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축구보는기자입니다.
첼시가 브라이튼에게 1:1 무승부를 거뒀는데요.
이 경기에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은 바로 제임스의 이탈이었습니다.
얘가 빠지고 그 자리에 그대로 알론소가 들어왔는데,
단순히 한 명의 선수가 바뀐 것이 아니라
전술적인 부분 자체가 크게 바뀌는 일대 사건이었어요
첼시는 이 날 평소와 마찬가지로 3백을 들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우측 윙백에 퓰리식,
좌측 윙백에 제임스를 선발로 세웠는데요.
제임스의 이탈 이후 알론소가 그 자리에 들어오게 된 이유입니다.
알론소의 투입 이후 즉각적으로 변화를 보인 선수 두 명이 있었는데,
바로 중원을 구성하고 있는 코바시치와 조르지뉴였어요
이건 제임스가 윙백을 맡고 있을 때와
알론소가 윙백을 맡고 있을 때 둘의 터치맵인데요.
제임스가 윙백을 맡고 있을 때는
조르지뉴가 우측면에 많이 치우쳐서 볼을 받았단 걸 알 수 있습니다.
그 대신 코바시치가 거의 중앙 부근에 위치하고 있죠?
하지만 알론소가 윙백을 맡게 되자마자 바로 바뀌었어요.
코바시치가 왼쪽으로 치우쳐 볼을 받게 되고,
조르지뉴는 거의 중앙에서 볼을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단순히 첼시 중원 둘의 움직임만 바뀌었단 걸 의미하는 게 아니라
첼시의 무게중심 자체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했단 뜻이에요
이건 당연히 알론소라는 선수가 가진 장단점 때문입니다.
알론소는 확실하게 말씀드려서 많이 느린 선수에요.
그런데도 장점은 공격력에 있는,
제대로 쓰려면 조금 까다로운 조건을 갖춘 선수입니다.
발이 느리니까 측면에서의 파괴력을 기대하긴 힘든데,
얘가 가진 장점인 제공권, 크로스, 언더랩 능력 등을 살리려면 가급적 전방에 둬야 하거든요.
제한 조건이 붙어 있는 선수인 만큼,
주변에 그걸 보완해줄 수 있는 선수의 도움이 필요해지는데요.
그래서 코바시치가 보다 적극적으로 좌측면에 가담하게 된 거예요.
칠웰이나 제임스같은 선수였다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실제로 오늘 제임스가 좌측 윙백으로 뛸 때는 저렇게 가담하지 않았죠?
다만 다른 경기에서 칠웰이 나왔을 때에도
코바시치는 좌측에 많이 가담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하는 의문이 드실 수도 있는데,
그 때는 우측면 윙백에 퓰리식이 나오는
오늘 같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선상에 두고 비교할 수가 없어요.
우측 윙백에 퓰리식을 둔 오늘의 상황에 대해서는 좀 이따가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전 맨유와의 경기 리뷰에서 이런 문제점에 대해 말씀드렸던 게 생각이 나네요.
이 날도 좌측에 오도이하고 알론소가 나왔었는데요.
당시 감독 대행을 맡고 있던 캐릭은
맥토미니와 완 비사카를 이 둘에게 붙이는 것으로 대응했습니다.
이 땐 코바시치도 나올 수 없었던 상황이라서
중원은 좌측에 조르지뉴, 우측엔 치크가 나왔었는데요.
조르지뉴는 모두 이미 아시겠지만 공격적으로 전진하는 역할이 아닌 선수에요.
그래서 제한 조건 많은 알론소에게 추가적인 지원을 붙이는 것 자체가 힘들었고,
맥토미니, 완비사카에 의해 완벽하게 묶이는 신세가 됐습니다
다행히 이 날은 그래도 코바시치는 있었죠?
그래서 추가적인 지원을 붙이는 건 가능했어요.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있었는데,
방금 말씀드렸던 대로 우측 윙백에 이미 퓰리식이 선발로 뛰고 있었단 겁니다
애초에 투헬 감독은 경기 플랜 자체를 우측에서 만들어가는 걸로 잡고 왔었어요.
퓰리식이 윙백으로 나서긴 했지만 얘한테 수비적인 무언가를 기대하긴 힘들었습니다.
얜 본래 2선에 해당하는 자원이에요.
당연히 얘는 최대한 전방으로 올리면 올릴수록 좋겠죠?
우측 센터백인 아스필리쿠에타가 측면으로 벌려 사이드백처럼 움직여주면서,
퓰리식이 그런 움직임을 취하기 편하도록 뒤에서 지원할 수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우측에서 조르지뉴, 아스피, 퓰리식,
나아가 전방에 있는 마운트까지 포함해서,
요 네 명이서 우측면 빌드업을 짧게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고,
브라이튼 압박이 거세서 좀 힘들다 싶으면
조르지뉴가 반대편에 벌리고 있는 오도이에게 방향전환 롱 패스 빵!
이런 식의 두 가지 패턴을 활용할 수 있었는데요
이건 왼쪽에서 제임스가 종적으로 빠르게 공수 모두에 가담하면서
밸런스를 맞춰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방식이에요.
