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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수가 감소해 문을 닫은 시골 학교는 전국적으로 3000여 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임대나 매각이 되지 않았거나 임대기간이 만료돼 재임대 예정인 미활용 폐교는 지난해 7월 기준 전체의 15% 수준인 430여 개 정도. 임대 또는 매각된 폐교는 수련원·연수원·체험학습장·미술관·박물관·테마 농장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시설 내에는 수익성을 창출하기 위해 식당이나 객실을 마련하기도 하고 염색이나 도자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례도 많다.
이처럼 외형상으로는 폐교가 노후 수단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폐교를 임대 받거나 구입해 활용하는 이들은 다양한 수익모델을 개발해도 큰 돈을 벌기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일반주택에 비해 관리비가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오지에 있어 접근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주민들과의 관계가 원만치 않아 중간에 폐교에서의 생활을 포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폐교를 임대받아 운영하는 이들은 “언론에 가볼 만한 곳으로 소개되는 폐교가 늘면서 한때 인근에 미활용 폐교가 한 곳도 없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환상만 갖고 폐교를 찾은 이들은 수익 창출을 못하거나 주민과의 마찰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입을 모은다.
폐교 운영에 여러 가지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폐교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폐교를 활용하는 이들은 우선 전원생활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점을 꼽는다. 또 예술가나 수집가들은 작품과 수집품을 전시할 넓은 장소로 폐교 만한 것이 없다고도 이야기한다. 임대의 경우 신축이나 증개축에 다소 제약이 있긴 하지만 구입을 했다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건물을 짓고 운영할 수 있어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이코노믹 리뷰>에서는 폐교에서 노후를 설계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전국 미활용 폐교의 현황과 구입부터 운영사례까지 알아보았다.
입찰정보는 온비드·지역교육청 홈피에서
폐교의 관리는 지역 교육청이 담당하고 있으며 각 지역 교육청은 자체적으로 해당 폐교의 임대와 매각 여부를 결정한다. 임대나 매각이 결정된 폐교는 지역 교육청과 도 교육청 홈페이지에 입찰공고를 낸다. 각 지역 교육청을 일일이 방문하는 것이 수고스럽다면 자산관리공사의 입찰정보 사이트 온비드를 통해서도 폐교 입찰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입찰에 참여하려면 우선 해당 교육청의 전자입찰 도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전자입찰을 시행하지 않는 경우 지역교육청을 직접 방문해 입찰서류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입찰에 참가하기 위해 제출할 서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계획서다. 해당 교육청은 사용계획서를 사전에 검토한 후 폐교활용특별법상 활용 목적에 위배되지 않는 경우에만 입찰자격을 부여하고 최고가 입찰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서울과 5대 광역시를 제외한 8개 도 교육청을 조사한 결과 경기도와 강원도·충청북도는 임대를 원칙으로 하며 충청남도·경상남북도는 매각과 임대를 병행하고 있었다. 전라남북도의 경우 매각을 우선으로 한다. 전남은 입찰 참가자가 없어 유찰되는 경우 일부 임대도 허용하는 실정이다.
입찰시 지역주민과 외지인에 대한 차별은 없으나 경북교육청 재무과 김치한씨는 “농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지역주민에게 우선적으로 매각하고자 하는 것이 경북 교육청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충청권 인기…도서 지역은 외면
“연평균 30개의 폐교를 매각하는데 도서지역이나 대도시에서 거리가 있는 신안·고흥 지역의 경우 여러 차례 유찰돼 방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남교육청에서 폐교의 매각을 담당하는 김용학씨는 폐교 입찰도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이 뚜렷하다고 말한다. 전남은 올해만 127개교를 매각할 계획인데 섬이나 도서지역 분교는 입찰자가 나서지 않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광주 인근은 공고가 나기 무섭게 입찰 신청이 이뤄지는 상황이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여름 경북 울진의 한 폐교 입찰에 30여 명이 몰린 것과 대조적으로 경북지역의 미활용 폐교는 40개에 이른다.
반면 수도권과 인접한 지역인 경기·충청·강원권은 매각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높은 편이다. 이 지역 관계자는 “폐교의 대부나 매각은 흉물스럽게 방치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수도권 인근은 임대공고만으로도 신청자가 몰리기 때문에 굳이 매각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2005년 7월 기준 미활용 폐교의 현황은 경기도 14개, 강원도 20개, 충북 7개, 충남 24개, 전북 51개, 전남 127개, 경북 40개, 경남 74개다.
