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동창 카페에 올렸던 여행기입니다.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친구들 대상의 반말체를 이해해주실거지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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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2일부터 6월 2일까지 아홉 명의 친구들과 11박 12일의 북유럽 6개국 패키지 여행을
무사히 다녀왔단다.
공식 여정은
인천 대한항공-러시아 페테르부르크(1)-핀란드 헬싱키, 호화유람선 "실자라인"(1)-노르웨이 릴레함메르, 오따(1)-노르웨이 뵈이야, 송네 피요르드(유람선), 라르달(1)-노르웨이 "플롬" "보스" 산악열차, 베르겐, 야일로(1)-골,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호화유람선 "DFDS"(1)-덴마크 코펜하겐, 헬싱괴르-카페리로 스웨덴 헬싱보리 도착-스웨덴 웬쇠핑(1)-스웨덴 스톡홀름-호화 유람선 "탈링크"(1)-에스토니아 탈린-러시아 성페테르부르그(2)-러시아 모스크바-대한항공 기내(1).
열흘 동안 건너다니는 나라와 도시 숫자도 많고 이름도 생소해서 뭔가 복잡하지?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준비한 옷도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옷에
게다가 육해공군을 아우르는 교통편이라니!
비행기는 국제선과 국내선(페테르부르크->모스크바) 합해서 세 번,
배는 대형유람선 세 번, 버스째 잠깐 타는 카페리호 두 번,
기차는 산악열차 두 번.
버스는 하루에 평균 열 시간씩 일주일씩 타고 다녔으니,
늙은 이 몸, 매일매일 밤 늦게호텔에 도착해 짐 풀고 새벽에 일어나 짐 싸느라
어딜 갔는지 무얼 보았는지 무얼 들었는지 헷갈려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현장에서 병 안 나고, 집에 돌아와서 병 난 게 천만다행.)
여행의 느낌은 아래 박혜숙의 "심심한 천국"이라는 멋진 감상문으로 대체하고
(역시 혜숙이의 집중력과 총기는 알아줄 만하다)
난 이 여행의 비쥬얼적인 면을 담당해 이천 장이 넘는 사진들을 선별해서 보여주려고 했는데
솔직히 그것도 엄두가 안 났다.
꾀부리던 중 6월 7일자 조선일보의 매거진 "트래블" 기사에 나온
"중세로의 시간여행 베르겐… 뭉크의 절규 품은 오슬로" 라는
멋진 기사가 눈에 띄어 내가 찍어온 사진을 그 글에 얹어 교차 편집하기로 했다.
(여정은 완전 무시)
어때?
내 잔머리 아이디어, 아직 쓸만하지?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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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로의 시간여행 베르겐… 뭉크의 절규 품은 오슬로
-2012년 6월 7일 조선일보 박국희 기자 -
노르웨이
'노르웨이의 숲' 앞에 인간은 겸허해진다.
할 수 있는 것은 경탄뿐이며 그것은 맨살을 드러낸 지구 대자연에 대한 예의다.
노르웨이 관광청 구호는 '자연의 힘(Powered by nature)'이다. 전체 국토 중 농경이 가능한 곳은 3~4%.
조물주가 막 잘라낸 듯한 1000m짜리 바위산과 까마득한 폭포,
빙하와 섞인 옥색 피오르(fjord) 해안과 질리지 않는 울창한 숲이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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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북극권에 위치한 노르웨이 밤하늘의 오로라 현상. / 노르웨이 관광청 제공
◇백야(白夜),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총 12시간 걸려 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에 도착했다.
이방인을 먼저 맞이하는 것은 한밤중의 어스름한 햇살이다.
북극권에 위치한 노르웨이의 여름은 자정까지 해가 지지 않는다.
화창한 날씨 속에 교사나 공무원이 파업을 핑계로 가두 행진을 벌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들에게 여름 햇살은 축제다.
겨울에는 오후 3시부터 밤이 시작되고 북극의 관문 도시 트롬쇠에는 몇 달간 해가 뜨지 않는다.
대신 신비스럽게 하늘에 퍼진 오로라 현상을 쉽게 조우하는 곳이 노르웨이다.
베르겐의 청록색 밤하늘을 빛내는 것은 멀리 언덕배기 곳곳에 박힌 불빛이다.
겨울철 조금이라도 오래 햇빛을 받을 수 있는 산 정상 부근으로 갈수록 집값이 비싸다.
주민들의 통로인 지그재그 모양의 계단이 곳곳에서 정상으로 이어진다.
