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아츠는 정말 난감했다. 자신이 몇일전 구했던 청년, '리모스 일리언트'라는 자가 자신이 모험을 떠나는 중이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자신의 집에 잡아두어서였다. 그와 그의 어머니는 아츠를 정말 극진하게 대해주며 그에게 감사를 표했다. 아츠는 차츰 불안해졌다.
'분명 이 사람들이 아무런 이유없이 이렇게 잘해줄리가 없어.. 아무래도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이..'
아츠는 생각하다가 리모스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아츠와 눈이 마주친 리모스는 아츠에게 선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그의 엄청난 거구와 흰색의 머리는 그런 웃음을 무색하게 했다. 이 청년이 그 얼뜨기들에게 맞고 있었던 이유는 한가지였다. 그는 지나치게 친절하고, 바보스러웠다. 그 큰 체구가 무색하게 힘을 쓰지 않았으며 머리까지 검은색 흰색의 반반이라서 그의 생김을 더더욱 이상하게 만들었다. 리모스는 그런 이유로 벌써 몇년째 그런 일을 당해왔다. 그 얘기를 들은 아츠는 기가막혀서 말이 않나왔다. 아츠의 체격이 무색하게 엄청난 거구인 리모스인데.. 힘으로 치면 자신을 충분히 거꾸러뜨리고도 남을 장사로 보이는 리모스이건만 실제로는 그 반대라니..
'정말 기가막히는 녀석이로군.. 설마 저 사람좋아 보이는 아주머니가 나에게 저 녀석을 맡기는 것은 아닐른지..'
아츠 자신이 생각해 보더라도 정말 경악할 이야기였기에 아츠는 자신의 생각을 애써 무시했다.
"에이.. 서, 설마.. 그런 일은 없을꺼야.."
아츠는 낮게 탄식하듯 중얼거렸다. 그런 생각들을 하며 날짜를 보내던 아츠는 더이상 이렇게 잡생각이나 하면서 보낼 시간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츠는 리모스의 어머니를 찾아서 이제 떠나겠다고 말했다.
"젊은이 그래서 말인데.."
아츠는 불길한 기운이 자신의 몸을 휘감는 것을 느꼈다. 아츠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리모스늬 어머니는 그런 아츠를 아는지 모르는지 말을 이었다.
"우리 리모스를 데리고 함께 여행을 떠나면 않돼겠나?"
'아아...'
아츠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 되었다. 기사도를 중시하는 자신에게 여인네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저 리모스.. 분명히 데리고 다녀야 짐밖에 되지 않는다. 마음을 굳세게 먹어야해 아츠!!'
아츠는 천천히 입을 벌렸다.
'아츠..이봐..어서 싫다고 말해 정중히 사과하면 될꺼야'
아츠의 입에서 한마디가 튀어나왔다.
"좋습니다."
'야 아츠 이녀석!!! 너 지금 무슨 말을 한거야!!!'
아츠는 자신의 혀를 자르고 싶을 만큼 소스라치게 놀랐다. 자신도 모르게 나온 대답이라서 솔직히 아츠 자신도 어이가 없었다.
"그래 주겠나? 정말 고맙네 젊은이!! 노자와 말은 내가 주겠내!!"
아츠는 멍한 상태로 아주머니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하고 있었다.
'누가 내가 한말을 취소해줘..제바아아알...'
리모스가 자신의 어머니와 단둘이서만 대화를 하고는 함박웃음을 지은 예의 그 기묘한 얼굴로 아츠에게 다가왔다. 그런 그를 바라보면서 아츠는 낙담했다.
"하아.."
아츠는 낮게 한숨쉬며 쓴웃음을 삼켰다.
'그래.. 양부님을 배신한 죄를 받는다고 생각하자..'
아츠는 되도록 좋게생각하려 노력했다.
"이상하신 분이야."
짐을 챙기고 말에 올라타려던 리모스는 울상이 되었다가 다시 희미하게 웃고 다시 울상이 되는 기묘한 표정을 짓는 아츠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가도록 하자 리모스.."
풀죽은 아츠의 말이었지만, 잔뜩 들뜬 리모스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아츠는 어머니에게 마지막인사를 하는 리모스를 뒤로한체 천천히 말을 몰아나아가며 '이대로 말을 타고 도망가 버릴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아츠는 고개를 세차게 내저으며 생각했다.
'난 기사도를 찾기위해 여행을 나선 기사이다. 나부터 지켜야한다!!'
아츠는 다시 힘이 났다. 아츠는 고개를 돌려 힘차게 외쳤다.
"이봐!! 리모스 어서 가자구!!"
그런 아츠를 존경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리모스가 따라왔다.
아무튼 아츠에게 동행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