곡성 목사동중 기준가 16억으로 최고
폐교의 임대 및 매각의 기준가는 지역교육청이 복수의 감정평가기관으로부터 금액을 산출받은 후 평균가로 결정된다.
임대의 경우 보통 300만~1000만원, 매각은 2억~5억원 에서 가격이 책정된다. 물론 공매에 참가하는 이들이 실제 낙찰받는 금액은 기준가를 상당히 웃도는 경우가 많지만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면 기준가 수준으로도 낙찰 받을 수 있다.
매각 예정인 폐교 중 가장 비싼 금액이 책정된 곳은 전남 곡성의 목사동중으로 평가액만 16억3900만원에 달한다. 목사동중은 지난해 폐교되었기 때문에 비교적 유지 관리가 잘 편이고 대지면적만 5000평에 건평이 1000여 평에 이른다. 목사동중처럼 10억원 이상으로 평가된 폐교는 서산의 독호초등학교(11억6000만원), 정읍의 서지말초등학교(13억2900만원), 곡성의 오곡초등학교(10억원) 등이 있다. 반면 전남 여수의 초도초등하교 평도분교장과 광도분교장은 각각 610만원, 572만원에 불과했다.
임대비용은 비싼 경우 5000만원을 상회하기도 하지만 보통 1000만원 내외에서 평가액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강원도 화천의 한 분교는 50만원대, 홍천에는 90만원 선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폐교도 있다.
한편 임대된 폐교의 사용 현황(56P 그래프 참조)은 교육시설이 전체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수련시설, 기업체나 농가의 생산시설·복리시설 등이 각각 10%에 달했으며 종교단체의 활용은 1%로 미미했다.
주민과 함께 수익 모델 개발하면 운영 활기
폐교를 임대받거나 매입한 경우 막연히 세웠던 운영계획은 현실로 다가온다.
폐교 운영에 있어 주민들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한 지역의 폐교에 찜질방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앞장서 반대하면서 결국 무산된 사례에서도 주민의 힘은 드러난다. 입찰공고가 올라간 후 반발이 일기도 한다. 이 경우 대부분 마을 주민들이 학교에 토지 등을 기부한 것이 원인이다.매입 후 소유권 문제로 주민과의 골이 깊어질 소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이런 폐교는 응찰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공한 폐교 운영자들은 ‘주민과 함께’라는 원칙을 지켰다. 하늘내 들꽃마을의 이재영씨는 “폐교는 절대 사유재산이 될 수 없다”며 “주민의 추억이 담긴 곳이기에 주민과 함께하는 사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정선 아리랑학교 내에 들어선 추억의 박물관은 마을의 상점에서 2000원 이상을 사용하면 입장권을 1장씩 주도록 했다. 관광객들이 마을 상점을 이용하는 사례가 느는 만큼 박물관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도 또한 높아졌다.
도서지역에서 문화에 소외된 이들을 위한 시설도 늘고 있다. 평창군 봉평면 무이예술관과 전남 고흥의 남포문화예술원은 작품을 전시해 지역민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진천 한천초등학교 두촌분교는 문예 동호회의 수련원으로 변모했다. 특이한 점은 회원 중 의사면허 소지자들이 매주 무료 진료를 해 이웃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는 것.
음성 상평민속학교는 입소생들의 급식소에 지역 특산물을 홍보 전시해 지역주민의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강원도 평창의 감자꽃스튜디오는 동네아이들의 놀이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경북 상주의 상산초등학교는 과수농업협동조합 연합회의 연구소로 지역 주민들의 농사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폐교 운영자들 중 도예나 목공예·염색공예 등을 테마로 하는 경우 주민 무료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며 도시민의 농사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골의 일손 부족 해결에도 앞장서고 있다. 마을의 행사나 명절에 무상으로 축제를 열 장소로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폐교 활용 Q&A
“임대료 선납… 재해보험 가입 낙찰자 몫”
Q 낙찰을 받았는데 임대료는 언제 납부해야 하나.
Q 영구시설물의 축조는 가능한가.
Q 수의계약을 통해 폐교를 대부 받거나 매각할 수 있는 경우는.
Q 임대를 받았는데 임대 후 취해야 할 조치가 있는지.
Q 사업계획의 중도변경이 가능한 지. |
유현희 기자 (yhh1209@ermedia.net)
폐교, 입찰함 개봉 5분만에 낙찰…전통민속품 박물관으로 재탄생 |
이코노믹리뷰 2006-02-16 09:12:00 |
교육청에 도착해 시계를 보니 오후 2시30분이다. 오후 3시에 입찰이 있으니 30분 정도 여유가 있었던 셈.
