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다시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재임에 실패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재임을 노리는 현직 대통령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을 꺾고
미국 대통령 역사상 처음으로 일어났던 21대 스티븐 클리블랜드 대통령의 ‘징검다리 임기’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대선 6개월을 앞둔 여러 여론조사가 두 후보 사이에 엎치락뒷치락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 대선결과을 예측하기가 아주 어려운 상황에 있다.
한 예로 이달 초 ‘디시즌 데스크 HQ’ 여론조사 분석기관이 발표한
결과를 보면 두 후보가 모두 44.8%로 동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트럼프가 경합주인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니아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현상은 바이든 후보에게 크게 불리한 징조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총 91개의 죄목으로 4건의 기소를 당한 ‘최초의 기소된 전직 대통령’이라는 사법리스크를
짊어지고 재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후보에 못지않게 바이든도 여러 약점들을 갖고 있다.
바이든이 직면한 국내문제는 이민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멕시코 국경을 통해 매일 수천명씩 넘어오는 불법이민자에 대한
그의 정책은 국민의 여론과 일부 민주당 진영에서조차 비난받고 있다.
그가 직면한 대외문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전쟁이다.
러시아의 강경한 대응정책과 공화당의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
그리고 이스라엘의 굽히지 않는 하마스 소탕작전은 바이든 정부의 계속되는 경고에도 굽히지 않고 있으며
이는 미국 대학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이스라엘 데모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바이든 후보가 갖고 있는 약점은 국내외 정책보다도 ‘고령 리스크’라고 생각한다.
81세의 바이든은 말실수와 기억력 상실이 반복되는 현상을 공중석상에서 여러번 보여주었다.
지난 2월 바이든 대통령의 기밀문건유출 의혹을 수사해온 특별검사가 보고서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기억력 나쁜 노인’이라고 표현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이 문제는 더욱 증폭됐다.
공화당은 ‘고령 리스크’를 부각시키기 위해 그의 말실수를 공격 소재로 삼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선의 가장 큰 이슈는 트럼프 후보의 ‘사법 리스크’와 바이든후보의 ‘고령 리스크’가 될 것 같다.
1885년 스티븐 클리블랜드 민주당 후보가
제임스 블레인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22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블레인은 클리블랜드가 남북전쟁 때 대리인을 사서
전쟁터에 나가게 해서 병역의무를 회피했다고 비난했다.
클리블랜드가 한 과부와 부적절한 관계로 아이까지 갖게 됐다는
언론사의 보도는 공격의 빌미를 가중시켰다.
클리블랜드는 과부와의 스캔들을 인정하고
아이의 양육비를 지불하겠다고 선언,
그의 ‘정직성’이 일부 유권자들로부터 동정을 받게 됐다.
그리고 블레인은 클리블랜드와 똑같은 방식으로
병역면제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클리블랜드 대통령은 1888년 벤자민 해리슨 공화당 후보에게 재선에 실패,
고배를 마셨으나 1892년 해리슨과 다시 대결,
24대 대통령으로 미국 최초의 ‘징검다리 임기 대통령’이 되었다.
장로교 목사를 아버지로 둔 클리블랜드는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신실한 신앙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선거운동 중 자신의 잘못을 즉각 인정하여 유권자들로부터 인정받았다.
장로교인이라고 선언한 트럼프 후보가 ‘징검다리 임기’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는 길은 그의 정직성의 표출이다.
사법 리스크에 걸려있는 상황 가운데 잘못된 것이 있다면
즉시 이를 인정하고 유권자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길이 해결책이다.
<허종욱/前 한동대 교수>
미주 한국일보
2024년5월30일(목)字
2024년5월30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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