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부처님의 도화(度化)
도화의 개의(槪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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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불(舍利弗)1)아, 나는 성불 이래 가지가지의 인연과 가지가지의
비유로 가르침을 널리 부연하며2)무수한 방편으로 중생을 인도하여
여러 집착에서 떠나게 했느니라.”
-<法華經>
[주]
1)사리불: 41의 주.
2)가르침을 널리 부연함: 원문은 ‘廣演言敎’. ‘언교’는 여래가 말로 나타낸 가르침. ‘광연’은
그 개념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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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가지의 온갖 중생이 시방(十方)에 유전(流轉)1)하거는, 여래가 가림이
없으사 무한한 종류의 사람들을 제도(濟度)하시니라.
-<華嚴經>
[주]
1)유전: 윤회와 같음. samsarita.
226
중생을 교화코자 여러 가르침을 설하사 불법(佛法)에 끝없는 환희와
정신(淨信)1)을 일으키게 하시며, 온갖 중생을 구하사 마음에 싫증냄이
없으시다.
싫증냄이 없으신 까닭에, 온갖 세계 중에 중생을 성숙(成熟)2).
조복(調伏)3)시키지 못한 곳이 있을 때는, 그곳에 이르사 방편을 가지고
구제하신다.
-<華嚴經>
[주]
1)정신: 깨끗한 믿음. prasada.
2) 성숙: 218의 주.
3)조복: 21의 주.
227
법왕(法王)1)의 여러 힘2)이 다 청정하시며 지혜가 하늘같이 끝없으시거늘,
이를 온통 나타내3)숨김 없으사, 널리 중생으로 하여 깨달음에 같이 들어
가게 하시느니라.
-<華嚴經>
[주]
1)법왕: 법문(法門)의 왕이니, 부처님의 존칭. dharma-raja.
2)여러 힘: 원문은 ‘諸力’. 154의 ‘역’의 주.
3) 나타냄: 원문은 ‘開示’. 153의 주.
228
“불자(佛子)야,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1)가 이루어지매 끝없는
가지가지의 중생을 요익(饒益)2)게 하나니, 물에 사는 중생은 물의 요익을
얻고, 육지의 중생은 땅의 요익을 얻고, 궁전(宮殿)의 중생은 궁전의
요익을 얻고, 허공의 중생은 허공의 요익을 얻느니라.
여래의 출현하심도 이 같으셔서 끝없는 중생을 가지가지로 요익게 하시
는 것이니, 부처님을 뵙고 환희를 일으키는 자는 환희의 이익을 얻고,
청정한 심경에 머무는 자는 정계(淨戒)3)의 이익을 얻고, 끝없는 선정
(禪定)4)에 머무는 자는 부처님의 출세대신통(出世大神通)5)의 이익을 얻고,
법문광명(法門光明)6)에 머무는 자는 인과(因果)가 깨어지지 않는 이익을
얻고, 무소유광명(無所有光明)7)에 머무는 자는 일체법(一切法)8)이 깨어
지지 않는 이익을 얻는다.
그러므로 여래의 출현은 온갖 중생을 요익게 한다 함이니라.”
-<華嚴經>
[주]
1)삼천대천세계: 9의 주.
2)요익: 217의 주.
3)정계: 청정한 계율.
4)선정: 27의 주.
5)출세대신통: ‘출세’는 ‘출세간(出世間)’의 약(略). 미계(迷界)를 초월하는 것.
naiskarmya. ‘신통’은 불가사의한 능력. rddhi. 미계를 초월한 부처님의 초인적 능력.
6)버분광명: 부처님의 가르침을 빛에 비유한 것.
7)무소유광명: ‘무소유’는 아무것도 없는 것. 공(空).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것 등의 뜻이 있다. 그런 것을 빛에 비유한 것.
8)일체법: 보통 온갖 사물을 이르는 말이나, 진여.
열반 같은 무루법(無漏法)을 말하는 때도 있다. 여기서는 후자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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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욕(忍辱)1)과 용맹2)을 갖춘 대도사(大導師)3)께서는 오탁(五濁)4)의
말세에서도 악한 중생을 교화 성숙시키사, 그로 하여금 수행(修行)하여
부처님을 뵐 수 있게 하시며, 중생을 업고 큰 고통을 달게 받으사
영원한 즐거움이 있는 열반(涅槃)에 들게 하시느니라.
-<彌勒成佛經>
[주]
1)인욕:151의 ‘인’의 주.
2)용맹: 열심히 노력함. 견고한 의지. utsaha.
3)대도사: 위대한 지도자. 부처님을 가리킴. nayaka.
4)오탁: 말세(末世)의 좋지 않은 다섯 가지 특징. 겁탁(劫濁), kalpa-kasaya.
전쟁. 질병. 기근 등 이 많은 것. 시대적인 환경 사회의 혼탁. 견탁(見濁), drsti-kasaya.
사상의 혼란. 그릇된 사상이 판을 치는 것. 번뇌탁(煩惱濁), klesa-kasaya.
버뇌가 치성해짐. 악덕이 만연하는 것. 중생탁(衆生濁), sattva-kasaya.