우선 폐교의 입찰을 담당하는 관리과의 이원기 과장과 정봉주 주사를 만났다. 이들에 따르면 오늘 입찰이 올해 첫 폐교 입찰이란다.
첫 입찰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관광자원이 풍부한 단양의 지역적 장점 때문인지 이번 입찰에는 5명이나 신청을 했단다. 폐교를 이용하고자 하는 이는 많지만 대부분의 폐교가 오지에 위치해 있고 임대의 경우 건물의 신축이나 증·개축을 일일이 교육청의 인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유찰되는 사례가 많은 것을 감안할 때 이번 입찰은 이례적으로 사람이 몰린 경우다.
사실 동대폐교의 입찰이 예정돼 있던 같은 날 강원도 홍천에서도 두건의 폐교 임대 입찰이 계획돼 있었다. 그러나 2명 이상 참가 신청을 하지 않음으로써 입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결국 유찰되었다.
동대폐교는 대지 3800평에 교실동 2개, 숙직실, 창고, 재래식 화장실 각 1동과 사택 4동이 갖춰져 있으며 1999년 문을 닫은 이래 5년간 기업체 연수원으로 사용돼 오던 중 임대기간이 만료돼 재입찰을 실시하게 된 것이다. 입찰공고에 따르면 동대폐교의 입찰 기준가는 842만8000원이다.
보통 폐교의 임대료가 800만원 수준인지를 묻자 이원기 과장은 최저 금액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작은 분교는 보통 300만원 정도고 본교나 본교에서 분교로 전환된 뒤 폐교된 큰 학교는 800만∼1000만원 정도가 최저가로 결정된다고 말한다.
폐교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공유재산 사용계획서를 작성해 교육청에 제출해야 한다. 기존 연수원 운영자를 비롯한 5명의 입찰 참가자들은 연수원·야생화단지·서양화가의 갤러리·체육시설·전통 민속박물관 등의 사업계획을 제출했다.
이원기 과장과 정봉주 주사에게 폐교 입찰에 대한 설명을 듣는 사이 입찰 시간이 10분 전까지 임박했다. 정 주사는 입찰함과 가위를 들고 2층 대강당으로 향한다. 이 과장과 입찰 참가자로 보이는 이들이 그와 동행한다.
입찰 신청을 한 다섯 명 중 세 사람만이 현장을 찾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두 사람은 신청을 한 후 현장을 둘러보고 입찰을 포기했단다.
입찰 5분 전 이 과장이 “모두 오셨으니 조금 일찍 시작해도 되겠습니까?”라고 양해를 구하고 일정을 앞당겨 입찰이 시작되었다. 입찰함을 개봉하고 이 과장과 정 주사, 교육청 직원 1명이 입찰 금액이 쓰여진 서류를 검토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5분. 짧은 시간이지만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초조함이 비친다.
적막을 깨고 이 과장이 입을 연다.
“개찰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제천시 동현동의 김학기님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었음을 알립니다.”
시종일관 긴장된 표정이던 김학기씨(47)가 미소를 지으며 함께 입찰에 참가한 이들에게 악수를 건넨다.
강당에서 관리과로 내려오는 길, 기존 연수원 운영자가 입을 연다. “내가 1500만원을 썼는데도 떨어졌네요”라고 말한다. 낙찰을 받은 김학기씨는 금액을 밝히기 꺼려했지만 함께 참가한 이들은 2000만원 이상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과장과 정 주사, 그리고 김학기씨와 관리과로 내려왔다. 양측은 계약서 작성할 날짜를 다음주로 합의했다. 낙찰자는 10일 이내에 교육청과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며 계약서를 작성하면 계약일로부터 5년 간 폐교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인근인 제천에 거주하고 있는 김학기씨는 “폐교 입찰에 처음 참가해 낙찰을 받게 돼 기쁘다”며 짧게 소감을 전하고 동대폐교를 전통민속품 박물관으로 꾸미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INTERVIEW]낙찰자 김학기씨
“고향 단양서 박물관장으로 여생 보낼 터”
- 동대폐교 입찰에 참가하게 된 계기와 소감.
- 운영계획은.
단양 교육청 이원기 관리과장 “가수 신중현씨, 노동분교 음악캠프장으로”
- 단양지역의 폐교 현황은.
- 단양지역의 폐교가 인기 있는 이유는.
