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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 권
제일장 : 살아있는 자들 - 01
- 사공운은 천금마옥에 들고.
사방이 까마득한 절벽으로 둘러싸인 곳이라 햇볕도 하루에 한 시
진 이상 흘러 들어오지 않았으며, 그 절벽은 호로형으로 되어 있어
밑은 넓고 위는 좁았다.
위로 올라 갈수록 반질반질한 암석으로 바뀌어 갔으며, 결국 오십
여 장 높이까지 올라가면 도저히 발을 디딜 수도 없고, 손으로 어
딘가를 잡을 수도 없어진다.
조금 더 기를 쓰고 육십 장을 올라가면, 위에서 몰아쳐 오는 와선
풍으로 인해 신이라도 더 이상의 전진은 불가능했다. 세상에 이런
곳이 또 있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천연 감옥이었다. 그리고 절
벽 아래쪽은 여기저기에 동굴이 뚫려 있어 마치 죄수들의 방 같았
고, 바닥을 형성한 약 오만평의 대지는 몇 군데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절벽이 둘러싼 땅의 넓이가 오만 평이니 그 지대를 덮고 올라간
절벽의 높이가 얼마인지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이 곳이 바로 황산의 호령곡 내에 있는 천금마옥이었다.
말 그대로 초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감옥. 들어오면 나갈 수 없는
곳으로 한때 마인들에게 지옥이라고 불리던 곳이었다. 천살성이라
불리던 마부 관패가 정파의 연합공격을 받고 마지막으로 호령곡
에 들어온 이후, 세인들의 기억에조차 사라지고 있었던 곳이 바로
여기 천금마옥이었다.
호령곡을 통해 이 천금마옥으로 들어오는 것은 쉬웠다. 호령곡 끝
에 거대한 동굴이 있고, 맹수의 아가리 같은 동굴로 들어와 단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어둠 속을 헤치고 약 한 시진만 걸어오면 된다.
동굴을 통과하는 길은 내내 지하를 향해 뚫려 있고, 동굴 속은 기
진으로 인한 어둠이기에 앞을 볼 순 없지만, 그냥 직선으로 걷기만
하면 저절로 이 천금마옥에 도달한다. 그러나 일단 어둠 속으로
한 걸음만 디디고 나면 돌아설 수 없다. 돌아서는 순간 동굴을 감
싸고 있는 쇄혼독풍에 의해 그의 몸은 몇 쪽으로 찢어지거나, 그
독에 의해 반드시 죽고 만다 하였다.
혹시 신선의 경지에 이른, 그야 말로 금강불괴라는 최강의 고수가
있어, 강제로 쇄혼풍을 거스르고 탈출하려 하여도 소용없다고 하
는데, 그 이유는 동굴을 거슬러 아무리 앞으로 가도 다시 동굴 안으
로 오고 만다는 천금미로진이 이 동굴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우내육존 중 한명인 담사우 정도라면 쇄혼독풍조차 그를 어쩌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시진 내내 내공을 끌어올려 쇄혼독풍에
저항하며 동굴 안에 장치되어 있는 기관과 싸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 무엇보다도 강호 무림 역사상 가장 무서운 삼대절진 중 두 가
지인 천금미로진과 암흑대마진은 그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을 것이다.
강호엔 용부와 봉성, 구파 일방과 오대세가로 대표되는 정파가 있
다면 마도 사파라는 흑도에는 마교가 있었다. 그러나 정통적으로
흑도를 대표하는 가장 큰 세력이 마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우선
음지의 신비문파들로 알려진 팔대기문 중에서도 거의 모든 문파
가 사파였고, 수백 년 전통의 흑도 사파들도 부지기수로 많았다.
그 중에서도 마교의 몰락 후 강호에서 흑도를 대표했던 문파들을
강호에서는 사패천이라고 불렀었다.
