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의 중심도시 대전.
경부와 호남의 분기점으로서 철도에 의해 급성장한 도시이기 때문에,
막중한 역할을 하는 철도에 비하면 버스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그 때문인지 대전의 버스터미널은 각각 이 곳 저 곳에 흩어져 있다.
시내에 있는 공식 터미널만 해도 대전동부(고속, 시외), 대전유성(고속, 시외), 대전서부터미널이 있는데,
그 중에서 대전동부터미널은 경부고속도로에 인접해 있어 그나마 규모가 큰 편이다.
하지만 그나마도 청주에게마저 규모면에서 밀리는 수준이다.
인구 150만에 임박하며 지리적 이점을 딛고 급성장하는 도시이지만,
정작 버스터미널만큼은 예전 충남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며 답보하고 있다.

대전동부터미널은 대전 중앙을 가르는 동서로에서 대전IC로 들어가는 입구에 자리잡고 있다.
시의 중심지가 대전역-충남도청, 정부청사-시청으로 양분된 상황이기에
터미널 주변에 별다른 상업시설은 찾아볼 수 없다.
막연히 터미널에 도착하게 되면 그저 중소도시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그나마 대전고속터미널은 동서로에 인접하여 확 트인 대도시의 분위기가 어느정도 나는 반면,
시외터미널은 왕복4차선의 비교적 좁은 골목길로 쑥 들어와 있어,
대도시 특유의 웅장한 분위기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
큰 도로와 살짝 떨어진 탓에 시내버스를 이용하기에도 불리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에겐 다소 혼란이 올 수도 있는 구조다.

대전시외버스터미널의 정확한 명칭은 '동부시외버스터미널'.
사실 이 지역에 위치한 두 터미널의 명칭은 약간 애매하다.
대전에서 가장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터미널이긴 하지만 시내 동쪽에 위치한 탓에,
'대전터미널' '동대전터미널' '동부터미널'이란 이름이 한꺼번에 혼용되기 때문이다.
그냥 대전시외터미널이라 불러도 무방하지만 그러기엔 뭔가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윗 사진으로도 알 수 있듯 대전시외버스터미널 건물은 상당히 낡았다.
지은지 30년 된 듯한 외부와 오랫동안 이 상태를 유지한 듯한 내부의 모습은 의외의 충격을 준다.
하지만 건물 자체가 워낙 커서 터미널 내부의 공간이 무척 넓은데다,
상점들도 적어 조잡한 느낌은 거의 없기 때문에,
반듯하게 정돈된 깔끔한 이미지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다.

대합실 오른편으로는 표를 판매하는 매표소가 자리하고 있다.
명색이 대전을 대표하는 주요 터미널 중 하나이기에,
매표소의 규모는 무척 크고 표를 사는 사람 또한 상당히 많다.

대략 열 개 정도의 창구가 표를 판매하고 있음에도 매표소가 부족하게만 느껴진다.
비록 이웃한 고속터미널과의 경쟁에서 밀리기는 하지만,
대전을 대표하는 시외버스터미널이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을만큼 상당한 규모를 자랑한다.
건물도 무척 크고, 찾아오는 사람 또한 어마어마하니까 말이다.

이 곳 시간표의 특징은 지역별로 구분되어 요금표와 함께 묶여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시간표는 충청북도(옥천/영동 제외) 전역과 강원도, 영남 일부를 안내하고 있다.
이웃 청주로 가는 버스가 10분 간격으로 역시나 가장 많으며,
충주 완행이 30~40분 간격으로 그 다음을 잇는다.
강원도 북단(춘천/양구/인제/속초)으로 가는 버스들은 죄다 원주를 경유하는 것이 특징이며,
보은/속리산행 버스도 하루에 11회 정도 운행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광역시답게 각 방면별로 버스가 자주 운행하는 것이 눈에 띄지만,
의외로 충북권의 경우는 그렇게 버스 횟수가 많은 편은 아닌 것 같다.
청주/충주를 제외하면 손쉽게 이동할 수 있는 곳이 손에 꼽힐 정도인데,
청주에서 각 방면별 버스가 자주 운행하여 충분히 환승으로도 손쉽게 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개통의 파급효과가 생각보다 큰 것 같다.
고속버스와 시외버스가 골고루 운행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대전-진주 버스.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우등버스만을 투입하여 30분 배차간격에 절찬리 운행중이다.
게다가 통영의 경우는 아예 고속버스 인가를 받아 운행하고 있는데,
명색이 '시외버스터미널'의 등급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특이한 현상이다.
지리적으로 인접한데다 교통이 상대적으로 불편한 금산, 무주, 진안, 남원 등으로의 교통편이 발달한 편이다.
이 지역들이 현재 또는 과거에 모두 전라북도의 산간지역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충청권뿐 아니라 일부 호남권까지 영향력에 놓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반도로 보면 '삼남(三南)'이라 하여 남부지역에 속하지만,
남한에서만 따져봤을땐 중앙부에 가까운 지리적 위치 덕분에 연결되지 않는 지역이 없다.
같은 충남권으로서 최근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천안-아산간 버스도 무척 자주 운행하며,
'경부선'이라는 거대한 노선이 확고하게 자리잡음에도 수원, 오산, 송탄, 평택 등으로의 연계가 무척 잘 되어있다.
이 외에도 의정부, 성남, 고양, 부천, 안양, 안산은 물론이요 철원 동송, 와수리까지 운행하는 노선이 있을 정도로,
철도의 입지가 확고한 수도권으로의 연계망도 무척 잘 뻗어있다.

