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날 오후 경로당에서 연락이 왔다.
윷놀이하는데 오라는 것이다
나는 아직 노인 회관이니 복지관
경로당 쪽은 갈 생각도 갈 일도
없다고 여기고 살았는데
우리 동네 사는 (한 때 잠깐 이 카페 회원이기도 했음)
내 또래 그녀가 이번 노인회장 선거에서
회장으로 뽑혔다고 하더니
그녀 나름 노인 회관을 활성화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것으로 이번 명절에
선물 푸짐한 윷놀이를 계획한 것이다
“얘" 내가 회장 맡았으니 너 가 좀 도와줘라”
내가 뭐로 도우며
뭔들 할 새가 있어야지
귀찮고 내키지 않지만 명절이니 할 수 없이
관리소 건물에 있는 회관으로 갔다.
40여 명 모인 노인들 반 넘어 할머니들이고
할아버지는 10명 정도
벌써 점심 대접 끝나고 윷놀이도 끝나고
선물 증정 시간
홀 가장자리 서너 군데 테이블 위엔
맥주 소주 막걸리
안주론
부침개, 무침 돼지 두루치기 등이 어지러이
널려 있는데 먹고 마시는 축들은 다 생생하니
건강한 노인들이고 (여자 남자)
홀 벽을 의지 삼아 빙 둘러 놓인 소파에 앉은
노인들은 죽을 힘도 없어 보이는 축들이다
먹고 마시는 중에 중앙에 설치된 노래방 기기에서
음악이 흐르고 노래와 춤이 있는 여흥 시간이라
취한 그들이 노래하면 같이 마시던 이들이 춤을 춘다.
벽을 등진 소파에 있던
죽을 힘도 없어 보이던 축들은 웃지도
손뼉도 생략한 채 여전히 무표정하게 앉아만 있다
이상도 하지
술과 음료 음식을 활기차게 마시고 먹고
춤추고 노래하는 축들의 나이와
저기 앉아 있는 축들의 나이는 거의 비슷하게
보이는데
저들은 어째 저리 무표정한 얼굴과
세상만사 귀찮아 죽겠다는 몸짓으로 선물로 받은
싸구려 은박지 상자 하나씩 껴안고 내려앉은 모습인지
70이면 젊은 축에 든다는 세월
아니다 그건 하는 소리이고
70 나이에도 그런 눈빛과 몸짓을 하고
웅크리고 있는 사람도 많다
80세에도
청바지에 흰 티를 입고 운동으로 탄탄하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70 중반인 남녀 할부지 할머니들이
노래와 춤을 추며
기기 화면에다 지폐를 붙이는 팁 호기도
부리는 시끌한 여흥 속에 나도 회장 그녀를
도와 마이크도 건네주고 했지만
나의 시선과 신경 줄은 좌우 벽 쪽 소파에
앉은 이들에게 가 있다.
웃고 떠들고 춤추는 곳에서는
다 같이 즐거워야지
20여 명이 석고상처럼 무표정에다
희미한 동공으로 주시하는데
무슨 흥이 제대로 나겠는가,
음식도 술도
잘 먹고 잘 웃는 사람이
놀기도 잘 놀고 늙는 속도도
더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
사랑하는 삶방 식구님들
쓸쓸한 계절 10월입니다
외로움을 제대로 즐겨야
노년의 세월을 이겨낸다 하더군요
시월은 외로움과의 싸움 제대로
해봐야지요
즐깁시다
허한 마음 달콤한 외로움으로
시월을 재대로 즐겨 보자구요
사랑합니다~~
그렇지요 이제 겨우 자유를 찾았는데 말이지요 자식 교육 밥벌이에서 해방 살림살이 해방 ㅎ 미라보님 시간을 헛되이 쓰지 맙시다~
먼 남의 나라인듯한 "경로당"
이제 갈 수 있지만 아직은 마음이 안 내킵니다
흥에 겨워서 즐길 수 있는게 건강이니
지금이라도 걷기부터 시작해서
건강 되찾고 즐기면 좋겠습니다
