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 이서수 장편 '4분 33'초가 말하는 가치 없는 인생은 없다
이서수(1983- )작가는 단국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2014년 ‘구제, 빈티지 혹은 구원’ 로 동아일보 신춘 문예에 당선, 등단했다. 이 작품은제 6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제6회 수상작으로 작가의 첫 단행본으로 제목인 ‘당신의 4분 33초’는 미국의 전위음악가 ’존 케이지‘의 전위 음악 공연제목이다.
사진 네이버
소설은 실패한 소설가 ‘이기동’과 미국의 전위 음악가 ‘존 케이지(1912-1992)’의 삶을 교차한다. 존 케이지는 무음의 연주곡으로 소음 또한 음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이 곡을 만들었으며 악보에는 ‘조용히’라는 말만 쓰여 있고 음표는 하나도 없다고 한다. 그냥 4분 33초 동안 연주자는 아무 연주도 하지 않고 공연장은 연주자와 관객이 내는 소리가 음악이 된다. 당시 음악계에서는 음악에 대한 도전이라고 평가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은 종종 연주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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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이기동은 넉넉지 않은 가정에서 큰 꿈 없이 자란다. 학교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그렇고 그런 존재다. 어머니는 아들 이기동에 대한 기대감으로 의사 혹은 법조인이 될거라 믿으며 뒷바라지를 한다. 그러나 이기동은 평균60점 대를 밑도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아니어서 대학에 불합격했지만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량진으로 간다. 그곳에서 서울대를 목표로 했지만 수능 중간에 위경련이 일어나 시험을 망친 일등과 재수학원 최장기 N수생 누나를 만난다. 결국 기동은 재수 삼수까지 하다가 겨우 4년제 대학에 들어간다. 노량진에서 함께 공부하던 일등은 s대에 합력하고 N수생 누나는 또 실패한다. 이후 그녀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다.
딱히 직장이 없는 아버지는 늘 상 밖을 떠도는데 오토바이를 전국을 누비며 집에 들어오지 않았던 아버지는 타지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아버지의 노트가 배달된다. 앞 장을 뜯어서 신춘문예에 응모해보는데 떨어진다. 다시 그것을 조금 고쳐 자신이 반은 쓰고 아버지가 쓴 반을 합쳐 신춘문예에 응모하고 운 좋게 당선되어 등단작가가 된다.
이 후, N수생과 결혼하고 소설을 쓰려하지만 딱히 청탁이 들어오지 않는다. 능력이 없는 기동은 아내의 외도도 그냥 넘어가고 결국 가장의 역할을 하기위 해 어머니가 운영하는 깁밥 집에서 일한다. 그리고 퇴근 후 버스정류장에서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기 시작하고 망해가는 독립서점을 인수해 운영한다. 그리고 독립서점에서 자신과 같은 작가지만 낙선한 신인작가들을 모아 서로 피드백도 하며 나름의 삶을 살아간다.
어떤 이의 시각으로 보면 분명 이기동의 인생은 무의미 하거나 실패한 삶이다. 그러나 존 케이지의 4분 33초와 병치시켜 바라본다면 쓸모 없는 삶은 없다는데 다다른다. 이기동의 삶은 어머니가 바라는 대로 의사가 되지도 판사가 되지도 못했고 명성있는 소설가가 되지 못했지만 존 케이지에게는 소음도 연주가되었던 것처럼 누구나의 삶은 살아간다는 그 자체로 소중하고 의미 있는 삶이며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한다고 해서 가치 없는 삶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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