아스피가 사이드로 빠졌다는 건 첼시가 3백에서 4백 밸런스로 바뀌었단 뜻입니다.
따라서 이 때 좌측 윙백은 4백에서의 풀백같은 역할이 요구되는데요.
제임스나 칠웰은 이게 가능하지만, 알론소는 이게 불가능합니다
이게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림 같네요.
4백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퓰리식이 풀백처럼 내려왔습니다.
알론소는 그대로 올라가고, 코바시치가 여길 지원할 수 있는 위치로 빠져 있어요
후반전엔 추가적인 조치가 또 이뤄졌는데요.
알론소가 좌측면 공격을 담당하다시피 맡는데다,
무게중심 자체도 좌측으로 옮겨졌기 때문에,
중앙 지역에서의 영향력이 더 뛰어난 마운트가 오도이와 자리를 바꿨습니다.
투헬 감독 입장에선 정말 힘든 경기였을 것 같아요.
있는 상황에 맞춰서 합리적인 선택을 취하고는 있지만,
사실 이 정도쯤 되면 이제 전술적인 타협 지점을 찾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고 보입니다
제가 여름 이적시장 때 첼시의 최우선 영입 대상으로 하키미를 꼽긴 했었지만,
설마 좌우측 윙백이 몽땅 사라지는 이런 사태가 발생할 거라곤 예상하질 못했습니다.
우측에서 아스피의 노쇠화, 제임스의 우측 스토퍼 기용 실험,
제임스 부상 시의 대비책 이런 부분에서 말씀을 드렸던 거지,
반대편의 칠웰이 시즌 아웃을 당할 줄은 몰랐거든요
투헬 감독과 첼시에겐 힘든 시기입니다.
투헬 감독은 매우 훌륭한 감독이지만,
감독의 능력으로 어쩌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네요.
작년 리버풀의 클롭 감독이 부상 때문에 부진한 기간을 겪으면서
클롭이 떠날 때가 됐다, 이젠 사이클이 끝났다 이런 얘기가 나오기도 했었는데,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투헬 감독에게 비난보다는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https://youtu.be/zch1l-dQBPk
10줄 요약
1. 이 날 경기 전체에서 가장 큰 이슈는 제임스의 이탈이었습니다
2. 제임스가 알론소로 교체 되자마자 중원 운영이 바뀌었는데
3. 이건 알론소가 지닌 한계점 때문으로 보입니다
4. 투헬 감독은 우측 윙백에 2선 자원인 퓰리식을 선발로 세웠는데
5. 얘를 올리기 위해 아스피를 측면 사이드백처럼 이동시켰습니다
6. 아스피의 움직임에 따라 3백에서 4백 밸런스로 바뀌었단 뜻인데
7. 이를 위해 좌측 윙백에게는 빠르게 공수에 가담하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8. 알론소에겐 불가능했고, 따라서 전체 경기 플랜 자체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9. 합리적인 수정을 가하긴 했지만 그것만으로 해결하긴 힘들었습니다
10. 감독의 능력으로 어쩌기 힘든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고 보입니다
항상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글은 자유롭게 퍼가셔도 괜찮습니다!
첫댓글 안녕하세요 축구보는기자입니다. 투헬 감독이 최근 FA와 심판진에 대해 불만섞인 인터뷰를 했는데요.
현재 첼시가 처한 상황, 특히 부상과 관련되어 워낙 어렵게 흘러가고 있단 점이 압박감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번리와의 경기에서 제임스의 이탈 이후의 모습이 그런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이 경기를 통해 첼시가 처한 어려움에 대해 분석해봤습니다.
항상 재밌게 봐주시는 락싸 회원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
머리아플듯
게임이었으면 불러오기 했을 것 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하필 힘든 상황에 루카쿠 이슈까지 터졌네요 ㅠ.ㅠ
투헬 감독에게 거의 인내심 테스트하는 기간인 것 같습니다
에고 ㅠㅠ 총체적 난국이다 ㅠㅠ 투헬만 믿는다
첼시에겐 정말 너무나 힘든 시기네요 ㅠ.ㅠ
투헬 감독이 잘 헤쳐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
ㄷㄱ
분석글 잘 봤습니다 ㅊㅊ
추천 정말 감사드립니다 !!
ㅎㅎ 잘보았습니다... 진정팬이라면 이 최악의 상황속에서 격려와 응원을 보낼뿐이죠 ㅠ
힘든 시기에 함께 있는 것이 진정한 팬이죠...!!
저도 응원을 보태겠습니다 :)
잘봣습니다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잘 봤습니다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첨부된 터치맵은 후스코어드닷컵 https://1xbet.whoscored.com/ 에서 따왔습니다 :)
잘읽었습니다!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항상잘보고있습니다~!!
매번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진짜 pl사무국의 노일관성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보고있는 첼시... 투헬ㅠㅠ
와우 이런 글 너무 좋아용
정말 슬프네요. 코로나로 몇명씩 이탈해도 우리만 연기 안해주고
다른 팀은 박싱데이인데도 풀로 쉬고 경기 뛰어서 체력 널널 하고 우린 부상+코로나로 안그래도 선수 없는데
박신데이 풀로 뛰어서 선수들 갈려나가고 결국 부상 또 나오고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