네 걷기 최고입니다
어디든 갈 수있다는 것 만도 축복이지요 고마워요~
엄니 다니는
노치원을 가끔 가보면
모두가 무표정에 넋잃은듯 모습들
넘흐 넘흐 슬펐어요ㅠ
경로당도 졸업 여든아홉
삼세씨 거기서 먹고
눈뜨면 뜨락에 앉아
차기다리고
저녁에 아파트현관 문여는것까지 확인하고 가시니
자식들은 감사 자체입니다
살아있으니 그래도
자식도보고
거기서도 싸우고 웃고
그나마 여자들은 낫더라는요
저도 흥이없는 스탈이라 걱정이네요ㅠ
60대들이 경로당에 앉아 노인 행세 하는 거 보면 삶을 얼마나 재미없게 살았나 싶기도 이쁜 정아씨는 절대 그쪽으로 가지마솀~^^
저의 어느 날이 될 모습을 보는 듯하네요 ^^
노올님만 그러겠어요
저도 그 누구도 다들 갈 곳이기도 하지요
혼자서도 잘 노는 법을
터득해 가는 중입니다
입맛
살맛
점점 줄어들어
가득이 아닌 반의반이라도 있을 때
먹고 즐기고 해얄 것같습니다
부지런히 드시고 열심히 재미있게 사셔야지요
슬하님 돼지 한데 먹심 좀 배우셔야 할 듯 ㅎ통통한 슬하님 제발~
오전 피아노수업했어요
우리 피아노반 최고령은 89세인데
70대 초반으로 보이고
저랑 30년 지기 같은 서예작가이고
제가 막내랍니다
문화예술과 함께 하면
노화가 더디는것 같아요
그래서 운선님도 눈이 별빛처럼
반짝이시고
한 몸매하시죠 ㅎ'ㅎ
저는 혼자서도 잘 놀고
여럿이도 잘 놀고 살려고
틈나는대로 낑가본답니다~^^
뭐든 도전하시는 평화님
대단하십니다 이제 고생 다 하셨으니 좋은 것만 누리고 사세요
미련 없을 만큼
세월이
좋아서 노인 연령이 늘어낫네요
맞아요 다들 젊게 살아요
그래요 오늘이
최고의날이라
생각하며삽니다
출석부도장찍고
갑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눈꽃님 늘 최고의 날 만드시길 바랍니다 ㅎ~
예..
날카로운 시선으로
정확하게 명암 속 노인들의 오늘을 읽으셨습니다
저는 아직 노인회 활동 안하고
지하철 무료 탑승도 안하고 경노석에도 앉은 바 없습니다만..
저 자신이 노인이라는 것은 인정하게 되는군요..
운선님..오늘따라 글이 더 빛납니다..ㅎ
저는 바뻐서 못하지만 솔직히 내 늙은 거 생각 않고 남 늙은 거만 보이니 재미 없어 못가겠습니다 늘 하는 집안 얘기 먹는 얘기 똑 같은 패턴 으~ 아직 어울리기 싫어요 제가 잘못되었는지
"홀 벽을 의지 삼아 빙 둘러 놓인 소파에 앉은 노인들은 죽을 힘도 없어 보이는 축들이다"
언제인가부터 벽을 의지 삼는 쪽으로 ㅎㅎ
정년퇴직시 만60세
나이가 제일 많았으니
애 늙은이처럼 행동했었고 자칭 아웃사이더라고 하며ㅎㅎ
운선선배님 글에도 또 배웁니다
음식도 술도 잘 먹고 마시고
특히 잘 웃는사람~~!!
80이 넘어도 흰셔츠에 청바지가
어울리는 멋스런 미래로~
고맙습니다.^^추천 합니다🤗
이렇게 댓글도 잘 쓰시는 장미님께서 왜 ㅎㅎ 멋을 아시는 분임이 분명하신데 벽 쪽으론 가지마세요 멋쟁이라 소리 들으며 사셔야 합니다 저도 그헣게 살께요 우리 같이~^^
하루가 늘 총알가치 지나가서요
아직은 할일도 태산 같고
뒤볼 시간이 없어서 외로움은 모릅니다
운선누님
복짖는저녘시간 되십시요
뒤 볼 시간도 없이 산다니 어쩌남 허긴 나도 그 나이 땐 그렇게 살았으니 대신 몸은 고달퍼도 외로움 모르니 그 건 다행이네
모쪼록 건강은 살펴가면서 사시게나 지제 동상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