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初期畵面
- 조작실수로 야한 초기화면 뜨면 부모가 더 당황
- 한 때의 호기심인데 못 볼 것으로 하면 부모/자식 공히 불편
- 世代間 트고 사는 게 자연스럽고 지나친 耽溺도 막아
친밀하게 지내는 송군의 전화다 새벽부터 미안하지만 급히 도움 받을
일이 있단다 전 날 아들녀석 컴퓨터로 인터넷의 야한 사이트를 돌아다녔는데 컴퓨터를 끄고 외출하다가 미처 처리 못한 은행업무가 생각나 다시 컴퓨터를 키고 인터넷 접속을 하니 평소의 Naver 나 Yahoo
화면이 나타나지 않고 좀 전에 자기가 보았던 야한 장면이 인터넷 초기화면으로 뜨더란다
당황하여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보고 생각나는 모든 조치를 다 취해
봐도 원상으로 되지 않아 밤새 난감하여 아들녀석이 보기 전에 원상
복구하려고 나에게 의논하는 것이었다
또 한번은 친구 장군이 컴퓨터를 켜니 바탕화면에 자기가 본 야한 장면이 떠서 큰 일 났다고 어떻게 처리할 수가 없느냐고 한다 이 컴퓨터는 자기 생일에 아들이 사준 선물이지만 자주 와서 묵고 가는 둘째 아들 부부가 툭하면 사용하는 컴퓨터인데 자기 아들도 아들이지만 며느리가 보면 이걸 어쩌면 좋으냐고 걱정이 태산같다
전자는 인터넷 옵션, 후자는 등록정보에서 배경화면 선택을 바꾸면
간단히 해결되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해결사 노릇을
해 줄 수 있게 된 것은 나 자신도 이런 딱한 경험을 해봤기 때문이다
1995년 내가 모회사의 고문으로 있을 때 이었는데 그 때는 초고속인터넷접속도 되지 않고 개별 모뎀으로 인터넷에 몇 단계를 거쳐 접속하던 때였다 지금처럼 Internet Explorer 가 아니고 Netscape로 접속할 때였다 내 컴퓨터는 286 때부터 써서 386 으로 upgrade 시킨 것이었는데 모뎀도 오래 된 것이라 속도가 느려 야한 그림을 보면 음화로
나타날 뿐 아니라 한 장면이 펼쳐지는데 시간도 너무 오래 걸려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반면 회사의 것은 최신장비라서 천연색 칼러화면에 장면의 전개도 빨라 가끔 성인 사이트를 들어가 보면 제 맛이 나는 것이었다.
하루는 컴퓨터를 껐다가 잊은 게 있어 다시 켜니 좀 전에 봤던 야한 장면이 바탕화면에 뜨는 것이었다 영문을 알 수가 없어 내가 아는 컴퓨터의 싸부들에게 긴급히 문의했는데 해결책을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여직원도 이 컴퓨터를 같이 쓰는데 오늘밤에라도 원상 복구시키지 못하면 큰 일이었다 하는 수 없이 내가 컴퓨터에 매달려 몇 시간 멱씨름
한 후에 겨우 원상복귀 시킬 수가 있었고 그 덕에 내가 바로 해결사가
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50/60代는 이런 문제는 누구에게 묻지 못하는 世代가
되었다 컴퓨터가 일반화되지 않았었기에 그들은 배울 수가 없었고 그
세대는 뛰어 넘어 그들 자식 代부터 컴퓨터/인터넷의 대량보급이 시작되었다 지금 세대는 인터넷이 아무 제약 없이 편리한 세대라 컴퓨터를 시작하면 누구나 成人사이트를 접하게 된다
컴퓨터에는 이런데 접하면 그 흔적이 남게 되어 자기 컴퓨터를 누가
만지는 것을 꺼려하고 싫어한다 이런데 탐닉하면 안 된다고 해서 부모로서 자식을 감독하려 해도 자식은 컴퓨터가 있으나 자신은 없고
자식은 컴퓨터를 다룰 줄 알지만 자기는 컴맹이니 모르는 사람이 아는 사람을 감독할 방법이 없었다
자기가 사 준 자식의 컴퓨터로 좀 배워 보려고 자식에게 물을라치면
곰상굿게 가르쳐주지 않는다고 한다 툭하면 "아버지는 그런 것도 모르느냐 ?" 고 면박(?)주는 바람에 자존심 상하고 화가 나서 자식한테는 절대 묻지 않는다고 결심한단다
자식 입장에서는 자기의 비밀이 들어있는 자기의 컴퓨터를 자기 아버지에게 검사 당하기가 싫은 심리가 숨어 있으니 곰상굿게 가르쳐 줄
리가 없는 것이다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주면 자식이 자료를 검색해서
빼 주겠다고 하므로 더 말을 못 한다고 한다
50/60대도 사람이니 호기심은 있어서 컴퓨터에 앉으면 그렇게 대단하다는 성인사이트에 접하고는 싶지만 자식들에게 들킬까봐 묻지도,
배우지도 못하고 간혹 용감하게(?) 도전해 보았다가 위와 같은 경우가
되면 당황해 어쩔 줄 모르게 되는 것이다
자식 컴퓨터에 꼽사리 끼려 하지 말고 자기 컴퓨터를 사 놓고 학원에서 혹은 책보며 배우던가, 자식에게도 솔직하게 성인사이트에 들어가는 것 좀 가르쳐 달라고 말하면 자식도 동료의식에 친절히 가르쳐줄
것이며 父子有親의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데 부모는 자식에게 완벽하게 모범이 되어야한다는 부담감에 묻지
못하고 자식에게 배울 수도 없는 이상한 세대가 되었다 점잖다는 틀을 벗어버리고 자식에게 솔직하게 묻는 것은 부모가 먼저 시작해야
하며 부자간에 친선과 협력도 이래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이호영 -
함부르크항만청 한국대표
E-mail : hafenhbg@hanmail.net
【물류신문】 2002년 5월 27일자 『이호영의 千字칼럼』(45) 에 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