사람의 자질(資質)이 저하하는 것. 명탁(命濁), ayus-kasaya. 수명이 짧아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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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악취(惡趣)1)에서 벗어나, 몸을 돌려 승묘(勝妙)2)한
즐거움을 얻게 하신다.
-<慈氏陀羅尼經>
[주]
1) 악취: 78의 주.
2)승묘: 완전한. paripunna. 뛰어난. pradhana.
231
온갖 유위법(有爲法)1)은 범부건 성인이건, 또는 견착(見着)2)의 이치건
인과(因果)의 이치건 간에, 모두가 법계(法界)3)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오직 부처님 한 분만이 법계 밖에 계시다가 다시 법계 속에 들어오사
무명(無明)의 중생을 위해 모든 선악도(善惡道)4)의 여러 과업(果業)5)을
끝없이 나타내 보이신다.
-<菩薩瓔珞本業經>
[주]
1)유위법: 여러 조건이 모여 구성된 사물. 물론 사람도 포함된다.
그런데 여기서는 세상의 여러 견해. 학설. 도리까지 포함시켜 쓰고 있다. samskrta 옴금.
2)견착: 도리를 잘못 알아서 생기는 집착.
3)법계: 십팔계(十八界)의 하나인 법경(法境). 즉, 의식의 대상. 생각할 수 있는 것.
이 세상. 물론 진여(眞如)의 뜻으로도 쓰이나, 여기서는 전자의 뜻. dharma-옴셔.
4)선악도: 선도와 악도.
5)여러 과업: 원문은 ‘果業差別’. 차별은 ‘여러 가지’의 뜻.
가령 ‘여러 가지 공덕’이라 할 때, 원어는 guna-visesa인바, 한역에서는 이것을 직역하여
‘功德差別’이라 했다.
이것도 같은 역법(譯法). 과업이란, 선악의 결과(報)를 가져올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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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善男子)야, 여름에 구름. 우레. 번개가 일어나면, 반드시 큰
비가 와서 온갖 곡식과 초목이 젖게 마련이다.
여래도 오늘 마찬가지여서, 대니원(大泥洹)1)의 미묘 비밀한 법운(法雲)2)을
일으키고 큰 법음(法音)3)을 울리며, 감로(甘露)의 법우(法雨)4)를 반드시
오게 하여 중생을 안락게 할 것이다.”
-<大般泥洹經>
[주]
1)대니원: 큰 열반. 니원은 열반의 이역(異譯).
2)법운: 부처님의 가르침을 구름에 비유한 것.
3)법음: 설법하는 소리.
4)법우: 부처님의 가르침을 비에 비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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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들 제천(諸天)1)과 사람을 가엾이 여김이 부모의 자식 생각하는
것보다 더하다.
그래서 지금 나는 이 세상에서 부처가 되어, 오악(五惡)2)을 항복받아
고치게 하며, 오통(五痛)3)을 제거하며, 오소(五燒)4)를 없애며, 선을 가지고
악을 쳐서 생사의 고통을 뿌리 뽑고, 오덕(五德)5)을 얻어 무위(無爲)6)에
편히 오르게 하느니라.”
-<無量壽經>
[주]
1)제천: 161의 주.
2)오악: 오계(五戒)를 범하는 행위. 살생(殺生). 투도(偸盜). 사음(邪淫). 망어(妄語). 음주(飮酒).
3)오통: 5악을 범한 죄로 이 세상에서 국왕에게 벌을 받는 것.
4)오소: 5계를 범한 죄(5악)로 사후에 받는 고통. 악도에 떨어져 불에 타는 듯한 고통을 받기에
하는 말.
5)오덕: 비구의 다섯 가지 덕. 포마(怖魔). 걸사(乞士). 정계(淨戒). 정명(淨命). 파악(破惡).
6)무위: 26의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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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자신이 진리1)로 미혹(迷惑)2)을 떠나셨으므로 다른 사람도
미혹을 떠나게 하신다.
자신이 선정(禪定)3)을 얻으셨으므로 다른 사람도 선정을 얻게 하신다.
자신이 피안(彼岸)4)에 건너가셨으므로 다른 사람도 피안에 건너게
하신다.
자신이 해탈(解脫)5)하셨으므로 다른 사람도 해탈케 하신다.
자신이 멸도(滅度)6)를 얻으셨으므로 다른 사람도 멸도를 얻게 하신다.
-<長阿含經>
[주]
1)진리: 원문은 ‘法’. 10의 주.
2)미혹: 529의 주.
3)선정: 27의 ‘정’과 같다.
4)피안: 84의 주.
5)해탈: 84의 주.
6)멸도: 열반. 깨달음의 경지. parinibbana.
[풀이] 불교란 한 마디로 말해 부처님께서 고(苦)로부터 해탈하신 과정을 실천해 보라고
권유에 지나지 않는다.
원시 경전인 만큼 그런 소식이 생동한다.
그야말로 ‘도득귀래무별사(到得歸來無別事) 여산연우절강조(廬山烟雨浙江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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