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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행 & 산 원문보기 글쓴이: 솔로(신학규)
청산도 여정
○ 언 제 : 2011.4.16(토) 맑음 ○ 어디로 : 청산도 ( 전남 완도군 부속섬, 아시아 슬로시티 1호 지정) ○ 목 적 : 여행 & 산행 ○ 누구랑 : 타 산악회 차량이용 혼자서 ○ 시간 및 거리 : 13.168km, 4시간47분 ( 영화촬영지에서 1시간 이상 놀았던 시간 포함해서 )
카페의 운용 방향을 새로 설정하고 새로운 분야로 가고 파서 오늘 처음 그리고 첫 탐방지로 전라남도 완도군 부속섬 청산도를 택했다.
그렇지 않아도 청산도에 언제 한번 가봐야 하는데 하면서 미뤄 오다가 옛날 잠시 함께 하였던 산악회에서 청산도를 간다고 하기에 바로 따라 붙었다.
혼자 가려면 경비도 만만 찮고 힘도 들고 해서 당분간 산악회 차량을 이용할까 한다. 아침 6시30분 덕천동을 출발한 버스는 섬진강 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10시 20분 완도여객 터미널에 도착하였지만
오늘 청산동에는 슬로시티 선포식이 있는 관계인지 터미널이 많은 인파로 북세통을 이루고 있다. 배가 30분간격으로 있으나 워낙 인파가 많아 우리는 12:00에 출발하는 배를 타기고 되어 있어 한참을 기다리다 배에 오른다.
여객터미너에서 뱃길로 50분이나 걸리는 제법 먼 섬이다. 청산도는 말그대로 산도맑고 물도맑은 곳이다.
슬로를 지향하면서 만든 슬로길이 마라톤 코스 길이와 똑같은 42.195 km 를 11개구간으로 나누어 놓았다. 하루만에 다 돌아보지는 못하지만 1박 2일간 이라면 충분하다.
그리고 드라마 " 봄의 왈츠 " 영화 " 서편제" 를 촬영한 곳으로 유채꽂과 함께 유명세가 계속 높아져 간다. 산행도 그저 그만이다.
12:50 분 배는 청산도 항에 도착하자 슬로우 걷기 축제를 축하 하는 농악놀이가 한창이다. 이곳에서 관광을 하려면 투어 버스를, 산행을 하려면 일반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오늘의 여행 및 산행거리는 뱃길 19.117km, 산행길 과 도보길이 13.168km 이다.
우리는 산행이 예정되어 있어 관광을 원하는 사람 17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일반버스를 이용해서 읍리 큰제 로 향한다. 소요시간은 10여분 소요가 되지만 제법 걸어야 도착할수 있는 거리 다.
12:50 청산도 입도 슬로시티 선포식이 있는 때라서 인지 배가 도착하자 농악놀이가 한창이다. 꼭 우릴 반겨주는 모습인것 같다. 13:05 읍리큰제 도착 읍리 큰재에 도착하여 잠시 몸을 푼후 바로 등산코스로 올라가다.
등산로는 잠시 오르막 이지만 그 다지 힘든 코스가 아니다. 누구던지 천천히 슬로우로 오르면 충분히 오를수 있는 등산로 이다.
등산을 겸한것을 택한것은 그냥 관광하는것 보다 위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이 더 좋을 것 같아 등산 을 겸한 슬로길을 택한것이다.
13:30 구장리 갈림길 한 30여분 올랐을까? 구장리와 장기리의 갈림길이 나온다. 초보산꾼이 힘이 든다면 이곳에서 오른쪽 구장리로 내려가면 쉽게 슬로우 낭길을 걸을수 있다. 이 코스 중 힘든일이 있어 못걷겠다면 어느 갈림길에서든지 오른쪽으로 하산을 하면 쉽게 돌아올수 있다.
14:48 보적산 ( 330m) 구장리 갈림기에서 오르막을 잠시 힘차게 차고올라오니 확터인 남해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보적산에 도착한다.
앞뒤 사방 안튄곳이 없다. 건너편 에는 범바위와 말탄바위가 보이고, 뒤로는 구장리 마을 유채꽃밭이 눈에 들어오며 멀리는 청산도 항이 눈에 들어오는아름다운 풍경이 다 들어 온다.
기념사진을 남긴후 범바위로 향한다. 내리막길을 따라 범바위 주차장을 거쳐 범바위에 오른다.
14:07 범바위 전망대 보적산에서 내려올때 범바위의 모습은 어찌보면 범같이 생겼다고 하겠으나 실제는 범같이 생겼다고 해서 범바위가 아니라 바람이 불면 범소리가 나서 이곳 청산도에는 범이 살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범바위로 유래 되었다고 한다.
범바위 오른쪽 옆 슬로기를 따라 돌아내려가면 말탄바위로 향한다. 범바위 전망대에서 부터는 산행길이 아니라 슬로길이 이어진다. 내려가는 길....남도의 바다가 참 아름답게 보인데 해무가 끼어 그렇게는 좋지 않다.
내려가면서 슬로길을 걷든 사람들을 만나고 바다를 만난다.
14:24 말탄바위 낭떨어지 바위로 멀리서 보면 말을 타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것 같기는 하지만 왜 말탄 바위가 되었는지는 다시한번 찾아봐야 겠다.
함께 걷는이가 없어 혼자 셀카로 한장의 기념사진을 남기로 또 내려간다. 잠시 너덜지대를 거치고 소나무숲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처음 맞는 간이 화장실 있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동네로 들어 선다
동네로 들어서면 삼거리를 만나는데 삼거리에서 왼쪽 " 바다정원 가는길 " 표지판을 보면서 바닷가로 내려가서 왼쪽으로 돌아가면 슬로길이 이어진다.
