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여든 번째
인간답다는 말
100세가 넘으신 김형석 교수가 그랬답니다. “100세를 살아보니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는 것은, 젊게 사는 것이고 인간답게 사는 노력, 과정 그리고 성취에서 주어지는 것이며,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겁니다. 그런데 ‘인간답다’란 말이 무슨 뜻일까요? 그렇게 물으면 대답이 궁해집니다.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물으면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저 사람 인간도 아니야!’ 그런 말도 합니다. 인간이라면 동물과 달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대체 우리는 무엇을 인간답다고 하는 걸까요? 언젠가 한 친구가 ‘사람 구실 못 하고 산다’라며 자기의 처지를 한탄했습니다.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을 못 한다는 말이지요. 그 친구 얘기를 들으며 ‘나도 사람 구실 제대로 못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 구실을 해야 인간답게 사는 것인데 그러지 못하다는 말이겠지요. 무엇이 사람을 사람답게 할까요? 재산이 많다거나 재능과 지식이 많으면 사람다운 걸까요? 흔히 세상에서 말하는 우수한 사람이 인간다운 걸까요? 어느 식자識者는 인간다움은 재능과 지식 그 자체가 아니라, 재능과 지식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합니다. 자기의 지식과 능력을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에만 활용하면 인간답지 않다는 겁니다. 판소리 공연에서 고수鼓手가 장단을 맞추며 ‘얼쑤!’ 하면 관람객들도 함께 추임새를 넣어 공연장의 열기가 뜨거워집니다. 인간답다는 말은 바로 그 ‘공감’이라는 생각입니다. ‘공감’을 통해 배려, 나눔, 협동, 평화, 측은지심 등 인간만이 가진 심성이 흘러나오기에 그리 생각했습니다. 인간다움의 한 가닥을 찾은 겁니다. 공감이 넘치는 가정이 화목하고, 공감하는 사회가 아름답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