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의 한국화, 임실 치즈와 서울우유 치즈 ‘임실’ 하면 ‘치즈’를 떠올릴 정도로 임실치즈마을은 치즈로 특화된 지역이다. 지정환 신부로부터 전수받은 기술이 40여 년간 맥을 이어왔으니 자연 숙성 치즈에 관한 한 국내 최고다. 방목해 기른 젖소에서 신선한 우유를 짠 뒤 63℃로 30분간 저온살균하는 유럽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 분유, 안정제, 방부제 등도 넣지 않는다. 임실치즈는 ‘숲골’이나 ‘이플’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출시된다.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한 임실 치즈마을 체험도 권할 만하다.(문의 063-643-3700) 국산 치즈 제조의 원조가 임실 치즈라면 국산 치즈를 대중화시킨 것은 서울우유다. 1973년 농업진흥청 축산시험장의 도움을 받아 치즈를 제조하기 시작해 1974년 국내 최초의 유가공 기술 특허인 치즈 제조 특허를 출원했고, 1976년부터 본격적인 대량생산 시대를 열었다. 서울우유 치즈의 대표주자인 ‘체다 슬라이스 치즈’는 출시 이후 현재까지 꾸준한 ‘영양 간식’이 되고 있다. 서울우유는 외국 제품을 모방하는 게 아니라 우리 입맛에 맞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치즈의 한국화’를 이뤘다. 국내 최초의 어린이 전용 치즈인 ‘앙팡치즈’를 비롯해 유기농에 대한 높은 관심에 따라 개발한 ‘유기농 아기치즈’와 ‘유기농 맑은 치즈’, 시금치와 당근즙을 넣은 ‘푸르네치즈’, 한국인이 좋아하는 라면이나 찌개에 넣는 ‘라면 愛 치즈’, 동글동글한 모양의 ‘요리조리 요리하는 롤치즈’ 등 독창적이고 다양한 제품이 우리 식탁 위를 점령하고 있다.
브리에서는 브리 치즈, 상하에서는 상하 치즈 브리, 카망베르, 에담, 고르곤촐라, 에멘탈, 그뤼에르, 파르미자노 레자노 치즈의 공통점은? 정답은 바로 각각의 치즈를 처음 만든 지역의 이름을 따서 치즈 이름을 붙였다는 것. 상하 치즈의 ‘상하’ 역시 자연환경이 뛰어난 전라북도 고창군 상하면에 회사가 있어 붙은 이름으로, 서양의 전통적인 치즈 마을이 그랬던 것처럼 상하도 치즈의 본고장이 되어 세계인의 식탁을 점령하겠다는 뜨거운 열정과 의지의 표현이 아닐까. 매일유업 창업주인 고 김복용 회장이 치즈 산업이 커질 것으로 보고 일찍부터 치즈 시장 성장에 대비해 상하면을 공장 부지로 선정했던 것. 고창군은 무기질 황토, 적당한 강우량과 해풍으로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유기농 초지를 조성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청정지역이다.
상하 치즈는 1989년 11월 매일유업과 뉴질랜드 낙농공사와의 합작으로 치즈만 만드는 치즈 전문회사로 출발해, 2002년 7월 매일유업의 100% 투자 회사가 됐다. 치즈 선진국 일본에서도 상하 치즈의 맛을 알아보았다. 국내 최초로 가공 치즈뿐 아니라 자연 치즈를 일본으로 수출하게 된 것. 국내 유명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 속에 든 치즈도 바로 상하 치즈다. 얼마 전 그릇 신제품 론칭 행사장에서 만난 푸드 스타일리스트의 조리대 위에는 ‘상하 까망베르 치즈’가 놓여 있었다. 서양 요리 전문가이니 으레 유럽산 치즈를 사용하려니 싶었는데, 오히려 그는 국산 치즈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국산 원유를 이용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도록 맛과 향, 조직을 부드럽게 만들어서 치즈에 거부감 있는 사람들도 편안히 먹을 만하다는 것이다.
