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서울 모임은 즐거운 모임 이었습니다.
다음엔 더 많은 분들이 참가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게시판에도 문중일을 많이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먼저 봉추에 대해서 간단 설명을...
1. 음식점 특징(안동 봉추찜닭)
대학로가 본점이더군요 난 안동에 있는줄 알았는데...
검으면서도 달콤 쌉싸름한 소스가 신세대 취향이고
당면이 특히 맛있더군요. 남은 소스에 밥을 비벼먹어도 Wonderful
2. 삼국지 봉추
제갈양과 동문수학한 사람.
생김새 때문에 중용을 받지 못한 불행한 사나이. 유비조차도
중하게 쓰지 않았음. 삼국지에서는 유명한 적벽대전때 등장함.
공명의 부탁으로 조조의 진영에 들어가 배끼리 묶어서 진격하면
바다에 익숙하지 않은 조조군들이 배멀미를 하지 않고 또 배와
배사이를 마음대로 돌아다닐수 있어서 유리하다고 부추김.
결국 이렇게 묶은 배들이 공명의 화공을 피하지 못하고 모든 배들이
타버리고 유비가 대승하게 됨.
그리고 유머 하나... 좀 깁니다. 즐거운 하루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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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님이 되는 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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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나는 마님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 어떤 계기로? 나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마님이 되기 시작한 정확한 시기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특히 미혼 여성들이) 어떻게하면 마님이 될 수 있느냐고? 나는 갑자기 역사적 소명을 느꼈다. -_-;; 나 자신도 모르게 마님이 되게 된 경위를 밝혀, 장차 삼월이가 아닌 마님이 되고자 하는 모든 여성들에게 등불을 밝혀줘야할 의무랄까. -_-;;; 그래서 나는 내 과거를 더듬고 내가 무의식 중에 지켜온 원칙과 신념에 대해 매뉴얼을 작성할 필요를 느꼈다. 부디 이 매뉴얼이 마님의 마수를 피하는 삼돌이 후보생들에게 역이용당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빌 뿐이다. (...)
1. 마님이 되기 위한 첫번째 원칙 -> 삼돌이가 있어야 한다.
마님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마치 빛과 그림자, 어둠과 광명, 음과 양, 블랙 앤 화이트처럼 아무튼 마님은 삼돌이가 있어야 존재가 성립된다. 고로 마님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삼돌이를 먼저 구해야 한다. 돈키호테가 둘시네아를 구한 것처럼 말이다. 마님과 삼돌이 사이에는 무언의 계약에 의한 종속관계가 성립한다. 물론 이 계약은 꼭 '결혼'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나는 이따금 이러저러한 모임 등지에서, 결혼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님인 처자들을 보곤한다. 그들은 모임의 어린 총각들을 서슴없이 부려먹고, 늙어 꼬부라진 유부남들을 짓밟으며 군림한다. 이런 예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흔하지는 않다. 궁극의 마님이 되기 위해서는 '결혼'이라는 계약 관계로 삼돌이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 계약 과정에서 마님이 되고자 했던 소녀는 자칫 주화
입마에 빠져 삼월이가 될 가능성도 높다. 혹은 삼월이도 아니지만 마님도 아닌, 제 3의 성 아줌마에서 그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삼월이나 아줌마의 길을 피해 마님이 될 것인가? 이제 그 노하우를 밝혀보기로 하자.
재료를 고르자
.... 어째 삼돌이 요리 레시피가 된 듯한 느낌이다. 아무튼 우선은 재료가 중요하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지만 좋은 삼돌이의 씨는 반드시 있다. 인류보완계획을 아무리 해봐도 삼돌이 안될 인간은 삼돌이가 되지 못한다. (요리 만화 맛의 달인에 보면, 재료가 얼마나 중요한가가 거듭 설명되고 있다)
어떤 삼돌이가 좋은 삼돌인가? 검은 삼돌이든 흰 삼돌이든 쥐를 잘 잡는 삼돌이가 좋은 것인가? -_-;; 계약을 맺기 이전의 재료들 (남자) 은 대부분 좋은 삼돌이가 될 수 있는 재료인 척 가증스럽게 사기를 치기 마련이다. 잘 골라 보아야 한다. 반드시 일등감자라야 한다. 좋은 삼돌이는 우선 눈이 초롱초롱하고 이빨이 튼튼하고 비늘이 반짝거리고.. 가 아니라.. -_-;; 하여간, 좋은 삼돌이 구하는 법을 알아보자 (어흠어흠)
첫째. 각진 삼돌이가 좋은 삼돌이다.
