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법공양 부처님은 사시 공양이라 하여 하루 한끼의 공양만 하셨습니다 물론 제자들도 마찬가지로 오후불식의 일종식 만을 하셨지요 그것도 절이나 수행처에서 준비한 공양을 하는것이 아니고 아침나절 마을로 탁발을 나가셔서 차례로 일곱집을 다녀 얻는 음식으로 돌아 오셔서 공양하셨습니다 지금도 남방의 스님들은 그렇게 탁발하여 공양을 드신다는데 순서대로 줄을 지어 발우를 들고 아침 햇살을 받으며 나아 가시던 부처님과 수행자들의 행렬을 생각해 보면 저절로 미소가 떠오르고 공양 올리고자 집집마다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들고 나와 있는 마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 집니다 더우기 공양에 일곱집을 차례로 거쳐 얻으면 얻는대로 못 얻으면 못 얻는대로 마음에 염정과 호오의 마음없이 무소유의 념으로 탁발 하시는 대중을 보고 누가 환희심이 안 나겠습니까 이 탁발중에 가섭과 아난에 얽힌 이야기가 있습니다 두타제일로 알려진 가섭 존자는 가난한 이들의 집으로만 다녔습니다 다문제일 아난 존자는 부자집으로만 탁발을 나갔습니다 이를 두고 대중의 말이 나게 되자 부처님이 두분을 불러 물으셨습니다 그러자 가섭은 가난한 이들은 전생에 복을 짓지 못하고 다시 금생에 복 지을 인연 맺지 못하면 거듭 가난하게 살수 밖에 없어 그들에게 복을 짓게 합니다 하였습니다 아난은 자신은 맛 있는 것을 탐해서 부잣집에 가는것이 아니고 가난한 이들은 자신들 먹을것도 모자라는데 거기에 자신이 탁발을 가면 더 배 고플것이 아닌가 싶어 차마 가지 못하였습니다 하고 답하였습니다 참으로 부처님의 상수 제자 두분의 마음 씀이 그러 했습니다 그 말씀을 들으시고 부처님은 빙그레 웃으시며 차례 걸식 일곱집의 탁발 정신을 다시 한번 이르시고 가급적 불편 부당하게 탁발할것을 당부 하셨습니다 아마도 내 생각에는 두분은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물러 나오셔서 여전히 자신들의 탁발 형태를 유지 했을것입니다 그처럼 중생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복을 짓게 하는 의미로 탁발은 거룩한 수행의 일부 입니다 우리 나라는 기후나 삶의 조건등이 인도와는 달라 하루 세끼 공양이 보편화 되어 있습니다 사시에는 제대로 된 공양을 하고 아침과 저녁에는 조죽 약석이라 하여 간단하게 허기만 채울수 있도록 하는것입니다 아침과 저녁은 그냥 평상복 차림으로 발우 공양을 하기도 하지만 사시에 하는 공양은 사시 마지를 법당에서 올린후 곧바로 큰방에 가서 가사와 장삼을 수한 상태로 발우 공양을 하게 됩니다 부처님이 사시에 공양하시던 것과 똑 같이 하기에 이를 일러 법다운 공양 즉 법공양이라 합니다 법당의 전 대중이 기러기 처럼 줄을 지어 안행으로 큰방에 가면 강원과 선원 대중 및 주지나 그외 소임자 스님 모두가 참석하여 죽비 소리에 맞춰 공양을 합니다 불생 가비라 성도 마갈타 설법 바라나 입멸 구시라 등의 전발게 및 각종 게송과 함께 공양과 국과 반찬 세가지 정도의 음식이 공양의 전부 입니다 공양후에는 공양받기에 수행이 부족함을 꾸짓고 열심히 정진하는 양약으로 삼아 기필코 깨달음을 얻겠다는 서원을 하고 사중의 대소사에 대한 대중의 공의를 묻는 대중공사를 합니다 별다른 안이 없으면 공사는 생략 하지요 이 중에 스님들이 좋아 하는 음식이 나오면 스님들이 빙그레 웃는다 하여 승소라 이름 붙은 음식이 세가지 있습니다 국수와 두부와 찰밥?이 그것입니다 세속인이 좋아 하는 것을 스님들도 좋아 합니다 그중에 찰밥 공양이 나올 때면 밤이며 잣 은행 건포도 등이 들어가 더욱 맛있게 나오므로 특별한 간식이나 영양을 생각할 수 없는 스님들의 식단에서는 파격이라 할수 있습니다 절의 특별한 법회시 준비하거나 혹은 신심 깊은 불자의 대중 공양이 들어 올때면 종종 즐거운 식사 시간이 됩니다 이때는 식탐이 많은 스님들은 양껏 먹고 소화 시키느라 애를 쓰기도 하고 없는 스님들도 즐겨 양을 초과 합니다 절의 흔한 말로 먹는게 남는거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아무래도 전보다는 절의 살림이 나아 지면서 공양도 많이 나아진 듯 합니다 경우에 따라 일종식만 하는 스님도 있고 오후 불식만 하는 스님도 있어도 가급적이면 공양 시간에는 동참하여 빈발우라도 펴도록 권유 받습니다 대중의 생활에서 자신의 생활 습관이 괴각처럼 보여도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 입니다 - 해월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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