- 지역 내 폐교 운영 사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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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전북 장수 하늘내 들꽃마을 이재영 씨 폐교 연계 친환경 쇼핑몰 수입 연 10억 전북 장수 천천면 연평리 연평초등학교는 2003년부터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친환경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하늘내 들꽃마을로 바뀌었다. 하늘내 들꽃마을의 운영자인 이재영씨(44)는 직장을 퇴직한 후 친환경 상품 유통 쇼핑몰을 개설했다. 유통만 하던 그는 직접 농사 지은 제품을 판매하고 싶어 귀농을 결심하고 우연히 교육청 사이트에 매물로 나온 폐교 연평초등학교를 보게 됐다. 3000평이 넘는 대지에 교사 1동, 부속건물 3동이 들어서 있는 연평초등학교는 1999년 문을 닫은 상태로 장기간 방치되지 않아 비교적 상태가 양호했다. 3억원을 투자해 폐교의 주인이 된 그. 낡은 교실을 숙소로 만들고 식당이며 황토방을 짓고 유기농 야채밭과 허브정원을 갖추고 눈썰매장까지 만들었다. 시설을 갖추다 보니 어느새 구입금액 만큼의 비용을 쏟아 붇게 되었는데……. 그는 혼자서 폐교를 운영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저는 주식회사를 설립해서 주주를 모집해 폐교를 가꿨습니다. 비용 부담도 덜고 주주들도 혜택을 얻을 수 있으니 윈윈전략 아니겠습니까?” 연평리에 거주한 지 3년째인 그는 마을 주민과의 교류에도 적극적이다. 하늘내 들꽃마을의 주 수입원은 교실을 개조한 객실과 황토방의 민박, 식당, 그리고 주민과 연계한 농사 체험 프로그램이다. 주민들은 농사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들이 수확한 농산물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하늘내 들꽃마을이 생기기 전보다 판매량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부족한 일손을 체험 참가자로 대치하는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작년 한 해 하늘내 들꽃마을을 다녀간 인원만 1만명 가량. 단체 연수와 가족 여행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하늘내 들꽃마을의 운영을 통한 이익은 많지 않은 편. 7명의 직원 인건비와 관리비를 제하면 남는 것이 없지만 주민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직·간접적인 홍보 효과로 연계 쇼핑몰의 매출이 크게 늘어났으니 폐교 인수가 손해는 아니라고 말한다. 하늘내 들꽃마을이 유명세를 타면서 연계 쇼핑몰인 네추럴존은 작년 한 해 1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사례 2 강원 양양 도자기 공방 핸드메이드 정재남 씨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장이자 소설 《국화꽃향기》의 배경으로 유명세를 더하고 있는 도자기 공방 핸드메이드는 상호보다 상운폐교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이곳의 운영자인 정재남씨(45)는 도예가로 2000년 속초교육청으로부터 이곳을 임대받아 공방 겸 전시관으로 꾸미고 도자기 체험 프로그램의 운영과 소품 판매를 하고 있다. 드라마 촬영 이후 지역의 명소가 된 핸드메이드는 주말이면 200명 가량이 다녀가는 명소다. 핸드메이드는 도예 체험을 할 경우 1인당 1만원의 체험비를 받고 있는데 방문객의 90%가 체험보다는 구경만 하고 가는 경우가 많아서다. 지역주민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별도의 입장료를 책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문객에 비해 수입은 적은 편이라고. 교실 한 켠에 마련된 카페에서는 차를 마신 후 자신이 마신 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해 방문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정씨는 폐교를 임대받아 운영하기 위해서는 운영자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폐교된 후 관리가 되지 않아 수리며 운동장의 잡초를 제거하기까지 손이 많이 갑니다. 단순히 폐교에서의 생활이 낭만적일 거라는 환상을 버리고 운영 계획을 세워야 하죠. 수익이 많지 않아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이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나 자연과 더불어 살고 건강한 삶을 원한다면 폐교 만큼 좋은 곳이 없지요.” 정씨는 상운폐교를 임대받은 뒤 교실을 각각 다른 컨셉트의 전시장과 카페, 개인 공방 등으로 개조하고 도자기 체험을 위해 산화불가마와 환원불가마를 설치했다. 