동천, 서림, 남월, 북맹으로 불리는 이들 사패천은 마교를 대신해
서 흑도의 거대 문파로 떠올랐지만, 결정적으로 용부와 봉성에 비할
수는 없었다. 당시 이들 사패천의 주인들은 강호 무림에서 십대
사마의 자리를 하나씩 차고 있었던 만큼, 개인적인 무공은 강했지
만, 세력과 절대 고수들의 수에서 북부남성으로 불리는 용부봉성
과는 많은 손색이 있었다.
절치부심 나름대로 세력을 키워나가던 강호 사패는 아무리 노력해
도 자신들이 용부와 봉성을 넘어서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았다. 물론
그들이 지닌 힘도 무시할 수 없어 용부나 봉성도 그들에게 함부
로 무시 할 수는 없었지만, 언제나 그들에게 눌려 지내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지키고 있던 일부 지역 이외에는 감
히 함부로 나다니기 조차 힘들었다. 야망이 컸던 사패의 주인들에게
는 견딜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던 삼십년 전 어느 날, 사패천의 주인들은 은밀하게 만났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그들은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호령곡 천금마옥을 찾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첫째 천금마옥을 자신들의 힘으로 깨고 나옴으로 인해 마도에서
지닌 정파에 대한 두려움을 상쇄 시키고, 마교의 몰락 이후 기가
죽어지내는 마도인들의 사기를 진작시킨다.
둘째 천금마옥에 살아 있는 마도의 고수들이 있다면 그들을 회유
해서 자신들의 수하로 삼는다.
셋째 마도의 고수들이 남긴 절기들을 전부 가지고 나와 사패천을
정예화 하여 용부봉성을 무너뜨리고 마도천하를 이룬다.
그들은 이 꿈을 안고 과감하게 호령곡을 향했다. 그들의 결단이
정식으로 발표된 날 강호의 흑도 사파들은, 삼일 간 다툼이 없는
날로 정해 그들의 위대한 정신을 존경했으며, 삼일 내내 환호하며
축제를 하였었다.
어깨까지 으쓱해진 사패천의 주인들은 그날로 호령곡에 들어갔고
그 후로 삼십년이 흘렀다. 지금도 사패천은 봉문을 하고 강호 활
동을 중지한 채, 자신들의 주인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진천묵장(震天墨掌) 맹호림, 사패천 중에서 북맹이라 불리는 녹림
맹주였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녹림에 있어서 진천묵장의 이름은
곧 신과 동급이었다.
녹림맹주 최초로 십대사마라는 거대한 직함을 지녔을 뿐만 아니
라, 섬서성에 본거지를 둔 이후로 같은 성내의 구대문파 중 하나인
화산과 종남의 견제를 이기고 입지를 굳힌 인물이었다.
또한 황하수로삼십육채의 남 녹림을 제치고 녹림의 제왕으로 군림
했던 인물이 그였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참으로 초탈하고 막연한 모습으로 앉아 호령
곡에서 천금마옥으로 들어오는 동굴 입구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
었다. 그 모습은 완전히 넋이 나간 모습이었다. 한번의 객기로 인해
삼십년의 세월을 잃은 그의 심정은 그저 비통할 뿐이었다. 당시
에 자신을 제지하지 않았던 자식 놈과 당시 녹림의 군사였던 호자
개가 죽이고 싶도록 미웠다.
특히 “당신은 할 수 있어요. 당신을 믿어요.”라는 말로 자신의 호
승심을 부추 킨 그의 조강지처 녹호리 마저 지금은 죽이고 싶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고년이 바람을 피운 게야! 그렇지 않다면 나를
이런 사진에 몰아넣을 리가 없지.’
맹호림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악물었다. 지금이라도 여기를
빠져 나갈 수만 있다면 악마에게라도 영혼을 팔고 싶었다. 그래서
당시에 자신을 말리지 않은 잡것들을 전부 피 떡으로 만든 후,
일거에 용부를 쓸어버리고 싶었다.