이 원칙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누구에게 뭐라도 줄 것 같은 남자, 항상 웃는 남자, 심한 소리 못하는 남자가 좋은 삼돌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다! 자고로 효자 남편 두면 시집살이가 고달프다고 했다. 남들 보기에 성깔 있어 보이는 사람이 가정에서는 오히려 좋은 남편이나 아버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누구에게나 잘해주는 사람은 아무에게도 잘 못해주는 사람이다. 좋은 남자 컴플렉스란 좋은 여자 컴플렉스 이상으로 괴로운 것이다. 차라리 싫으면 싫다고 말할 수 있는 남자가 좋은 남자다.
물론 '각진' 정도라는 것도 있다. 무조건 심술만 많이 부린다거나, 달 뜨는 밤이면 웬지 식칼 들고 빨간 속옷 입은 여자 뒤를 따라가고 싶어한다거나 하는 것은 각이 졌으되 몹쓸 각이 진 것이다. 이런 재료는 조용히 폐기처분하는게 낫다.
한 마디로, 좋은 소리만 듣는게 버릇이 되었다거나, 욕 먹는 것을 두려워한다거나, 좋은게 좋은 거야 라고 유야무야 넘어간다거나, 엘리트로 자라 정해진 행로를 벗어나는 것을 꺼리는 타입의 재료는 좋은 삼돌이가 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잘나가는 남편을 맞이하여 편하게 비단소파에서 살고 싶은 여성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결혼도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다만 대가는 지불해야 한다. 사모님은 될지언정 마님은 될 수 없다는 대가 말이다. (사모님과 마님 사이에는 화성과 천왕성 이상의 거리가 있다...)
둘째, 거짓말 안하는 삼돌이가 좋은 삼돌이다.
인물 못생겨도 괜찮다. 태생이 비천해도 상관없다 (... 사실 삼돌이는 태생이 비천해야 한다) 다만, 거짓말하는 삼돌이는 절대로 안된다. 거짓말에는 두 종류가 있다. 남을 속이는 거짓말과, 자기 자신도 속이는 거짓말. 둘 다 삼돌이로는 실격이다. 사기꾼은 절대로 삼돌이가 될 수 없다. 자신을 속이는 것이 버릇이 된 연약한 인종도 마찬가지다. 왜 자신을 속이는 삼돌이는 안되는가?
마님 A: "삼돌이가 되겠다고 했잖아!"
삼돌 A: "난 그런 적 없어!" (-> 이때 삼돌 A의 심리상태는, 자기 자신마저도 속아서 진짜로 자기가 삼돌이 된다고 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일단 삼돌이가 이렇게 나오기 시작하면 빨래 방망이로도 해결이 안되고 박달나무 몽둥이로도 해결이 안된다. 내쫓으면 좋아라고 작은 집 차리게 되는 수가 있다)
셋째, 자존심 있는 삼돌이가 좋은 삼돌이다.
이것은 상당히 미묘하고 어려운 문제다. 굴종하는 신분인 삼돌이에게 어찌 자존심을 요구하는가? 그러나 삼돌이라는 것이 마냥 긴다고 좋은 삼돌이가 되는 것이 아니다. 맡은 바 책임을 완수해야 좋은 삼돌이다. 그냥 마님이 시키는 것만 하고 남은 시간에는 투전방에 마실이나 다니는 삼돌이는 불량 삼돌이다. 이런 삼돌이는 집안 말아먹기 딱 좋다. 좋은 삼돌이는 철저히 굴종하되 자신의 일에 자존심과 책임감을 느낄 줄 아는 삼돌이라야 한다. 시키기 전에 장작 패놓고, 쇠죽 끓이고, 마당에 물 뿌려서 깨끗이 비질해놓는 삼돌이. 그런 삼돌이가 되려면 자존심이 있어야 한다. 삐뚤삐뚤한 장작더미에 자존심 상하고, 마당에 쓰레기 떨어져 있으면 자신의 얼굴에 침 뱉어진 것처럼 분노할 줄 아는 삼돌이. 한 마디로 자기 일에 소신이 있는 삼돌이가 좋은 삼돌이다. 그런 재
료는 일단 '너는 삼돌이다'라고 입력만 시켜놓으면 전자동으로 자기가 알아서 하는 AI가 가동된다. 불량 삼돌이는 일일이 수동조작해줘야 한다. 매우 불편하다.