하지만 오히려 충청남도의 동남부 끄트머리에 위치한 지리적 입지 덕분에,
이 지역의 생활권은 대전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독자적인 생활권이다.
그래서 서산, 태안, 당진, 예산, 홍성 등 충남 서북부와의 연계가 나쁜 편은 아니지만,
대전으로 오는 직접적인 수요보다는 환승을 통한 간접적인 수요의 비중이 큰 편이다.

대전시외터미널의 승차장 모습.
건물 외관과 대합실의 모습보다도 한 술 더 뜬다.
리모델링이 한 번도 되지 않은 듯한 느낌의 정겨운 모습.
옛 모습이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고 이렇게 고운 흔적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별다를 바가 없기에 지역 주민들에게 추억을 회상하게도 해주지만,
반대로 급성장하는 도시의 이미지를 깎아먹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광역시'라는 타이틀엔 뭔가 어울리지 않는 듯한 모습.
언제나 시외터미널은 계속해서 멈추지 않고 아쉬운 제자리걸음을 계속한다.
첫댓글 동부터미널... 대전'광역시'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좀 많이 허름하죠. 여기에 처음왔을때 엄청나게 좁은 박차장과 승차장이 인상적이었던 곳입니다
동부터미널의 허름한 모습을 보아하니 얼핏 이천터미널의 확대판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드뎌 올려 주시는군요.. 동부터미널이 상당히 낡고 승차장은 특히나 비좁고.. 그나마 서부터미널에 비한다면 그래도 괜찮아 보이긴하죠.. 참 그리고 춘천가는 노선은 원주를 들르지 않고 직통으로 우등노선이 운행하고 있습니다.. 원주경유 노선이 있긴 하지만 티켓팅 할때 원주거쳐 가는 완행노선의 표는 특별히 말하기 전까지는 안주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직통노선보다 완행노선이 더 비싼것도 있고요.. 암튼 터미널 기행기 잘보았습니다..
서부터미널에 비하면 그나마 사정이 낫긴 하더군요. 춘천행 노선이 원주를 경유하지 않고 직통으로 간다라, 좋은 참고가 됩니다. ^^
대전서부터미널이 충남 서부지역을 담당해서 인지 동부터미널에서 충남서부지역 버스가 그리 많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이곳에서 보령, 서천, 부여, 청양 등은 아예 연계가 안되고 있죠.
그러고보니 보령, 서천, 부여, 청양으로는 아예 버스 연계가 되지 않는군요...-_-;;
안양행 탈떄마다 가는 곳이군요....ㅎㅎ
안양가실 때 주로 이용하시는군요 ㅎㅎ
금산도 10분 간격으로 운행중이지요. ㅎㅎ 일부 시간에는 제외하고는요
대전 주변지역인지라 조그만 동네라도 무척 연계는 잘 되는 것 같습니다.
박차장이 비좁은 동부터미널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고속터미널을 이용하면 좋을텐데,둘이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이 아쉽습니다.사실 지금만큼 쓸만한 대체부지 찾기는 어렵고,고속터미널을 이층으로 해서 1층에서 승차하고 2층에서 매표 및 대기하는 형태로 개조한 뒤 두 터미널을 고가로 이어버리는 것도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만..여튼 두 터미널의 통합은 답이 안나오는 상태입니다.
터미널을 지을때 애초에 통합 형태로 지어놨더라면 좋았을텐데, 각각 따로 분리하는 바람에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이 노출되는 것 같습니다.
대전-춘천간 노선의 절반은 무정차입니다. 터미널측도 너무 성의가 없는것 같습니다.저 시간표만 보면 오해하기 딱 좋네요. 시간도 무정차 2시간50분, 완행 4시간30분으로 크게차이나고 요금도 무정차 13800원, 완행 18100원이라 춘천가는 사람은 원주 거쳐가는차 탈 이유가 없죠.
무정차와 완행의 시간차가 너무 크게 나는군요. 대전-원주-춘천 노선을 굳이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제 댓글도 좀 오해의 소지가 있네요. 7번째 사진 3행의 시간대가 춘천행 무정차고, 4행의 시간대중 춘천이라고 되있는게 춘천행 완행입니다. 완행이 너무 시간이 걸리는건 저게 대전-청주-원주-횡성-공근-홍천을 거쳐 춘천까지 가는 그야말로 완행 버스라 그렇습니다. 구간수효를 노리는거지 저걸 타고 춘천가라는 노선은 아니죠.
대전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전주까지는 5,100원인데 대전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전주보다 가까운 익산까지 전주보다 요금이 약간 비싸게 책정이 되어있더군요... 그건 왜 그런건 알수 있나요??
대전에서 바라볼땐 오히려 전주가 익산보다 약간 가깝습니다. 익산IC가 전주IC보다 더 북쪽에 있기에 익산이 가깝다 생각될지는 모르나, 익산시내와 고속도로간 거리가 꽤 멀기 때문에 국도를 이용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죠.