그는 하루에라도 서너 번씩 이 동굴을 빠져 나가려 했었다. 그러
나 안으로 들어가서 아무리 걸어도 걷다 보면 언제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말았다. 사방에 권장을 휘둘러도 솜을 때린 것처럼 흔적
이 없니 사라지는 자신의 진력을 느끼고 허탈해 하였었다.
이젠 포기했지만, 그는 아직도 한 가닥 아쉬움을 가지고 동굴 입
구를 지켜보고 있었다.
한동안 동굴을 지켜보며 아쉬움을 달래던 맹호림은 “휴”하는 한숨
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서려 하다가 그 자리에서 굳어 버렸다. 그는
설마 자신이 잘못 보았겠지 하는 생각에 손으로 눈을 비비고 다
시 보았다. 그러나 분명히 사실이었다. 그의 시선에 잡힌 그것은
그가 십 오년 만에 처음 본 외지의 인간이었다.
“사....... 사람이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다 꿀꺽 하며 마른침을 삼켰다.
‘사람’, 그것도 살아있는 외지의 인간, 여기서 다른 말로 그것을
고기라고 했다. 싱싱하고 먹음직한 고기.
맹호림은 이십 년 전에 마지막으로 고기 맛을 본 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고기를 먹어 보지 못했다. 외지의 첫 인간을 만나 우선 궁
금하고 반가운 마음도 적지 않았지만, 식탐이 있는 그에겐 먹을게
제일 우선이었다.
맹호림은 최대한 너그러운 표정을 짓고 입안에 고인 군침을 꿀꺽
하고 삼켰다. 그는 아주 친절한 표정으로 지금 막 천금마옥으로
들어온 사공운을 보았다.
그렇다. 음식은 존중받아야 한다. 이것이 맹호림의 생각이었다. 그
러서 그는 아주 친근하고 흐믓한 웃음을 머금은 것이다. 또한 맛
있는 음식은 혼자 먹어야 제 맛이 나는 법이다. 솔직히 다른 인간
들하고 나눠 먹을 양심이나 의리는 둘째 치고 그 만한 양도 안 된다.
“꾸울꺾, 어........ 어서 오게 자네를 아주, 아주 환영하네.”
한동안 시간이 지나서야 제 정신을 차린 맹호림이 감격한 목소리
로 사공운을 반겼다. 군침 넘어가는 소리만 아니었으면 정말 인자한
할아버지 같았다.
‘이 자식을 잘 구슬려 내 거처로 데려간 다음, 세상 돌아가는 이야
기를 들을 수 있을 때까지 다 듣고 우선 다리하나를 구어 먹은
다음.......’
한참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사공운의 대답을 기다리던 맹호림은
바로 꿈을 깨어야만 했다.
“늙은이 여기가 천금마옥인가?”
“느....... 늙은이, 커어억.”
성질 급하고 다혈질로 유명한 맹호림의 눈에 핏발이 섰다. 아무리
보아도 이제 삼십이나 되었을까 한 애송이가 감히 자신더러 늙은
이란다. 그가 이 안에 들어오기 전에 눈앞의 애송이는 엄마 배속에
있었을 터였다. 생각만 해도 열 받고 울화가 치밀었다.
더군다나 그의 흉성은 삼십년 동안이나 천금마옥이라는 절지에 묶
인 채 쌓여 있었다.
“이 노옴.......”
고함과 함께 맹호림의 주먹이 앞으로 쳐 나왔다.
진호신권(鎭虎神拳)이라 불리는 그의 최 절정 절기 중 하나였다.
그는 십오 세에 이 주먹질 하나로 한 마을 전채를 공포에 떨게 한
식인 호랑이를 때려죽인 것으로 그 이름을 천하에 떨쳤었다. 그
후 맹호림은 이 권법의 이름을 호왕권에서 호랑이를 진압한 신의
주먹이란 뜻을 지닌 진호신권으로 바꾸었었다.
