고 어시스트를 하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깝습니다. 타겟맨이나 전형적인 9번은 절대 아닙니다
축구역사나 올드축구에 관심있는 팬분들이 펠레의 플레이를 보고 실망했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데 관점에 따라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듭니다. 일단 화려하거나 압도적인 아우라를 풍기는 플레이를 한 선수가 아니라 굉장히 실속있고 간결한 플레이를 한 선수니까요. 이건 8년 뒤의 70년 월드컵에서나 혹은 최절정기였던 62년 월드컵에서나 마찬가지입니다. 신체적으로 팔팔할 나이라고 해서 플레이스타일이 그리 바뀐 선수는 아니더군요. 전반적으로 62년이나 70년이나 플레이스타일은 대동소이합니다
58년 월드컵은 확실히 어린티가 났고, 70년 월드컵은 여유가 플레이에 묻어나며, 62년 월드컵은 좀 중간 정도랄까
그도 그럴 것이 58년 월드컵은 디디를 비롯한 지우마산투스, 니우통산투스, 자갈로, 바바, 가린샤 등 전설적인 선수들이 모두 최절정기의 나이였기 때문에 펠레의 어린티가 커버가 됐다면 62년 월드컵은 이 선수들이 멤버는 거의 바뀌지 않은채 전부 나이를 4년씩 먹어서 하락세에 접어들고 경기에서 주도적인 영향력을 점점 잃어가던 시기가 되었죠
그나마도 펠레가 2차전에서 부상으로 대회를 마감한 뒤로는 가린샤의 하드캐리가 엄청났고 괜히 62년 가린샤의 활약상이 칭송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중요한 시점마다 골을 넣어준 [펠레의 대체자 아마리우두]를 빼놓아선 안되겠지만요
반면 70년 월드컵은 그야말로 축구 역사상 최강의 멤버구성이라고 봐도 무방하니까 펠레의 플레이가 보다 동료들에게 의존하고 여유롭게 변한 것도 이해가 갑니다. 물론 펠레 역시도 좀 하락기긴 했지만 뭐 기본적으로 62년과 플레이스타일은 거의 비슷하니까요
-1962년 브라질의 선발 라인업 : 아랫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선수가 바로 아마리우두-
올드축구팬들의 로망을 충족시키기에는 86년 월드컵 마라도나, 66년 월드컵 에우제비우, 62년 월드컵 가린샤의 하드캐리를 더 좋아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뭐 관점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동료들의 기량이 매우 뛰어나다는 전제라면 펠레처럼 실속을 가져가는 플레이가 저는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첫댓글 70월드컵의 공격진 4명과 중미까지 플메형선수들인데 그걸 하나로 묶은 최고의 플메 펠레
정말 잘 읽었습니다 ^^
근데 아마리우두 선수 혹시 나중에 자살한 선수 아닌가요?
어릴때 축구만화 보여주던데 부상당한 펠레 대체자로 어떤선수가 나와서 잘하다가
마지막은 자살로 끝을 맺는 ;;
아직도 살아계세요 ㅎㅎ
그건 아마 만화 시나리오가 아닐까 싶네요
@사랑뚜 실화를 바탕으로 했던 만화라서
그런선수가 있었겠구나 했죠 ㅎㅎ
그만화에서는 펠레가 부상당해서 다른선수를 대체선수로 쓰자고 했는데
(아마도 62또는 66년 월드컵배경일듯) 그때 우승하고 나서
그선수가 성공에 도취되서 방탕한생활을 하죠
그리고는 은퇴하고 술에 쩔어살다가 산속에서 자살하는걸로 ;;
아마 그냥 지어낸걸 끼어맞춘듯하네요 ㅋ
안그랬다면 그후에 그런이야기를 들었을텐데 없었으니까요
@world soccer 아마 비참하고 방탕한 생활을 하다 요절한 가힌샤를 모델로 한 거 아닐까요? 울나라 만화에서 아마리우두 까지 다뤄줄 것 같진 않은데..
@변호인 저도 혹시 가린샤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워낙 오래전이라 자세한 기억은 안나네요
아니 그럴거같기도 하네요 ㅎㅎ
월드컵 도중이니까 대신에 어떤 선수를 밀어주기로 했다는 내용이거든요
술마시고 여자끼고 다니는 생활 ;; 아마도 님말씀대로 맞는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