좋은 삼돌이의 조건은 그 외에도 많다. 물론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배도 안나오고 (-_-) 쭉쭉빵빵하고 (-_-) 얼굴도 장국영 닮고 따라오는 옵션도 좋으면 금상첨화이겠지만, 하드웨어도 좋고 소프트웨어도 좋고 번들도 좋고 경품도 푸짐한 상품이란 흔하지 않다. 그런 삼돌이 만나면 즉시 연락 주기 바란다. 지금 삼돌이 폐기처분할 용의있다. -_-;;
말 잘하고 아부 잘하고 선물 잘주고 배경 좋은 것은 물론 좋은 조건이다. 하지만 정작 거느리고 살아보면 (-_-)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좋은 조건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라붙는다. (예: 외모가 좋은 삼돌이를 거느리면 이웃집 삼월이나 향단이들의 질시에 시달려야 한다든가, 배경이 좋은 삼돌이를 거느리면 시댁의 그늘 아래서 다소 호흡곤란을 겪게 된다든가)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는 말은 옛말이다. 보기 좋은 떡에는 색소가 많다.
좋은 삼돌이의 필수조건은 이만 열거하겠다. (하도 많아서..) 선택의 원칙 한 가지는 확실히 해두자. '이 재료가 과연 삼돌이가 될 수 있을까?'를 판단해야 할 때, 그 삼돌이의 '장점'을 수용하면 반드시 어떤 '조건'을 감내해야 하는지를 따져보자. 옵션이 풍부한 상품은 대가가 비싸다. 좀 수더분해 보여도 핵심 기능이 확실한 재료를 선택하자. 그 외의 부분은 참고 살든가, 살면서 유지보수하면 된다.
... 자, 첫회 연재는 여기서 마치자. 삼돌이가 되고 싶지 않은 망이.망소이(삼돌이의 신분으로 민란을 일으킨 상태를 의미한다)들이 들고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마님이 되고 싶은 처자들, 좋은 삼돌이가 되고 싶은 총각들의 격려가 쇄도한다면 부지런히 연재할지도. -_-;;
독고낭천 역작이군요... [마님취업 적령기]의 교회 자매들에게 퍼다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2001/06/03
풍 오~이 것이야 말로 마님과 같은 여자를 내자로 들일 수 있는 비결이었던가? 2001/06/03
대복남 이 글로 인해 내 마누라도 마님인 걸 알게 되었군요..좌백님.불쌍타. 내도.. 2001/06/03
용대운 어째 좋은 삼돌이 자격하고 나하고 맞는게 하나도 없군. -_- 2001/06/03
윤예원 삼돌이 되기가 그렇게 힘들줄이야...-- 저는 그냥 돌쇠나 되어야 하나보네요...-- 2001/06/04
매봉옥 넘 재밋어서 숨이 안쉬어짐니다. 2001/06/05
대 협 나도 삼돌스에 가입될 가능성이...ㅡ.ㅡ;; 2001/06/05
정창원 나한테도 삼돌이 의피가 ㅜ.ㅜ 2001/06/06
백룡 결국 궁극 삼돌이는....좌백님?ㅡ.ㅡ^ 2001/06/07
마님이 되는 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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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무림향에 옛날에 썼던 소설들 맛보기판을 올리다가 대사형에서 중단하고 머리를 식히기 위해 이 글을 다시 쓴다. -_-;; 내가 쓴 글, 그것도 열나리 못쓴 글들을 어쩔 수 없이 보아야할 때는 참으로 괴롭다. 옛날 글들을 보면 미칠 지경이다. 으윽, 어쩌면 저렇게 촌스러울 수가. 어쩌면 저렇게 구태의연한 표현을 쓸 수가. 어쩌면 저렇게 스토리 진행에 김빠지는 결정적인 실수를 할 수가.... 등등등.
아무튼 머리를 식히기 위해 마님이 되는 법 제 2탄을. 지난 회에 싱싱하고 좋은 재료를 고르는 법을 익히는데까지 했다. ^_^ 재료를 골랐으면 마땅히 손질을 해야 한다. 이 손질 과정을 흔히 '길들이기' 라고 표현한다. 혹은 범인들이 평범하게 쓰는 말로 '연애'라고 말할 수 있다.