지칠 대로 지치고 내상이 도진 사공운은 눈앞의 노인이 결코 평범
하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날아오는 주먹을 보고
상대가 누구인지 대충 눈치 챌 수 있었다.
‘말로만 듣던 진호신권 같다. 그렇다면 이 자는 진천묵장 맹호림
이다. 그냥도 내가 이기기 어려운 인물이니 피하고 보자.’
비록 삼십년 전에 실종 되면서 이미 죽은 것으로 판명, 지금은 십
대사마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삼십년 전에 십대사마 중에서도
상위권에 있던 인물이었다.
사공운은 판단을 내리자, 바로 유령보법과 유령신법을 동시에 펼
쳤다. 그의 신형이 흐릿해지더니 옆으로 비켜서면서 우측으로 튕
겨나갔다.
사공운을 한 방에 으깨버릴 기세로 날아가던 맹호림의 주먹이 갑
자기 멈추었다. 그리고 그의 눈이 황소 눈처럼 툭 불거졌다.
마치 유령처럼 눈앞에서 사라진 사공운의 신형이 자신의 오른쪽에
있는 바위 숲을 향해 사라지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마치 허깨비가
바람을 타고 나르는 것 같았다.
맹호림은 자신의 주먹을 보았다가 사라진 사공운의 뒷모습을 쫓았
다. 그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맹호림은 눈앞에 있던 진수성찬이 바람에 날아간 심정이었다. 마
치 지금 있었던 일이 일장춘몽 같았다.
‘삼십년 동안 내 실력이 녹슬었나?’
그의 의문이었다. 어떻게 자신의 주먹을 겨우 삽십이나 되었을까
한 애송이가 피 할 수 있었는지 의문 중에 의문이었다.
맹호림으로서는 사공운이 강호 십대 고수 중에 한 명이란 사실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둘의 사이엔 삼십년이란 넓고 넓은 강이
가로 누워 있었으니 그것은 당연했다.
바위 숲으로 뛰어 든 사공운은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천잠복대삼
에 적힌 천금마옥의 지리를 다시 한번 떠올렸다. 그의 신형은 마치
바람처럼 바위 숲을 지나치고 있었는데, 사람의 열배나 됨직한
칼바위들은 마치 누군가가 조각을 해 놓은 것처럼 기이한 형상으로
약 오천여 평의 대지를 꽉 채우고 있었다.
그 바위 곳곳에는 천금마옥을 만든 무적검 용중군이나 천기자에
대한 저주 글들이 가득했고, 간혹 자신의 절기를 금강지로 파 놓은
것도 여럿 있었다. 그러나 그 절기란 것들이 현재의 사공운이나
사패천의 주인들에게 흥미를 줄 정도는 아니었다. 또한 숨이 턱에
찬 사공운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것을 볼 시간이나 여유도 없었다.
마지막 힘을 짜내어 바위 숲을 헤치고 앞으로 전진 한 사공운이
그 곳을 지나자, 약 천여 평 정도의 메마른 분지가 나타났고, 그
분지 끝은 바로 천금마옥의 절벽이었다. 절벽 위 오장쯤에는 제법
큰 동굴 하나가 입을 벌리고 있었다.
사공운은 지체하지 않고, 동굴로 뛰어 들었다.
동굴 안으로 십여 장 전진하자 약 백 평 정도의 거대한 광장이 나
타났고, 그 광장 안쪽에는 또 하나의 동굴이 이어져 있었는데, 그
동굴 입구에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온천연못이 하나 있었다. 대략
지름이 오장 정도 되는 제법 큰 연못인데, 그 연못에서 피어나는
안개로 인해 동굴 입구가 흐릿했다.