" 느림은 행복이다 " 걷기 열풍이 이어지고 청산도에는 슬로시티를 지향하는 지금 저 시계가 가르치고 있는것은 무엇 일까? 그래 느림이 행복이다.
모든 일은 천천히 안전하게 이어가는 것이 좋을것 같다.
사랑도 천천히 정이 들어야지 갑자기 불붙은 사랑은 오래 가지 못한다 했고 운동도 천천히 몸을 푼 후에 해야지 갑자기 하면 심장마비를 이르킨다고 했고 일도 천천히 차근차근 해야지 갑자기 하면 제대로 되지 않는가고 했다.
저 시계의 글귀를 보면서 오늘 여행은 참 잘왔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금 마음을 뒤돌아 볼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것 같다.
제4코스인 낭길을 낭떨어지 위로 나았다. 물론 혼자 걸어가기엔 참 좋은 길이다. 오솔길 처럼 혼자 걷는 이에게도 힘들지 않게 외롭지 않게 오르락 내리락 바다의 모습을 보여주고 파도소리도 들려주며 외롭지 않게 길을 걸을수 있도록 배려한 코스 인것 같다.
15:08 낭길코스를 지나자 새로운 시계가 있다. 시간없이 마냥 걷기다 그렇다 걷는데는 시간이 필요없다. 시간이 필요하다면 자전거를 탄다든지, 차를 탄다든지 비행기와 기차를 탄다든지 얼마든지 빠른 교통수단을 이용할수 있는데 굳이 걸을 필요가 있을까? 걸을때는 시간의 개념을 초월해야 한다. 쉬고, 놀고, 먹고, 즐기면서 걷는 시간을 갖도록 해야 기쁨이 배가 될것이다.
지금까지는 낭길을 걸었지만 지금부터는 남도갯길을 걷게된다. 남도갯길을 길지는 않지만 파도소리와 자갈소리를 친구삼아 걸을수 있는 길이다. 자갈길을 지나면 3코스 고인돌 코스와 만나게된다.
15:21 제3코스 이정표를 만나 오른쪽으로 가면 3코스 이지만 우리의 최종목적지는 영화 촬영세트장 이기에 우리는 왼쪽길을 따라 걷는다. 왼쪽길을 가다보면 오르막길에서 우체통을 만난다.
핸드폰 문자 인터넷 메일 이러한 것들은 보내는 즉시
사랑하는 사람에게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리운 사람에게 보고픈 사람에게 도착되지만
슬로길의 우체통은 시간을 초월하여 요즘 편지가 도착하는 평균 3일이 될지 ... 편지를 집배하는 우체부가 없어 수십일이 수천일이 걸릴지도 모른다. 이것을 보면 인생은 꼭 디지털이 편하지는 않는것 같다. 아나로그 방식도 인생의 좋은 방법이 될수도 있는것이다.
현대인은 사실 디지털 치매에 걸린 사람이 한두사람이 아니다. 나 자신도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의 친한 친구의 어머니의 형제들의 핸드폰 전화번호도 기억하지 못하고 연락처 검색을 하여 마냥 통화 버튼만 눌러 서로 대화 하지 않는가
핸드폰이 없어면 아무것도 안되고 핸드폰이 없어면 손이 허전하고 ... 마음이 불안하고....이리저리 찾으며 방황하고.... 이것이 우리 생활속의 디지털 치매 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오늘 우체통을 보면서 새로운 마음을 가지기로 했다.
앞으로 전화 할때 만이라도 통화 버튼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숫자 하나하나를 정성들여 눌러서 상대와 통화를 하기로 청산도 에서 마음을 바꾼다.
15:33 오름길을 오르자 언덕위에 시원한 원두막 과 휴식처가 있다. 왼쪽으로 가면 화랑포 길이다.
시간이 많이 남아 화랑포를 걸을려고 하다가 혹시나 싶어 걷지 않고 " 봄의 왈츠" " 서편제" 촬영지로 가서 이런 저런 사진을 찍다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었다.
청산도의 자랑거리인 청보리와 유채꽃이 만발하여 묻의 관광객을 수없이 끌어들이고 있다. 나도 청산도는 처음이지만 한번쯤 와서 슬로길을 걷고, 청보리와 유채꽃의 청취를 느껴 보는것이 참 좋을것 같다. 혼자 왔음이 잘못되었다고 새삼 느끼는 시간이다.
봄의 왈츠 촬영지
서편제 촬영지
누군가는 갯가에서 열심히 무엇을 잡고 있다.
청산도에서 만큼은 시계를 버리고 시간을 계산하지 않고
아무런 제약없이 아무런 생각없이
누군가를 보고픔도 없이 누군가를 그리움도 없이 그냥 그냥 청보리 와 유채꼭 과 느림속에서 느림과 함께 손을 잡고 걷는 것이다.
16:21 느림의 종 청산도의 맑은 바람속에서 느림의 종 손잡이는 하늘 거린다. 누군가는 길을 걷다가 막 흔들어 소리를 울려 보기도 하지만 느림의 종은 천천히 천천히를 알려 주고 있는것 같이 느껴진다.
나의 일상 생활속에서도 빠름을 지향하지 않고
천천히 시간속에서 시간과 함께 여유를 가지고
부드러움으로 마음과 온유한 마음으로 세상을 보았으면 한다
짚신을 짜는 촌로의 모습도 느림을 지향하는 청산도 와 꼭 같지 않은가
오늘 내가 청산도에 온것은 여행도 산행도 있었지만
바로 이 느림을 배워서 내 인생에 접목하여 볼까 해서였습니다.
느림이 우리의 생활에 제약이 될수도 있지만 약이 될수 도 있지 않을까요?
감사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