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 남쪽 10km쯤 떨어진 암스텔강변에 있는 조르그플리드공동묘지. 수도 암스테르담의 위성도시격인 암스텔빈시가 운영하는 묘지로 암스테르담중심가에서 자동차로 15분거리에 있다.
1700년대부터 묘지로 사용하기 시작, 현재 10만3천여평에 2만기가 잠들어 있다. 이중 5천여기가 화장묘이고 90%정도가 가족묘역에 무덤을 썼다. 모든 무덤은 1평이 안되는 크기의 평분이며 무덤뒤에 크고 작은 기념비를 세웠다.
묘지 한켠에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하이네켄맥주의 창업자 하이네켄이 묻혀있다. 돈많은 사람의 무덤답지 않게 검소하다 못해 초라했다. 또 오스카상을 제정한 오스카 카레의 묘도 자리잡고 있다. 무덤위에 2층높이의 기념건물을 지어 다소 호화(?)스러워보이나 무덤크기는 규정을 철저히 준수했다. 이곳 무덤의 크기는 가로1m 세로2m의 작은 크기와 가로 1m30cm 세로 2m60cm의 큰크기등 두가지.길이는 제한하지만 가족과 나란히 묻히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옆으로 얼마든지 넓힐 수 있도록 했다. 가족묘는 대개 가족이나 친지들이 장소를 골라 쓰며 가족등이 없는 경우 묘지관리사무소에서 묻을 곳을 정해준다.
하나의 무덤에는 3구의 시신을 매장한다. 법에 따라 2m75cm깊이로 파고 관을 묻은 뒤 흙을 40cm두께로 덮고 다시 관을 묻는 방법으로 3개의 관을 쌓되 맨 윗층에 있는 관이 지표에서 30cm를 유지하도록 한다. 네덜란드에서는 법적으로 10년동안 시신을 옮기거나 건드리지 못하고 10년이 지나면 하나의 관에 넣어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르그플리드묘지는 자체 화장장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다른 화장장에서 화장한 유골을 옮겨 묻는 곳도 있다. 유골은 땅에 묻거나 뿌릴 수 있으나 환경오염을 우려해 장소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강이나 집안 마당에 뿌리는 것은 금지하지만 비행기 또는 배위에서 바다에 뿌리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누구나 거주지에 관계없이 자기가 원하는 묘지에 묻힐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가족 친지등이 찾기 쉬운 공동묘지를 선호하며 간혹 교회 성당등에서 운영하는 묘지에 묻히기도 한다.
현재 암스테르담에는 노더공동묘지등 13개의 묘지가 있고 인근 암스텔빈시에는 1개의 묘지가 있다. 암스테르담북부에 있는 노더공동묘지는 나무와 숲에 뒤덮인데다 인적까지 뜸해 공원보다는 숲속의 별장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네덜란드에서 장례를 치를 경우 화장, 매장에 큰 차이없이 약 6천길더(3백여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장례를 주관하는 장의사가 되기가 무척 까다롭다. 사설회사로 정부에서 일정한 교육을 거친사람에게 면허를 준 뒤 운영토록 하고 있다. 현재 암스테르담에만 8개의 장의회사가 있다.
무연고자에 대해서는 정부가 장례비용을 대며 1주일 안에 장례를 치르도록 한다.
네덜란드는 현재 전국적으로 약 54%가 매장하는 반면 화장률은 46%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종교의 영향때문에 화장률이 크게 높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화장보다 매장을 선호하면서도 검소하고 합리적 국민성을 바탕으로 마구 무덤을 쓰지않고 "물과의 투쟁"에서 피땀흘려 얻은 귀중한 땅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