사공운은 그 연못위에 내려서더니 어지럽게 보법을 밟으며 앞으로
전진 했다. 그 보법을 보건데 연못 안에는 하나의 기문진이 펼쳐져
있고, 기 기진을 통과하는 보법인 것 같았다. 잠시 후 그의 신형
이 안개 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동굴은 누가 왔었다는 기척도 없
이 조용해지려는 찰라 맹호림의 신형이 동굴 안 광장에 내려섰다.
그의 눈은 붉게 충혈 되어 있었고, 숨이 턱에 닿아 헉헉거리고 있
었다. 맹호림은 광장에 내려선 후 연 못 앞에 와서 멍하니 그 안쪽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심혼연을 통과하고 안으로 들어가다니, 그럼 저 자가 천기자나
용중군, 용부의 후예란 말인가?”
맹호림은 사공운을 쫓으며 그의 가공할 신법에 놀라고 또 놀랐던
것보다 더 놀라고 있었다. 대체 용부의 후예가 여기엔 왜 들어왔단
말인가? 그보다도 이제 한줄기 희망이 생겼다. 만약 지금 심혼연
을 통과해 들어간 자가 용부의 후예라면 여기를 나가는 법도 알고
있으리라. 그렇다면, 이것은 자신 혼자서 생각할 일이 아니었다.
맹호림의 신형이 급하게 다시 동굴 밖을 향해 날아갔다.
심혼연을 통과한 사공운은 약 삼십 여장을 앞으로 전진한 후, 그
자리에 쓰러졌다. 숨이 턱에 닿아 있었고, 내공도 흩어지기 일보직
전이었다. 그는 담사우를 피해 도망하면서 선천진기와 마지막 진
력마저도 전부 뽑아 사용했던 다음이었다.
일단 자신이 안전한 곳에 도착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의 정신과
체력은 한꺼번에 무너지고 말았다.
바닥에 큰 대자로 누운 사공운은 숨이 턱턱 막혀왔고, 가슴이 터
져 나가는 느낌이었지만, 울면서 자신을 보내던 용설아의 모습이
우선적으로 떠올랐다. 달리고 달리면서 내내 자신의 뒤에 서서 채찍
질 하던 그녀의 모습이었다. 만약 그녀가 아니라면 당장이라도
돌아서서 담사우와 담판을 하고 싶었었다. 자신에게 딸이 있었다는
사실만 아니라면 당장이라도 용설아에게 돌아가고 싶었었다.
‘살아만 있어 주오. 제발 살아 있어주오. 내가 세상을 저주하며 살
지 않게 해주오. 내가 살인마가 되어 당신과 나의 딸을 만나지 않게
해주오. 아영 당신이 죽는다면 나는 미치고 말 것이오. 세상을
저주하고 인간을 용서하지 못할 것이오.’
바닥에 누워 있는 그의 눈을 타고 물기가 흘러 내렸다.
이제 안전지대에 들어섰다고 생각하자, 미치도록 용설아가 보고
싶었다. 그녀의 숨결을 느끼고 싶었다. 하늘의 별을 보고 행복했던
그 오두막이 그립고 또 그리웠다. 그녀를 혼자 두고 온 것에 대한
죄책감과 후회가 겹겹으로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마음이 헝클어진데다, 심신이 지쳐 있었고, 진기마저 고갈되어 가
던 사공운은 그 상황에서도 운기를 할 수 없었다. 지금처럼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운기 했다가 자칫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
고 주화입마 할 수 있었다.
사공운은 누운 채로 마음 편하게 한동안 울고 또 울었다. 그동안
참았던 서러움과 그리움, 애증이 한꺼번에 그 응어리를 풀고 있었다.
첫댓글 잘읽었습니다
도망
잘보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ㅎ
ㅈㄷㄱ~~~~~~~~```````````````````````
즐독!!!!!!!!!!!
감사해요~~~^~
ㅈㄷㄳ
잘읽었습니다
즐감
즐독 감사합니다^^^
감사...
즐독
감사합니다 잘 읽고 있습니다
잘읽었습니다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항상 건강 하고 행복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