베르겐 중심의 해발 320m 플뢰엔 산을 오르는 케이블카는 관광객들에게 인기일 뿐 아니라 주민들의 일상 교통수단이기도 하다. 놀이기구 타듯 올라간 정상에서는 인구 25만 베르겐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12~13세기 노르웨이 수도였던 베르겐은 어업과 무역이 발달했던 대표적 항구도시다. 어시장에서 노르웨이산 연어 훈제와 청어 조림, 캐비어를 맛보며 구시가지 한편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목조 건물들의 정취에 빠져드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중세에 건립된 형형색색 삼각 지붕의 목조 건물들은 세월의 무게를 서로 의지하며 거리에 비스듬히 서있다.
-조선일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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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 토요일,
이 도시에 우리들이 있었다.
위 기사를 쓴 기자와는 반대로 우리는 먼저 피요르드관광을 마치고
솔베이지 노래를 작곡한 "그리그"의 고향 "베르겐"에 도착해 자유시간을 얻고
단체로 화장실 가고 어시장을 구경하고 쇼핑하고 과일을 사 먹은 후
비타민D 광합성에 목말라 귀한 햇볕 찾아 양지에 앉은 노르웨인 국민들과는 정 반대로
건물 그늘의 벤치에 모여 앉아 쉬고 있었다.
바로 전 일정이 산악열차 타기였기에 산 위 겨울 바람을 대비하라는 가이드의 안내로
겨울옷을 입은 우리들과 이상 기온으로 여름 날씨를 보인 "베르겐" 시민들과는
외관상도 영락없는 이방인들...ㅎㅎ
베르겐 시 주택가의 뒷모습
여인들이 비키니 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아, 그리고 베르겐은 1년 365일 중 280일 이상이 비가 오는 날씨라네.
베르겐 여행에 비 피하기 어렵다는데 우린 그 비를 피한 행운족이지.
가게 마다 안 쪽은 텅 비고 테라스쪽으로만 앉아 담소를 즐기고 있다.
주말이라 사람들이 밖으로 다 나온 듯.
노르웨이 물가 엄청 비싸다. E.U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유로는 받는다.
그렇지만 거스름 돈은 노르웨이 크로나....
동전 처리가 애매해(한국 어느 은행에서도 환전해주지 않는다) 뭐 사먹으려고 해도
거스름돈 쏟아지는게 싫어 망설어졌다.
딸기를 사서 씻지도 않고 그냥 먹었다.
스칸디나비아는 청정 무공해 지역이고 수돗물도 그냥 받아 먹는 나라이니까 믿었다.
(안 믿어도 나그네가 어디 씻을 데가 있나...)
베르겐 시민은 베르겐 시와 노르웨이의 현 수도인 오슬로시를 바꾸고 싶지 않다 할 정도로
이들의 베르겐 사랑과 문화적 자부심은 굉장하단다.
"솔베이지 노래"를 작곡한 "그리그"도 이 곳 출신이라지?
바다 건너 편에 보이는 곳이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오래 된 목조가옥
나만 겨울 나그네...ㅋㅋ
조기 보이는 건물 안 유료 화장실에서 박혜숙이 보유한 노르웨이 돈 1크로나를 집어 넣고
문 붙잡아가며 9명의 친구들이 교대로 들어가며 볼일을 보았다.
화장실 문에 코인 넣는 곳이 있는데 노르웨이 동전이 어디 있어야 팍팍 넣어 주지..ㅎㅎ
화장실 인심은 대한민국이 최고!
뭘 찾나 친구들!
이 구역은 브리겐 시 안의 브뤼겐 거리...
이 거리에 있는 목조건물군으로 세계문화유산 지정도시가 되었다.
중세시대부터 그대로 보존해온 목조건물
쇼윈도 중간에 있는 저 브뤼겐 목조건물군 그림을 기념 삼아 살까 했는데
우리돈으로 환산하니 값이 비싸 바로 포기...
브뤼겐 박물관....못 들어가고 사진만 찍었다.
우리가 앉은 벤치 앞에 어여쁜 아가씨 둘이 비키니 차림으로 엎드려 책을 보고 있는데
눈치가 보여 멀리서만 찍었다.
우린 그늘에서만 활동했다. 더워서...
다음은 노르웨이 여행의 하일라이트- 피요르드 사진이 나간다.
첫댓글 비키니, 민소매 차림의 현지인들 옆에 트랜치 코트까지 걸친 한국 아줌씨들은 무슨 패션?
덕분에 좋은 구경합니만 여행 후유증이 있었나요?
넵! 편도선염으로 열흘 고생했습니다. 하긴 최고령 80에 평균나이 76세 할머니들이 여덟 명 오셨는데
겉으로 뵙기엔 정정하신 것 같았어요...^^;;
할아버지 팀은 없고 부부팀 몇 팀 빼곤
저희 육십세 9명, 50대 7명, 칠십대 8명이 모두 여성들이었어요.^_^
의상으로 대칭을 그리는 모습에 웃음도 나오는데 그런 모습 언제 또 해봅니까? 여행은 좋은것이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맑은 공기와 무공해 딸기 그림으로만 보아도 부럽고 멋져부려요.
재미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