손질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이 재료가 과연 진짜로 좋은 삼돌이가 될 수 있는가를 재삼재사 확인하는 것이다. 사람의 일이라는게 실수가 없을 수 없고, 무엇보다 '연애'라는 상태에 있다 보면 흔히 눈에 콩깍지가 씌워서 '이 재료는 분명히 최고의 모범적인 삼돌이가 될거야'라고 착각하기 십상이다. 자만하지 말라! 연애가 아닌 중매결혼을 한다고? 물론 중매결혼도 좋다. (중매해서 더 잘사는 커플도 봤다. 기대치가 적기 때문에 오히려 현실적이고 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매결혼에도 착각을 유발하는 위험요소는 있다. 요즘 세상에 중매결혼을 하게 되는 상황이라는 것은 흔히 내외의 압력에 밀려 사면초가 형국에서 마지막 탈출수를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콩깍지보다 '에잇 모르겠다'가 더 위험할 수도 있다.
어떻게 이 재료가 불량감자가 아닌지 확인할 것인가? 우선은 당신의 삼돌이를 '시험'에 들게 해라. 자주, 뻔질나게. 그러나 절대로 눈치는 채지 못하게. 우리의 삼돌이 후보생들은 귀여운 데가 있다. 그들은 자기가 조종당하거나 시험당하거나 혹은 의심당한다고 생각하면 불침 맞은 고양이처럼 펄펄 뛴다. 그러니 연기력이 필요하다. 모든 것이 삼월이의 애교인척 가장하며 이따금 물어봐라. 반드시 콧소리 30%를 섞어서 물어야 한다.
이 경우 "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지! 그저 여자는 팍팍 기면서 서방님 떠받들기만 하면 돼!" 라는 대답이 돌아온다면 조용히 손닿는 곳에 있는 짱돌을 집어 뒤통수를 가격하라. 그리고 그런 재료를 선택한 자신의 안목 모자람을 탓하며 백일간 면벽수련하기를 권한다.
물론, 말은 저렇게 하더라도 그 재료가 평소 허풍을 잘 친다거나 농담을 잘한다거나 하는 언행불일치형이라면 좀 더 숙고해서 관찰하라. 의외로 저렇게 허풍치는 인간이 가정적인 경우도 있다. 연애할 때 재료가 귀엽다고 집에 놀러가서 청소하고 밥해주고 봉사만 하지 말고, 이따금 밥도 시켜보고 일부러 몸살 난 척 해서 미음이라도 끓여오게 유도하라. 그리고 그 작업 과정에서 재료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확인하라.
또한, 재료의 친구들과 자주 만나라. 물론 연애는 남들 몰래 둘이서만 하는게 제일 재밌다. 그러나 삼돌이와의 종신 계약에 돌입할 생각이라면 반드시 제 3자가 입회한 자리에서 그가 어떤 행동반응을 보이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사람에게는 여러가지 얼굴이 있다. 온전한 개인으로서의 얼굴, 연인으로서의 얼굴, 가족 속에서의 얼굴 등등. 사람에 따라서는 이 얼굴들 사이의 격차가 아주 커서, '그렇게 다정했던 그이가~ 친구들 앞에만 가면 나를 밟아요' 라든가 '내편만 들어줄 것 같던 그이가 시부모님 앞에서는 쪽도 못써요'라는 슬픈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재료의 친구들과 동석했을때, 재료는 당신을 어떻게 대하는가? 둘만 있을 때는 한없이 다정하다가 남들 앞에서는 무뚝뚝한가? 무뚝뚝하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대놓고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 (세상에는 불량감자가 의외로 많다!) 둘만 있을 때는 무뚝뚝하다가 남들 보면 괜히 잘해주는가? 이쪽도 좋지 않다. 이쪽이 더 불량감자일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다른 조건들이 좋아서 대충 흙 털고 썩은데 도려내서 써먹겠다는 각오라면 훈련이 필요하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제 3자 앞에서든 단 둘만 있을 때든 변함없이 대하게끔, 최소한 그 차이가 심하지 않게끔 단련시켜라.
단련 방법은 물론 여러가지가 있다. 여러분은 아래 도구들 중에 적당한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주먹, 발, 어깨, 채찍, 가시나무 몽둥이, 박달나무 몽둥이, 경찰진압봉, 삼지창, 일본도, 청룡도, 해머, 은장도...... 하지만 형법이 존재하는 사회이니 말로 해결하는게 제일 좋겠다. 말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앙탈, 협박, 눈물로 호소.
