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원 블랙리스트 만들어 선별채용 의혹도 … 노조 "부산시 철저히 조사해야"
부산지역 교통약자 이동편의를 위해 운행되고 있는 두리발(장애인 콜택시) 콜센터 상담원 채용 과정에서 선별채용 문제와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졌다.
공공운수노조 부산지역지부 두리발콜지회(지회장 이현지)는 7일 부산시 택시운송사업조합이 두리발 콜센터 상담원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콜센터를 민간위탁에서 직영화하는 과정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상담원들만 골라 고용승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부산택시조합은 그동안 민간에 위탁해 운영하던 두리발 콜센터를 이달 1일부터 직영체제로 전환·운영하기로 하고, 지난달 16일 콜센터 상담원 모집공고를 내는 등 면접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그런 가운데 지회는 최근 지회에 가입한 조합원들만 대거 탈락한 사실을 확인했다. 탈락한 11명의 상담원 중 조합원만 8명이다. 이 중 이현지 지회장은 서류미비를 이유로 서류심사에서 탈락했고, 박나현 부지회장 등 조합원 3명은 면접에서 떨어졌다. 반면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상담원 3명은 모두 합격했다.
박나현 부지회장은 "6월 말 TMKC(두리발 콜센터 위탁업체) 관계자로부터 '상담원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며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사람들만 탈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업체 관계자는 박 부지회장에게 "상담원 블랙리스트가 있는데, 당신이 1순위다", "당신이 제일 먼저 잘릴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부지회장은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도 부산택시조합에 '바른 말을 했다'고 찍힌 상담원들의 이름이 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1일 상담원 면접 과정에서는 인권침해 논란도 불거졌다. 부산택시조합 이사·사무국장·특별교통본부장과 부산시 대중교통과 계장 등이 참여한 면접에서 면접관들은 상담원들에게 "왜 결혼을 안 했나", "왜 혼자 사냐" 등 업무와 상관없는 질문을 했다. 특히 최아무개 특별교통본부장은 "좋은 (택시)기사 2명과 나쁜 기사 2명을 말해 보라", "문제 (장애인) 고객이 누구인지 말해 보라"는 등 장애인과 택시기사들을 비하하는 인권 침해적인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부와 지회는 이날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택시조합에 두리발 사업을 위탁한 부산시가 나서 제기된 문제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최아무개 본부장은 "공정한 면접을 거쳐 상담원들을 뽑았다"며 "노조탄압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문제가 된 면접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질문을 한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다.
2014.08.08 매일노동뉴스 배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