국내 대형 치즈 업체 중에서 가공 치즈 외에 카망베르나 브리, 프레시 모차렐라 같은 자연 치즈를 생산하는 곳은 상하 치즈뿐이다. 자연 치즈는 원료유를 응고시켜 발효시킨 뒤 알맞은 온도에서 일정 기간 숙성시킨 것이며, 가공 치즈는 숙성도가 서로 다른 자연 치즈를 배합해서 유화제와 함께 가열해 균질하게 가공한 것이다. 자연 치즈는 효소나 유산균이 살아 활동하는 치즈로 숙성이 계속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맛과 향이 진해지고 조직도 부드러워져 섬세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반면 가공 치즈는 효소나 유산균의 활동을 일정 시점에서 정지시켰기 때문에 조직과 맛이 균일하게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 무엇보다 가공 치즈는 치즈의 형태를 바꾸거나, DHA·칼슘 등 영양소를 추가하거나, 여러 가지 재료를 가미해 새로운 풍미와 조직, 영양 성분을 지닌 기능성 치즈로 다양하게 개발할 수 있다.
상하 치즈의 경우, 자연 숙성시켜 흰곰팡이 외피에 둘러싸인 동그란 덩어리 형태의 ‘상하 브리 치즈’와 ‘상하 까망베르 치즈’는 외국 치즈에 비해 맛과 향이 부드러워 치즈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고, 마요네즈처럼 짜 먹는 형태로 출시한 ‘짜먹는 까망베르 치즈’는 사용이 간편하고 다양한 요리에 응용할 수 있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효자 상품이다. 또한 피자 치즈에 지퍼 포장을 해서 사용 후 간편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만든 ‘골든슈레드치즈’라든가, 스틱 형태라 아이들이 손에 치즈를 묻히지 않고 위생적으로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맛있는 비타치즈’ 등을 통해 치즈를 더욱 간편하고 친숙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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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상하 치즈 마케팅팀 안중문 팀장 Q 상하 치즈가 국산 타 브랜드와 차별되는 강점이 있다면? A 자연 치즈 자동화 설비 공장이 있던 고창군 상하면에 지난 6월 가공 치즈 공장을 이전함으로써 연간 총 3만 5천 톤의 치즈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치즈 공장을 갖췄다. 치즈 설비의 안전과 위생 측면을 강화하고 특히 유기농 우유 생산 시설을 완비했다. 인근 지역 농가들의 잉여 원유에 대한 걱정을 더는 것은 물론, 본격적으로 유기농 우유를 생산하고 그로 인해 최고급 품질의 치즈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셈이다.
Q 일반인을 대상으로 치즈에 관한 강의도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 A 우리나라 치즈 시장은 해마다 크게 성장하고 있는 반면 치즈 문화는 거의 전무한 상태다. 상하는 치즈 시장의 선도 기업으로서 한국 소비자들의 치즈에 대한 이해와 치즈 문화 확산을 위해 유명 백화점 등을 통해 치즈 클래스를 꾸준히 실시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치즈 교육을 원하는 단체가 있으면 어디라도 달려갈 것이다. |
치즈의 자유 변신, 남양유업 드빈치 어린이 전용 치즈 광고 일색인 TV 치즈 광고 중에서 얼마 전부터 한국인으로 두바이의 7성급 호텔 버즈알아랍의 수석 주방장이 된 에드워드 권 셰프가 등장하는 광고가 눈에 띄었다. “그가 치즈를 말합니다. 치즈에도 등급이 있다는 사실을 아세요?”라는 카피가 소개하는 치즈는 바로 남양유업의 ‘드빈치’. 기존 치즈 시장을 양분해온 서울우유와 매일유업에 도전장을 내민 야심작이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치즈’, 세계 부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치즈는 바로 2년 이상 장기 숙성한 최고 등급의 ‘빈티지 체다’. 가공 치즈의 베이스로 주로 쓰는 체다 치즈에도 숙성 기간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 일반적으로 3~6개월 숙성된 제품을 마일드, 6~9개월 숙성된 제품을 미디엄, 9~12개월 숙성된 제품을 머추얼, 12개월 이상 숙성된 제품을 빈티지로 구분한다. 체다 치즈는 우리네 묵은지처럼 10℃ 이하의 서늘한 동굴에서 숙성시키는데,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치즈 본연의 깊고 풍부한 맛과 향을 지니게 되는 것. 드빈치는 국내 최초로 가공 치즈에 빈티지 치즈(그것도 2년 이상 숙성한)가 함유됐다는 게 포인트다. 또한 아몬드, 파인애플, 스모크햄, 블랙페퍼, 녹차 등 다양한 재료를 치즈와 조화시켜 마치 아이스크림 고르듯 취향에 따라 고르기만 하면 된다.