물론 여자의 필살기는 눈물이다. 하지만 나는 이 방법들에만 의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자의 눈물에 약한 남자들이 많기는 하다. 그러나 '약하다'는 것의 반대편에는 다른 측면도 있다. 남자의 보호본능에 호소하는 순간 여자는 동등한 인간으로서의 지위를 조금씩 잃어버리게 되는 수가 있다. 평화의 시절에 약자는 보호의 대상이지만, 전란의 시절에 약자는 약탈의 대상일 뿐이다. 결정적인 국면에서 밟히고 싶지 않다면 눈물을 아껴라. 편하다고 눈물에 호소하면 약빨도 점점 약해지고 도도한 마님의 입지를 굳히기가 힘들어진다. 잊지 말자. 마님의 지위는 불패의 신화에서 탄생한다. 패배하는 마님은 마님이 아니다. 강자는 울지 않는다. 다만 분노할 뿐이다.
눈물이 아니면 무엇에 호소하는 것이 좋을까? 전문 요리사의 주방에는 경우에 따라 쓰는 여러가지 종류의 칼들이 주렁주렁 걸려 있다. 생선칼 고기칼 야채칼 과일칼 다 다르다. 호소의 수단 역시 이와 같다. 한 가지 무기로만 승부보지 마라. 같은 약을 쓰면 약빨이 점점 떨어진다. 132312123 식으로 번갈아가며 골고루, 반복된다는 느낌이 없게 경우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모든 노하우를 다 공개할 수는 없으니 한 가지 코스만 소개하기로 하겠다. (모든 노하우를 알고 싶은 분은 조만간 나올 정식버전 마님이 되는 법을 구입해 주세요 ^___^)
우선, 심각하게 고민하는 척하라. 평소와 달리 말수를 줄인다. 당신의 삼돌이가 눈치챌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통계에 따르면 서울 남자는 10분 내에 상황을 파악하고 경상도 남자는 삼일쯤 지난 뒤에 '말이 음네'라고 묻는다고 한다. 인내가 필요하다. 경상도 삼돌이도 인간인데 언젠가는 알게 된다.
물어오면 고민을 털어놓는다.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지 말자. 짜증 부리면 지는 거다. 정말로 진지하게, '**씨는 다 좋은데 왜 남들앞에서는 그럴까?'하고 물어야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정색'을 하고 솔직하게 대화를 요구할 때 조금쯤은 진지하게 귀기울여 듣고 고민하기 마련이다. 만약 '몬 헛소리고?'라는 반응이 돌아온다면 상대는 인간이 아닐 수도 있다. 달밤에 변신하지는 않는지, 혹시 옥상에 올라가 안드로메다를 바라보며 눈물짓지는 않는지 유심히 관찰해 보라.
보통은 '앞으로는 안 그러도록 애써볼께' 식의 답변이 돌아온다. 물론, 정말 그 뒤로 다시는 안 그러는 모범 삼돌이는 흔하지 않다. 당근 그 뒤에도 그런다. 단련은 계속되어야 한다. 두어번 반복해서 말해도 안들어먹는다면 전법을 바꿔라. 화를 내는 것도 좋다. 자고로 매를 아끼면 자식을 망친다고 했다. '화냈다가 내 사랑하는 자기가 떠나면 어떻게 해요?' 따위의 질문은 하지 마라! 당신은 지금 <내 사랑하는 자기 섬기는 법>을 읽는 것이 아니다! 동정과 연민을 품었다가는 먼훗날 차가운 얼음을 깨서 손을 호호 불며 빨래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뿐이다! 그 정도 화냈다고 떠날 삼돌이라면 애초에 싹수가 그른 것이다. 그런 삼돌이는 뻥 차버려라. 가능하면 절벽 쪽으로 차야 한다.
당신의 친구들이 있는 자리에서 삼돌이에게 똑같은 대접을 은근히 해주는 것도 좋다. 분명히 반발이 돌아온다. '아무리 그래도 남자를 어떻게 이렇게 막 대하는 ...' 이라는 말이 채 끝나기 전에 가까운 자리의 탁자를 둘러엎어라! 타이밍이 중요하다. 화를 낼 때 눈을 깔고 중얼중얼 불만을 흘리지 말라! 화내는 당신은 언제나 정당하다. 마님의 분노는 정의의 심판임을 이때부터 암암리에 주지시켜야 한다.