정확한 임대료를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정씨는 다만 폐교 임대료는 다양하지만 관리비를 포함하면 1000만원 이상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례 3전북 고창 고인돌 들꽃학습원 이학성 씨 고인돌 들꽃학습원은 이름처럼 들꽃과 나무를 비롯한 각종 식물이 1000여 종 이상 자라고 있는 생태학습 및 자연학습을 위한 최적의 장소다. 고인돌 들꽃학습원의 전신은 고창 서 초등학교다. 고창에서 전자제품 대리점을 운영하는 이학성씨(51)는 아이들이 도시로 떠나자 폐교가 된 이곳에서 다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도록 하겠다는 결심으로 5년 전 학교를 매입했다. 폐교 매입금액은 3억2천만원. 그러나 이씨의 실제 매입 금액은 12억원이다. 학교 인근의 땅을 추가로 구입했기 때문이다. 매입 후에는 길을 내고 온실을 만들고 교사를 단장하고 각종 식물을 구입해 심고 가꾸는데 15억원이 고스란히 투입됐다. 사람을 고용해 학습원을 만들었다면 빨리 완성이 됐겠지만 그는 작은 것 하나에도 자신의 손길이 담기길 바랐다. 4년 간 땀을 흘리며 일군 이곳은 지난해 9월 정식 개원했다. 그는 소년원 출신 아이들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곳을 가꾸면서 소년원 출신 아이들에게 원예 전문 교육을 시키고 전문가로 키워 사회에 내보낸 것이 68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현재도 학습원 내에 2명의 아이가 방문객들을 안내하고 식물에 대해 설명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6300평에 달하는 들꽃학습원에는 수생식물원, 온실, 약용식물원, 테마조경원 등이 들어서 있는데 개원 후 하루 평균 200명이 다녀가고 있다. 일평균 입장료 수입만 50만원 수준인데 여기에 현장 학습비와 식물 초본, 분재 판매 등을 통해 월 평균 2000만원의 수입을 거두고 있단다. “지역에 무언가 도움이 되고 싶어 학습원을 만들게 됐습니다. 학습원에서 얻은 수입은 그대로 재투자를 하고 전자제품 대리점에서 얻은 수입의 일부도 이곳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식물은 계속 가꿔야 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지만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이 이곳을 찾을 때마다 얻는 보람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죠.” 학습원은 매년 겨울 휴관하는데 올해 3월 1일 개관할 예정이란다. 방학동안 그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구상해 지역 환원 사업의 가치를 높일 생각이다.
■사례 4강원 횡계 수하산알파인롯지클럽 박윤숙 씨 스키 마니아인 박윤숙씨(50)는 스키를 즐길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스키장 부근의 폐교를 임대받게 됐다. 2000년 9월부터 횡계초등학교 수하분교를 임대받은 그는 지난해 5년 간의 임대기간이 만료된 후 교육청으로부터 군이 임대받게 된 이 학교를 재임대한 상황이다. 군의 임대를 받은 후 그는 지자체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 동안 수하산알파인롯지클럽은 비정기적으로 국악캠프를 운영한 바 있으며 겨울철에는 스키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스키 마니아답게 지역 주민을 위한 스키 교실을 운영하기도 한다. “막연히 스키가 좋다는 생각에서 폐교 활용을 시작했지만 이곳에 와보니 지역주민들의 문화소외가 심각하더군요. 때문에 주민들을 위해 무료캠프를 열기 시작했죠.” 박씨는 연 600만원에 학교를 임대받은 후 5억원을 투자해 교실동과 부속동을 새단장했다. 교실은 숙박시설로 개조했고 식당도 마련했다. 스키를 탄 후 피로를 풀 수 있도록 사우나 시설까지 갖췄다. 대대적인 투자를 한 만큼 수하산알파인롯지클럽의 수익구조는 다양하다. 우선 숙박시설은 7만원에서 15만원까지로 인근 펜션의 절반 가격 수준이어서 경쟁력이 높다. 식당 눈섬은 강원도 한우부터 황태요리 등 지역 특산품을 이용한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사우나 이용료까지. 그러나 이용객이 여름과 겨울에 집중돼 안정된 수익을 거두기는 힘든 편이라고. “캠프 수익금은 고스란히 유지관리비로 사용합니다. 큰 이익보다 즐거운 노후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폐교에서 생활하는 이유죠. 폐교 투자요? 투자 생각하고 임대받은 사람들은 모두 떠났어요. 지역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해야 할 수 있죠.” 그는 폐교 운영에서 돈보다 중요한 가치로 지역사회에 환원하면서 얻는 보람을 꼽고 강원도와 달리 매각을 실시하는 지역의 폐교는 좀더 수익성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첫댓글 이코노믹 리뷰에 흥미로운 기사가 났길래..
해금학교라기보다 해금강습과 더불어 여러가지 ... 어쩌구 저쩌구 하여 몇년전부터우리들이 꿈꾸는 "해금마을"이 있지요. 그에대한 구체적인 사안으로 폐교얘기가 나왔었지요. 서울근교 폐교가 싸게 많이 나온다고.. 하지만, 그 금액조차도 우리에겐 아직은 꿈이네요. 꿈이 실현될날이 꼭 오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