완전 식품 치즈, 더 많이 알고 먹기
치즈는 훌륭한 칼슘 공급원 우유 10으로 치즈 1이 만들어진다. 그러니 치즈에는 10배의 우유가 농축되어 있는 셈. 우유의 영양 성분 중 칼슘의 70%, 단백질 75%, 지방 90%와 비타민 대부분이 치즈 쪽으로 옮겨진다. 특히 치즈는 가장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인 칼슘의 효과적인 공급원이다. 성인이 하루에 먹어야 할 칼슘은 700mg,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은 800~900mg 정도다. 식품 100g당 칼슘 함량을 보면 쇠고기 등심 11mg, 우유 100mg, 카망베르 치즈 460mg, 체다 치즈 740mg, 에멘탈 치즈 1200mg. 상하 치즈 ‘뼈로가는 칼슘치즈’ 두 장(1장당 359mg)이면 성인의 하루 필요량이 해결된다. 또한 치즈에는 설사를 유발하는 당이 적어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안심할 수 있다.
“치즈와 와인, 서로 닮은 것으로 골라라”
도움말 이서정(소믈리에, WSET 강사)
‘체다’ ‘프레시 모차렐라’ ‘유기농 치즈’에는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
우리나라 가공 치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체다 슬라이스를 비롯해 자연적인 우유 맛도 나면서 단맛이 강하지 않은 유기농 치즈나 은은한 향의 인삼 치즈, 숙성시키지 않아 부드럽고 담백한 프레시 모차렐라 같은 순한 치즈에는 가벼운 보디감의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이 무난하다. 예를 들면 소아베 코르테 지아라 파구스Soave Corte Giara Pagus나 디 레나르도 피노 그리지오Di Lenardo Pinot Grigio 같은. 여기에 그린 올리브를 더하면 금상첨화.
치즈가 짭짤한 이유 대부분의 치즈는 기본적으로 우유 응고시키기, 수분 제거하고 모양 만들기, 가염과 세척, 저장과 숙성의 과정을 거쳐서 완성된다. 젖산균에 의해 응고된 우우 덩어리인 커드curd가 치즈의 주성분인데, 커드에서 수분인 훼이whey를 빼내고 치즈가 응고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소금이다. 소금의 양에 따라 치즈의 맛과 수분 함량, 질감 등이 달라진다. 소금은 젖산의 형성을 돕고, 세균 번식을 억제하며, 건조 과정을 촉진시켜 치즈의 외피 형성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또한 특수한 숙성균의 성장을 도와 치즈의 맛과 향을 좋게 한다.
‘고다’ ‘브리’ ‘카망베르’ ‘블랙페퍼 치즈’에는 레드 와인일반 가공 치즈에 비해 맛과 향이 강한 고다, 브리, 카망베르 같은 자연 치즈는 타닌이 많지 않고 중간 정도의 보디감을 지닌 드라이한 레드 와인과 잘 어울린다. 특히 남미 쪽의 메를로 품종으로 만들어 과실 맛이 풍부한 와인(산타 헬레나 레제르바 메를로Santa Helena Reserva Merlot나 퀸타 도 카르모 돈 마르티노Quinta Do Carmo Don Martinho)이 좋겠다. 블랙페퍼 치즈는 보디감 있는 강건한 스타일의 레드 와인과 어울린다.
남은 치즈 보관법 치즈를 보관하기 가장 적합한 조건은 치즈가 숙성될 때와 같은 환경이다. 10℃ 내외로 선선하고 공기가 잘 통하며 어둡고 습도가 적절한 곳이 좋다. 일반 가정에서는 냉장고가 이 조건과 가장 가깝다. 치즈를 모두 따로 분리해서 비닐 랩으로 단단하게 개별 포장한 뒤 냉장실 채소 칸에 넣어 보관하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치즈는 냉장고에서 꺼낸 후 상온에서 30분 정도 두었다 먹으면 치즈 본래의 맛과 향이 더욱 살아난다. 보관 중 곰팡이가 발생하면, 그 부분을 잘라내고 나머지 부분을 먹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