선대 마님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이 마님은 결혼하신 후 한동안 마님의 지위를 누리지 못했다. 부부싸움을 할 때마다 하도 남자가 고함을 지르고 욱박질러서, 이 마님의 평생 소원은 '남편이 나를 한 번이라도 우러러 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어느날 마님은 고심 끝에 방법을 개발해 냈다.
<사건재현>
부부싸움 중
남편: 야~ 이~ 여자가~ 어디서~~~ 월월월월!
선대마님! 불시의 기습으로 남편의 복부를 가격. 남편. 순간적으로 욱하며 허리를 굽힘. 선대마님, 재빨리 옆에 있던 탁자 위로 뛰어올라감. 간신히 허리를 편 남편 - 이 순간, 실제로 남편은 선대마님을 우.러.러. 보게 되었다고 한다. (이해가 안되는 분은 옆에 사람 보고 탁자에 올라가 보라고 하라. 분명히 '우러러' 보게 될 것이다.
과연 '우러러' 보는 효과 덕분이었는지, 이후로 이 집안에는 주종의 도가 똑바로 자리 잡혔다는 미담이 전해지고 있다.
연애 과정에서 이런 싸움은 몇 번이고 경험하게 된다. 물론 화해도 그만큼 자주한다. 유의할 점은, 화를 내는 것과 짜증을 내는 것. 슬퍼하는 것과 징징거리는 것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짜증을 내지 말아라. 징징거리지 말아라. 화를 내거나 슬퍼하는 쪽이 효과적이다. 슬퍼할 때는 밤에 보는 강물처럼, 눈쌓인 겨울산처럼 슬퍼하고, 분노할 때는 태풍처럼, 화산처럼 분노해라. 적당히 하면 안된다.
만약 당신의 삼돌이가 싹수가 있는 삼돌이라면, 이런 반복훈련 과정을 거쳐 어느날, 비록 여전히 전과 같은 실수는 하더라도 그 직후 당신이 화를 내기도 전에 먼저 '찔끔'하면서 미안한 표정을 짓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물론 당신은 화난 표정을 짓고 있어야 겠지만 삼돌이가 보지 않게 회심의 미소를 지어도 좋다. 드디어 당신의 훈련이 효과를 보기 시작한 것이고, 당신의 삼돌이가 참된 삼돌이의 길에 접어든 청신호이기 때문이다.
자. 이번 회는 여기까지...
용대운 그 '선대의 미담'은 사실 '과거의 실화' 아니었던가? 2001/06/03
독고낭천 누가 보면 용 대형이 그 '과거의 실화'에 등장하신 줄 알겠습니다. -_-;; 2001/06/03
이훈 아무래도 용대운님이 그 이야기 주인공인것같다는.... 2001/06/03
대복남 진산님. 존경합니다. 낙서를 써도 이렇게 깔끔하고 재밌는 글이 되다니 말이죠. 일 글 잘 뒀다가 제 노처녀 여동생 보여줘야 겠네요. 2001/06/03
풍 오~그렇다면 이걸 역이용한다면...마님 길들이기!(퍽...이러다가 죽지 죽어... 2001/06/03
이재일 난생 처음... 정통위의 사전등급제가 아쉬워... 2001/06/04
하성민 이것으로 인하여 모두가 삼돌이 길들이기를 꿈꾼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마님께 있음을 밝혀 둡니다. -_-++ 2001/06/05
진산 .... 하성민은 삼돌이나마 될 수 있을까를 먼저 걱정하라. 2001/06/05
매봉옥 나는야 매봉옥. 뒤통수에 돌 안맞아여... 2001/06/05
김정렬 눈물이란 무기는 여자만의 무기가 아니다. 때로 남자가 흘리는 눈물은 그 이상의 효과가 있다. - 고룡 2001/06/05
도현 진산님........ 나 삼돌이 좀 시켜줘요.. 삼돌이 되고 파~~~~~ 2001/06/05
이훈 마님이 되는법을 읽고 어제 삐져있던 애인을 만나 행동으로 난 그녀의 삼돌이임을 보였음.. 2001/06/05
이훈 성공했음.. 효과좋음.. 남성들이여 삼돌이를 자처하세~~ 2001/06/05
샤이 이거... 게시판 어드민 어떻게 접근하죠? 다른 처자들이 보기전에 미리... 2001/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